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68화 (568/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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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흐음……."

지하드의 함교.

그곳에는 페리샤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검지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 뇌에 자극을 가하고 있었다.

'감히 주인님의 여자인 하린을 자기들 멋대로 빼앗겠다는 화랑의 지도자들에겐 쓴맛을 보여주는것 자체는 반박할 여지가 없어. 중요한건 한국의 이능력자들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부분이야.'

설마 이능력 약소국인 한국에서 저만한 숫자의 이능력자가 존재하고 있을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페리샤는, 안그래도 남궁 신의 강력한 힘 때문에 불안하던 차에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하였다.

'나도 남궁 신이 주인님께 충성을 하고 있다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주인님과 함께 살을 섞을 수 있는 우리들과는 달리 남궁 신은 남자, 그것도 혈기 왕성한 20대 중반이야. 능력이 뛰어나고 주변에는 눈을 돌리면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한가득이지. 비록, 자신만의 노예 하나를 얻었다지만 그만한 능력을 가진 남자가 과연 그정도로 만족할까?'

페리샤의 고민은 남궁 신이 가진 능력이 진우를 비슷, 혹은 상회한다는 부분과 더불어, 세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혈기왕성한 20대 남성이 남의 밑에서 떡고물이나 먹으며 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였다.

예전에도 이러한 고민으로 진우에게 상담하여, 자신의 몸을 진우가 베어내는 연기를 보여줌으로서 남궁 신의 충성도를 올리는데 성공하였지만, 그녀의 입장으로선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하린이 사정을 설명하고 요마급 괴수를 빌려달라고 했을땐, 드디어 남궁 신의 충성심을 알아낼 수 있다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남몰래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국의 이능력자들이 숫자가 많다지만, 그들은 하린이 활동하던 시기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화랑의 발호 이후, 돈을 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들이니, 당연히 요마급 괴수 13마리가 서울 시내에 등장한다면 누구도 막지 못하는 대학살이 벌어질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마 두 사람은 삼태극과 싸워온 강력한 적들의 힘을 기준점으로 판단하여 이러한 실책이 일어난 것이겠지만, 페리샤는 하린에게 경고와 조언을 하지 않고 그냥 요청대로 요마급 괴수들을 보내주었다.

'하린은 이능력이 사라졌다는 설정이야. 그러니 서울이 무너질 것 같다는 위기감에 빠진 두 사람중 나설 수 있는 사람은 남궁 신 뿐. 그리고, 화랑을 뿌리 끝까지 무너뜨리겠다고 화가 잔뜩 나 있는 두 사람은 그 기세를 몰아서 화랑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하겠지.'

화랑이 한국에서 득세할 수 있는 이유는, 화랑만이 유일한 공인 이능력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의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화랑에게, 시민들은 그들이 싫어도 러브콜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물론, 화랑의 수장인 신 원규는 나름 머리를 써서 독점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수탈을 하지 않고, 겉으로나마 시민들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요마급 괴수가 13마리나 나왔는데, 경험도 없는 이능력자가 그것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을리 만무한 상황.

여기서 남궁 신이 나타나면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면 당연히 화랑의 독점 체제가 깨져버릴테고, 하린과 신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흘러가게 된다.

하지만, 화랑도 바보가 아니다.

분명히 어떤식으로든 저항을 하거나 훼방을 놓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하린과 신 또한 더더욱 분개하면서 일을 보다 크게 만들것이고, 남궁 신이 활약할때마다 그를 추종하는 이들도 나올것이 분명하다.

'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이 나타난다. 중요한건 여기서부터야.'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을 얻게 된 신의 행보.

페리샤가 원하는 것을 그 부분이다.

비록, 경험이 없어서 요마급 괴수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지만, 일단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게 된다면 큰 전력이 되는건 분명한 사실.

자신만의 세력을 얻게 된 신이 지금까지 몰랐던 야망을 불태우느냐, 혹은 감히 진우의 여자인 하린을 범하려 한 화랑의 지도자들을 벌하고 끝내느냐 라는 선택지에 갈리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페리샤는 신이 자신의 세력을 구상할 수 있게끔 지원을 해주고, 상황이 영 안좋다 싶으면 몰래 개입을 하여 흐름을 신쪽으로 흐르게 만들 생각이였다.

'이것이 제 마지막 시험입니다, 남궁 신. 이 시험마저 통과한다면 저는 더이상 당신을 의심하지 않도록 하지요.'

자신을 따르는 세력을 얻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것을 내던지고 진우를 향해 충성을 맹세한다면 페리샤도 그를 향한 의심을 완전히 거두기로 결정했다.

그냥 가볍게 휴가 형식으로 보냈던 한국행에서 꽤 재미난 일이 벌어지게 되자, 페리샤는 중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중국인 학살의 지휘를 담당하면서도 한국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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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괴수들에 의해 난리가 일어났다.

시체를 회수한 정부의 과학자들은 괴수의 핵이 가진 농도를 확인해본 결과, 모든 개체가 요마급 괴수임이 알려지게 되었다.

요마급 괴수 13마리가 같은 날에, 그것도 같은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것은 당연히 큰 문제다.

일단 이유야 어떻든간에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지금같은 상황이 또 일어날 확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요마급 괴수들의 대거 출현도, 직접 몸소 나선 화랑의 수뇌부, 신 원규와 권 민정의 존재가 아니였다.

갑자기 나타난 수수께끼의 검은 검사.

이능력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 홀연히 검은 갑옷과 가면 무도회에서 사용할듯한 하얀 가면을 착용한 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이능력자들과 싸웠던 괴수들은 검은 검사와 싸울때만 대역을 바꾼것처럼 너무나 손쉽게 잘려나가면서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렸고, 검은 검사는 조금도 지치지 않는 모습과 함께 추가로 9마리의 요마 괴수들까지 모조리 처단한 이후에 모습을 감추었다.

이능력 관련 전문가들은 텔레포트와 신체 강화를 함께 보유한 이능력자임이 분명하거나, 착용하고 있는 갑옷이나 검이 유물급 아이템임을 확인하면서 장비의 힘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면서 화면에 나오는 검은 검사의 활약상을 조목조목 짚어갔고, 시민들은 순식간에 요마급 괴수들을 처리한 검은 검사의 강력함에 환호하였다.

그에 반해 화랑의 수장, 신 원규와 권 민정의 활약은 매우 조촐하였다.

요마급 괴수를 하나씩 처치하는데 성공하긴 하였지만, 괴수들이 난동을 부리면서 재산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언론들이 화랑의 편을 들어주면서, 검은 검사가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랑의 이능력자들이 나름 활약을 하여 충분한 대미지를 입혔다며 검은 검사의 활약상을 최대한 낮추는데 신경썼다.

하지만, 갑작스런 괴수들의 출현으로 방공호로 도망가지 못하고, 황급히 건물 안쪽으로 숨어야만 했었던 시민들과 괴수들과 싸웠던 이능력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능력자들이 활약을 하여 검은 검사가 쉽게 잡은거라고?

제대로 된 대미지도 입히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학살을 당했는데?

사람들은 화랑의 수장이 가까스로 한 마리를 잡을때, 10마리의 괴수들을 처리한 검은 검사의 압도적인 위용에 매료되어 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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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씨발!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바아아알!!"

원규는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물건들을 망가뜨리며 분노를 토해냈다.

"뭐야! 이게 대체 뭐냐고! 그 개새끼는 대체 정체가 뭐야!!"

검은 검사의 등장에 의해, 절대적인 강자로 한국을 주름잡던 원규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사람들은 딱히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자신을 보던 강자를 향한 존경심어린 눈빛 또한 많이 희석되었다.

"진정좀 해요!"

"진정? 진정하라고!? 이 상황에서 어떻게 진정하라는건데!"

민정이 보다 못해서 진정하라고 소리쳤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을 뿐이다.

이렇게 혼자 발광할때는 옆에서 말리기보단, 그냥 힘이 다할때까지 기다리는게 차라리 더 낫다.

물건을 파괴할 정도로 흥분했는데 정론을 얘기해봤자 감정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민정은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원규의 모습에 어금니를 깨물며 분노어린 표정을 가까스로 삼켜냈다.

'이 미친 꼰대 새끼가……!'

그녀 또한 겉으로는 귀한집 규수같이 굴지만, 속으로는 이미 세상의 더러운 부분을 알고있는 성깔있는 여성이다.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원규의 모습에 욕이 터져나올뻔 하였지만, 자신이 그보다 힘이 약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참아야만 하였다.

"허억…허억…허억……!"

그렇게 발광을 하면서 분노를 모조리 쏟아부은 원규는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고, 유일하게 멀쩡한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새끼…검은 검사인지 뭔지 하는 그 새끼 정체를 알아내야해."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성공한 원규는 검은 검사의 정체를 알아내야 한다고 내뱉었지만, 민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체를요? 무슨 수로요? 얼굴도 모르고, 괴수들을 처리한 이후로 곧바로 사라졌는데? 그정도 능력자의 정체를 알아내는게 쉬운 일……."

"씨발! 그럼 뭐 어쩌자는거야!"

"……!"

안그래도 하린을 꽃뱀 취급하면서 감정이 상해있던 원규는 지금까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선을 넘지 않았던 선을 넘어서고 말았다.

그녀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것.

위에도 설명했듯이 한 성깔 하는 민정은 원규의 욕설에 눈빛이 가라앉기 시작하였고, 그 또한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옹졸한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어색한 침묵이 흘러갔고, 여기서 두 사람이 갈라지면 두 사람 함께 무너질거라 판단한 민정이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며 입을 열었다.

"후우……. 이미 사라진 그 검은 검사인지 뭔지 하는 이능력자는 지금 당장 찾을 길이 없어요. 흔적조차 없이 갑자기 나타났고, 갑자기 사라져서 단서가 부족해요. 게다가 검은 검사의 행방을 알아내는 것보단 언론을 통제하는게 더 우선적이라구요."

"우리쪽의 활약을 부각시키고, 검은 검사는 운좋게 상처입은 괴수들을 처리했다는 식으로?"

"예. 일단 이 나라의 언론을 우리의 손에 들어와 있어요. 사람들은 언론이 입을 맞추면서 그럴싸하게 꾸미기만 하면 대부분을 믿어버리는 머저리들이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이정도 일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거예요."

민정의 말에 어느정도 수긍한 원규였지만, 그래도 좀 불안한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도 이번처럼 갑자기 괴수들이 튀어나오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잖아?"

짧게나마 윗물을 먹어서 그런지 생각이 어느정도 넓어진듯이 날카롭게 반박하였지만, 민정은 고개를 내저었다.

"요마급 괴수가 그렇게 흔할리가 없잖아요. 목적은 모르겠지만 이건 누군가의 음모가 분명해요. 아니면 그 검은 검사가 일부러 만든 수작일 수 있고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 그녀였지만, 그와 동시에 오싹한 기분이 느껴지게 되었다.

만약, 이 가설이 정말이라면 적은 자신들이 이뤄낸 모든것을 가지고 덤벼도 가볍게 짓누를 수 있는 절대적인 강자라는 뜻이였기에.

'아냐. 그럴리가 없어.'

민정은 거의 정답에 다다랐지만, 그 정답을 부정하였다.

그런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은 이능력자들을 다독이는데 주력해야 해요. 갑자기 사람들이 죽어나가니까 화랑을 탈퇴하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뭣!? 안 돼! 절대로 안 돼!"

이능력자들이 빠져나가면 화랑의 힘은 빠르게 무너진다.

화랑의 힘이 약화된다면? 자신들이 지금까지 즐기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미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던 원규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이 특혜들이 사라지는 것에 극렬하게 거부감을 느꼈다.

"그래도 운좋게 하린, 그 년이 우리에게 찾아왔잖아요? 그 년을 얼굴 마담으로 사용하면 일단 흔들리는 이능력자들을 이탈을 막을 수 있을거예요."

"아, 그래! 하린! 그녀가 있었지! 하하하하하!"

설마 하린을 이렇게 빨리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던 원규는, 화랑 내부 회선의 전화를 통해 박 비서에게 휴게실에서 쉬고 있을 이 하린을 대려오라 지시를 내렸고, 그는 자신이 어지럽힌 집무실 내부를 염동력으로 정리하면서 말끔하게 준비하였다.

하지만, 하린을 이용하려던 두 남녀의 장미빛 희망은 집중 호우가 섞인 폭풍으로 돌변하였다.

풍사 이 하린이 그들이 출동하자마자 진작에 모습을 감췄다는 보고와 함께.

============================ 작품 후기 ============================

후후...후후후후...후하하하하하하핫!

깨닫았다! 알아냈어!

지금까지 S성향의 독자들은 내가 '제발 선삭해주세요 ㅠㅠ' 라고 징징 거리니까 그 반발심으로 인해 오히려 선작을 해왔다!

그렇다면 선작을 해달라고 구걸하면 당연히 S성향의 독자들은 반발심으로 선삭을 하겠지!

독자님들 선추코(선작, 추천,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특히 꼭 선작해주세요! 꼭꼭꼭꼭!! 선작해주세요!

이제 선작이 내려가는 모습을 즐기면 되는건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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