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584화 (58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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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삼태극의 전력이 전부 출전한것도 아니지만, 북한은 그야말로 '속수무책' 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일방적인 패퇴를 하게 되었다.

삼태극이 왜 튀어나와서 자신들을 공격하는지 몰라도, 분명한 것은 생각보다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였다.

처음엔 기습을 당해서 밀렸지만, 제대로 병력을 모으면 충분히 격퇴할 수 있다고 판단한 북한군은 병력을 모아서 전선을 쭉 밀듯이 이동하였으나, 그들은 삼태극…치우의 진정한 두려움을 모르고 있었다.

쾅! 투쾅! 콰드득!

"괴…괴물……."

아무리 치우라 해도 물량에는 장사 없다고 생각했었던 한 북한군 장교는, 눈 앞에서 벌어지는 대참사에 힘없이 무릎을 꿇고선 후회하였다.

왜 자신들이 저 괴물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을까.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자신들이라면 최소한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었을까.

무슨 생각으로 치우 또한 피륙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라고 생각했었을까.

"인간이…아냐……."

저건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형태를 띈 괴물이다.

그가 한번 움직이면 거대한 후폭풍이 불면서, 그 후폭풍의 라인에 들어간 이들은 전차든, 인간이든, 장갑차든, 뭐든지 뭉개지고 박살난다.

그가 주먹을 휘두르면 전차와 장갑차가 구겨지면서 총탄처럼 쏘아져나가고, 발길질을 하면 모든것이 으스러진다.

치우가 10등급의 신체 강화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 뒀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너무나 허망하게 파괴되었고, 치우라는 괴물은 혼자서 북한군 전체를 찜쪄먹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가 삼태극에는 치우가 혼자서 모든것을 다 해결하는 원맨팀이 아니였다.

전보다 더 강력해진 풍사 이 하린, 삼태극의 숨은 공로자인 남궁 신, 그리고 삼태극의 기술력이 집결된 로봇 병기들과 키메라 혈강시들.

숫자가 적으니까 해볼만하다, 라고 생각했던것 자체가 오산이자 오만이였다.

'우리는…괴물을…자극하고…말았…….'

북한군 장교는 치우가 등장했을때부터 항복을 했어야 한다고 후회하였지만, 더이상 생각을 이을 수 없었다.

무릎을 꿇고 있던 그의 복부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기 때문이다.

회광반조 현상으로 잠시나마 살아있을 수 있었던 그는, 이내 자신이 만든 피 웅덩이에서 픽 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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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진이라던가 태풍 등등의 자연재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생각을 모두 인간이 이룩한 모든것을 파괴하는데만 사용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류는 지금처럼 발전할 수 없게 된다고 만장일치로 대답하리라.

인류의 파멸만을 위해 생각하는 자연재해가 존재한다면 인류는 여기까지 발전할 수 없을테고, 심하면 지금의 과학을 모두 버리고 몽골인처럼 수렵 생활을 하면서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허황된 공상을 얘기하냐면, 지금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인류를 죽이는데만 사용하는 자연재해가 날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콰르르르르---

선진국의 수도만큼 높은 빌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높은 수준의 빌딩이 거대한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콰드드득!

땅이 지진처럼 갈라지거나, 거대한 거인이 땅을 한 웅큼 쥔듯한 구멍이 만들어진다.

콘크리트와 흙이 뭉쳐진 덩어리가 시내에 배치된 전차와 여러 무기들을 박살낸다.

1시간.

서울 근처에서 모습을 나타낸 치우는 겨우 1시간만에 평양까지 도달하여 눈에 보이는 모든것을 파괴하겠다는 미친놈마냥 날뛰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그를 막을 수 없었고, 그 무엇도 그에게 저항하지 못하였다.

예전 10등급 시절이였다면 예전에 일본이 사용했었던 10등급 전용 EIEW를 사용해서라도 막아낼 수 있었겠지만, 11등급이 된 지금의 치우는 그딴걸론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였다.

이제 그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그랜드 아크가 있는 아크로스, 이벨이 있는 펜타곤이 전부지만, 그랜드 아크는 진우와 동맹을 체결하였고, 펜타곤은 미국 정부와 지금도 초인등록법안 문제로 인해 갈등을 빚느라 삼태극을 신경쓸 수 없는 상황이다.

펜타곤이 아무리 히어로 집단으로서 유명하다 해도, 결국엔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에 불과한 위험 집단에 불과하였기에, 펜타곤에서도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더이상 치우를 막을 수 없게 된 북한은 핵무기를 자국내 영토에서 사용하겠다고 협박을 하려 하였지만, 북한의 움직임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던 페리샤가 간부들을 텔레포트, 기습 공격을 가하면서 핵무기 발사를 간단히 저지하였다.

거기다가 북한군의 사기를 더더욱 깍아먹는 존재는,

"시…시체들이 움직인다!!"

"해…해골들이…시체가……!"

이미 죽은게 분명한 시체들이 다시 일어서서 움직이고, 무덤에는 해골이나 거의 썩어가는 시체들이 관을 박차고 튀어나와 망자들의 대열에 합류하였다.

그리고, 그 시체들은 민간인, 군인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을 공격하여 죽이기 시작했다.

치우를 비롯한 삼태극의 전력만 해도 북한의 사기를 땅바닥에 내칠 수 있었으나, 죽은자들이 다시 일어서서 살아있는 자들을 공격하니, 사기는 땅바닥에 곤두박질 치는 수준이 아니라 땅을 파고 들어가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북한군과 사람들은 남쪽에서 전진해오는 삼태극의 병력과, 점점 숫자를 늘려오는 죽은자들의 행렬에 겁을 집어먹고 깊은 산골이나, 이미 망해버린 중국의 폐허로 도주하게 되었다.

단 하루만에 세계의 골치를 썩히던 김씨 왕조 세력, 북한이 삼태극에 의해 무너져버렸다.

북한의 장성들과 김씨 왕조의 새로운 왕은 삼태극에 의해 포로로 붙잡혀, 진우식 표현으로 '아오지 탄광으로 다이나믹 로동~!' 을 하러 가게 될 처지가 되어버렸다.

뭔가 순식간에 휙휙 지나간것 같지만, 애초에 북한 따위에게 필요 이상의 시간을 잡아 먹힌다는 것 자체가 삼태극에게 치욕이나 마찬가지.

북한군 또한 사기를 뚝뚝 떨어뜨리는 요인들에 의해 싸우기를 포기하였고, 그런 그들을 막고 다시 전선으로 내몰아야 할 독전대 마저도 도주한지 오래였다.

그렇게 싸우기를 포기하고 중국의 경계선을 넘으며 도망치는 주민들과 군인들을 무시한채, 평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진우는 조선혁명 박물관 앞에 있는 김 일성, 김 정일 부자의 동상을 박살 내고선 그 잔해 위에 걸터앉으며, 얼추 정리가 끝났다 싶어 도윤을 소환하였다.

흑마법으로 직접 공격하기 보단, 좀비와 스켈레톤의 숫자를 늘리는데 주력한 그녀는, 적의 사기를 꺽는데 큰 공헌을 한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약속대로 최소 천명의 적을 죽이지 못했다면 그녀는 여기서 진우에게 목이 베인다.

남궁 신과 여러 공동묘지를 돌아다니며 사기를 흡수, 특출난 공격 마법을 배우기보단 마력 양을 늘리는 방법으로 전투 지속 시간을 늘린 그녀는, 사기를 많이 흡수했기 때문인지 전보다 좀 더 창백한 안색과 함께 등장하였다.

"자~ 전쟁은 이걸로 끝이야. 약속대로 슬슬 정산할 시간이지, 도윤 양?"

진우는 김씨 부자의 동상 잔해위에서 웃어보이며 용광검을 꺼내보였다.

스르릉-

검집에서 소름끼치도록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검의 표면이 용암빛을 띄며 이글거리는 용광검의 강렬한 기운이 진우의 살기와 함께 도윤의 몸을 옥죄였다.

하지만, 도윤은 진우가 보여준 자연재해같은 모습에 조금도 겁먹지 않으며, 오히려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해봐."

"치우님은 제 모습을 보지도 않으셨는데, 어떻게 제가 적을 얼마나 죽였는지 확인할 수 있으십니까?"

"우리들은 인공위성을 해킹해서 사용하지. 그리고, 이번 전투에도 군사용 인공위성을 해킹해서 네가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중이다."

도윤은 자신을 돕는 누군가의 시선이 있다고 확인하였지만, 설마 인공위성을 해킹해서 자신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솔직히 로봇 병기들의 카메라가 자신을 촬영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인공위성이였다니.

"그리고 너도 들어서 알겠지만, 우리의 두뇌인 페리샤의 옆에는 그녀를 위해 모든 정보를 물어다주는 보조용 인공지능 로봇이 있지. 그 로봇이 네가 죽인 북한군, 그리고 좀비와 스켈레톤들에 의해 죽은 숫자를 모두 계산하고 있다."

"…최소한 속이는 일은 없겠군요."

"너를 속여봤자 이득이 되는 일도 없으니까."

맞는 말이다.

지금의 도윤은 굳이 거짓말을 하면서 목을 베어낼 정도로 위험한 종자도 아니였고, 그럴만한 가치도 없었다.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된 그녀는 잠시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런 그녀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진우는 자신의 신호기를 조작하여 페리샤와 통신을 연결하였다.

"페리샤."

-예, 주인님.-

'저 사람이 페리샤…….'

마치 인간을 넘어선 신적 존재가 직접 정성껏 손으로 만든듯한 이목구비, 너무 뭉툭하지도, 너무 날카로운 부분도 없는 완벽한 얼굴 라인과 기품있는 백금색의 눈동자와, 백금을 녹여 입힌듯한 머리칼을 가진 기품있는 여성이 튀어나오자, 도윤은 남녀를 따지기 이전에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눈을 돌릴법한 미인의 모습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가 자기 스스로 본 미녀는 하린과 민정이 전부지만, 페리샤는 그 둘을 모두 합쳐도 발끝이나 따라갈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우월했다.

'저런 미녀가 머리도 좋다고……?'

삼태극의 전력중, 15%가 치우, 15%가 남궁 신, 나머지 간부들과 전함이 20%, 그리고 나머지 50%가 페리샤라는 여성의 두뇌에서 나온다고 한다.

마치 이야기나 소설속에 나올법한 미녀가 머리까지 좋다니?

도윤은 여성으로서 압도적인 패배감을 느꼈지만, 일단은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해야만 하였다.

-도윤양.-

"예, 옛!"

젠장. 목소리마저 너무나 아름답다.

같은 여자인게 질투날 정도로.

그녀는 페리샤의 부름에 깜짝 놀라며 대답하였다.

-주인님께서 이 동상들을 마지막으로 파괴하시고, 파괴 활동을 중지하셨을때를 기준으로 전쟁이 끝났다고 판단해도 괜찮겠습니까?-

전쟁이라는 것은 누가 '나 이제 그만할래' 라고 해서 끝나는게 아니다.

양쪽의 합의, 혹은 여러 국가의 의견이 모여져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페리샤라는 여성은 치우가 전투를 중지할 때를 기준으로 전쟁이 끝났다고 판단하겠단다.

너무나 오만하지만, 그런 오만함이 자연스러운 것이 삼태극이라는 조직이다.

"예, 괜찮습니다."

-그럼 집계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선 페리샤는 잠시 다른곳을 보더니 무언가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하였다.

한 7초쯤 지났을까? 페리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집계 완료. 도윤 양이 처리한 북한군의 숫자는 총 1092명입니다.-

진우가 말하던 천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도윤은 어째서인지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아뇨, 제가 죽인 적의 숫자는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응?-

"흠?"

도윤의 반박에, 페리샤와 진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미 시험에 통과했는데도 저렇게 불만을 나타낼 정도라면 자신의 활약을 모두 알아달라는 호소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페리샤가 계산에 실패했을리가 없다.

-이상하군요. 이건 몇번이나 재확인하여 나온 완벽한 계산 수치입니다만?-

"삼태극은 적성 국가라고 판단한다면 군인, 민간인을 따지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민간인을 죽인 숫자까지 모두 알려주세요."

-!!-

솔직히 이번건 페리샤가 한방 먹었다.

설마 얼마전만 해도 평범한 여고생이였던 도윤이 이렇게 당돌하게 나올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풋…푸하하하하하핫! 우리 조직에 잘 어울리는 간부 후보구만!!"

-훗. 확실히 그 부분은 제가 사죄해야 할 것 같군요, 도윤 양.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다려주세요.-

페리샤는 도윤에게 사과를 하면서 다시 집계에 들어섰고, 이번엔 처음부터 다시 세는것인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래봤자 2분 정도지만.

-집계 완료. 북한군 숫자는 방금전에 말했듯이 1092명이 분명하고, 북한의 민간인들은……-

잠시 뜸을 들인 페리샤는 싱긋 웃는 표정으로 도윤을 환영해주었다.

-3263명을 죽이셨습니다. 삼태극의 간부가 되신것을 환영합니다, 도윤 양.-

페리샤는 환하게 웃으며 삼태극의 새로운 간부가 된 도윤을 향해 환영해주었고, 진우 또한 그런 그녀를 재차 환영하였다.

"우리의 주적은 북한군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고, 북한 주민들은 포용해야 할 대상이다."

페리샤와의 통신을 끈 진우는, 혼잣말을 하면서 동상 잔해로부터 몸을 일으켰다.

"이게 내가 군대에서 배운 '우리의 주적' 이다. 한마디로 개소리지. 서로 죽이겠다고 전쟁을 하겠다는데 민간인이고 군인이고 어딨어? 그냥 적대 국가라면 몽땅 다 죽이고 봐야지. 안그래?"

21세기의 가치관을 역행하는 진우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도윤은 그런 그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였다.

"우리는 지구의 적이고, 그렇기에 적의 숫자는 하나라도 더 줄여야 한다. 괜히 민간인을 죽이지 않겠답시고 위선 떨어대면, 결국 그 놈들이 무장을 하거나 이능력을 각성해서 새로운 적이 될테니까. 적은 무기가 없을때, 약할때, 싹이 막 텄을때 짓밟아주고 뽑아야만 한다. 그것이 나의, 그리고 삼태극의 의지다."

진우는 도윤에게 다가가, 그녀를 향해 미리 챙겨두었던 간부용 신호기를 직접 가슴에 달아주었다.

"삼태극의 간부로 들어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김 도윤."

"충성을……."

"충성같은건 필요없다. 단지 배신만 하지 않으면 돼. 나는 충성을 강요하기 보단 자연스럽게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니, 네가 나를 충성할만한 인물이라 생각된다면 그때부터 충성을 바치도록."

정말로 지구 전체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악의 조직을 만든 총수인지 의심이 가는 발언이였지만, 도윤은 치우의 그릇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확신하였다.

그렇게 김 도윤은 정식으로 삼태극의 간부가 되었고, 북한을 처리한 삼태극은 이번엔 남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린이 남한 사람들에게 실망하면서 진우에게 부탁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

============================ 작품 후기 ============================

NTL 삼국무쌍 프롤로그와 삭제분 합본을 작품 공지란에 올려둡니다.

대충 분위기만 느끼게 만든거니까 큰 기대는 하지 마셈;; 진짜 대충 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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