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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커…카……."
도윤이 민정의 몸을 땅에 박아두고 고문을 하고 있을 때, 하린과 싸우고 있던 원규는 처참해진 모습으로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제…발……. 이제…죽…여줘……."
온몸의 살가죽이 남김없이 벗겨져서 분홍빛 피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괴기스러운 광경.
거기다가 그의 몸에는 하나같이 음푹 패여들어간 상처들이 피를 꿀럭꿀럭 토해내고 있었다.
후웅- 촤악!
"끄아아아아악!"
그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하린은 또다시 바람으로 이루어진 채찍을 휘두르며 그의 허벅지를 베어냈다.
"하린아, 이제 슬슬 질린다. 적당히 처리해라."
"예, 주인님."
처음엔 즐거워하다가, 이제는 엄청 무료하다는 표정이 된 진우의 모습에, 하린은 채찍을 해체하면서 대신에 작고 뾰족한 못 형태를 이룬 수백개의 흉기를 만들어냈다.
쒜에에엑--!!
푸푸푸푸푹!
"끄끼에에에에엑!!"
하린의 의지대로 작은 형태의 못을 이룬 바람들은 빠르게 날아가 원규의 팔다리를 마구잡이로 찌르며, 해집어놓기 시작하였고, 순식간에 사지가 인간의 것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뭉개져버렸다.
"흥, 쓰레기 같은 새끼. 감히 주인님의 암컷인 나를 누구 마음대로 눕히겠다고?"
진우의 암컷인 것이 자랑스럽기에, 자신을 차지하려던 원규를 향해 원한을 드러냈었던 하린이였지만, 진우가 그런 그녀에게 다가와 허리를 감싸안아주자 일그러진 표정이 단숨에 펴졌다.
"이제 됐다. 내가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통스럽게 만들었으니 저 녀석은 충분한 대가를 받은거야. 저딴 쓰레기 때문에 인상 찡그리지 마라. 주름살 늘어날라."
"주름살 안 늘릴려고 제대로 관리하는 중이라구요! 왜 사람 불안하게 만드시는거예욧!"
자신이 지루하다 = 충분한 대가를 받았다 라는 논리.
이기주의의 극한에 다다른 진우의 대사에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하린은 자신의 주인님이 심술궂게 여자의 적인 주름살을 언급하는 것에 토라지듯이 따져물었다.
"끄…끄으으……."
살가죽이 모두 찢겨져 나가, 마치 공포 영화에 나올법한 소품용 인형같은 꼴이 되어버린 원규가 끄끄 거리며 괴로워 하였지만, 두 남녀는 알콩달콩 거리면서 달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요즘 여자들끼리 조임을 단련시키겠다면서 요가를 배우고 있다고 하던데?"
"꺄!? 우리들끼리의 비밀인데!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큭큭큭! 이실리아와 아키의 입을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아이를 낳아서 헐렁한 보지를 요가로 단련했다면서 잔뜩 자랑을 하더구만."
"아우우! 그 아줌마들 진짜아~!"
진우와 하린은 그렇게 노닥노닥 거리며 훈련장 밖으로 향하였고, 자신이 처참하게 죽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저들은 자신에게 아무런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낀 원규는, 드디어 이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기쁨, 그리고 자신에게 아무런 가치를 느낄 수 없다는 듯이 휙 돌아서는 저들에 대한 원망을 느끼며 의식을 잃게 되었다.
가물가물해지는 시야에서 갑옷같은 형태를 띈 삼태극의 로봇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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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의 수장인 원규와 민정이 실종되었지만, 그들의 실종 사실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였다.
삼태극에 의해 자신의 목숨을 하루하루 걱정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누가 실종되든 알바 아니니까.
게다가 삼태극에게 항복했으니, '벌집' 으로 들어가서 삼태극의 간부가 되는 교육을 하고 있을 수 있잖은가.
그것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전국 각지에서 로봇들과 수리용 드론들이 무언가를 뚝딱뚝딱 만들고 있는 3층 건물에 집중 되었다.
적당히 사람이 없는 넓직한 공터나 공원을 싹 밀어버리면서 평탄화 작업을 한 후, 로봇들과 수리용 드론들이 쉬지 않고 움직이며 빠르게 건물의 형태를 만들어가는 그 모습은, 인터넷을 통해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애초에 다들 보라는듯이 대놓고 짓고 있으니 모를래야 모를 수 없지만.
전문 인원이나 인부들이 상당한 시간을 걸려야 완성할 수 있는 건물을 하루만에 뚝딱 만들어낸 삼태극의 로봇들은, 마지막으로 3층쪽에다가 심플한 간판을 내검으로서 마무리를 지었다.
'무기점'
상당한 넓이의 3층 건물.
거기에는 '무기점' 이라는 말이 어울리게끔 수많은 무기들이 있었다.
1층은 중세 시대에서 볼법한 도검류와 장병류가 나열되어 있고, 2층은 권총과 돌격소총들과 방탄 갑옷이, 마지막 3층은 자동화기와 중화기 무기가 나열되어 있었다.
정말로 삼태극은 한국을 무기 소지 국가로 바꾸고자…아니, 반란을 일으킬 수 있게끔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돈이 아니라 옛 물물교환식으로 이루어진다는 부분이였다.
아니, 정확히는 화폐를 금속과 기계 부품이 대신 한다.
금속이기만 하면 주방 용품이든, 농업용 기구든 상관없이 받고, 금속이 아닌 부분을 제외한 무게를 합산, 그것을 상점 내에서만 사용되는 포인트로서 변환하여 무기와 방어구를 살 수 있게끔 한다.
물론, 금속이라고 다 똑같은 금속이 아니기에, 어떤 종류의 금속이냐에 따라 또 가격이 달라진다.
기계 부품 또한 마찬가지로, 라디오든 뭐든간에 기계 부품이 들어간 전자 제품도 동일한 방식으로 포인트로 바꿔준다.
대신, 기계 부품들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대부분 가볍고 작다보니, 금속류와는 다른 환율이 적용된다.
사람들은 왜 이런 복잡한 방식을 선택하는가 싶겠지만, 어차피 돈이란 삼태극에게 있어서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물물교환식의 거래가 성립된 것이다.
어쨌든, 탐구심 강한 사람들은 무기점 안으로 들어갔고,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면서 큰 방향이 일어나게 되었다.
거기다가 가격도 싸다!
아니, 물물교환식이니까 가격이라고 하긴 좀 뭐하지만, 어쨌든간에 분명한 것은 싸다는 것이다.
글록 19.
편의성 좋고, 신뢰성도 충분하고, 화력도 출중한 편이며, 구조와 사용법 또한 단순하기 때문에 '권총에 대해 잘 모르는데 뭘 골라야 할까요?' 라고 묻는 권총 초보자들은 일단 닥치고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권총이다.
한국 대통령 경호원들도 많이 쓰는 모델로, 어쨌든간에 세계적으로 나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권총이다.
그 권총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금속은 후라이팬 5개 분량.
물론, 후라이팬마다 크기와 사용되는 금속에 의해 차이가 나겠지만, 사람 머리 크기만한 후라이팬 5개면 글록 19와 15발들이 탄창 하나를 구입할 수 있다!
다른 총기 휴대가 가능한 국가들도 총기 소지증이 필요하건만, 삼태극은 그딴거 필요없이 그냥 금속이나 기계 부품을 주기만 하면 바로 내준다!
실제로 총을 구입하고, 그것을 인증까지 한 사람들이 속출하자,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강도질 할 것을 두려워하여 너도나도 호신용 무기를 구입하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한국 땅에서 개인 총기 소지가 가능해진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금속과 기계 부품들이 모두 삼태극의 전쟁 병기를 만드는데 사용된다면서 자중하라고 소리쳤지만, 그런다고 자기 자신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는 것을 포기할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직까진 금속류 물건이나 전자 제품 사재기 현상 외에는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첫 시작점을 끊는다면 그때부터 너도나도 총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전국의 라디오, TV를 통해 삼태극의 수장, 치우가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내면서 통보를 하였다.
-전국에 있는 범죄 조직원들은 들어라. 지금부터 지방에 있든, 어디에 있든간에 3일 시간을 줄테니까 대가리부터 말단 쫄따구들까지 전부 국회의사당으로 집결할 것. 나중에 누구는 무슨 사정으로 못 왔는데요, 누구는 귀찮아서 안 왔는데요, 이딴식의 변명을 하면, 오지 않은 새끼가 있는 조직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든 박살을 내버리겠다. 감히 이 몸을 니놈들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불러모아야 할 짬밥으로 만들고 싶다는 익사이팅한 스릴을 즐기고 싶으면 말리지는 않으마. 대신에 그 가격이 니들 목숨값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일반 시민들도, 조폭들도,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이 대사를 외쳤다.
물론, 시민들은 절망감에, 조폭들은 환희로 가득 하다는게 다른 점이랄까.
예전에 원규가 설명하기도 했지만, 한국은 정치가들이 모두 해외로 도주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 조직원들은 오히려 그 수를 불려나가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교도소를 습격한 삼태극이, 흉악 범죄자들만을 뽑아서 일본의 '치안 유지군' 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을 범죄자들이 한국으로 통화를 연결하여 모두 자랑스럽게 떠벌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치가들은 삼태극이 무서워 도망갔고, 조폭들은 오히려 삼태극이 와주길 바라면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였다.
삼태극이 한국을 점령할 때, 과연 자신들에게 기회를 줄지, 아니면 무시할지 전전긍긍하면서 지켜보던 범죄 조직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울의 국회의사당으로 우르르 몰리기 시작하였다.
조폭들은 일본에 있는 범죄자들처럼 파워 슈츠를 입고, '치안 유지군' 이라는 명목하에 마음껏 강간하거나 약탈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삼태극의 로봇들은 일정 간격마다 범죄 조직원들에게 '아직은' 난동을 부려도 된다고 허락하지 않았다면서 조용히 있도록 명령하였고, 이것은 자신들에게 명령대로 따를지, 아닐지 테스트하는 것이라 생각한 조폭들은 순순히 삼태극의 로봇들이 지시하는 대로 순응하였다.
사람들은 속속들이 모이는 범죄 조직원들의 모습이 많아질수록 공포에 질리게 되었고, 저들이 하나같이 급이 낮더라도 파워 슈츠를 입게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절망하게 되었다.
물론, 삼태극이 어떤 속셈을 가졌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국회로 이동을 거부하는 조직원이나 간부들이 있었지만, 치우는 '하나라도 나오지 않으면 그 조직원 모두 몰살' 이라고 못을 박아뒀기에 억지로 힘을 쓰거나, 그래도 저항하면 아예 죽음으로 처리하여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몇몇 조직은 이러한 이유로 반란이 일어나서,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고 낌새를 느낀 두목이 가지 않으려 하면 부두목이나 그 아랫단계의 간부들이 조직원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서 아예 조직의 머리가 바뀌는 경우가 생겨났다.
그냥 다짜고짜 모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많은 수의 범죄 조직원들이 오히려 모습을 감췄겠지만, 일본의 '치안 유지군' 이라는 확실한 팩트가 존재하고, 그들이 마치 왕처럼 군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권력과 힘에 눈이 먼 조폭들은 국회의사당으로 우르르 몰리게 되었다.
그렇게 3일이 지나자, 국회의사당에 설치해둔 화면에서 치우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너희들도 알겠지만, 나는 일본의 치안 유지를 위해 범죄자들을 사용했었고,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을 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파워 슈츠의 분배를 시작하겠다. 나는 근거리에서 무기를 휘두르면서 싸우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녀석들은 붉은색으로 몸통을 칠한 로봇을 따라가고, 원거리에서 총을 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푸른색의 로봇을 따라간다. 선착순으로 받는다고 더 좋은거 주지 않으니까 질서를 유지하도록. 만약, 내 명령대로 따르지 않고 개판이 되면, 너희들은 내가 거둬들일 가치가 없는 쓰레기들이라 판단하겠다.-
그렇게 말을 한 치우는 다시 화면이 꺼지면서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후폭풍은 강렬했다.
"아싸! 씨발!"
"이제야 내 인생의 황금기가 오는구나! 으하하하!"
범죄 조직원들은 기뻐하면서도, 서로 적대 조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서 있게 붉은색과 파란색 로봇을 따라갔다.
여기서 괜히 싸우다가 파워 슈츠를 받지 못한다면, 자신들은 모든 조폭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아 죽을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조폭들은 로봇들을 따라가 국회의사당에서 좀 벗어난 빌딩 지하실로 향하였고, 지하 주차장 전체를 개조한듯한 거대한 공간과 무수히 많은 파워 슈츠가 투명 케이스 안에 보관되어 있는 모습을 드러내자 당장이라도 입고 싶은 마음에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파워 슈츠의 성능은 모두 동일하다. 자신이 원하는 파워 슈츠가 들어간 케이스 근처에서 대기하면, 일정 시간후에 열리게 된다. 그럼 들어가도록.-
기계음 섞인 명령조의 대사가 로봇으로부터 흘러나왔지만, 조폭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거대한 지하실로 향하였다.
"우와아아! 이거 씨발 개쩔잖아!?"
"이게 우리거라고!?"
"치우님 만세다! 으하하하!"
조폭들은 우르르 들어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파워 슈츠 케이스를 향해 달라붙었고, 처음엔 이건 내거다, 아니다 라면서 싸우는듯 하였으나 무수히 많은 파워 슈츠가 존재하였기에, 무의미한 싸움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데? 이건…파워 슈츠가 아니라 삼태극의 로봇이잖아?'
붉은색 로봇을 따라온 조폭중 하나는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는 파워 슈츠는 삼태극이 사용하는 로봇인 병정개미(두억시니)와 동일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삼태극이 따로 디자인하기 귀찮은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이내 긴장을 풀면서 자신이 원하는 케이스 앞에 섰다.
'어차피 여차할땐 텔레포트로 도망가면 장땡이야.'
그는 텔레포트 이능력자로, 4등급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으나 이런 곳에서 탈출하는건 일도 아니였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조폭들이 안으로 들어오게 되자, 갑자기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하였다.
쾅!
기이잉--!
갑자기 입구가 닫히고, 파워 슈츠가 들어가 있는 반투명 케이스가 기계음과 함께 벽과 바닥으로 사라지면서, 그것들이 있던 자리를 두꺼워 보이는 철제 벽이 구멍을 매운 것이다.
'함정이다!'
텔레포트 능력자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이것은 함정이라 판단하면서 텔레포트를 사용하려 하였으나…….
'어!? 텔레포트가…안 돼……!?'
지금까지 그의 의지대로 이리저리 순간이동 시켜주던 텔레포트 능력이 조금도 발동되지 않았다.
"뭐야 이거!"
"주는거야 마는거야!?"
조폭들은 대체 이게 뭔 상황인거 싶어 시장 바닥처럼 시끌시끌해졌지만, 어딘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치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좋은 꿈들 꾸셨나? 사회의 쓰레기들? 설마 내가 너희들같은 폐기물들을 치안 유지군 같은걸로 사용하리라 생각했던거야?-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혹시 치우는 자신들을 죽일 속셈이였던 건가?
그렇다면 왜 일본에 있는 범죄자들에겐 치안 유지군을 맡긴거지?
머리가 명철한 몇몇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지만, 치우는 그런 그들의 의문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
-일본에 있는 그 멍청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즐겁게 놀고먹는지 너희들에게 알려주었겠지. 하지만, 놈들은 잠깐 쓰고 버리는 1회용품에 불과해. UN이든, 미국이든, 어디든간에 세계의 악인 삼태극으로부터 부당하게 점령당한 국가를 탈환하려 할테고, 그때가 된다면 놈들은 압도적인 대군에 의해 하나하나 죽어나갈 거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쳐도 일본을 재기 불능으로 만들어버렸으니 존재 가치가 없어진 놈들을 훈련용 더미로 사용하면 끝이란 말씀! 크하하하핫!-
일본으로 보낸 범죄자들이 그런 용도였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조폭들은, 사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밖으로 빠져나가고자 하였지만,
쿠쿵-
위쪽에서 뭔가 거대한 기계음이 들리더니, 천장이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사…살려줘! 살려줘어어!"
"이건 얘기가 다르잖아!!"
"치우! 이 씨발 새끼야아아!"
"제발 살려주세요, 치우님! 저는 평생을 노예처럼 치우님을 위해서 일하겠습니다!"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이들, 욕설을 퍼붓는 이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애걸하는 이들, 가지각색의 난동이 일어났지만, 치우는 그런 그들의 희망을 빼앗듯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아참, 참고로 여기에는 EIEW 웨이브가 형성되어 있는 장소지. 나 수준의 능력자가 아니라면 거기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할걸?-
이능력자들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희망을 가지던 이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일단 반 장난이라고 해도, 이 나라는 이 몸이 직접 통치하게 된 국가다. 너희들같은 쓰레기들에게 일일이 신경쓸 여유는 없어. 그러니까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은 일찌감치 버리고 죽음을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럼 모두 지옥에서 보자고.-
피치지직-- 펑!
그리고선 스피커가 숨겨져 있던 장소에서 작은 폭발음이 터져나갔다.
스피커를 망가뜨린 것이다.
"으아아아! 죽기 싫어! 죽기 싫다고오오오!"
"오지마! 내려오지마!!"
더이상 자신들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조폭들은 치우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지만, 거대한 압력 프레스처럼 내려오는 천장은 그들의 몸을 압사하고자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였다.
"끄으으으응!"
"힘내 개새끼들아!"
결국, 서서 두 팔을 올리면 닿을 정도로 내려오게 되자, 조폭들은 힘을 합치면서 어떻게든 밀어올리고자 하였으나, 그들의 노력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무의미' 하였다.
"싫어! 이딴식으로 죽기 싫어어어!!"
"엄마! 엄마아아아!"
"으허허헝……! 잘못했어요……! 제발…제발 살려주세요……!"
약간의 시간이 흘러, 앉아 있을수도 없게 낮아진 천장벽에 의해 조폭들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 하였으나, 천장은 그들의 뼈를 으스러뜨리기 시작하였다.
빠그드드득!
우지지직!
퍼석-!
뼈에서 금이 생기고, 결국 뼈가 부러지면서, 살과 뼈과 함께 압축되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퍼졌고, 바닥과 딱 달라붙었던 천장이 다시 위로 올라가게 되었을땐 거대한 피의 웅덩이와, 그들이 입고 있던 옷이 그 웅덩이와 뒤섞여 있는 것이 전부였다.
이로서,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범죄 조직이 한순간에 학살되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원규는 죽음 확정이지만 민정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문제는 그 살아있다는게...안습...
그건 그렇고 파판14를 하면서 느낀건데, 정말로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게임은 한 캐릭으로 클래스 체인지를 통해 모든 직업을 만렙 찍을 수 있고, 다른 직업이 가진 스킬중에서 타 직업이 사용 가능한 기술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데, 그것 때문에 딜러, 힐러를 키운후에 쓸만한 스킬들을 가지고 탱커를 키우려 합니다.
문제는 딜러와 힐러를 하다보니 탱커들이 답답할때가 한두번이 아녜요.
몹을 한 무리씩 끌고 안전하게 처리하는게 좋건만, 그냥 중앙으로 들어가서 모든 몹들 어그로 다 끌어버리는 탱커들이 너무 많음 ㅡㅡ
당연히 힐러는 탱커에게 힐을 해주지만, 문제는 탱커가 어그로를 제대로 못먹어서 힐러한테 어그로가 끌림.
제가 딜러라면 힐러를 공격하는 몹들을 공격하면서 어떻게든 해결하는데, 제가 힐러라면 아무도 안 도와줌요...
덕분에 진짜 답답해서 빨리 탱커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슴다.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이라고 하던 놈들 다 나와. 팍씨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