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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한국의 시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국회의사당 근처로 향하던 범죄 조직원들은 아무런 소식이 없어졌고, 삼태극은 무기점을 만든 이후로 잠잠하다.
물론, 도로 여기저기에는 삼태극의 로봇들이 무기를 들고 여기저기 순찰하고 있었지만, 딱히 건들지만 않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기에 사람들은 조금씩 긴장감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일단 지금까지의 상황을 확인하자.
삼태극의 침략으로 인해 일본과 중국이 무너졌고, 그와 동시에 한국의 수출길이 막혀서 경제가 그다지 좋지 않다.
삼태극의 마수는 결국 한국까지 다다랐고, 사람들은 결국 늦든 빠르든간에 일본과 중국처럼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삼태극에 의해 북한이 무너졌고, 삼태극은 북한의 무기들을 회수할 뿐, 정치적이나 제도적인 재구축을 아예 등한시하고 있다. 때문에 먹고 살길을 찾아 남한으로 이주하는 이들도 많이 생겼고, 한국인도 없는 일자리가 그들을 위해서 생길리가 없기 때문에 많은 실직자들이 생겨버렸다.
한국의 군대는 삼태극에 의해 항복한 이후, 전원 무장 해체되어 있는 상태이며, 그 전에 군사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없는 입장이다.
자, 이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사회적으로 불안정하고,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모든 이들이 총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생겨날법한 일은…….
타앙!
"꺄아악!?"
"으악!!"
"씨발! 다 대가리 숙여!"
"고개 들면 죽여버린다! 개새끼들아!"
복면을 한 4인조 강도들이 권총, 자동소총으로 무장한채로 작은 은행으로 쳐들어와 일단 천장에 총알 한 방 쏘면서 기선 제압을 시작하였다.
은행으로 볼 일이 있어 찾아온 사람들은 품안에 호신용 총이 있지만 사람을 향해 쏠 각오가 없었고, 무엇보다 강도들이 눈을 부라리면서 허튼 짓을 하는 인질들이 없는지 총구를 겨누며 감시하고 있었기에 그럴 기회가 없었다.
"빨리 돈 있는대로 넣어!"
한 남자가 스포츠백을 창구에다가 던지면서 돈을 넣으라며 총구를 겨누며 협박하였고, 은행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라는대로 창구에 있는 돈을 모조리 넣기 시작하였다.
"씨발! 빨리 하라고! 빨리!"
"예, 예!"
은행원은 나름 빨리 하고 있었지만, 스포츠백을 던진 남자는 권총을 겨누며 더 빨리 하라며 소리쳤다.
은행 강도는 당연히 시간이 가장 큰 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흥분한 것을 보니 초짜인 것이 분명하다.
"야야, 짭새가 와봤자 이거 한 방이면 끝이라고. 게다가 우리들은 모두 방탄 조끼를 입은데다 짭새들 딱총 따윈 재수 없이 얼굴만 맞지 않으면 상관없어."
그 때, 등 뒤에 테러조직이 가장 많이 애용한다는 RPG-7 을 매고 있으며, 권총으로 인질들을 향해 가리키고 있던 한 남자가 스포츠백을 던진 남자에게 설명조로 입을 열었다.
자기도 초짜이긴 하지만, 그는 너무 과도하게 긴장을 했기에, 저런식이라면 무슨 문제를 일으킬게 분명하다 판단하여 긴장을 약간 완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하…하긴. 방탄조끼에다가 무장까지 뛰어난데……. 야! 손바닥 보인다! 빨리 움직여!"
다행히도 RPG를 매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에 과도하게 긴장하고 있던 은행 강도는, 긴장이 어느정도 풀린 모습으로 다시 한번 은행원을 닥달하였다.
이들은 밀리터리 매니아들로, 삼태극의 무기점이 만들어지자마자 가장 먼저 무기를 구입한 이들이다.
처음엔 호신용으로 사용하려 하였지만, 어차피 삼태극이 한국을 모조리 망가뜨릴텐데 법같은거 지켜서 뭐하냐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들이 뭉치면서 은행 강도를 결심한 것이다.
기왕 죽을거라면 최소한 평소에는 만지지 못했던 거금이라도 만지고 싶다!
이런 욕망으로 가득차 있는 은행 강도들은, 딱 거기까지만 순조로웠다.
까창!
"!!"
"!!"
대부분의 은행 문들은 유리로 되어 있기에, 누군가가 유리로 되어있는 은행 문을 부수며 안으로 들어오자, 강도들은 화들짝 놀라며 입구쪽으로 총구를 돌렸다.
"저…저거……!"
"벼…병정개미잖아!"
은행의 문을 부수며 들어온 것은 삼태극의 두억시니 1기 였다.
초진동 나이프 두 자루를 무장한채로 은행 안으로 들어온 두억시니는, 인간과 같은 위치에 위치한 2개의 눈으로 적의 정보와 무장 상태를 확인하면서 자세를 낮추었다.
첫번째 목표는 입구를 정면으로 노리듯이 샷건을 조준하고 있는 은행 강도.
쾅!
후웅-!
촤학!
"끄륵?"
은행 안에 있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고 느낀것은, 병정개미(두억시니)가 있던 자리의 바닥에서 포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금이 쩍쩍 갈라졌다는 것과, 강렬한 바람 소리, 그리고 살이 잘려나가는 소리와 함께, 목의 절반이 잘려나가면서도 자신이 무슨 꼴을 당했는지 이해하지 못한 은행 강도가 뒤늦게 느껴지는 고통에 팔다리를 휘적휘적 거리며 자신의 목을 더듬기 시작하는 모습이였다.
"끄억! 꺽! 꺼억!"
추욱-
피를 주르륵 흘리던 그는 그대로 팔다리가 추욱 늘어지면서 쓰러졌고, 그와 동시에 목이 잘려나간 은행 강도 근처에서 모습을 드러낸 두억시니는 양 손을 휘두르며 나이프를 은행 강도 2명의 이마에다 꽂아넣었다.
"컥!"
"칵!"
털썩- 털썩-
뭔가 번쩍 하는 것을 목격한 그들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시체가 되어 쓰러졌고, 스포츠백을 창구에 던졌던 은행 강도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히…히익……! 항복……! 항복!"
강도는 재빨리 자신의 총을 내던지면서 항복을 외쳤다.
하지만, 두억시니는 허리의 장갑이 열리며, 보조 무기인 권총을 꺼내들고선 두 손을 들고 있는 강도의 미간을 향해 조준하였다.
"하…항복이라고 말했잖아! 벼…변호사를 불……!"
탕!
미간에 구멍이 뚫려버린 강도는 그대로 쓰러졌고, 순식간에 4인조 강도단은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그 때, 두억시니의 몸 어딘가에서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변호사' 키워드 확인. 재생 시작.-
기계음으로 '변호사' 라는 키워드를 확인하자, 그 뒤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변호사? 내가 말했을텐데? 이 나라는 더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그딴걸 선임할 수 있는 권한도, 권리도, 기회도, 모두 이 몸의 허락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감히 이 몸께서 통치를 해주는 영광을 전면으로 부인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주제에 변호사니, 인권이니 그딴 개소리를 들어줄 것 같나?=
-재생 완료.-
이것은 죽은 은행 강도들에게 들으라는 소리가 아니였다.
인질이 된 사람들을 향한 경고다.
범죄를 저지른다면 변호사 따위를 선임할 권리 따윈 없고, 그냥 치우에 의해 프로그램밍 된 로봇들에 의해 죽는다고.
두억시니는 그렇게 말하면서 사라졌고, 뒤이어 신고를 받고 온 경찰들은 시체가 되어버린 은행 강도들을 뒤처리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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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라는 무기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그리고 그 무기를 얻는데 매우 쉬워지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은행 강도나 편의점 털이 기타 등등의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주변에서 경계중이던 삼태극의 로봇들에 의해 죽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의아함을 느끼게 되었다.
범죄자의 인권을 도외시한 무력 진압까진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왜 삼태극이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것일까?
실상은 하린을 위해 진우가 직접 한국을 '체계적으로' 망가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지들끼리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은 범죄로 사회의 혼란을 일으키려 하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망가뜨려도 자신이 망가뜨리겠다는 이러한 진우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삼태극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궁금해 하였으나, 모든 방송국은 조금이라도 삼태극에게 부정적인 방송을 하면 그대로 삼태극의 병기들에 의해 순식간에 죽어나갈 것 같았기에, 이 이상의 분석을 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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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삼태극에 의해 항복한 이후, 모든 무기를 해체 당한후에 각자의 부대로 돌아가게 된 군인들은, 삼태극의 로봇들이 갑작스래 병영을 중심으로 사방 50m 정도로 넓게 철제 펜스를 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병사들은 대체 삼태극이 무엇을 하는지 몰라서 어리둥절 하였지만, 장교와 부사관들도 각자의 부대 병영으로 이동하라는 명령만을 받았기에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는 눈치였다.
그렇게 펜스를 친 후, 입구에 사람 주먹만한 자물쇠를 걸어놓고선 모든 병사들에게 단독군장을 착용토록 명령한 하더니, 무언가가 한가득 들어간 더블백을 배급해주었다.
-지금부터 더블백을 지급받은 병사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단, 이 펜스 밖으로 나가려는 시도를 할 시, 묻지도 않고 즉결 사살되니 그 점은 주의하도록.-
삼태극의 로봇들에게 부착된 스피커를 통해 치우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병사들은 본능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선 펜스 안에서 안전해보이는 장소로 이동을 시작하거나,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였다.
더블백 안을 확인해보니, 거기에는 실탄이 장전된 K-2와 30발들이 탄창 4개, 안전하게 포장된 수류탄 2개, 나이프가 들어가있는 대검집, 일주일치의 식량과 식수, 생활 용품이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총!?'
'위험하다! 뭔가 수작을 부릴려고 하고 있어!'
더블백 안의 물건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은 병사들은 더더욱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같은 분대원들과 함께 생활관이나 적당히 구석진 곳으로 이동하였다.
그렇게 모든 배급이 끝나자, 로봇들로부터 다시 치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금부터 한국의 군대는 해산한다. 뭐, 여기까진 너희들도 예상했겠지.-
당연하다.
솔직히 몰살이 아니라 해산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울 지경이다.
-원래는 징병제를 폐지, 모병제로 가고 싶었는데 이 나라의 군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썩어있더군. 그냥 싹 없애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게 좋겠더라고. 뭐, 어쨌든간에 너희들하고는 연관이 없는 내용이니 사족은 여기까지만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군대와 계약을 맺어 물건을 공급하던 여러 회사들이 뒷목을 잡고 입에서 억소리를 내는 모습이 연상되었지만, 어차피 그딴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치우는 살짝 흥분된 목소리로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야, 이대로 싹 없어버리면 좀 재미없잖아? 그래서 너희들에게 아~~주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다주기로 결정했다.-
나지막히 큭큭거리던 그는, 웃음기가 들어간 목소리로 설명하였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배틀로얄을 시작한다.-
"!!"
"!!"
"!!"
모든 병사들과 장교들의 표정은 단숨에 경악으로 물들었다.
배틀로얄.
여러명이 싸워서 한 명만이 살아남는 룰.
하지만, 그 뒤에 나온 치우의 목소리는 모든 이들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한 명만 살려 보내겠다는건 아냐. 내가 제안하는건 지금부터 펜스 안에서 일주일동안 생활하는 것이 전부다. 실탄이 장전된 총을 가지고 말이지.-
대체 그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병사들은 좀 더 부연 설명을 해주길 원하였다.
지금의 대사들로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건지 그 의도를 알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일주일동안, 펜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없던 일' 로 처리된다. 어떤 미친놈이 펜스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여서 혼자 살아남아도 무죄, 그냥 일주일동안 오붓하게 하하호호 먹고 살다가 나와도 무죄. 여러명이 작당해서 한 사람을 죽여도 무죄. 즉, 어떤 일을 벌이든지 무조건 무죄라는 뜻이다.-
충격의 연쇄.
펜스안의 모든 이들은 치우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상황 파악이 빠른 이들은 재빨리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자 단독 군장의 탄입대에다가 각각 2개씩 탄약을 쑤셔넣으며 만반의 준비를 시작하였다.
-즉, 존나게 마음에 들지 않은 장교나 후임, 혹은 선임병을 마음껏 죽여도 되는 유일무이한 찬스! 잘 생각해보라고. 자신을 존나게 굴려댄 놈이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면 존나 억울하잖아? 이 나라의 지배자인 이 몸께서 내려준 유일한 기회이자 면죄부다. 규칙은 단 하나. 일주일동안 펜스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 그것만 지킨다면 거기서 뭘 하든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을거다. 자, 지금부터 시작!-
전선에서 한국군이 허망하게 무너진 이유가 무엇인가?
아군이 아군을 믿지 못하면서 전선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삼태극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한국쪽은 미사일 폭격을 통해 북한을 공격했을 것이고, 북한 또한 미사일로 보복하여 미사일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 정도로 사태가 심각할 정도로 병사들간의 신뢰 관계는 최악이였고, 치우는 그런 병사들을 상대로 일주일동안 폐쇄된 공간 안에서 생활하라며 총과 실탄을 주었다.
당연히 치우의 성질 고약한 의도라는 것은 세살짜리 애들도 알 수 있었지만, 이 이야기에 혹한 병사들도 많았다.
자신이 싫어하던 선임병, 후임, 장교, 부사관을 아무리 죽여도 무죄다.
게다가, 이미 전장에 나가 총질을 해본 병사들은 총을 사람을 향해 쏜다는 무의식적인 저항 의식까지 얇아진 상황이였기에, 누군가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아주 약간의 계기만으로도 충분하였다.
============================ 작품 후기 ============================
한국 스토리 몇편 쓰면서 대충 마무리 짓고 히든 보스인 요괴 보스 스토리로 넘어가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파판14가 슬슬 유료화 되려고 하네요.
여러분들께 참으로 다행하게도 저는 정액을 넣지 않으려고 합니다.
정액을 넣었다간 넣은 돈이 아까워서 게임 하다가 글을 못 쓸것 같거든요.
저는 글을 써야 하는 특성상 제가 원할때만 깔짝 즐길 수 있는 부분 유료화를 선호합니다.
뭐, 그래도 인던과 레이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맛을 봤으니 인외마경때 계층지기라는 이름의 레이드 몬스터들 패턴 구상할때 도움이 되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