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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삼태극이 공표한 복수법은 많은 이들, 특히 범죄쪽에 몸을 담은 이들의 움직임을 위축시켰다.
저번에 진우가 범죄 조직들원들을 모조리 끌어모아 압살시켰지만, 흔히들 자릿세 받고 룸살롱 같은곳을 관리하는 조폭들이 그 대상이지, 사기꾼이라던가 강간마, 살인자, 빈집털이 같은 범죄자까지 모두 버로우하게 만든 것이다.
일단 가명을 쓰긴 해도, 얼굴을 대놓고 드러내야만 상대방의 신용을 살 수 있는 사기꾼들은 복수법의 위험성과 삼태극이 가진 힘을 두려워하면서 손을 털어야만 하였고, 그 외의 범죄자들도 이제는 왠만한 가정집마다 총을 가지게 되면서 위험성이 높아진지라 범죄율이 감소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다.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법이며, 오히려 서로를 죽이고 죽이라며 돗자리까지 깔아줬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가진 무기가 무서워서 범죄율이 급감하게 된 아이러니함.
게다가 총기류로 범죄를 저지르면 삼태극의 무인 로봇이 튀어나와 범죄자들을 체포하는게 아니라, 단숨에 죽여버리면서 시체만 남겨두고 떠난다.
경찰들이 그랬으면 과잉진압이다, 살인 경찰이다 뭐다 하면서 말이 많았겠지만, 삼태극을 상대로 감히 그런 말을 할 배짱을 가진 이들이 존재할까?
범죄를 저지르기 힘든 환경과, 범죄를 저지르면 체포는 커녕 단숨에 죽여버리는 삼태극의 단호한 행동.
일반적인 공포 정치는 힘과 공포를 통해서라도 국가를 통치하고자 하는 이념이다.
사람의 인권을 중요시 여기는 현대에서는 명백하게 잘못된 통치 방법이긴 하지만, 이 공포 정치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더 강한 외부 세력이 개입하여 공포 정치를 하지 못하게끔 막는것과, 다른 하나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 혁명을 일으키는 것.
하지만, 삼태극은 한국보다 더 강한 주변 국가들을 망가뜨렸고, 한국의 시민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 저항해도 삼태극의 힘을 이겨낼 수 없다.
게다가 항복을 하면서 이미 꺽여버린 이들이 무슨 용기로 세계를 상대할 수 있는 강적들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라면, 중국과 일본처럼 국가 자체를 무너뜨리지 않고, 범죄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랄까?
게다가 수출, 수입길이 완전히 막혀 있었던 무역 관련 업체에서, 삼태극이 한국을 점령했으니 딱히 무역길을 막을리 없다고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보자, 다행히도,
'할려면 하고 말려면 하지마. 대신에 내 뒤통수를 치겠답시고 히어론지 뭔지 하는 새끼들 대리고 오면 그 회사 새끼들 싹다 연좌제로 사형이다.'
치우가 이렇게 대답하면서 무역길이 다시 열리게 되었다.
거기다가 한국에 남아있던 자본가들도 북한에 남아있는 빈 땅들을 활용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자,
'니들 그릇이 그것밖에 안되냐? 일본에서 중국까지 땅이 싹 다 비어있는데 겨우 북한이 끝이야?'
마찬가지로 치우가 이렇게 대답하면서 일본과 중국땅 전체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받게 되었다.
이제는 한국의 정부가 된 삼태극에서는 '니들끼리 알아서 놀고 먹어. 대신에 우리가 만만해보여서 대들면 니들 몽땅 GG 칠 준비해라' 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삼태극에서 공포 정치를 펼치긴 하지만, 딱히 그들의 권력과 심기를 건들지만 않으면 뭘 해도 괜찮다는 것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 한국인들은 경직되었던 시장과 움직임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물론, 물밑으론 인권을 도외시한 삼태극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 목소리가 밖까지 흘러나와 사람들을 선동하고 부추키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하여도 삼태극에 대한 두려움이 더 강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인권 찾다가 삼태극의 로봇들에 의해 몸 여기저기에 구멍 뚫린채로 싸늘한 시체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이였다.
삼태극의 로봇들은 여전히 거리를 점령한채로 여기저기를 기계적으로 순찰중이고, 이제는 모두 해산시킨 군부대의 물자들을 모조리 끌어모으면서 분주한 움직임이 삼태극이 보여준 움직임의 전부였다.
참고로 배틀로얄에서 살아남은 이들에 의해, 병사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왜 연락이 일주일동안 끊겼는지 알게 된 사람들은 다시 한번 경악하게 되었고, 자식들이 치우의 유흥거리로 죽어나간 것을 알게 된 군인들의 부모 몇몇은 슬픔과 증오에 미쳐, 총과 폭발물을 가지고 삼태극에게 저항했다가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고 대낮의 거리에서 즉결 처형되고 말았다.
누군가가 총대를 잡고 일어섰으나, 이미 한차례 꺽여버린 한국인들은 본보기로 잔인하게 부모들을 죽여나가는 삼태극의 철권에 조금씩 굴복하는데 익숙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약간이 시간이 지난 후, 처음으로 누군가가 복수법을 위해 신고를 하면서 한국의 사회는 다시 한번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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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법 제정후, 첫번째 신고자는 고등학생 이였다.
마른 몸매, 도수가 높은 안경, 싸움과는 거리가 무관해보이는 고 2의 학생은, 자신이 당해온 학교 폭력의 영상들을 증거로 제출, 삼태극에서는 정당한 증거라고 판단, 경찰들에게 가해 학생들을 체포하도록 명령하였다.
군사 대국인 중국도, 경제 대국인 일본도, 한반도의 깡패인 북한도 모조리 쓸어버린 삼태극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경찰측에서는 가해 학생들을 체포하여 인근 경찰서로 향하였고, 당연히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경찰들에게 항의하였다.
"당신들 뭐야!? 뭔데 우리 애들 잡아가냐고!"
"경찰이면 다야!?"
"우리 애가 얼마나 착한 애들인데!"
"변호사! 변호사 불러!"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경찰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어가며 항의하였고, 마침 경찰쪽에서도 기자와 안면을 익힌 이들이 있었는지, 냄새를 맡고 찾아온 몇몇 방송국의 기자들도 찾아오면서 완벽한 개판이 되었다.
단지 복수법의 대상자라면서 삼태극의 명령대로 따라야만 했던 경찰들은 진정하라는 말을 반복하였지만, 그때마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오히려 길길이 날뛰며 변호사를 부르라며 소리쳤다.
하지만, 경찰서를 찾아온것은 변호사가 아니라 지옥의 사자들이였다.
쾅!
철컹! 철컹!
"!!"
"!!"
경찰서 입구의 문을 부술듯이 밀어재끼며, 4대의 두억시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겉으로 보기엔 SF적인 갑옷을 입은듯한 인간 같지만, 저 안에는 사람을 가볍게 죽일 수 있는 다양한 무기들이 내장되어 있는 냉혹한 살인 기계다.
4대의 두억시니가 경찰서 안으로 들어오자, 흥분하면서 떠들어대던 부모들, 부모들을 말리던 경찰들, 첫번째 복수법의 대상이 정해졌다는 정보를 듣고 온 기자들까지 모두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긴장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두억시니들의 두 손에는 사람을 가볍게 죽일 수 있는 초진동 나이프와 권총이 하나씩 들려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두억시니에 장착된 외부 스피커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부터 이 사건은 페리샤 릭토엔드, 삼태극의 간부인 제가 직접 관리하겠습니다.-
삼태극의 간부?
삼태극의 간부가 직접 찾아올 정도로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가?
슬슬 삼태극을 상대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감을 잡아가기 시작한 기자들은, 이것저것 질문하면서 흐름을 방해하기 보단 관찰자인 것 마냥 입을 다물면서 한 쪽 구석에서 조용히 촬영만을 하였다.
삼태극의 간부인 페리샤 릭토엔드라는 여성도 마음에 드는지, 그런 기자들의 행동에 딱히 딴지를 걸지 않았다.
-원래는 이런 사건에 시간을 소비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지만, 저의 주인이신 치우님께서는 처음으로 시행하게 된 복수법에 관심을 가지시고 제가 직접 주관하도록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즉, 겉으론 간부급인 페리샤가 주관하지만, 그 너머에는 치우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불고 있다는 뜻이다.
그 때, 부모들 중 50대 중반의 남성이 헛기침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큼큼! 맞습니다, 이런 사소한 사건에 삼태극의 간부님께서 시간을 허비하실 이유가 없지요. 애초에 애들끼리 일어난 사소한 문제 아닙니……."
-누가 제 말을 끊으라고 했습니까?-
"……!"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지만, 명백하게 살기가 느껴지는 여성의 목소리.
-요즘 큰 문제 없이 평화롭게 지내니까 슬슬 삼태극이 우습게 보이나 보군요? 삼태극의 전력 10분의 1만 투입하면 이딴 좁은 땅덩어리에 있는 모든 문화, 생명체를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가리 닥치고 내가 허락할때까지 입 닥치고 찌그러져 있어.-
"으읏……."
입을 열었던 50대 남성은 그녀의 협박에 입을 다물어야만 하였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피해자 학생.-
"예, 예!!"
소심한 성격인듯, 경찰서 한 쪽 구석에서 가해자 부모들의 눈총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쩔쩔매고 있던 마른 체구와 안경을 쓴 여린 외모의 고등학생이 화들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상대방은 사람 목숨 따윈 파리처럼 여기는 삼태극.
자신이 조금이라도 신경에 거슬리는 말을 했다간, 저 로봇들이 자신의 몸을 향해 총구를 겨눌까 싶어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름, 박 효준. 부모님이 어릴때 교통사고로 사망, 지금은 친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중. 경찰 소환을 받고 할머니에겐 친구랑 만날 일이 있다면서 나옴. 맞습니까?"
"마…맞습니다……!"
-그런데 왜 어깨를 움츠리고 있습니까?-
"예…예……?"
-고개를 드세요. 지금부터 당신은 일생일대의 결정을 하게 됩니다. 겨우 이정도로 끙끙거리면 뒷처리가 귀찮아지니까 마음을 다잡으세요.-
"겨…결정요……?"
솔직히 말하자면 박 효준은 삼태극이 이토록 진지하게 일을 처리해줄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그렇기에 이 상황이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게 솔직한 심정이였지만, 삼태극의 간부가 자신을 향해 격려하는듯한 말투를 사용하자, 최소한 삼태극이 적이 아니라는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향해 잡아먹으려고 눈에 핏발을 일으키며 달려들던 가해자 부모들도, 삼태극의 로봇들에 의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저들이 두려워하는 로봇 병기들이 자신의 편이라는 확신에, 효준은 조금씩 진정하게 되었다.
-신고자를 확인했으니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게 피해 학생이 몰래 촬영한 영상들입니다.-
지잉-
스피커를 부착한 두억시니의 가슴에서 기계음이 울려퍼지면서 홀로그램 형식의 화면이 떠올랐다.
거기에는 경찰서에 가해 학생으로 잡혀와 강제로 앉혀진 3명의 남학생들이 피해 학생을 학교 구석진 자리에 끌고 가더니, 누가봐도 험악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누는듯 하였다.
-피해자는 가해 학생들이 자신을 자주 끌고 가는 구석진 자리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 장소에다가, 동영상 모드의 폰을 숨겨두었다고 합니다.-
페리샤는 영상의 소재를 설명하면서 계속해서 홀로그램을 내보냈고, 홀로그램의 영상에서는 3명의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의 뺨을 때리고, 발로 몸 여기저기를 걷어차면서 지갑에서 돈을 뜯어가는 모습이 공개되었다.
"크흠!"
"큼큼!"
몇몇 부모들은 명백한 자식들의 죄에 민망하다는 듯이 큼큼 헛기침을 하였지만, 다른 이들은 끝까지 자기 자식들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듯이 눈을 부랴렸다.
-피해 학생의 영상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그리고선 몇개의 영상이 더 나타났다.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을 팬티 바람으로 만들고, 낄낄 거리며 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돈을 뜯는 모습,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고선 피해 학생의 것을 빼앗아 자신들이 차지하는 모습 등등, 원한이 느껴지는 사소한 영상까지 전부 공개하였다.
-치우님께서는 가해 학생들이 복수법의 대상자로 적합하다 판단하셨습니다. 가해측, 변론해보세요.-
마치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페리샤의 목소리는, 간수가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게 무엇인가' 라고 말하는것과 같은 어조였지만, 당연히 그것을 눈치챌리 없는 가해측 부모들은 페리샤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입을 열었다.
"애들 장난이 그냥 심했을 뿐입니다!"
"맞아요! 게다가 애초에 본인도 문제가 있으니까 저렇게 괴롭힘 당하는거 아닌가요!?"
"우리 애는 착해서 왠만한 일론 화도 내지 않아요! 저 놈! 저 놈이 화를 돋구게 만들어서 이렇게 된거라고요!"
부모들은 한꺼번에 변론을 토해냈고, 그들의 모습에 효준은 분노로 인해 입술이 새하얘질 정도로 꽉 깨물었다.
"어머!? 뭘 잘했다고 이빨을 깨물어, 깨물긴!?"
"애비애미 없이 커가지고 싸가지가 없구만!"
"저것 봐요! 어른한테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거!"
가해자 부모들은 피해 학생을 향해 폭언을 쏟아부었고, 그 욕이 점점 원색적으로 바뀔때마다 효준의 표정 또한 일그러져갔다.
솔직히 말해서 효준은 자살하고 싶었다.
이딴식으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죽는게 편하겠다 싶어 학교 옥상에 올라갔었지만, 문득 삼태극의 복수법이 생각나서 며칠만 더 참고 영상을 찍었었다.
삼태극에서는 그 영상을 증거로 보여줬지만,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비난하기만 하니, 효준은 가해 학생들 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까지 모조리 죽이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들었다.
-그만.-
"게다가 저거 다 조작이 분명해!"
"맞아! 전문가를 불러서 제대로……!"
탕!
"힉!?"
"으악!?"
순간, 두억시니 하나가 천장을 향해 총을 발사하였다.
천장에는 총탄이 박혀들어가면서 깊숙한 구멍이 만들어졌고, 경찰서 윗층에 있던 경찰들과 형사들은 이게 뭔 일인가 싶어 우르르 1층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다들 닥치세요. 후우…내가 지금 원시인들하고 대화를 나누는건지…현대인하고 대화를 나누는건지…….-
페리샤는 말이 통하지 않는 가해 부모들의 모습에 한 숨을 내쉬면서 자조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고, '원시인들' 이 누구인지 너무나 명확한지라 몇몇 가해 부모들은 얼굴이 붉어졌다.
-어쨌든, 이걸로 상황은 모두 파악했습니다. 지금부터 판결을 내리지요.-
꿀꺽-
지금부터 페리샤가 내뱉은 말 한마디에 복수법이라는 법의 평가가 바뀌게 된다.
솜방망이 처벌이 전부인, 있으나 마나한 법인가, 아니면 인간의 도리를 무시한 법이 될 것인가.
기자들 몇명은 복수법의 강약유무로 한국의 분위기 자체가 바뀐다고 판단, 마른침을 꿀꺽 삼키면서 페리샤의 다음 대사를 기다렸다.
-효준군.-
"…예……."
효준은 페리샤의 부름에 힘없이 대답하였다.
-복수법에는 신고자가 가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낼지, 아니면 '피' 로 받아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효준군은 저들로부터 무엇을 받아낼 것인가요?-
"저는……."
처음엔 돈을 받아낼 생각이였다.
그렇게 한다면 그 돈으로 자신을 어떻게든 키우고자 늙은 몸을 이끌고 다니는 할머니가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저들의 모습과 눈빛으로 인해, 돈을 받는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였다.
자신들은 죄가 없다는 뻔뻔한 표정.
오히려 나중에 두고보자며 자신을 노려보는 가해 학생들의 모습.
괴롭힘당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면서, 애비애미 없는 자식이라고 모욕하던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
효준은 페리샤가 말한 일생일대의 결정이 이것임을 직감하였다.
"…피…피로 받겠습니다."
"!!"
"!!"
"!!"
효준의 결정에 모든 이들이 경악하였다.
"야! 이 씨발 새…카학!"
가해 학생중 하나가 몸을 일으키며 효준에게 달려들려 하였지만, 두억시니가 그 학생의 몸을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가볍게 제압하였다.
-다시 한번 질문하겠습니다. 정말로 피로 받겠습니까?-
"예. 피로…반드시 피로 받겠습니다……."
효준은 다시 한번 피로 댓가를 받겠다면서 확언하였고, 3대의 두억시니들은 3명의 가해 학생들의 어깨를 단단히 붙잡았다.
"으아악! 아파!"
"엄마! 아빠!!"
손속이라곤 없는 두억시니들의 아귀힘에, 어깨가 부서질것 같은 고통을 느낀 가해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부모들을 향해 애원하였지만, 스피커를 달고 있는 두억시니가 부모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지금부터 삼태극의 공식 행사입니다. 방해한다면…최소한 깔끔하게 죽을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겨…겨우 애들입니다! 미성년자라고요!"
"미성년자들에게 너무 가혹합니다!"
부모들은 항의를 하였지만, 스피커 너머의 목소리는 명백하게 비웃음을 담아 대답하였다.
-글쎄요. 제가 보기엔 미성년자이기 이전에 쓰레기의 눈빛을 하고 있는 인간 말종에 불과해 보였습니다만. 그리고, 덜자란 애새끼들이 이정도로 개판이면 커서 얼마나 더 쓰레기가 될지 모르겠군요.-
후우우웅--
그와 동시에, 제트 엔진같은 소음과 함께 경찰서 앞쪽에서 착지하는 창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엔 자식들을 구출하기 위해 달려들 각오를 보였던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숫자의 창귀들이 경찰서 앞에서 착지하는 모습에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아참, 효준군?-
"……?"
그 때, 페리샤가 다시 한번 효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은 또 하나의 복수법을 지금 즉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삼태극의 간부인 제가 보는 앞에서 정신적인 피해를 받지 않았습니까?-
"……? ……. ……!!"
"!!"
"!!"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효준은, 페리샤가 말한 '정신적인 피해' 의 뜻을 이해하였고, 그와 동시에 그에게 욕을 했던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도 안색이 창백해졌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돈입니까? 피입니까?-
"…피……. 피로 받겠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그리고선 마치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부모들 숫자까지 딱 맞춰서 날아온 창귀들은 가해 학생들과 그 부모들의 몸을 붙잡기 시작하였고, 경찰서 안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었다.
"자…잠깐! 잠깐만!"
"으아아악! 씨발! 이 씨발 새끼들아아아!!"
"이 살인자! 너는 살인자야!!"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잡혀가지 않으려고 난리를 부렸지만, 왠만한 이능력자들 따윈 가볍게 찜쪄 먹을 수 있는 삼태극제의 로봇 병기들은 간단하게 그들을 붙잡고선 부스터를 사용해 날아올랐다.
"……."
"……."
"……."
경찰들과 기자들은 할 말을 잃은듯한 모습으로, 입을 바보처럼 헤 벌린채로 멍청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 효준군. 복수법의 신고자는 또다른 권한이 있습니다. 직접 법의 집행을 구경할 것이냐, 아니면 나중에 녹화한 영상을 보느냐,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아무것도 보지 않고 넘어갈 것이냐. 효준군은 어떤걸 원하시나요?-
"…직접 보겠습니다."
방금전까지 소심해 보이던 효준은,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이 자신을 욕하는 모습에서 한계치 이상의 분노를 느꼈는지, 소심한 성격과 달리 냉혹한 표정으로 직접 법의 집행을 보겠다며 대답하였다.
-후훗. 그렇지요. 자신이 벌인 일은 그것이 잘못되든, 잘 되든간에 끝까지 보고 책임져야 하는게 사람으로서 당연히 짊어져야 한 책임입니다. 자, 함께 가도록 하지요.-
기잉-
페리샤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마지막으로 남은 창귀 하나는 다른 이들을 붙잡을때와는 달리 정중하게 손을 건냈다.
효준이 창귀의 손을 잡자, 창귀는 그의 몸이 떨어지지 않게끔 양 팔로 겨드랑이 밑을 껴안고선 부스터를 사용하여 하늘로 날아올랐다.
더이상 손 쓸 일이 없게 된 두억시니들은 우르르 밖으로 나갔고, 스피커를 달고 있던 두억시니는 기자들과 경찰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페리샤의 목소리를 전하였다.
-지금부터 15분후, 한국의 모든 채널로 복수법의 처벌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시행은 약 20~30분 정도 걸릴 예정이니,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30분동안 TV를 끄도록 경고 문구를 보내도록 하세요. 그럼.-
페리샤는 그 말을 끝으로 더이상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고, 스피커를 달았던 두억시니는 다른 두억시니들과 각기 다른 방향으로 헤어져서 원래의 순찰로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
"……."
"……."
미쳤다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복수법과, 세계에서 가장 두려운 악으로 평가받는 삼태극이 그 복수법을 직접 집행한다.
경찰들과 형사들, 그리고 기자들은 오늘을 기점으로 한국의 분위기와 가치관 자체가 달라질 것임을 직감하였다.
============================ 작품 후기 ============================
참고로 진우는 자기 스스로를 '국뽕' 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진우가 한국을 점령해서 벌인 지금까지의 행동들 모두 '국뽕' 에 취하여 벌인 일임 ㅋㅋㅋㅋ
진짜 국뽕들이 보면 피꺼솟 할만한 일이지만, 진우 본인은 '이게 나의 국뽕이다!' 라며 일을 벌이는중.
ps : 사이드 스토리는 이제 다음편에서 마무리 짓고 다시 스토리로 가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