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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인간같은 외모였지만, 전혀 인간같지 않은 분위기로군.-
"나도 동감이다. 뭔가 인위적인 맛이 팍팍 풍긴다고 해야 하나?"
성질대로 내뱉던 진우는 사절로 보낸 로봇이 파괴되면서 연결이 끊기는 것을 확인하였지만, 어차피 싸구려로 대충 만든거라서 그다지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욕을 쏟아내서 시원하다는 듯이 약간 개운한 안색을 보일 뿐.
"쯧. 생각해보니 좀 아깝네 아직 할말이 더 남았는데."
-큭큭큭! 일단은 요괴들의 수장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하자고.-
그런 진우의 곁에는 또 하나의 홀로그램이 이루어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랜드 아크의 얼굴이 떠올라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확실히 강하긴 강하더군. 두 번이나 화면을 거쳐서 봤는데도 왠지 모를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어.-
모든 숲에 불을 저지른다는 선택지를 결정하자마자, 진우는 그랜드 아크에게 베이징으로 오라고 연락을 취하였다.
그리고선 괴수들의 둥지로 보냈던것과 똑같은 로봇을 보내서 진우와 그랜드 아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금의 그랜드 아크는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극비리에 이동하고 있었다.
"그정도는 되야 상대하는 맛이 있지. 안그래?"
-것도 그렇지! 너와 내가 손을 잡았는데 그정도 수준은 되어줘야지! 크하하하!-
그랜드 아크는 화통하게 웃어재끼며, 오히려 상대방의 수준이 낮지 않다는 것에 기뻐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지구 역사상 최강의 전사들이 손을 잡았는데, 상대방이 평소에 새끼 손가락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적이라면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냥 시간낭비, 돈낭비, 헛지랄에 불과하지.
이정도 존재감을 가진 적이여야 손을 잡은 보람이 난다고 생각한 그랜드 아크는, 자신이 몸소 나서는데도 불구하고 티끌 하나 가져갈 수 없는 상황임에도 강적과의 대결을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랜드 아크가 단순 무식한 호인이라면 큰 착각이다.
엄청난 천재 전략가라던가 모사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유럽을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국가를 만들어낸 인물이 그랜드 아크다.
그가 일부러 이런식으로 나온 이유에는 2~3보 앞을 내다본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와 치우 녀석의 동맹이 확고하게 다져져야 할 때다. 우리끼리 싸워봤자 큰 피해만 입을 뿐, 어느쪽이 승자여도 상처밖에 남지 않는다. 여기선 내가 몸소 나서줌으로서 동맹 관계의 지속성과 굳건함을 다져놔야해.'
삼태극의 최강급 무기이자, 이동식 요새이기도 한 지하드가 가진 무기의 위험성을 보자면, 이러한 전함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칼리 제국은 절대 만만한 놈들이 아니다.
게다가, 현재 삼태극과 싸워봤자 지하드의 존재 유무로 80% 이상의 확률로 패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칼리 제국과의 전투에서 여러 전함을 노획하여 자신이 사용하거나, 혹은 그 기술을 토대로 한 새로운 전함을 만들어낼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즉, 지금 당장 삼태극과 싸워봤자 아무런 이득도 없고, 오히려 지하드의 존재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렇기에 일단은 동맹 관계를 확실하 다져놓고, 칼리 제국으로부터 최소 지하드급의 전함을 노획하기 전까진 그 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은 것이 그랜드 아크의 속내였다.
그가 이렇게 직접 나서는 이유는, 동맹 조직의 수장인 자신이 직접 몸소 나서서 도움으로서, 동맹 관계를 더더욱 확고히 다져놓자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거기서 이런저런 보답같은걸 받으려고 한다면, 혹은 그로 인해 사소한 분쟁이나 갈등이 생긴다면, 오히려 그랜드 아크가 직접 나선 의미가 퇴색되고 만다.
지하드급 함선을 칼리 제국으로부터 노획한다. 그러기 위해선 삼태극과의 동맹 관계가 필요하다.
물론, 거기에는 삼태극이 미국을 붙잡고 있는동안 자신들은 유럽에서 마음껏 활개칠 수 있다는 이득이나, 열거하자면 꽤 많은 사소한 이득들도 많았다.
"페리샤. 공대지 미사일은 준비 됐나?"
"예, 주인님. 발사 명령을 내리시면 순차적으로 발사됩니다."
"좋아! 쏴라! 저 요괴놈들에게 인간의 두려움을 온 몸으로 느끼게 만들어버려!"
진우의 명령에 의해, 지하드의 미사일 발사대에 준비되어 있던 공대지 미사일들이 순차적으로 발사를 시작하였다.
-그냥 한꺼번에 발사하지, 왜 굳이 순차적이냐?-
"그게 더 짜증날테니까. 크크큭!"
-하긴, 묵직하게 한 방 날리는것보다, 여러 공격을 계속해서 날리는게 짜증나기는 하지.-
"거기다가 직격으로 날아가는게 아냐. 폭발의 영향이 끼치게끔 일부러 거리를 벌려가면서 쏘는거다. 아마 상대방쪽은 꽤나 열좀 받을걸?"
-흠. 열좀 받는다 인가……. 이걸로 요괴들이 죽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군.-
"겨우 이정도로 뒈져버릴 새끼들이라면 애초에 우리가 둘 다 나설 필요성도 없지. 안그래?"
공대지 미사일 수백발을 날려보내면서 '겨우 이정도' 라고 말하는 진우와 거기에 동조하는 그랜드 아크.
"페리샤, 팝콘이랑 콜라좀."
-나도…아, 여긴 내 전용기였지. 하지만! 네녀석이라면 뭔가 보여줄거라 생각해서 미리 팝콘과 콜라를 챙겨왔다!-
"오올~ 너란 새끼는 진짜 생긴거랑 달리 센스가 넘치다니깐?"
-그런 소리좀 많이 듣지! 흐하하하!-
"……."
실은 원래 한 사람이였던 존재가 진우, 그랜드 아크라는 존재로 나뉘어졌다! 혹은 알고보니 두 사람 모두 배다른 형제였다!! 라는 충격적인 막장 반전이 일어나도, 페리샤는 그 반전을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이 차이를 완벽하게 무시하고, 마치 어릴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처럼 지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페리샤처럼 머리가 영특하지 않아도, 그녀와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어쨌든, 요괴들의 본거지를 향해서 순차적으로 날아가는 공대지 미사일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인공위성과 지하드의 시스템을 연동하여 RTS식 시점으로 실시간 영상이 함교의 메인 모니터로 나타나 있었고, 그랜드 아크는 화상 통신으로 그 모습을 구경하면서 팝콘을 씹기 시작하였다.
-아, 그런데 보전깨가 무슨 말이지? 나는 태어나서 처음듣는 단언데?-
"보면 꽤 재밌는거. 내가 저 요괴년을 깔아뭉갠 후에 신세계를 보여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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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
제트 엔진에서 엄청난 소음이 울려퍼지며 쏘아져 나간다.
약간의 거리 차이가 있는 십여발의 공대지 미사일.
그 뒤로 몇백미터 밖에서 위와 똑같은 십여발의 공대지 미사일들이 따라가고 있었다.
목표는 삼태극에서 저지른 화재가 가장 빨리 소화된 곳을 중심점으로 삼아, 산개하듯이 미사일들을 발사하였다.
이 중에서 아예 요괴들의 본거지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하는 미사일이 있을테고, 본거지 근처로 떨어지는 미사일도 있을 것이다.
"인간들의 공격이다! 막아야 해!"
"지상에 떨어지기 전에 잡아야 한다!"
미사일의 존재를 알고 있는 몇몇 요괴들이 난리법석을 떨어대며, 미사일들이 터지기 전에 제압해야 한다고 소리를 치기 시작하였다.
수준 낮은 요괴들이 제대로 맞으면 목숨이 위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보금자리의 환경을 지탱해주는 숲이 없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터전을 버려야만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공중을 날 수 있는 신통력을 지닌 요괴들이나 날개를 지닌 요괴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하였고, 각자 가진 능력으로 숲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영격하고자 쏘아져 나왔다.
역사에 기록된 여러 요괴들이, 국적과 상관없이 모여 있는 모습은 인간들에게 공포감을 안겨다줄 것이다.
화아악!
콰르르륵!
염동력자처럼 무형의 기운으로 미사일을 꼬꾸라뜨리는 요괴, 입으로 불로 이루어진 구체를 발사하여 요격하는 요괴, 몸의 일부분을 쏘아 보내는 요괴, 날개를 크게 날개짓하며 미사일들의 속도를 늦추는 요괴등등, 온갖 종류의 요괴들이 힘을 합치자 선발로 날아온 미사일들은 그대로 꼬꾸라지면서 폭발하였다.
이대로라면 삼태극에서 수백발을 쏘든, 수천발을 쏘든 결과는 똑같겠지만, 진우도 무식하게 미사일만 발사해놓는 그런 머저리가 아니였다.
"빌어먹을 인간놈들! 이번 기회에 우리들의 힘을 똑똑히 보여주마!"
그냥 강자 밑에서 안전하게 지내고자 하는 요괴들도 있었지만, 반수 이상의 요괴들은 인간들에 의해 보금자리를 빼앗겨서 하는 수 없이 도망치듯 도피해온 이들이 많았기에, 기왕 모습을 나선김에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고자 기세등등하게 외쳤지만,
쒜에에엑--!
스컥!
"…켁……?"
선두에 서서 파초선같은 부채를 흔들며, 새 머리와 새의 날개를 지닌 요괴는 하늘에서 급강하하면서 떨어져 내린 무언가에 의해 베여져버렸고, 외마디 비명과 함께 몸이 반으로 잘려나갔다.
"저…저건 뭐냐!?"
"어떻게 저런 기계 덩어리가!?"
요괴들은 선두에 서던 요괴를 베어낸 적의 정체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거대화된 인간의 상체에다가 SF적인 기계 갑옷을 더덕더덕 붙여놓고, 하체에는 쓸대없이 무거워보이는 직사각형의 추가 달려있는 모습은 요괴들의 상식을 가볍게 깨부수는 존재였으니까.
아니, 그 이전에 양 팔에 달려있는 거대한 칼날에는 기이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오른쪽에는 화염이 이글거리고, 왼쪽에는 차가운 냉기가 표면을 이루어서 하얀 김을 모락모락 피어 올리고 있다.
요괴들의 미사일 요격을 저지하고자 진우가 보낸 호위, 불가사리는 남궁 신에 의해 각각 화염과 냉기의 속성 부여 인챈트 받은 초진동 블레이드를 휘두르면서, 부스터를 발진하였다.
스컥! 사칵!
상식외 존재가 공격해오자 잠깐 당황하면서 어어 하는 사이에, 알몸에다가 조류의 발과 두 팔이 날개가 달린 요괴 두마리가 단숨에 베여져 나갔다.
"공격해라!"
"인간들의 무기다! 공격해!"
동료들의 죽음에 분개한 요괴들은 불가사리를 향해 집중적으로 공격하였지만, 불가사리는 그동안 쌓아온 모든 전투 데이터를 활용하여 모든 부스터를 급발진하여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푸화아악--!
그리고선 직사각형 하체의 정면부의 장갑이 슬라이더 형식으로 열리자, 그 안에 있던 소형 다연장 미사일들이 하얀 꼬리를 뿜어대면서 급강하하며 폭격을 시작하였다.
당연히 요괴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폭격해 내려오는 미사일들을 요격하였지만, 그들은 곧 그 행동을 후회하였다.
퍼퍼펑! 촤아악!
미사일들은 짧은 폭발음을 토해내면서, 탄두 안에 화약 대신 들어가 있던 수수께끼의 녹색 액체를 사방으로 퍼트려나갔고, 그 액체에 닿게 된 요괴들은 닿은 부분이 녹아내려갔다.
"끼에에엑!?"
"캬아악!!"
일반적인 산성액이 아니다.
연금술와 사령술을 이용한 독액으로, 살아있는 자들의 피부를 강산으로 녹아내리게 만드는, 남궁 신과 도윤의 합작품이였다.(물론, 도윤은 옆에서 마력만 빌려줬을 뿐이다)
요괴들의 피부를 녹일 정도라면, 평범한 인간은 무협지에서 자주 인용되는 '한 줌의 혈수' 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독액.
쒜에에엑--!!
요괴들이 독액에 의해 괴로워하자 지금이야말로 공격하기 딱 좋은 타이밍을 계산한 불가사리는, 그대로 급강하 하면서 독액에 괴로워하는 요괴들의 몸을 화염과 냉기의 인챈트를 받은 초진동 블레이드로 썰어나갔다.
""""키야아악!""""
개 중에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반격을 가하는 요괴도 있었는데, 한국의 설화에 나오는 지하국대적地下國大敵이라는 머리 아홉 달린 근육질 인간 형태의 괴물은 비행과 관련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러개의 머리들이 고통과 기합성이 섞인 비명을 내지르며 거대한 도끼로 불가사리의 상체를 쪼갤 기세로 휘둘렀다.
카각!
하지만, 불가사리는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도끼를 냉기 인챈트된 초진동 블레이드로 가볍게 썰어버리고, 상체를 한바퀴 빙글 돌면서 아홉개의 머리가 달려있는 목 부분을 남은 블레이드로 가볍게 잘라냈다.
불가사리는 당연히 모르고 있겠지만, 지하국대적이라는 요괴는 아무리 잘라내도 금방 재생할 수 있는 요괴로, 오로지 불에 의한 공격으로 재생을 할 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휘둘렀던 순서가 반대였다면 반격을 당할뻔한 상황이였지만, 분명한것은 나름대로의 운이 따라줬다는 뜻이다.
지하국대적은 목이 잘려나가며 오우거와 같은 근육질의 몸체가 힘없이 쓰러져 추락하였고, 불가사리가 팔이 휘둘러질때마다 한 두 마리의 요괴들이 약먹은 벌레처럼 뒤따라 추락하였다.
그동안 지하드를 지키느라 나서질 못했던 불가사리는, 한 때 중동계 테러리스트에겐 말락 알 마우트(죽음의 천사)라는 찬사를, 미국군에겐 스펙터라는 공포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시절의 위용을 되찾아 가면서 수많은 요괴들을 향해 인챈트 된 초진동 블레이드를 휘둘러갔다.
============================ 작품 후기 ============================
젠장...꼭 추석 전에는 야근이 많아지더라...씨부랄 씨부랄 씨부랄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라면 19일, 그러니까 이번주 토욜에 동생이 휴가를 나옵니다! 5박 6일!
이런 말하기 좀 쑥스럽지만 저랑 동생은 참 우애가 좋아요.
저는 솔직히 까놓고 변태적인 취향에다가 성질이 좋지 않지만, 동생놈은 성격도 좋고 인망도 좋고, 진짜 성격이 씹망인 개쓰레기만 아니면 평범한 학생부터 일진들까지 고루고루 친구 먹고 다니는 놈입니다.
군대에서도 약간씩 갈굼먹기도 하지만, 워낙 체신을 잘해놔서 선임 걱정보단 후임 걱정이 더 심하더군요.
어쨌든간에 저와 제 동생은 가치관도, 취향도, 다 다르지만 우애가 좋아서 동생놈의 휴가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해두자면 같이 노느라 19일 이후로 5박 6일동안 연재가 좀 많이 뜸해질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