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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엄청난 유동 인구를 자랑하고 있어야 할 베이징 국제 공항.
하지만, 지금은 삼태극의 공격으로 인하여 관제탑도, 공항 건물도, 활주로를 제외한 모든 것이 파괴되어 버린 폐허에 불과했다.
기이이잉---
그 때, 유일하게 정상적인 활주로를 향해 소형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였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자살 특공대라고 생각할 것이다.
활주로 근처에는 삼태극의 전함인 지하드가 착륙한 상태였고, 수많은 로봇 병기들이 지하드를 애워싼 상태였으니까.
착륙의 여파로 약간 덜컹거리던 여객기는 천천히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였고, 이내 완전히 멈추게 되자 계단이 펼쳐지면서 입구가 열리게 되었다.
안에서 나온 것은 단 두 명의 남성.
한 명은 금발의 머리를 사자 갈기처럼 야성적이게 넘긴 40~50대의 무투파 남성과, 잿빛 머리카락을 약간 음산하게 내린 호리호리한 체구의 남성이였다.
그들이 모습을 나타내자, 지하드에서도 네 명의 남녀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미 서로 알거 다 아는 사이이기에 가면을 쓰지 않고 나온 진우와 이실리아가 나란히 걸어나가고, 그 뒤를 이순신의 쌍용검을 검집과 함께 허리에 매단채 호위하는 남궁 신과 페리샤가 호위를 하듯이 뒤따라가고 있었다.
세계 정복을(한쪽은 정복이 아니라 군림이지만) 노리는 월드 클래스급 악당들의 만남.
절대 양립할 수 없을것 같은 두 남자는 서서히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거의 뜀박질에 가까운 스피드로 달려가면서 몸을 크게 틀어 주먹을 내질렀다.
투콰아아앙--!!
주먹과 주먹의 부딪힘.
그 충격파로 인해 두 남자가 서있는 장소는 가뭄의 논밭처럼 쩍쩍 갈라졌고, 주변의 먼지들과 작은 돌맹이들은 크게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랜드 아크와 함께 온 잿빛 머리의 음산한 남성은 살짝 몸을 돌리며, 삼태극쪽은 남궁 신이 나서서 실드를 펼쳐 주모님들께 가해지는 충격파와 먼지를 막아냈다.
양립할 수 없는 두 악당의 혈투가 그려지는가 싶지만, 한차례의 주먹질을 날린 그들은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역시 11등급이 맞구만!"
"어우 새끼. 11등급이 되더니만 얼굴색 존나 밝아졌네."
한 쪽은 40~50대의 중년 남성, 한 쪽은 20대 후반의 남성.
확연한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남자들은 친한 친구처럼 서로의 주먹을 톡 두드리면서 어깨를 치며 어딘가의 랩퍼들마냥 친분을 과시하였다.
"어이쿠, 이거 제수씨까지 같이 있으셨구만. 결혼식 장면은 잘 봤소이다."
"흠흠!"
그랜드 아크는 진우와 함께 마중나온 이실리아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였지만, 그녀는 불편한 기색으로 기침을 터트리며 분위기가 급속도로 망가지는 것을 막아냈다.
물론, 그녀의 불편한 헛기침은 남편을 죽인 원수를 향해 보내는 경고가 아니라, 부끄러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해치는 눈치 없는 자를 향한 경고였다.
"간만에 뵙는군요, 그랜드 아크."
이실리아와 그랜드 아크는 구면이다.
그도 그럴것이, 전 남편이 아크로스에게 복수심에 미치는 그녀를 막고자 그랜드 아크가 직접 나서야 한 경우도 몇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보는 눈빛에서 증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로 전 남편에 대한건 모두 잊은건가? 대체 어떻게?'
시점을 툭하면 억하니 죽어 나가는 불안불안한 한국과 요괴쪽으로만 집중하고 있어서 그렇지, 세계는 이실리아가 어째서 치우같은 악당의 아내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에 관련된 가설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지금까진 딸을 찾으러 한국에 갔다는 영국 정부의 증언, 그리고 그랜드 아크가 한국에서 날뛰는 사건이 겹쳐지면서, 사람들은 그랜드 아크가 이실리아를 죽이거나 납치하였다는 가설이 거의 진실로 굳어져가고 있었기에, 갑작스래 나타난 이실리아와 치우의 결혼식은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치우에게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 있다, 혹은 그런 능력을 지닌 부하나 시설이 있다, 똑같이 행방불명 상태였던 딸이 치우에게 붙잡힌 상태이기에 협박받아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였다, 등등 수많은 가설들이 현재 진행형으로 나타나거나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게, 치우가 이실리아의 딸인 노아를 납치, 딸 사랑이 지극정성한 이실리아는 딸의 목숨을 살리고자 어쩔 수 없이 가랑이를 벌렸다는게 확정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랜드 아크가 본 이실리아는 이런 가설들을 모두 부정하고 있었다.
자신을 보는 눈빛에서는 '미래의 적이 될 사람' 을 보는 적대적인 눈빛을 하고 있지, 자신의 남편을 죽인 증오스러운 적을 바라보는 살기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인드 컨트롤? 아니, 하지만 눈빛이 너무 총명한데.'
일반적으로 마인드 컨트롤에 당하게 된 사람들은 눈빛들이 약간 탁하게 변한다.
즉, 반쯤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실리아의 눈빛은 조금도 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힐끗 거리며 진우를 쳐다볼때마다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오랫동안 멀뚱히 있으면 이상하게 볼 것이라 생각한 그랜드 아크는 자연스래 대답하였다.
"정말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군. 그쪽과 내가 설마 이런 분위기에서 대면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후훗. 저도 그 부분은 동감이군요."
서로 만나면 눈에 핏발을 세우며 싸워야 할 원수들이 화기애애하게 모여있으니, 그랜드 아크와 이실리아의 대화도 이해할 수 없는것도 아니였다.
"음, 그런데 못보던 얼굴이 한 명 있는데?"
"그쪽도 마찬가지구만. 하긴, 내가 아크로스 조직원이나 간부에 대해 아는것도 아니지만."
그랜드 아크는 남궁 신을 가리키며, 진우는 잿빛 머리카락의 음산한 남자를 가리키며 서로 소개를 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그랜드 아크였다.
그는 마치 '부럽지?' 라는 듯한 눈빛과 목소리로 자신을 따라온 호위병을 소개하기 시작하였다.
"이쪽은 잭 매터. 편하게 잭이라고 부르면 된다. 한 때는 나에게 죽음의 위기를 겪게 했었던 강적이였지."
"호오."
그랜드 아크에게 죽음의 위기를 느끼게 만들어준 강적이라?
진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잭의 모습을 확인하였고, 그랜드 아크는 사족을 붙였다.
"그리고 지금도 방심하면 내가 죽을 수 있고. 능력의 차이 문제가 아니라 상성의 문제랄까?"
"헤에? 그정도란 말이지?"
그랜드 아크가 이정도로 칭찬을 할 정도라면 꽤나 한가닥 할 듯 싶다.
'상성의 문제라. 그렇다면 신체 강화자에게 유난히 강한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거군.'
아마 그랜드 아크의 소개에는, 자신에게 이러한 능력자가 있다며 자랑 반, 경고 반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풀이하자면, 나에게 이런 능력자가 있으니 너도 나를 적대하면 꽤나 골치아플 것이라는 경고랄까.
어쨌든, 잭 매터라는 남자는 고개를 꾸벅이면서 인사를 하였고, 진우는 그의 인사를 받아주면서 남궁 신의 소개를 하고자 입을 열었다.
물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사족을 먼저 붙였지만.
"이거참 우연이네."
"음?"
그랜드 아크는 우연이라는 말에 눈썹을 꿈틀거렸고, 진우는 그런 그의 표정을 즐기듯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쪽은 남궁 신. 이 지구에서 최강의 인간이랄까?"
"…뭣?"
순간, 그랜드 아크는 자신의 귀를 처음으로 의심하였다.
신체 강화자가 된 이후, 단 한번도 잘 못 들은적이 없었던 귀의 건강을 우려할 정도의 충격적인 발언.
"그리고 너와 내가 손을 잡아도 살짝만 삐끗하면 한꺼번에 몰살당할 정도의 능력자지."
"……."
지금까지 그는 진우와 대화를 할 때, 단 한번도 그의 발언을 의심한적이 없었다.
물론, 놀라운 일이 생길땐 다시 한번 되묻는 경우는 있었으나, 그건 뇌가 순간적으로 정보의 습득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생긴 일이였다.
하지만, 여기서 그는 처음으로 진우의 대사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구 역사상 11등급의 힘에 올라선 이는 자신과 진우 뿐이며, 그 힘은 그야말로 자연재해나 마찬가지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자연재해 두 명이 힘을 합쳐서 싸우는데도 한 명을 이기지 못한다고?
"대화를 나누는중에 죄송합니다만,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잭 매터, 잭이라고 불리우는 남자도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는지,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의심 가득한 목소리로 반론을 하였다.
"두 분은 11등급의 신체 강화자. 정말 힘을 합친다면 자칫했다간 지구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정도의 재해가 일어납니다.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한 남자가 그런 능력을 지녔다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톤이 가라앉고, 묵직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하지만, 그 너머에 느껴지는 강렬한 의구심은 그랜드 아크에게도 동감을 얻어내고 있었다.
"뭐, 의심을 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지. 그래서 이번 요괴 토벌에 이 녀석도 동참한다. 입아프게 말로 해명하는 것보단 행동으로 보이는게 낫겠지?"
"크음……."
그랜드 아크는 처음으로 신음성을 흘렸다.
정말로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쉽사리 판단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 함께 싸우고자 참전을 한다고 하니,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을 여기서 믿지 못하겠다 라고 말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자자, 손님이 왔는데 밖에만 머물게 할 순 없지. 일단 들어오라고."
모든 이들이 해부하고 싶어하는 삼태극의 전함, 지하드로 그랜드 아크를 초대한 진우는, 마치 친한 친구를 자기 집에 초대하는 것 마냥 가볍게 대하고 있었다.
'…정말로 그랜드 아크님 같은 성격이군.'
잭은 아무렇지 않게 지하드로 초대하는 진우의 모습에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만약, 자신이 저쪽의 입장이였다면, 저토록 쉽게 특급 기밀에 속하는 지하드의 안으로 초대할 수 있었을까?
갑자기 딴 마음이 들어서 전함을 파괴하고 다닐 수 있을 수 있고, 파괴 공작을 가할 수 있을텐데?
세계를 상대로 싸워도 뒤지지 않는 원동력이자 무기를 잃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쉽게 제압할 수 없는 호적수를 초대하는게 가능할까?
무리다.
아무리 뛰어난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도, 아무리 완벽한 함정을 만들어놔도, 저렇게 손쉽게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은 왠만한 배짱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드디어 지하드의 내부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인가! 크으으~~! SF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우주선의 내부를 볼 수 있다니! 불타오르는구만!"
"너도 알고 있구나! 우주 전함이야말로 진정한 남자의 로망이지! 여기서 불타오르지 않으면 남자도 아니다!! 좋아! 지하드의 핵심 시스템까지 모두 소개해주지!"
"역시! 네 녀석이라면 그정도 화통함은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
"……."
"……."
"……."
안에 어떤 함정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너무나 간단하게 수락하는 그랜드 아크의 모습에, 잭, 페리샤, 이실리아, 남궁 신은 서로의 눈빛을 교차하더니, 뭔가 교감을 느끼듯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이 많습니다.'
'고생이 많네요.'
'고생하는군요.'
'고생좀 하시겠습니다.'
세계를 주름잡는 월드 클래스 급의 악당이라곤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모습.
일반적인 악의 보스들이였다면, 서로 치열하게 '왜 나를 특급 기밀에 속하는 지하드 안으로 끌여들이려는거지? 함정인가?' 라는 식의 신경전을 벌여도 무방하건만, 그딴건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 어깨동무하며 하교한 고등학생들 마냥 시끌시끌 떠드는 두 남자의 뒷모습에 네 명의 남녀는 서로가 많이 고생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악당들의 회담이라기 보단, 그냥 친한 동호회 분위기가 나는 두 절대 악의 만남.
물론, 요괴들에게 온갖 도발을 다 해놨기 때문에, 제대로 질펀하게 놀려면 일단은 눈 앞의 일부터 처리하는게 우선임을 모를 정도로 바보들은 아니였기에, 여독을 풀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하루 정도만 쉬기로 결정하였다.
============================ 작품 후기 ============================
발기하면 오줌이 안나온다는 댓글이 많길래 제가 직접 실험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 실험 내용 >>>>>
동생놈이 온 9월 19일 토요일 아침.
아침에서 일어나자마자 아침의 상징인 발딱 솟아오른 기둥을 부여잡고선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들어 소변을 누기 시작.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약간 쪼그라져서 1차 실험은 실패.
2차는 일부러 손빨래로 발기시킨 후에 다시 소변을 화장실로 달려감. 발기를 유지하고자 손빨래를 계속 하는게 관건.
2차 실험을 위해 물을 엄청 많이 마셔뒀는데, 소변이 엄청 마려워서 그런건지 소변 발사까지 3~4초, 생각외로 오래 걸리지 않았음. 대신에 줄기가 강하지 않음. 거기다가 소변을 누면서 약간 작아지는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인듯.
하지만 '그냥 발기가 아니라 발기한채 삽입후 소변을 눈거잖아' 라는 반박이 있을것 같아서 평소 사용하던 자위용 기구(고급 실리콘을 사용한 살색의 그것)에다가 삽입한 후, 전체가 살짝 압박되게끔 적당히 힘을 가함.
2차보다 더 오래 걸리긴 했지만(약 10초) 일단 조금씩이나마 나오긴 나옴. 그런데 비관통형 자위용 기구 안에다가 소변을 눈거라서 씻느라 고생함.
3차의 실험을 걸친 결과, 존나 힘 쓰고 끈기만 있으면 소변을 눌 수 있다는 것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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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실험 결과 끝에 발기후 소변을 눌 수 있다는것을 증명했습니다! 비록 공개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공개하라고 하면 빠따들고 찾아간다 ㅡㅡ), 어쨌든간에 저에게 있어서 발기후 소변은 불가능한게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으니 더이상 발기후 소변을 눌 수 없다는 댓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예? 실제 여자의 조임이 어떤줄 알고 실험했냐고요?
그럼 님이 반박 실험을 해보시던가.(콧구멍을 후비적 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