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23화 (623/923)

0623 / 0923 ----------------------------------------------

10장

위장용 군복을 입은 3 명의 군인이 숲속을 해집고 다니며 적당히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신체 강화자로, 마음만 먹으면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지만 주변을 경계하기 위해서 이러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였다.

"이제 슬슬 목표 지점까지 다 와갑니다."

거친 갈색 머리의 스포츠형 군인이 입을 열자, 옛날 영화에 나오는 액션 주인공들 마냥 각진 사각턱을 가진 군인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럼 지금부터 각 포인트로 이동을 개시한다. 3분마다 정기 보고를 하고, 하지 않는다면 삼태극에 의해 당한 것으로 간주한다."

"예."

"예."

이들은 미국에서 보낸 특수 부대원으로, 미국쪽에서는 대요괴가 날려보낸 거대한 힘으로 인해 생겨난 지구의 상처를 삼태극의 신병기라고 오인, 이들을 통해 정보를 캐오도록 한 것이다.

미국쪽에서는 대체 무슨 무기이길래 천km가 넘는 거대한 흔적을 남겼는지 의아해하였고, 거기다가 인공위성의 확인 결과론 흔적이 끊긴 지점(미국쪽에서는 지하드에서 발사한 것이라 보고 있었다)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삼태극의 신병기의 정체, 그 끝에 있는 마을의 정체, 이 모든것이 미국쪽에 경계심과 의아함을 느끼게 만들었고, 무슨 상황이 일어나는지 정밀한 검사를 위해 자원자를 뽑아 스텔스 수송기로 투하되었다.

미국에서는 초인등록법안의 문제로 시끌시끌 하지만, 그렇다고 삼태극에 대한 경계를 조금도 늦출 수 없는 입장인지라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얻는게 중요했다.

그냥 인공위성으로 알아보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그랬다면 스파이, 정찰병이라는 단어는 진작에 사라졌어야 했을 것이다.

'만약, 저 무기가 미국 본토에서 발사된다면…….'

대체 무슨 무기일지 상상조차 가지 않지만, 분명한 사실은 명확하게 어떤 강한 힘이 발사된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수 부대원의 대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 발사 끝에 있는 정체불명의 마을을 정찰하라는 지시를 이행하고자 넓게 분산하여 마을의 정체를 캐려던 순간,

두드드드---

"음!?"

"동물때가 옵니다!"

"나무 위로 올라간다! 서둘러!"

저 멀리서 엄청난 숫자의 동물들이 숲을 돌파하며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째서 동물들이 이 상황에서 단체 이동하는건지 몰라도, 괜히 저기에 섞였다가 소란이라도 일어나면 문제가 생긴다고 판단한 특수 부대원 대장은 나무 기둥을 방패삼도록 지시하였다.

"우끼! 끼이이!"

나무 위에서는 야생 원숭이들이 우끼우끼 거리며 소란스럽게 이동하고, 지상에서는 초식동물, 육식동물 가리지 않고 한데 뒤섞여서 도망치고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화재라도 일어난건가?'

대형 화제에 준하는 재해가 일어나지 않는한, 동물들의 대이동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육식, 초식 동물들이 모두 뒤섞여서 도망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동물 무리가 모두 사라지게 되자 동물들의 도주로 상처입은 나무 기둥에서 내려온 부대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동물들이 무슨 이유로 저러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화재가 일어난다면 진작에 눈에 띄여야 할텐데 말입니다."

연한 주황색빛의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깍은 특수 부대원은 자신이 가진 여러 기기들을 점검하면서 의아함을 나타냈다.

그의 말대로, 이만한 숫자의 동물들이 도망갈 정도의 재해가 일어났다면 당연히 이들또한 그 재해를 느껴야만 하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콰르르르!

"!!"

그 때,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땅이 무너지는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언덕같은 곳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목표지 근처는 대부분 숲과 평야 뿐이다.

언덕이 있긴 하지만 한 눈에 모두 볼 수 있을 정도의 높이는 아니기에, 특수 부대의 대장은 빠르게 머리를 굴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전원 산개 이동하여 소리의 근원지로 향한다."

"예? 하지만 임무는……."

"목표지점에서 흩어져서 각 포인트에서 탐색하는게 우리의 임무이긴 하지만, 지금은 이 소리의 근원부터 확인해야 한다."

전략과 전술은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다.

일단 모든 내용을 정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움직임에 따라 거기에 상응하는 내용으로 바뀌어야만 하고, 상황과 지형이 변함에 따라 거기에 맞춰 움직여야만 하는게 전략과 전술이라는 생물이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는게 분명하다. 여기선 섣불리 흩어지기 보단 상황부터 알아본 다음에 흩어질지, 뭉칠지 결정해야 해.'

그냥 소음만 일어났다면 그냥 원래 작전대로 각 포인트를 향해 따로따로 이동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방금전에 모든 동물들이 도망치듯이 이동하는 것과 지금의 소음은 절대 무관계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그는, 이 소음의 정체를 알아보지 않고 섣불리 흩어진다면 위험하다고 직감하였다.

다른 두 명은 명령권이 그에게 있었고, 모든 동물들이 도망치던 모습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였기에 순순히 명령대로 따라 같이 이동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소리의 근원지와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대장은 수화를 통해 광학미채 장치를 기동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냥 투명화 능력이 있는 이능력자를 보내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길법도 하지만, 삼태극의 경계 시스템(괴수를 이용한 초감각)은 쉽게 뚫을 수 있는게 아닌지라 신체 강화자를 통해 생존력을 극대화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한, 매그너스가 미 정부와 손을 잡으면서 헬게이트의 장치를 분석하여, 전보다 광학미채 장치가 업그레이드 된 것도 신체 강화자를 뽑은 또 하나의 이유였다.

파치치치--

작은 스파크 소리와 함께 몸이 투명하게 변한 그들은 계속해서 이동을 개시, 어느정도 이동하자 숲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쾅! 쾅! 쿠가가각!

무거운 물체끼리 충돌하는 소음, 땅이 파해쳐지는 소음 또한 더더욱 커져갔고, 숲의 출구까지 도달한 그들은 소음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크와아앙!"

"키이이이!"

전차만한 덩치의 거미 괴수와, 그보다 한치수 더 거대하며 얼굴이 호랑이인 거미 괴수가 괴성을 내지르며 서로를 향해 공격을 퍼붓는 모습이 가장 먼저 그들의 눈에 띄였고, 그 너머에는 높은 탑을 깨부수고자 거대한 무기를 휘두르는 두 명의 남자가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왔다.

'무…무슨 일이지……? 이건 대체……!?'

괴수들간의 싸움, 탑을 부수려는 두 명의 인간, 그리고 여러 아시아계 문화가 복잡하게 섞여있는 도시에 가까운 마을.

마지막으로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만, 저 멀리서 네발 짐승이 거대한 사마귀같이 생긴 괴수와 싸우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였다.

앞뒤 사정을 모르는 그들이 보기엔 그야말로 혼돈과 카오스 상태인 셈이다.

'게다가 저건…그랜드 아크가 아닌가……!?'

눈에 집중하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랜드 아크가 탑을 향해 분쇄기를 휘두르는게 확인되었다.

'어째서 그랜드 아크가 여기에……? 아니, 그보다 그랜드 아크가 저렇게 공격하는데 건물이 버틴다고!?'

그랜드 아크가 예상외의 장소에 발견되었다는 놀라움, 그리고 그 그랜드 아크가 분쇄기를 휘두르는데도 버티는 건물의 모습.

'나는…지금 환상을 보고 있는건가……?'

어느 순간부터 적의 함정에 걸려 환상을 보는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떠올랐지만, 환상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현실감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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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오오!"

규키는 호랑이의 포효성을 내지르며 광속같은 스피드로 앞다리를 휘두르며 리엘루스를 공격해들어갔고, 리엘루스는 뒤쪽으로 폴짝 점프하면서 규키의 공격을 회피하였다.

순간, 엄청난 속도로 내달린 규키는 순식간에 리엘루스의 배후를 점하였고, 리엘루스는 필사적으로 몸을 회전하면서 자신의 배를 향해 앞다리를 휘두르는 규키의 공격을 간신히 받아쳐냈다.

카가각! 우직!

서로의 앞다리가 부딪히면서 날카로운 물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부러지는 소리의 근원지는 리엘루스의 앞다리.

그 증거로 그녀의 앞다리가 가진 날카로운 날 부분이 여기저기 깨져 있었다.

퓩퓩!

순간, 규키의 앞다리를 부딪히면서 그 반동으로 살짝 날아가던 리엘루스가 몸을 C자로 구부리며, 거미줄을 쏘아보냈다.

덩어리진 거미줄은 포탄처럼 쏘아져 나갔고, 왠만한 금속 따윈 고철로 만들만한 강도와 속도를 자랑하였으나 규키는 자신의 앞다리로 그런 그녀의 반격을 간단히 토막냈다.

"크하하하하! 그렇게 도망만 쳐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것 같으냐!"

"키잇! 몸뚱아리만 무식하게 단단한 주제에!"

처음엔 자신과 막상막하의 힘을 보여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리엘루스는, 점차 시간이 강해질수록 강해지는 규키의 능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하였다.

힘은 막상막하.

하지만, 규키는 당랑왕처럼 도술을 쓰지 못하는 대신, 전투에 적합한 육체를 손에 넣게 되었다.

뛰어난 내구성은 기본이고, 속도도 리엘루스를 가볍게 상회한다.

거기다가,

찌직!

살점이 찢어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규키의 등 부분에서 2개의 송곳 형태의 다리가 추가로 튀어나와 위협적으로 휘둘러졌다.

"감히 이 몸에게 덤빈 죗값! 네 년의 몸통을 갈기갈기 찢는걸로 치루게 해주겠다!"

규키는 아수라처럼 등 뒤에서 추가로 2개의 팔이 튀어나오는 능력과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힘을 제외한 모든 전체적인 스펙이 뒤쳐지는 리엘루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불리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거미면서 전투에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것 자체가 사기라고!'

거미라는 동물은 원래 전투에 적합한 신체조건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단숨에 달려들어 일격필살 형식으로 독이 머금은 어금니로 깨물어서 먹잇감을 잡거나, 거미줄을 이용한 함정을 파는 것이 거미의 사냥법.

규키는 그런 거미의 일반적인 상식을 부정하면서 전투에 적합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덕분에 알아낸 사실도 있다.'

그래도 리엘루스는 계속된 공방전을 통해 여러 정보들을 알아냈다.

'다른 요괴들이랑 다르게 도술을 사용하지 못한다.'

당랑왕이 도술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면, 규키는 도술을 아예 못쓰는 대신에 신체적 능력이 강했다.

'나와는 다르게 입에서 거미줄을 내뿜는다. 하지만 적을 옭아매는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해.'

일반적으로 거미는 엉덩이 구멍을 통해 거미줄을 내뿜지만, 규키는 입에서 거미줄을 내뿜는다.

'그리고 독이 나보다 약해.'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규키에게 공격 일부를 허용했기에 몸통 여기저기에 찔리거나 잘려나간 흔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 상처를 통해 침투한 독이 자신의 몸을 중독시키지 못하였다.

지금까지 누구에게 독 공격을 받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독과 관련된 공격을 당해보니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수준이 낮은 독은 위해를 가할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군가가 가르켜준게 아니라, 세포에 각인된 정보라고 해야 할까?

'나를 속이기 위한 위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크흐흐흐! 입을 다문걸보니 이제야 이 몸을 향해 건방지게 입을 놀린게 후회가 되나 보군! 그래봤자 용서해주지 않는다!"

'저 모습을 보면 그런건 아니다.'

상대방의 전체적인 스펙은 자신보다 높다.

거미줄의 종류는 입에서 내뿜는다는 특이성을 빼면 한가지.

독의 위력은 자신보다 훨씬 아래.

'녀석은 전사로서의 실력이 출중하지만, 사냥꾼으로서의 실력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까지 생각한 리엘루스는, 자신이 규키를 쓰러뜨릴 답을 내놓게 되었다.

'녀석과 정면 승부를 하는건 위험해. 그렇다면…거미로서의 싸움으로 녀석을 쓰러뜨릴 수 밖에.'

그렇게 생각한 리엘루스는, 8개의 눈알이 보여주고 있는 모든 종합적인 정보를 뇌속에 입력, 규키를 쓰러뜨릴 함정과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응? 저건?'

그 때, 리엘루스의 왼쪽에서 첫번째의 눈이 숲 끝자락에서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체크하였다.

'얼핏보면 주변과 동화되어 있지만…자세히 보면 공기가 인간 형태로 굴절되어 있어. 혹시……?'

그녀는 인간들이 인공위성이라는 것을 통하여 멀리서도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학습하게 되었다.

대요괴가 공격한 흔적이 남아서 미국이 그 모습을 인공위성으로 봤다면?

'미국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우리쪽의 정보를 얻고자 온 스파이들! 좋아. 너희들을 최후의 함정으로 써먹어주지!'

미국이 아니라 다른 국가일 수 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리엘루스는 머리를 굴리면서 규키, 그리고 스파이들까지 한꺼번에 엮어낼 계획을 세워나갔다.

============================ 작품 후기 ============================

요즘엔 너무 심심하고 무료해서 뭘하든 흥이 안나요...

원래 사람은 한가지 취미를 가져서 그것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스트레스를 풀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데...저같은 경우엔 게임이죠.

그런데 그 게임에서 할만한 놈이 없으니까 그냥 다 무료해지기 시작함...

뭔가 자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차암 좋을것 같은데...

...왜 여러분들에게서 잠재적 범죄자를 보는듯한 눈빛이 되어가는게 느껴지는지 모르겠군요.

저는 어디까지나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모범 시민입니다. 엣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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