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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눈알을 뒤룩뒤룩 굴리는 꼴을 보아하니 네 년도 슬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느끼고 있구나!"
규키는 자신의 감각으로 리엘루스가 주변을 탐색하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선 대놓고 비웃어 보였다.
"키잇……."
그녀는 기세가 밀린듯이 몸을 움츠렸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며 도망가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였다.
"어딜!"
콰앙!
힘있게 밟으며 작은 크레이터를 여러개 만든 규키는 잔상을 일으킬 정도의 속도로 달려나가 거대한 앞다리를 휘둘렀다.
리엘루스는 황급히 뒤쪽으로 점프하면서 회피, 그와 동시에 투명한 거미줄을 자리에 뿌리며 도주하였다.
"캬오오오!"
호랑이 특유의 공격적인 포효를 내지르며 휘두르는 앞다리.
파각! 쿠드득!
특수한 기운이라도 있는건지, 아니면 소닉붐 같은 것인지 몰라도 앞다리가 휘둘러질때마다 땅이 마구잡이로 파해쳐졌다.
자신보다 월등히 압도적인 스피드에서 가해지는 충돌, 그리고 그 충돌을 무마시키는 내구도를 가진 규키에게 정면 승부는 리엘루스에게 너무나 불리하였다.
"키이!"
리엘루스는 정면승부를 피하고 싶다는 듯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풍기면서, 앞다리로 적당한 크기의 바위를 찍어서 규키에게 날려보냈다.
콰앙!
하지만, 규키는 그런 리엘루스의 견제성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며 간단히 무시하였고, 리엘루스는 그런 요괴의 모습에 기가 질렸다는 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흐하하하하! 어딜 도망가느냐! 방금전처럼 건방지게 입을 또 놀려보거라!"
무협지에서 나올법한 대사를 내뱉는 규키는 호탕하게 웃어보이며 리엘루스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두 괴수들의 술래잡기가 계속되었다.
문제는, 리엘루스가 발견한 특수 부대원들이였다.
그들은 지금부터 이 곳에서 펼쳐지는 환상같은 싸움을 영상으로 녹화해야만 하는게 임무이기에, 필요 이상으로 멀리 떨어질 수 없었다.
리엘루스는 그들과 적당히 거리가 있는 숲쪽으로 도주하였고, 특수 부대원들은 일단 괴물들간의 싸움에서 벗어나고자 하였으나 그녀는 교묘하게도 특수 부대원들의 퇴로쪽으로 이동하여 그들이 옴짝달싹도 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아차하는 순간에 저 싸움판에 끼어들게 된다면 자신들은 그야말로 죽은 목숨일테니까.
어어 하는 순간에 괴수들이 살기가 온 몸을 뒤덮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까지 허용해버린 특수 부대원들은, 자세를 낮추며 자신들의 기척을 줄이면서 기회를 엿봐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시작하였다.
물론, 그들이 어느 곳으로 도망가려고 하면 리엘루스가 밀리는척, 도주하는척 하면서 그 자리를 막아섰지만.
그렇게 이리저리 도주하면서 규키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지 않고자 필사적인 노력 끝에, 자신만의 영토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리엘루스는 갑작스래 몸을 돌렸다.
"키이익!"
위협적으로 울음성을 내질렀으나, 규키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녀의 위협을 받아들였다.
"이제야 네 년도 포기한거냐? 걱정마라, 이 몸이 자비를 베풀어 고통없이 처리해주마!"
겉모습만 거미였던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가소롭다고 생각한건지, 이미 다른 거미의 영토에 있으면서도 호기롭게 외친 규키는 리엘루스의 목숨을 이미 자신 손바닥 안에 있는것마냥 거만하게 굴었다.
'크크크! 감히 이 몸에게 건방지게 굴었겠다? 아주 오늘 제대로 멱을 잡아주지!'
말과 속이 다른 그는 그녀가 멈춘것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깨 부위에 튀어나온 2개의 날카로운 다리와 앞다리가 위협적으로 휘두르면서, 마치 다잡은 사냥감을 어떻게 회를 뜰까 라는 승자의 미소가 만연해 있다.
'…너무 제대로 걸렸는데……? 오히려 내 계획을 읽고 역으로 반격할 계획을 세운게 아닐까?'
리엘루스는 오히려 자신의 생각대로 되자, 자기 스스로가 되려 자신의 계획을 의심할 정도로 손쉽게 함정으로 들어온 적의 모습에 당황하였다.
지금까지 그녀가 상대해왔던 적들은 눈에 뻔히 보이는 함정은 당연히 피해다니기 때문에, 그들의 정보에 없는 수단을 통해 공격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필사적으로 연기한것도 있으나, 너무 손쉽게 의심도 하지 않고 여기까지 따라온 규키의 모습은 리엘루스에게 당혹감을 주기엔 충분하였다.
'진짜든 아니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계획은 이게 전부다.'
페리샤라면 더 치밀한 계획을 짜낼 수 있었겠지만, 리엘루스의 머리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
그래도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닌 리엘루스는, 규키의 의식이 완전히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것을 노리며 한 쪽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광학미채를 사용한채로 괴물들의 싸움에 휩쓸리지 않게끔 기척을 감추고 있던 특수 부대원들을 향해서.
"이때다! '그것' 을 사용해!"
"!?"
규키는 자신의 옆에 위치한 방향으로 목소리를 내지른 그녀의 모습에 당황하면서 시선을 돌렸다.
'인간의 기운?'
지금까지 리엘루스를 죽이기 위해 눈 앞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규키는 뒤늦게 인간의 냄새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모습을 감추고 있다!'
모습을 감춘채로 기척을 줄이고 있는 일단의 인간 무리들.
규키는 설마 자신이 함정에 빠질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듯이 깜짝 놀라면서 잠깐동안의 틈을 만들어냈고, 리엘루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쒜에엑!
리엘루스가 앞다리로 보이지 않는 거미줄 하나를 당기자, 그물 형태의 투명한 거미줄들이 바람을 갈라내는 소리와 함께 규키의 몸을 뒤덮었다.
"크윽!?"
보이지는 않지만, 몸의 자유를 얽아매는 거미줄의 무게와 끈기를 느낀 규키는 당황하면서도 자신의 몸에 걸린 거미줄을 때어내고자 발버둥치기 시작하였다.
"지금이야! 날려줄께!"
규키를 거미줄에 뒤집어 씌우는데 성공한 리엘루스는, 갑작스런 상황에 깜짝 놀라 당황하고 있는 특수 부대원들을 향해 거미줄을 쏘아보냈다.
텁!
"큭!?"
갑작스럽게 날아온 거미줄에 몸이 붙잡힌 특수 부대원들은 당혹스런 신음성을 내질렀으나, 리엘루스는 너무나 당연하게 그들을 규키쪽으로 날려보냈다.
"캬아아아아!"
거미줄에 뒤덮혀서 움직임이 둔해진 규키는, 투명화된 상태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인간을 향해 앞다리를 크게 휘둘렀다.
자신을 여기까지 끌어들이고,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기척을 제대로 숨기고 있던 인간들의 모습에, 리엘루스가 말한 '그것' 이 뭔지 몰라도 분명히 위협적인 것이라 판단한 그는 최우선 요격 대상을 인간들쪽으로 바꾼 것이다.
특수 부대원들은 대체 이게 뭔 상황이냐고 따져 물고 싶었지만, 지금은 자신들을 향해 휘둘러지는 규키의 날카로운 앞다리를 막아야만 하였다.
그들은 임무의 특성상 대형 무기는 지급받지 못했기에, 티타늄으로 코팅된 나이프로 규키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하였다.
콰드드득!
"크아악!"
"아악!"
하지만, 그것으론 규키의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하였다.
당연하게도 특수 부대원들은 규키의 앞다리에 의해 양분되었다.
'됐다! '그것' 이 뭔지 몰라도 이 인간들을 죽였으니……!'
푸칵!
자신을 공격할 '그것' 을 사용할 인간들을 죽였다는 생각에 위기에서 벗어났다며 긴장을 놓은 순간, 규키의 옆구리가 크게 찢겨져 나갔다.
"캬아아아아!!"
고통어린 포효성을 내지른 규키.
방어를 아예 도외시하며, 공격에만 모든 힘을 집중하여 규키의 몸에서 가장 연약해보이는 옆구리 부분을 향해 앞다리로 힘껏 찢어발긴 리엘루스의 일격이 성공한 것이다.
만약, 규키가 반격을 날렸다면 리엘루스도 꼼짝없이 당했겠지만, 규키는 전문적으로 기척을 숨기고 투명화된 인간들에게 신경을 쓰느라 반응속도가 늦어졌다.
"이…이…쓰레기…같은…것이……!"
규키는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고통에 괴로워하였으나, 리엘루스는 그 틈을 노리고 규키의 몸 위로 올라타며 어깨 부위에 난 두 개의 앞다리를 힘으로 찍어 누른채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리엘루스의 몸에서 한 눈에 봐도 '저건 생물체에게 해롭다' 라는 느낌이 드는 짙은 녹색의 연무가 흘러나왔다.
치이이익!!
"카아아악!?"
녹색의 연무, 아수라급 괴수가 되면서 리엘루스가 얻은 강렬한 산성독은 규키의 몸에 닿자마자 강렬한 부식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하였고, 옆구리의 상처에서는 살점 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리엘루스는 자신의 산성독이 규키의 껍질에 막힐것을 대비하여 옆구리의 상처를 길게 만들었으나, 지금의 반응을 보면 딱히 상처를 입히지 않아도 충분했던 것 같았다.
"놔! 놔라! 놓으란 말이다!!"
규키는 안간힘을 써가면서 자신의 몸을 옭아맨 거미줄과 짓누르고 있는 리엘루스를 때어내고자 하였으나, 그녀는 거미줄을 내뿜으며 규키의 몸과 다리를 조금이라도 더 단단하게 옭아매고 있었다.
치이이이----!!
"크아아아아!"
시간이 지날수록 겉표피는 녹아내리고, 온 몸이 불타오르는 고통을 느낀 규키가 발악을 하면서 벗어나려 하였다.
만약, 규키를 함정에 몰아넣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독을 사용했다면, 그녀의 능력을 알게 된 규키는 철저하게 아웃 복서처럼 필요 이상으로 접근하지 않고 상처를 조금씩 입혀나가는 전술을 사용하면서 함정에 대한 대비를 했을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리엘루스는 손도 발도 내밀지 못한채 시체가 되어 나동그라졌을 것이다.
끝까지 참고, 인내하고, 상대방의 정보를 모아가던 그녀의 정보전이 지금의 승패를 가른 것이리라.
"네 놈은 거미처럼 생겼지만 거미가 아니야. 진짜 거미는 먹이감을 함정에 몰아넣고, 천천히 목숨을 사냥하는 동물이거든."
규키의 몸을 짓누른 그녀는 더더욱 많은 산성독을 내뿜어내면서 적의 몸을 녹여나갔다.
"크아아악! 이…이…들짐승…따위가아아아!!"
"거미의 몸을 가진 주제에, 거미로서의 싸움을 포기한 네 녀석의 패배다. 잘 가라고, 선배."
"끼에에에에엑!!"
산성독을 오래 노출될수록 힘이 약해지기 시작한 규키는 리엘루스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며, 다리가 쭉 뻗어지면서 몸이 무너지고 말았다.
"크…커억……."
껍질이 모두 녹아버리고, 그 안의 살점들 또한 녹아버리기 시작한 규키의 몸은 빠르게 붕괴되어가기 시작하였고, 이내 몸의 3분의 2가 녹아버리면서 원래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끔찍한 시체가 되어버렸다.
이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할법도 하지만, 요괴라는 족속들에게 어떤 능력이 있을지 모르기에 리엘루스는 확실하게 확인 사살을 하겠답시고 계속해서 산성독을 내뿜으며 규키의 몸을 앞다리로 해집으며 사체를 짓이겨나갔다.
"응?"
그 때, 앞다리에 뭔가 딱딱한 물체가 닿았다.
리엘루스는 끈적끈적한 연녹색의 체액이 되어버린 규키의 몸속에서 딱딱한 물체를 앞다리로 조심스래 집어들었다.
"이건 뭐지?"
강력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붉은색 보석.
주먹만한 크기와 붉은색을 제외하면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둥그런 형태의 보석이였지만, 그 보석에는 강렬한 생명력이 깃들어 있었다.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긴 하지만…괜히 이상한거 주워먹었다가 탈나는것보단 신에게 주는게 낫겠지?'
신이라면 이러한 쪽으로 정통하고 있으니, 그에게 확인을 부탁하여 확실하게 어떤 물건인지 알아보는게 중요하다 판단한 리엘루스는, 중요한 것일 수 있으니 깨지지 않게끔 거미줄로 축구공만한 크기가 될 정도로 휘감았다.
'이제 주인님하고 합류해야지.'
규키를 죽이고 전리품을 챙겨둔 리엘루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탑을 부수고 있는 진우와 합류하고자 이동을 하였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는 규키의 녹아버린 시체, 산성독으로 황폐화된 땅과 나무들, 그리고 규키의 공격에 토막난채로 리엘루스의 산성독까지 받아 몸이 녹아버린 특수 부대원들의 혈수가 전부였다.
============================ 작품 후기 ============================
요즘 성욕이 강해졌습니다.
주말에는 하루 5딸을 해야 존슨이 간신히 진정됩니다.
미쳤냐고요? 제정신이냐고요? 근데 진짜인걸...
자위 많이 하면 정력 약해지고 여러가지로 안좋다고 하지만...하루 5딸을 안하면 제 존슨이 항시발기중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으요 ㅡㅠㅡ;;
이게 다 독자들이 선삭을 안해서...가 아니라 보전깨를 못해서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스피디하게 진행해야징~
아참,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게임들은 히든 보스들이 라스트 보스보다 강하거나 그에 준하다고 하지만, 이 게임에서의 히든 보스는 라스트 보스격이라 할 수 있는 여제보다 약합니다.
왜냐하면 히든 보스인 대요괴에겐...큼큼, 이건 스포니까 일단 패스.
그러니까 히든 보스랑 막보랑 누가 더 쎄냐는 질문은 이걸로 끝!
PS : 이번편의 가장 큰 피해자는 특수 부대원들...리엘루스에게 이용당해서 끔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