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25화 (625/923)

0625 / 0923 ----------------------------------------------

10장

쿵! 콰쾅!

사람 머리통만한 암석이 이리저리 날아가 땅에 부딪힐때마다, 폭탄같은 소음과 함께 위협적인 충격파가 터져나왔다.

"흐하하하하! 언제까지 피하고만 다닐 수 있을까!"

당랑왕은 멀찍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플래티나를 향해 명백한 비웃음을 흘려 보였다.

가까이 접근하려 하면 바닥에서 밧줄이 튀어나와 다리를 묶어버리고, 그것을 어찌어찌 피해도 태극 문양의 벽이 튀어나와 공격 루트를 막아선다.

일단 기회를 엿보고자 멀리 떨어지면, 사람 머리통만한 암석을 허공에서 소환하듯이 만들어내 날려보낸다.

"카르르릉--!"

플래티나는 짜증난다는 듯이 포효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내질렀고, 당랑왕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대놓고 낄낄 거렸다.

"손도 발도 못 내미는 주제에 이빨만큼은 잘 보이는구나!

그리고선 사마귀의 얼굴 부분에 자리잡은 당랑왕이 낫을 크게 휘두르자, 몸체 주변에서 암석이 소환되며 유도탄 마냥 플래티나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플래티나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암석들을 피하고자 이리저리 몸을 뛰면서 회피 동작을 하였고, 꼬리로 암석을 후려친다던가, 앞다리로 쪼개는 방식으로 암석들을 처리하였다.

'가까이 붙기만 하면 별거 아닌데!'

플래티나는 답답함에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일단 가까이 붙기만 한다면, 육체적 스펙이 압도적인 자신이 가볍게 찢어발길 수 있다.

하지만, 도술인지 뭔지 하는 처음보는 능력 때문에 자꾸 발이 잡혀버리니 짜증이 날 수 밖에.

'일단 저 얼굴에 붙어있는 녀석이 본체인건 분명하다. 아니, 본체가 아니더라도 저 녀석을 찢어발길 수 있는 위치라면 저 거대한 몸뚱아리까지 전부 처리할 수 있어.'

그녀의 목표는 낫을 들고 있는 당랑왕의 본체(자칭)였다.

설령, 그것이 자신을 기만하기 위한 거짓이라 하더라도 저 재수없는 몸뚱아리를 공격할 수 있는 기회와 거리가 주어진다면, 사마귀의 몸체 또한 가볍게 회를 뜰 수 있다.

'문제는 접근할 방법이 없고, 접근한다 해도 도술인지 뭔지 하는 것 때문에 공격의 기회가 무산되어버려.'

최소한 자신의 다리를 묶는 도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 때, 그녀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정보가 있었다.

'…한가지 방법이 있다.'

옛날의 자신이라면 생각은 커녕, 상상도 못했을 방법이다.

게다가 실패했을때의 위험도 또한 높다.

'이대로 시간만 벌면서 다른 아군의 지원을 받으면 간단히 해결이 가능하다.'

원래 동물들의 세계에서 강한 육식 동물들이 연약한 사냥감을 사냥하고자 무리를 지어, 때거지로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

자존심? 겨우 그딴것 때문에 사냥감을 놓쳐서 자신, 그리고 새끼들의 식사거리를 포기하는 멍청한 짐승은 없다.

아프리카에서도 사자 무리가 얼룩말 같은 초식 동물 하나 잡겠답시고 서너마리가 매달리지 않던가.

자연의 세계에서 자존심이란 한 푼의 값어치도 없는, 줘도 안가지는 쓸모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플래티나는 처음으로 그 자존심 때문에 자신이 부상당할 수 있는 위험성 높은 계획을 실행하고자 한다.

'…옛날의 나였으면 상상도 못했겠지……. 겨우 한 명의 수컷 인간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서 이런 위험을 감수하다니…….'

진우에게 자신의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그 공로로 칭찬받고 싶다, 라는 것이 그녀의 원동력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자식들도 걱정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살냄새 가득한 인간의 육체가 자신의 몸을 깔아뭉갰을 때 느껴지는 쾌락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고, 자식들보다 진우의 몸에 깔아뭉개졌을 때를 생각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자신이 굴복한 포즈인 배를 드러내는 자세에서, 남자가 배를 맞대으며 뭉개오는(정상위) 감각은 복종심과 암컷으로서의 쾌락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서 실망시킨다면 포상으로 그런 쾌락을 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 플래티나는, 자세를 낮추며 발목 전체에다가 힘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기세가 변했다!'

시종일관 비웃음으로 상대방을 도발하던 당랑왕 또한, 플래티나의 각오어린 기세를 읽었는지 비웃음을 지우고선 낫을 휘두르며 미리 사용할 도술들을 준비해 나갔다.

본능적으로 방심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규키가 리엘루스의 함정에 걸려 죽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조심성의 차이가 당랑왕이 더 높은 층을 차지할 수 있는 이유였으리라.

'더, 더 끌어모은다! 더 많은 힘이 발목에 집중되야만…지금이다!'

투쾅!

사람 몇명이 들어가서 누울 수 있는 크기의 크레이터가 생성되면서 빛처럼 달려나가는 플래티나.

'빠르다!'

당랑왕은 자신의 인식 범위를 넘어선 속도에 기겁하면서, 저 속도를 일단 막아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몸 주변을 향해 방어 주술을 펼쳐나갔다.

쿠르르르!!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방어 주술을 통해, 태극 모양의 장벽이 빈틈없이 당랑왕의 몸 주변을 방어하였고, 그 장벽에 의해 자신까지도 시야가 막히긴 하였으나 플래티나의 위협적인 속도를 방어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

…….

…….

…….

"응?"

하지만, 그 뒤로 어떤 공격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속도를 이용한 몸통 박치기를 통해 벽을 깨부수지 않을까, 라고 예상하며 대비를 하고 있던 당랑왕은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지? 도망간건가?'

당랑왕은 신중하게 장벽을 유지시킨채로 감각을 집중, 자신의 주변을 탐색해봤으나 플래티나의 강인한 생명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기만 전술? 위협적인 공격을 하는척 하면서 아군을 호출하러 간게 아닐까?'

솔직히 까고 말해서, 플래티나 수준의 적이 한 명 더 나타난다면 당랑왕으로서도 꽤나 힘든 싸움이 되어버린다.

'이럴때가 아니다! 그 년이 원군을 부르러 갔다면 나도 빨리 거기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만 해!'

방어 주술로 만든 장벽을 해체한 그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면서 플래티나의 모습을 찾고자 하였다.

'어디냐! 어디로 간거냐!'

그렇게 그녀의 모습을 찾고자 하면서, 그와 동시에 여러 주술들을 외우고자 집중하던 당랑왕은,

후웅-!

"!!"

자신의 뒤쪽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살기에 깜짝 놀랐다.

"캬오오!!"

"네…네 년!?"

고개를 목 뒤쪽으로 최대한 돌린 당랑왕이 목격한 것은 하얀 머리 갈기를 야성적으로 휘날리며, 실오라기 하나 없는 인간 여성의 나체였다.

그것도 손과 발이 네발 짐승의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있는.

플래티나는 원군을 부르고자 도망간게 아니였다.

자신의 속도로 위협하여 방어 도술을 통해 장벽을 만들게끔 유도, 그리고 뒤쪽으로 이동하여 인간으로 변신하여 기척을 지웠고, 당랑왕은 자연과 완벽하게 일체화된 플래티나의 기운을 읽어내지 못하였다.

일반적인 평범한 짐승이라면 당랑왕의 감지 능력에 걸렸겠지만, 플래티나 또한 아수라급의 괴수였기에 자신의 기척뿐만 아니라 생명력까지 자연과 일체화 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방어를 풀면서 모습을 드러내자,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간 플래티나가 기습을 노린 것이다.

만약, 당랑왕이 그녀의 기척을 읽어냈더라면 역으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하고 있었지만, 플래티나의 도박은 성공적이였다.

푸카가각!

"끄크으윽!"

인간화된 플래티나는 당랑왕의 등껍질 위로 올라타서 미친듯이 발톱으로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이…이 빌어먹을 짐승이……!"

순간, 사마귀의 앞다리가 꺽일 수 없는 방향으로 꺽이더니, 완전히 앞뒤가 반전되어서 등껍질 위로 올라탄 플래티나의 몸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쒝- 쒜엑--!

두 개의 사마귀 앞다리가 바람을 찢어발기며 위협적인 공격을 가하였지만, 플래티나는 처음부터 인간의 몸을 가졌던것처럼 날렵하게 움직이며 앞다리의 공격을 피하였다.

우직!

그리고 기회를 엿본 그녀는 자신이 찢어발기던 당랑왕의 상처 부위로 파고 들어갔다.

"크허어억!?"

와드드드드득!

단단한 무언가가 으스러지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당랑왕의 등 뒤에 튀어나온 이물질은 당랑왕의 얼굴, 낫을 들고 있는 인간 형태의 상반신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크에에에에엑!!"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한 당랑왕.

파직! 푸지직!

그리고, 당랑와의 바로 등 뒤쪽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있는 짐승의 손이 살점을 찢어나갔고, 그 뒤로 인간화된 플래티나가 짙은 갈색의 액체를 뒤집어 쓴 채로 튀어 나왔다.

덥썩!

"드디어. 잡았다."

당랑왕의 머리를 붙잡은 플래티나는 희열, 살기가 얼룩진 음산한 목소리를 내뱉었고, 당랑왕은 고통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입을 열었다.

"자…잠깐! 이 몸은 본체가 아냐! 내 진짜 본체는……!"

그가 살아남고자 생각한 방법은, 진짜 본체는 다른 곳에 있다면서 혼란을 가하는 방법이였다.

퍼석!

하지만, 플래티나는 당랑왕의 헛소리를 들어줄 가치가 없다고 판단, 그의 머리통을 붙잡은 손에 힘을 가하였다.

사람 머리가 깨지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낫을 든 당랑왕의 몸은 부르르 떨다가 이내 축 늘어졌다.

"캬아아아!!"

살의로 얼룩진 포효를 내지른 플래티나는, 요괴들은 깔보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미친듯이 당랑왕의 몸을 찢어내기 시작하였고, 1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당랑왕의 몸 전부를 해체하는데 성공하였다.

"캬오오오오!!"

그렇게 당랑왕이 다시 살아나도 문제 없을 정도까지 해체한 플래티나는 승리의 포효성을 내질렀고, 마지막으로 목이 없어진 당랑왕의 상체를 날카로운 발톱으로 토막냈다.

'응?'

그 때, 배꼽 아래쪽에 위치한 부위에서 뭔가 딱딱한 물건을 감지한 그녀는, 우왁스럽게 살점을 뜯어냈다.

'이건 뭐지?'

녹색의 빛을 띄고 있는 사파이어 형태의 보석.

농담이 아니라 녹색 사파이어라고 해도 다들 믿을 정도로 영롱함을 띄고 있었다.

'겨우 이 작은 돌맹이에 상상할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플래티나는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보석을 챙겨두면서, 이것을 자신의 주인인 진우에게 보여주기로 결정하였다.

'남궁 신이라고 했었지? 그 인간이라면 여기에 깃들어진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거야.'

자신은 이 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지만, 그 인간이라면 여러가지 활용 방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 작은 돌맹이에는 엄청난 생명력이 잠재되어 있다.

이정도 생명력이라면 그 가치또한 상상을 초월할 터.

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신이 진우에게 칭찬받을 확률이 더더욱 높다는 뜻이기에, 플래티나는 마지막으로 당랑왕의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 발긴후에 진우가 부수고 있는 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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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겨우 다 죽었는가."

탑의 최정상층에 있던 대요괴는 후련함이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쓸모도 없는 것들이 충성을 다하겠다며 몰려올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없었고, 그렇다고 요괴들만의 나라를 만들 생각도 없었다.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다시 한번 인간들의 삶을 즐겨보려던 그녀에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스스로 굽히고 들어오는 자에게 관용을 보이지 못하는건 자신의 위엄을 손상시키는 일이니까 받아주긴 하였으나, 자기네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든, 그러다가 도를 넘어서 죽어나가든, 그녀에겐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인간들에 의해 그 숫자가 줄여져 나가게끔.

설마 요괴들이 모두 죽은건 예상외의 일이였지만, 귀찮은 것들이 말끔하게 청소되었으니 이제 인간들만 처리하면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일단 다른 인간들을 다 죽인후, 그 인간만을 살려서 장난감으로 만들어버리겠다. 감히 누구 앞에서 건방지게 떠들었는지 온 몸으로 그 죗값을 느끼게 만들어주지."

자신의 방 안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던 대요괴는 간만의 나들이를 위해서 몸을 일으켰다.

============================ 작품 후기 ============================

...아 씨발

일이 엄청 밀렸다면서 야근을 9시까지 함 씨발

소설은 5분의 4 정도까지 써놨는데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해진 상황이라서 나머지 부분을 지금에서야 겨우 완성했습니다

씨발 내가 진짜 인외마경 좆나게 열심히써서 대작 만들어버릴꺼야 씨발

돈만 제대로 받으면 씨발 사표를 사장 새끼 얼굴에다가 내던지고 나와야지 씨발

지금 존나 피곤하니까 오류 수정, 오타는 리플로 남겨주세요 내일 수정하겠음

다들 굿밤 보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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