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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쿠르르르르---
푹!
작은 진동이 일어나면서 거친 갈색 털이 달려있는 낫 모양을 한 거미의 앞다리가 땅에서 튀쳐나왔다.
"키르륵!"
"캬악!"
뒤이어 독거미의 증표라 할 수 있는 거친 털(털이 없는 독거미도 있지만 대다수 독거미는 털이 있음)의 거미와 백색에 가까운 은색 갈기를 띈 설표가 흙투성이가 된 채로 튀어나왔다.
리엘루스와 플래티나 또한 정면으로 기의 폭발을 맞이하면 이것저것 잴거 없이 즉사한다고 판단, 재빨리 땅을 파서 충격을 최소화 시킨 것이다.
남궁 신쪽을 제외한 모두가 땅굴을 파면서 살아남았는데, 당시엔 모두가 산개해 있는 상태였고 설마 그런 공격이 일어날것이라곤 상상도 못하였기에 각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다.
어쨌든, 땅굴에서 솟아올라온 두 괴수들은 흙을 털어내면서 강렬한 충격파가 터져나오는 장소를 확인하였다.
그곳에는 남궁 신, 그랜드 아크, 아키가 잔상을 남겨가며 빠르게 대요괴를 공격하는 모습과, 어째서인지 가장 멀쩡해 보이면서도 무언가를 탐색하듯이 자세를 잡은 진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나름대로 잘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자신들이 끼어들면 호흡에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한 리엘루스와 플래티나는 암묵적으로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그리고 아군이 당한다면 그 자리를 채워넣기로 눈빛을 교환하면서 언제든지 뛰쳐나갈 준비만을 갖추었다.
"자…잠깐만……!"
그 때, 그녀들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이? 아직 살아있었냐?"
리엘루스는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도윤의 모습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힐만한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그녀에게 있어 여자 동료들은 진우의 노예들 뿐이지, 그 외의 여자는 거의 남남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지금쯤 벌써 어딘가에서 죽은게 아닐까 싶어서 관심을 껐었던 그녀가 살아있는 모습에 관심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녀의 힘은 매우 미약하였기에 신경을 끄려고 하였다.
"나도 싸우고 싶어! 그러니까 나를 도와줘!"
도윤은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싶지 않았다.
문제는 그 의욕을 높이 사겠지만, 이 싸움은 의욕만으론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였다.
"너를 비웃으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네 힘은 너무나 미약해."
플래티나가 도윤에게 차근차근 설득하고자 입을 열었지만, 도윤은 고개를 내저으면서 자신이 생각한 방법을 설명하고자 필사적이였다.
"나도 알아! 하지만 어느정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키이이…일단 들어만 보지."
"들어만 보는거라면."
두 괴수들은 일단 들어나 보자는 식으로 도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고개를 끄덕이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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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군.'
이무기는 자신의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공격을 가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슬슬 귀찮음을 느꼈다.
그냥 방금전처럼 큰거 한방 사용해서 쓸어버리면 되는거 아니냐고 묻겠지만, 그녀에게도 그녀 나름의 사정이 있다.
정확히는 인간 몇을 상대하는데 자신의 모든것을 꺼내보이면 겨우 인간들을 상대로 전력을 다한것처럼 보인다는 강자로서의, 그리고 대요괴로서의 자존심이 뭉개진다는 것이 이무기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예를 들어서 격투기 세계 챔피언이 어설프게 복싱이나 무에타이를 배워와서 시비를 건 중딩들을 상대로, 전력으로 기술을 사용하면서 공격한다면 사람들이 멋진 기술들의 향연에 기뻐할까?
아니다.
겨우 중딩들을 상대로 전력을 다한 세계 챔피언의 위엄이 오히려 추락하고 말 것이다.
이무기는 그 세계 챔피언의 입장이 된 상태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자존심과 위엄을 위해서 간단하게 인간들을 처리해야만 하였다.
방금전의 거대한 기의 폭발은 잭의 예상치 못한 기습 공격으로 인한 실책이였고, 그녀 또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었기에, 자신의 위엄을 더이상 손상시킬 수 없었다.
쉬리리릭--!
그런데, 위엄을 위해 적당히 하려는 자신의 성질을 자극하는 존재가 있었다.
"아까부터 이상한 도구들로 귀찮게 구는구나!!"
이무기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십자 형태의 수리검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퍼퍼펑-!
왠만한 염동력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강렬한 충격파가 퍼져나가면서 십자 형태의 수리검들을 휩쓸었고, 그와 동시에 수리검들은 폭발을 일으켰다.
화악-
그리고, 그 폭발에 의해 수리검 안쪽에 있던 검갈색의 먼지 같은것이 자욱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하였고,
'독인가? 그런 느낌은…윽……!?'
그와 동시에 이무기는 코와 눈이 따가워지기 시작하자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운 고춧가루와 후추를 섞은 것으로, 가끔씩 독에 면역을 가진 빌런들이 있기에 그런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만든 특제품이였다.
실제로 매운맛이 그립거나 너무 싱거운 음식에다가 약간 뿌려 넣는것만으로 감칠맛이 살아나는 조미료에 불과한 것이다.
즉, 독에 대해 완벽하게 면역이여도 조미료에 불과한 이것은, 상대방의 눈과 코를 마구잡이로 자극하면서 재채기와 눈물을 유발시킨다.
문제는 독이 아니니까 독에 관련된 처방을 내려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
"큽!"
파앙!
충격파를 이용하여 고춧가루와 후추를 날려보낸 이무기는 아키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핫!"
"흐리야차!"
그와 동시에 신과 그랜드 아크가 공격을 쏟아부었고, 얼굴에서 인내심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 이무기는 분노를 토해내면서 전보다 강력한 기의 흐름을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다.
"멍청한 놈들! 감히 여에게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고서 곱게 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곱게 죽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놓쳤느니라!"
콰르릉!!
단지 분노를 하였을 뿐인데 그녀를 중심으로 하늘에서 먹구름이 끼더니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하였다.
'젠장! 아직도 펄펄하구만!'
'방금전의 기의 폭발은 9클래스 십여개와 맞먹는 힘이였다. 그런 힘을 사용하고도 이런 힘이 남아있단 말인가!?'
'진우씨를 위해서…여기서 질 수 없어!'
압도적인 힘의 차이.
하지만, 진우가 말한 '한 방을 꽂아넣을 빈틈' 을 만들고자, 세 사람은 그 압도적인 힘의 차이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선 다시 한 번 이무기를 공격하고자 달려들었다.
"흠!"
순간, 이무기의 입에서 기합성이 흘러나왔다.
그리고선 그녀의 주변으로 푸른색의 빛을 자아내는 구슬들이 생성되었고, 신, 그랜드 아크, 아키를 따라 수십여개가 흩어져 나가게 되었다.
훙훙훙--!
푸른색의 구슬들은 세 명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였고, 어떤 공격인지 감을 잡지 못해 그들이 잠시 머뭇거리자
지잉--
구슬에서 푸른색의 빔이 쏘아져 나와 자신들이 목표로 잡은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들 재빨리 회피 운동을 하며 푸른색의 빔을 어느정도 가볍게 피하였지만, 빔이 쏘아져 나아간 방향에서 팔괘의 형태를 띈 마법진같은 것이 살짝 기울어진채로 나타났다.
쩌엉-!
팔괘의 형태를 띈 진은 푸른색의 빔을 받자마자 유리 소리와 함께 다시 반사를 하였다.
파치칙!
"큭!"
텔레포트를 한 아키, 보법을 밟아가며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신과 달리 한번 피하자마자 분쇄기를 휘두르려고 자세를 잡았던 그랜드 아크는 자신의 등쪽을 지져나가는 빔 공격에 신음성을 내질렀다.
11등급의 신체 강화자가 가진 방어력을 뚫고 살이 파해쳐지는 고통을 느낀 그랜드 아크는 재빨리 몸을 회전하듯이 돌리면서 빔 공격을 피하였지만, 그 틈을 노리고 자신의 주변을 포위한 푸른색의 구슬들의 모습에 재빨리 분쇄기를 방패처럼 사용하면서 정면부를 뚫어나갔다.
신 또한 보법을 밟아가면서 잔상을 일으킬 정도의 속도로 푸른 레이저 빔의 공격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키 또한 텔레포트를 연달아 펼치면서 푸른 구슬들이 내뿜는 빔 공격을 회피하였지만,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자신의 능력으로 이무기에게 공격할 기회가 있었다.
문제는 자신의 힘으론 약간의 교란용 밖에 되지 않는다는게 문제일 뿐이지.
쿵쿵쿵쿵!
그 때, 아키의 귓가에 이질적인 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돌렸다.
'리엘루스! 플래티나!'
거기에는 두 괴수가 무언가를 하나씩 물고 달려드는 모습이 있었다.
쿵쿵 거리는 소리의 정체는 리엘루스의 다리가 빠르게 이동하고자 땅을 힘있게 찍어내리는 소리였다.
휙!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두 괴수는 입에 물고 있는 무언가를 이무기를 향해 내던졌다.
"그워어어!"
"어어어"
그녀들이 던진것은 요괴의 사체들이였다.
그것도 좀비가 되어버린.
도윤의 부탁에 의해 리엘루스와 플래티나는 가장 깔끔하게 죽은 시체들을 분류해주는 작업에 나섰고, 그녀는 그 시체들을 이용하여 좀비로 만들어버렸다.
본래 강력한 힘을 가진 요괴들이였으니, 좀비가 되어버려도 어느정도 쓸만한 고기 방패가 되어주리라 생각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원래 도윤이 생각한 방법이였으나, 플래티나가 가지고 있던 요괴의 내단을 발견한 그녀는 보다 진화된 방법을 구상할 수 있었다.
"어리석다 못해 가엽구나. 겨우 이런 시귀屍鬼들이 여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
분노보단 안타깝고 딱하다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좀비로 변한 요괴들을 처리하고자 손을 뻗은 순간,
"시체 폭발!"
리엘루스의 등껍질 위에 올라탄 도윤이 목소리를 높이며 주문명을 외쳤다.
퍼엉!!
"!!"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지만, 이제 흑마법을 배운지 한달도 채 안된 초짜가 보이기엔 불가능에 가까운 폭발이 일으켜진 것이다.
시체 폭발.
죽은 시체를 폭발시키는 흑마법 계열 주문으로, 주로 네크로맨서들이 약한 좀비 무리를 공격에 보내서 적의 전사들과 함께 폭사하는 전술을 위해서 즐겨 사용하는 마법이였다.
시체 폭발 마법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시체 폭발의 대상이 되는 시체가 강자일수록 그 위력이 강해진다는 것인데, 강자들의 시체를 언데드로 만드는게 장기적으로 몇십배는 더 이득이기 때문에 강자의 시체를 폭발하는 어리석은 네크로맨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두번째는 시체 폭발 주문의 마력이 강할수록 그 위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도윤은 자신의 마력양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플래티나가 가져온 당랑왕의 내단이 담겨진 힘을 이용하여 자신의 힘을 임시적으로 증폭시켰다.
일반적으로 이런식의 편법은 사용자의 몸에 큰 부담감을 준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인간의 혈관에다가 소방용 호스의 물이 흐르게끔 만들었달까?
하지만, 도윤이 가진 극마지체의 체질은 사이한 기운에 한해서 이러한 편법을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었다.
만약, 평범한 마법사가 되었다면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몸이 붕괴되었겠지만, 극마지체의 몸은 사이한 기운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이러한 편법을 전력으로 도와주면서 부담을 최소화로 줄여주는 것이다.
투콰콰콰콰쾅!!
리엘루스와 플래티나가 던진 좀비들은 하나같이 강자의 축에 끼였던 요괴들.
거기다가 당랑왕의 내단을 마나석으로 사용하여 힘을 증폭시킨 도윤의 기습 공격은 이무기의 예상을 아득하게 벗어나 있었다.
"크으윽!!"
인간 일행중에서 가장 보잘것 없었던 존재였다.
그렇기에 무슨 수를 쓴다 하더라도 조약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건만, 예상외의 폭발력을 온 몸으로 받아낸 이무기는 명백하게 당황하는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아키는 시체의 살점, 내장, 피 모든게 폭발하면서 이무기의 몸을 강타하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온 몸의 세포가 울부짖는것을 느꼈다.
'지금이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유일한 기회라고.
스팟- 스팟- 스팟- 스팟-
연달아 텔레포트를 하면서 이무기를 향해 이동한 아키는 닌자도를 버리면서 양 손으로 허리춤 뒤쪽에 있는 모든 수리검을 꺼내들어 지근거리에서 이무기의 안면을 향해 내던졌다.
츠퍼퍼퍼퍼펑!!
"캬악!?"
섬광탄처럼 폭발하는 수리검 여러발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가자, 아키의 기습에 당해버린 이무기는 고통어린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아키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손을 뻗었다.
"이 빌어먹을 인간년이!!"
고풍스런 말투를 집어치우면서 요괴로서의 흉폭성을 일으킨 이무기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있는 손을 아키의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휘둘렀다.
촤학!
"꺄악!"
이무기의 팔은 아키의 인식 범위를 넘어선 속도로 날아와 그녀의 상체를 대각선으로 길게 그어냈고, 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갈법한 상처 다섯 줄기가 길게 이어졌다.
뒤늦게 텔레포트를 하면서 추가타는 피하긴 피하였지만, 상처가 너무 심하여 한동안 리타이어가 되어야만 하게 되었다.
"이정도면 됐나요, 여보?"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큰 상처를 입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평온했다.
아니, 오히려 자부심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할 정도였다.
"수고했어."
그리고, 아키의 뒤쪽에서 쏘아져나간 진우는 그녀의 귓가에다가 한마디만을 남기며 이무기를 향해 달려나갔고, 용광검을 레이피어같은 찌르기용의 검처럼 변환시킨 그는 모든 힘을 쏟아부어 이무기의 가슴팍을 향해 두 팔을 내질렀다.
푸욱!!
"캬아아아아!!"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고통.
자신이 절대자가 된 이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을 느낀 이무기는 비명을 내질렀으나 진우의 공격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였다.
콰즉!!
이무기의 가슴에다가 검을 꽂아넣은 진우는 추가타를 날리지 않고, 그대로 가까이 접근하더니 이무기의 어깨를 이빨로 깨물었다.
신체 변형의 힘을 이용하여 치아를 날카롭게 만들어서.
"크아아아!!"
어깨가 깨물리는 고통을 느낀 이무기는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몸에 가까이 달라붙은 진우를 떼어내고자 날카로운 손톱이 달려있는 양 손을 휘두르며 그의 등짝을 넝마로 만들려 하였지만, 그 살기를 느낀 진우는 이상적인 크기로 부풀어오른 이무기의 오른쪽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며 바닥을 향해 냅따 뒹굴렀다.
"이…이 놈이……!"
단순 근력으론 진우가 좀 더 위였던듯, 이무기는 진우의 손에 딸려나가면서 땅에 몸을 구르면서 치욕감을 느꼈지만, 그는 땅을 구르면서도 그녀의 뱀 몸통을 양손으로 껴안더니 이빨을 다시 한번 날카롭게 만들어 뱀의 몸통을 깨물었다.
"크르르릉!!"
마치 짐승이 된 것 같은 울음소리를 내지르며 목을 마구잡이로 뒤흔드는 진우.
일반적으로 개, 늑대 같은 짐승들은 적을 깨물면 목을 헤드베잉 하듯이 크게 흔들어댄다.
상처를 더 깊고 심하게 만들기 위한 행동인데, 진우 또한 그런 짐승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으아아아아아!!"
이무기는 감히 자신을 땅에 뒹구르게 만든 진우가 짐승처럼 깨무는 모습에 분노하여 비명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힘을 집중시키던 찰나,
촤악!
기습적으로 땅에서 흙모래 한 줌을 쥔 진우는 그녀의 안면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파파파팍!!
문제는 그 '힘껏' 을 11등급의 신체 강화자가 사용했다는 것이다.
물폭탄을 던져서 안면에 맞춘다면 사람 하나를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를 파괴력을 지닌 11등급 신체 강화자가 힘껏 던진 흙모래.
당연히 그 흙모래들은 괴성을 지르면서 힘을 집중시키던 이무기의 입 안으로 들어가 혀와 입 안쪽을 마구잡이로 때려갔다.
"캬학! 켁!"
생전 처음으로 흙을 입안에 먹은 그녀는 생소하면서도 더러운 기분을 느꼈으나, 진우는 그대로 낮게 점프하여 이무기의 안면을 향해 헤딩하듯이 내리쳤다.
파각!
"커헉!"
코뼈와 이마가 부딪히면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진우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재빨리 자리를 옮겨 양 손으로 이무기의 긴 머리카락을 우왁스럽게 잡아당기며 질질 끌고 다니기 시작했다.
치지지지직---
"캬아아아아!!"
당연히 쓰러진채로 머리채만 붙잡힌채 끌려가니 등 전체가 땅에 쓸려나가게 되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등 뒤로 기어가는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 이무기는 반쯤 제정신이 아니였다.
그녀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더러운 수법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진우의 전투 방식을 쓰면서 고민좀 했습니다.
'내가 봐도 존나 추잡한 싸움 방식인데 차기작인 인외마경에서 이런식으로 싸운다고 하면 사람들이 뭐라 하지 않을까?'
근데 인외마경은 더 개판임.
거기선 이런 방식으로 싸우는게 거의 일상이랄까?
적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서 머리끄댕이 잡고 이빨로 목덜미 깨물어 뜯어내는 개싸움이 자주 일어남.
물론 어느정도 성장후에는 저런식으로 싸우지 않지만 그 잔재가 어느정도 남아있는 수준임다 ㅋㅋㅋ
말했잖아요. 3배는 더 잔인하고 5배는 더 미쳤다고.
리밋뷁 진우가 그냥 커피면 인외마경 진우는 TOP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