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45화 (64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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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진우가 자신의 노예들과 코와붕가! 를 하고, 페리샤는 뭐가 있을지 모를 지하의 입구를 뚫고 있을때, 신은 도윤의 수련과 여의주의 연구를 번갈아가며 처리하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아무리 극마지체라 하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힘을 받으면 몸이 견뎌낼 수 없으니 나머지는 힘을 사용하는 훈련을 하도록."

"예."

언제나 상시발정중이며 평상시에는 위엄을 찾아보기 힘든 진우가 그정도의 강자일줄은 상상도 못했었던 도윤은, 강자들간의 싸움을 자신의 두 눈으로, 피부로 느낀 탓인지 전보다 진지하게 수련에 임하고 있었다.

아마 녹화된 영상을 봤었더라면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강하긴 강하구나' 라고 생각할 순 있어도, 그가 현장에서 보여준 기세와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사람의 싸움은…짐승같았다.'

그녀가 느낀 진우의 싸움에 대한 평가는 '짐승' 이였다.

상대방을 물어뜯고, 찢어 죽이기 위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방해가 된다면 가차없이 내버릴 수 있는 짐승.

만약, 그녀가 진우 수준으로 강했더라면 그런 싸움을 벌였을까?

아니다. 강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그런 천박한 싸움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적을 죽이는데 천박함을 따지는 것이나 자존심을 챙기는건 배부른 사치에 불과해. 필요하다면 똥물에서 뒹굴고, 발목을 잡아 깨물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진우는 도윤에게 큰 깨달음을 안겨다 주었다.

서로의 생명을 노리는 싸움은 영화나 소설처럼 멋지거나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리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라 하더라도 목숨이 걸린 일에는 짐승, 혹은 그 이하가 된다는 것을.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라도 신의 지도를 잘 따르면서 기초를 잡아갔고, 요괴들의 시체에서 사기를 흡수함으로서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기 시작하였다.

신은 아무런 지체없이 훈련장으로 향하는 도윤을 뒤로 하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폭발과 충격에 강한 연구실에서, 자신이 인챈트를 하여 강도를 높이고 누구의 허락없이 문을 열 수 없게끔 밀봉시킨 상자에 있는 여의주를 연구하고자 발걸음을 옮겼다.

"하아…하악……."

"조금만 참아. 바로 의료실로 옮겨줄테니까."

그 때, 길목에서 셀리에게 부축받으며, 자신의 배를 움켜쥐고 괴로워하고 있는 하린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새로 들어온 분하고 싸웠다고 했었지. …어떤 벌을 받았는지는 생각하지 말자.'

아마 진우라면 자신은 상상도 못할 기상천외한 방법을 사용했겠지."

"크웁……!"

엄청난 양의 관장액이 넣어졌다가 배출해낸 하린은, 뱃속이 계속 아픈지 셀리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고통어린 신음성을 흘렸다.

"아, 신."

그 때, 셀리의 눈에 자신들쪽으로 오는 신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신은 가볍게 목례로 인사했다.

"배가 엄청 아파 보입니다만."

"응. 주인님이……."

셀리는 그 뒷말은 잇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임산부 마냥 배가 부풀어 오를때까지 관장을 당했다가 배출해내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기엔 좀 많이 부끄러웠으니까.

"잠시만."

신은 하린에게 양해를 구하며 손바닥으로 복부를 가볍게 눌렀고, 기를 불어넣어주며 내장의 흐름을 원활하도록 도와주었다.

"어……? 아프지 않…아니, 이제 덜 아프네……?"

"내장에 기를 불어넣어 엉킨 흐름을 풀어주었습니다. 편해지긴 했겠지만 완치된 것은 아니니까 치료실로 가는게 좋을겁니다."

신의 도움 덕분에 배가 끊어질것처럼 고통스러웠던 하린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감사해 하였다.

"정말 고마워, 신. 진짜 죽는줄 알았거든……."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럼."

일반적인 상황이였다면 서로 대화를 좀 더 했겠지만, 예전부터 우직하고 끊고 맺음이 칼같은 성격인지라 감사의 인사를 받은 그는 가볍게 대답하고선 목을 꾸벅이면서 끝냈다.

진우의 노예들도 신의 이러한 행동이 처음엔 좀 심심하고 지루하다 여겼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렇기에 믿음직하다는 인상이 노예들에게 박혀있게 되었다.

능력도 없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그냥 말이 적고 재미없는 남자이지만, 능력이 있다면 듬직하며 뒤를 언제든지 맡길 수 있는 남자라는 인상이 되는법.

거기다가 진우를 향해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고 있으니 노예들의 신뢰를 받아도 딱히 문제될 것이 없었다.

셀리는 한결 편해진 표정의 하린을 부축하면서 치료실로 향하는 것을 확인한 신은, 지하드 1층에 위치한 연구실로 향하였다.

잠시동안의 시간 후, 연구실에 도착한 신은 연구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삐삐삑- 철컹-!

기계음 섞인 전자락이 걸리는 소리와, 합금으로 이루어진 벽이 강화 유리에 위치한 부분으로 내려오면서 완벽하게 고립되었다.

유일하게 뚫린 구멍은 사람 머리도 들어가기 힘든 좁은 구멍에 위치한 환풍기 여러대가 전부.

이렇게 외부와 완벽하게 단절된 연구실을 만든 이유는, 그만큼 여의주가 가진 위력을 경계하기 때문이였다.

신은 한 쪽에 잘 놓여져 있는 상자를 가져와, 기하학적인 문양이 새겨진 뚜껑 부분에 손바닥을 올려두었다.

우웅- 딸칵!

뭔가가 공명하는 소리와 함께 상자의 뚜껑이 열렸고, 그 곳에는 쪼개진 여의주와 완벽한 표면 상태에 아무런 흠집이 없는 또다른 여의주가 들어 있었다.

그는 일단 진우의 공격에 의해 반으로 쪼개진 여의주를 조심스럽게 꺼내들어 연구용 기구들을 모두 치워버린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이 쪼개진 여의주에는 아주 미약한 수준의 힘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여의주가 쪼개질때, 엄청난 기의 흐름이 하늘로 향한 것을 느꼈었던 신은, 이 쪼개진 여의주를 어떻게 사용할 수 없는지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힘은 어느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인 온전한 여의주와 함께 두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게 되면서, 이 쪼개진 여의주를 어떤 방식으로 힘을 넣어서 사용해야 할지, 과연 이 쪼개진 여의주가 가진 위험성을 확인하는게 그의 연구 과제였다.

그는 부서진 여의주를 어떻게 사용할까, 라면서 이것저것 고민을 하면서 한 시간정도 마력을 불어넣는다던가, 이것저것 실험을 하다가 한 쪽 구석에 밀어넣고선 멀쩡한 여의주를 조심스래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멀쩡한 여의주에는 어느정도 적당한 힘이 남겨져 있는데다, 파손이 없어서 보관에 용이하니 내공 수련을 위해 흡수한다던가, 영약을 만든다던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파괴된 여의주의 쓰임새부터 알아내는게 최우선 과제지만, 그가 성한 여의주를 연구하는 이유는 자살한 이무기가 너무나 손쉽게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천지를 진동시킬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지닌 이무기의 죽음이라면 그만한 파장이 일어나야 하건만, 그냥 재가 되어 사라졌다는건 아무리 봐도 이상한 일이였고, 그녀가 죽기 전에 자살을 위해 내뱉은 여의주의 존재가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조사를 해봐도 똑같다. 완벽하진 않지만 상당 부분 남아있는 힘, 그 외에 특별한 느낌은 느껴지지 않아.'

수많은 마법을 사용해서 면밀하게 조사해봐도 이 여의주는 '단순히 어느정도의 힘만 남게 된 여의주' 라는 정보외의 다른 설명이 불가능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정보밖에 얻지 못한 신은,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생각한게 아닐까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상자 안에다 넣고선 부서진 여의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일단 딱히 반응하는건 없어 보이니 지금은 부서진 여의주부터 사용할 수 있게끔 연구해보자.'

아무리 부서졌다곤 해도 잘만 사용하면 큰 힘이 될 것이 가능하기에, 신은 한동안 부서진 여의주만 붙잡고 그 힘을 사용할 수 있게끔 연구에만 매진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가 아무런 대책없이 무방비하게 움직인건 아니였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마력의 흐름이 느껴진다면, 곧바로 자신에게 경고해주는 함정 마법을 상자에다가 그려놨으니 말이다.

정말로 이 여의주를 통해 이무기가 어떤 반격을 가하려 한다면, 함정 마법이 먼저 그 힘의 흐름을 알아챌 것이다.

설령 함정 마법이 지워진다 하더라도, 지워진다는 신호가 오기 때문에 방비는 충분하다.

'그동안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겼다. 이제부터라도 쓰임새에 대해 연구를 하는게 낫겠지.'

위험성만 확인하느라 사용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연구가 취약함을 느낀 신은, 지금이라도 여러가지 마법과 작용을 통해 여의주를 사용할 수 있는 분야를 확인하고자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갔다.

지잉……

상자 안에 들어간 여의주에서 아주 미약한 빛이 흘러나왔지만, 그가 설치해둔 모든 함정 마법에선 그 어떤 작동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신은 미약하게 흘러나온 빛을 눈치채지 못한채, 부서진 여의주만 붙잡고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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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이들은 각자의 일을 처리하면서 느긋하게 며칠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며칠동안 지하실로 향하는 문을 붙잡고 있던 페리샤는, 드디어 문을 여는데 성공하였다.

덜컹!

두억시니 두 기가 문고리를 잡고 힘껏 들어올리자, 거대한 문이 큼지막한 쇳소리를 토해내며 좌우로 열리게 된 것이다.

"아싸아아아!!"

평소의 페리샤라면 내지르지 않을 환호성.

그만큼 그녀는 이 문을 여는데 모든것을 집중하고 있었다는 반증이였다.

"주인님! 드디어 지하실의 문이 뚫렸습니다!"

무인 병기들로 하여금 계속적인 충격을 가하여 방어 주술의 강도를 조금이나마 약하게 만들고, 주술이라는 이색적인 힘을 해체하고자 해체 마법을 변형시키는등, 온갖 고생을 다 했었던 페리샤는 진우를 향해 곧장 보고를 하였고, 진우 또한 지하실에 뭐가 있을지 기대하고 있었기에 보고를 받자마자 곧바로 신과 함께 텔레포트 시스템을 이용하여 모습을 드러냈다.

"마나에 대해 일자무식인 나도 확실하게 느껴지는구만. 이 밑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는게."

아무리 둔한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짙은 농도를 지닌 기운.

마법과 무공을 배울 수 없는 이능력자라지만,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지하실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얼마나 강렬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정도인데 마법과 무공에 통달한 신은 어떻겠는가.

"아직 기운만 느끼긴 하였지만, 이것만큼은 확언할 수 있겠습니다."

신은 살짝 눈을 감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절대로 이 아래에는 범상치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겁니다."

"일단 드론을 통해 정찰을 해보겠습니다."

페리샤는 만약을 대비해서 만들어둔 드론을 꺼내들었다.

4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불가사리 형태의 몸체를 지닌 드론을 작동시킨 그녀는, 드론의 몸과 일체화된 카메라와 연결된 소형 모니터를 준비하였다.

마치 이런 상황을 준비해뒀다는 듯이 일사분란하게 혼자서 준비를 끝낸 페리샤는, 드론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면서 지하실 안쪽으로 날려보냈다.

입구는 매우 심플하였다.

넓은 통로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전부.

모든 이들의 시선이 드론과 연결된 모니터에 집중되었고, 페리샤는 진우와 신을 위해 드론을 통해 주변을 최대한 꼼꼼하게 확인하였다.

"계단은 여기서 끝이군요."

천천히 계단을 타고 내려온 드론이 발견한 것은 거대한 공터였다.

일단 무작정 직진을 하기보단, 공터의 폭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벽이 보일때까지 날려보냈다.

한 1~2분 정도 걸렸을까? 드디어 불빛 끝에 벽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그와 동시에 벽쪽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이건……!"

"아무래도 그랜드 아크에게 알리지 않았던게 다행인것 같습니다."

페리샤와 신의 반응에 호응하듯이, 진우는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드론이 보여주고 있는 화면을 응시하였다.

"이쯤되면 세계의 의지가 아예 나보고 지구를 정복하라고 등을 떠미는듯한 느낌이 드는구만. 큭큭큭!"

이곳은 창고다.

이무기가 살아오면서 자신이 얻은 전리품을 모아둔 창고.

문제는 그 전리품이라는게 '자신이 쓰러뜨린 호적수를 박제하여' 놔둔 것이라는게 문제지만, 박제 된 인간형 요괴나 인간의 손에는 영상으로 봐도 예리함이 느껴져 있으며, 갑옷 또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있었다.

이렇게 창고로 만들어서 관리할 정도라면 박제된 이들이 착용하고 있는 무구 또한 보통의 수준을 가볍게 넘으리라.

아직 창고 전부를 확인한게 아니기에 이것만 있는건지, 아니면 또다른 무언가가 있는건지 몰라도 수색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페리샤는 안전을 위해서 무장을 갖춘 두억시니들로 하여금 선행 정찰을 보내도록 하였다.

============================ 작품 후기 ============================

이제 전리품 확인이랑 이무기 뒤치기 방지하고 다시 메인 스토리로 돌아갑니다.

참고로 제가 작가 후기글에서 본성을 드러내면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라고들 하시는데, 그 제정신 아닌 놈의 글을 여기까지 본 님들도 제정신은 아니거등요!?

어쨌든 요즘 비가 와서 갑자기 날씨가 뚝 떨어졌습니다. 감기 걸리면 딸을 못 치니까(해봤는데 머리가 지랄맞게 아파옴 ㅡㅡ) 자기 건강은 자기가 직접 챙깁시다.

뭐, 저는 암이 걸리든, 죽을병이 걸리든, 죽기 전날까지 딸을 치겠지만요 ㅎㅎㅎㅎㅎ

저는 내일 당장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딸을 치고 딸쟁이들을 위해 글을 쓰겠습니다! 이게 바로 사바트 퀄리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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