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5 / 0923 ----------------------------------------------
10장
일단 어떻게든 협상 테이블까지 마련하게 된 대통령은, 기술쪽과 관련된 전문가들을 대기시켜 두었다.
이제부터 큰 돈이 오가게 되기 때문에, 가격 협상을 위해선 이쪽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 기지 안쪽에 있는 회의실에 모이게 된 전문가 중에서는 삼태극의 발호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던 조직, '리버' 의 수석 과학자인 아임 라이버 또한 있었다.
갈색머리 여기저기에 세월의 흔적으로 인한 흰머리가 보일 정도로 나이가 있는 그는, 고혈압이 걱정될 정도로 열을 올리며 진우에게 달려들었다.
"자네가 진우인가!? 전부터 계속 묻고 싶었던게 많았다네! 대체 헬게이트의……!"
"워워, 진정하라고 영감. 그거 때문에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거잖아?"
"큼큼!"
아임의 돌발 행동에 제이콥 대통령은 불편한 헛기침을 몇차례 토해내며, 지금은 개인적인 질문을 할 타이밍이 아님을 상기시켜 주었다.
"흠흠. 이거 미안하게 됐군."
그 또한 자신의 추태를 느꼈는지 헛기침을 하면서 회의실 한 쪽에 앉았고, 여러 전문가들은 진우와 마주보는 형태로 착석하였다.
그런데, 그 전문가 중에서는 이쪽과는 영 관계가 없어보이는 동양인들, 정확히는 미국으로 도주했었던 한국의 대통령과 여당 사무총장이 끼어있었다.
제이콥 대통령은 진우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민족적인 감정을 호소하고자 미국으로 피신한 대통령과 여당쪽 대표 한 명을 일부러 끼워 넣은 것이다.
하지만, 타국의, 그것도 수없이 많은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에 힘쓰느라 바쁜 미 대통령이 한 국가의 국민 감정까진 세세하게 알아낼 순 없었다.
"어라아~? 이거 누구신가? 한국이 위험하니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신 정치가 분들이 아냐? 세상 참 많이 좋아졌네~ 나라를 버리고 도망친 놈들이 이런 중요한 자리에 끼어들 줄은 상상도 못했는걸?"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한 정보의 미흡이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고 말았다.
"입 조심해라! 우리가 감히 누군줄 알고!"
여당 사무총장, 이 한호는 분노로 얼굴이 빨개진채로 삿대질을 하며 진우를 향해 호통을 쳤다.
"우리들은 나라를 위해! 국가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미국으로 향한 것이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을 다시 재건할 수 있는……!"
"지랄을 하시네. 내가 100% 확신하는데 저 새끼들 지들 목숨 아까워서 한국에 있는 재산 다 처분하고 달러화 했을걸? 한국에 있는 재산이 땅문서 외에 남아있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순간, 대통령과 여당 사무총장인 이 한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왜냐면 다 맞는 말이였으니까.
"원래 국가에 큰 위기가 있으면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 뒷처리를 위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게 일반적인 수순이고, 당연한 일일세. 우리가 죽으면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 누가 대표로서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대통령, 박 구안은 최대한 침착하게 입을 열면서 이성적으로 대처를 하였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미국 대통령도 국가 위기시엔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지하 벙커나 안가로 피신하는게 일반적이니까.
외계인의 침공에서 싸우는 인디펜던스 데이 라는 영화에서 미 대통령이 전투기를 타고 싸우는것은 그야말로 영화니까 가능한 일이다.
물론, 외계인들은 협상이고 자시고간에 인간을 다 멸망시키려 하는데다 싸울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다, 라는 나름대로의 개연성을 부여하긴 했지만.
"아아~ 그래서 국민들한테 알리지도 않으시고 정치가랑 부자들만 해외로 빠져나갔구나~! 정말 영리한 행동이셨네요? 한국에 남아있게 된 국민들은 우리 대통령님 아주 똑똑하다면서 좋아하겠어요. 그쵸?"
짝짝짝짝!
진우는 노골적으로, 대놓고 모욕적인 언사를 취하면서 대통령과 정치가들을 향해 마구잡이로 까대기 시작하였다.
평소 같았으면 성질대로 그냥 족쳤겠지만, 이 곳은 미 대통령, 로스차일드 가문의 차기 후계자까지 있는 공식적인 자리였기에 최대한 분노를 참아내야만 했다.
물론, 그 반동으로 인해 얼굴이 조금 붉어졌지만.
"큼큼! 어쨌든, 지금은 삼태극의 손이 미국까지 뻗게 된다면 그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진다는 것이네. 중국이 무너지면서 전 세계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어. 그러니 자네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술자로서 미국에게……."
대통령은 불편한 부분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고, 은근슬쩍 그를 '한국을 대표하는 기술자' 라면서 정부 소속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그가 한국이라는 국적에 속해있다면, 그를 이용하여 미국과의 협상에서 여러 부분에서 우위를 점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 누가 한국을 대표해?"
"……?"
"……?"
말을 끊고 반문하는 모습에, 이 한호 사무총장과 박 구안 대통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난 한국인이라는 국적을 버렸는데?"
"뭣!?"
벌써 미국으로 국적을 바꿨단 말인가!?
박 대통령은 당황하면서 제이콥 대통령을 향해 시선을 보냈지만, 제이콥 대통령도 오히려 '얘 한국인 아니라는데?' 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고 있었다.
"내가 왜 최저 시급만 받고 야근을 하면서 내 몸을 혹사시켜야 해? 내 기술이라면 국가를 위해 쓰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데?"
"자…자네는 국가를 위한 애국심이 없는가!?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라를 위해 쓰지 않다니!"
사무총장이 애국심을 들먹거리며 그의 감정을 건들려고 하였지만, 진우는 여전히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그를 무시하는듯한 태도와 함께 입을 열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애국심을 강조하는 자들 중에서 진정한 애국자는 없다고 말야. 애국심을 강조하는 자야말로 진정한 매국노라는게 나의 지론이다. 그 증거가 바로 눈 앞에 있잖아?"
"너……!"
그리고선 진우는 박 대통령과 사무총장을 향해 팔을 가볍게 휘둘렀고, 그가 말한 매국노가 누구인지 이해한 그들은 분노로 몸이 부들부들 거리기 시작하였다.
"…박 대통령. 이만 나가주시오."
"예…예……!? 하지만……!"
그 때, 이대로라면 협상은 커녕 감정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 생각한 제이콥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여당 사무총장을 쫓아내기로 결정하였다.
"경호원. 이 분들을 되도록 빨리 내보내게."
"예!"
우르르르르--
제이콥 대통령은 경호원들을 통해 지시를 내려 그들을 회의실 밖으로 보내도록 지시를 하였고, 검은 정장의 경호원들은 박 대통령과 여당 사무총장의 팔을 붙잡고선 다소 강압적으로 우왁스럽게 끌고 나갔다.
"자…잠깐! 놔! 놔라!"
"우리한테 이러시면 안……!"
쾅!
회의실 문이 강하게 닫히면서 그들의 목소리는 아주 미세하게 들리기 시작하였고, 제이콥 대통령은 다소 불안한 눈빛으로 진우의 얼굴을 확인하였다.
"캬~ 어째 똑같은 대통령이면서도 눈치가 이리도 다를까."
그는 제이콥 대통령의 단호한 방식이 마음에 든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지만, 이내 살짝 분노로 얼룩진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그런데 왜 이런 자리에 저런 쓰레기들을 대려다 놓은거요? 왜? 국민 감정에 호소시키려고? 안 됐지만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치가들을 증오해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자 미국땅을 밟았거든?"
"…그 부분은 미안하게 되었소."
설마 이렇게까지 자국의 정치가들을 증오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제이콥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를 하였다.
진우보다 가치가 없는 한국의 정치가들의 가치를 하향 조절시킨 그는, 잠시 후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잠깐. 그런데…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면서 왔다곤 했지만…그쪽이 입국했다는 정보는 확인이 안 됐는데?"
제이콥 대통령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물어왔고, 진우는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하였다.
"당연하지. 나는 불법 이민자거든."
"…뭣?"
"불.법.이.민.자 라고요. 아마 경찰한테 잡혀서 조회 들어가면 바로 감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존재랄까? 큭큭큭!"
"……."
"……."
"……."
"…그래서 나한테 현금을 원한거였나……."
다들 예상치 못한 그의 정체에 할 말을 잃어버렸고, 매그너스는 그가 왜 현금만을 원했는지 깨닫게 되면서 충격을 먹었는지 자신의 머리를 힘없이 매만졌다.
"왜? 나 체포할거여? 체포할거라면 한 몇 년동안 감옥에 갇혀도 상관은 없는데 말이지. 삼태극이 그 시간동안 기다리기만 해 준다면."
진우는 자신의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면서 체포할테면 체포하라는 체스쳐를 보여주었고, 대통령은 슬슬 진우라는 남자를 대할때마다 머리가 아파옴을 느끼게 되었다.
----------
미국 역사상…아니, 지구 역사상 최강의 격투가가 있다.
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백인의 근육과 흑인의 유연함이 황금 비율로 이루어져 있고, 격투 센스도 매우 뛰어나서 어떤 격투기를 배우든지 순식간에 핵심 부분만을 쏙 빼내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다.
농담이 아니라 무제한급 격투기 선수들 20명이 우르르 몰려와도, 그 20명을 압도적으로 때려눕힐 수 있는 실력과 센스, 우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죽이고자 힘 조절을 하지 않는다면 일반인 백여명은 가볍게 죽일 수 있는 인간 흉기.
그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강의 격투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였다.
하지만, 그 인류 역사상 최강의 격투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에 쪄들어가면서 녹슬어가고 있었다.
신은 그에게 격투기를 위한 모든 신체적 조건, 재능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능력만큼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빨리 뛰어도 100m를 2초 안에 돌파하는 초인들의 능력까지 도달할 수 없다.
강하게, 뼈가 으스러지도록 주먹을 휘둘러도 바위를 깨부수는게 한계지만, 이능력자들은 아주 간단하게 쇠를 부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는 절망하였다.
이능력자라는 인간을 초월한 신체적 능력을 가진 이들에겐 자신의 힘은 통용되지 않으니까.
아니, 정확히는 2등급 신체 강화자까진 쓰러뜨릴 수 있다.
하지만, 3등급 이상부터는 아무리 공격해도 자신의 공격을 보고 피할 수 있는 동체 시력과 신체적 능력을 가진 이능력자를 상대로 이길 수 없었다.
인간의 몸으로서 극한까지 다다른 육체를 가지고 있으면 뭐하는가.
뚱뚱하고 근육이 없는 물살이여도 신체 강화 등급만 있으면 바위를 부수고 금속을 깨부술 수 있는데.
미국의 격투관련 스포츠는 이미 이능력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너무 강한 이능력자들의 대결은 재미가 없다.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 힘든 스피드를 가진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까.
그렇기에 일반인의 눈으로 어느정도 따라잡을 수 있으며, 바위를 깨부술 수 있는 괴력을 가진 주먹과 주먹의 충돌로 생겨나는 강렬한 충격파가 터지는 스릴넘치는 대결을 펼칠 수 있는 1~5등급 수준의 신체 강화자들이 프로 격투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아무리 센스가 뛰어나도, 아무리 재능이 월등해도, 이능력자가 아니라면 격투가가 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능력의 부재로 천재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쓰레기처럼 내던져진 그는 이능력이 없는 자신의 몸을 저주하면서 술로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매그너스 그라임이라는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활약을 옛날부터 알아봤었고, 2등급의 신체 강화자조차 때려눕힌 자신의 팬이였다고 했다.
그리고선 매그너스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네의 재능은 누가봐도 신이 내려다주신 재능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되네. 하지만 사람들은 이능력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네를 홀대하지."
"그래서 뭐? 너도 이능력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마법의 물약이라도 있나?"
예전에 그는 그런 종류의 사기에 당한적이 있었다.
그는 멍청하지 않고, 오히려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능력을 얻고 싶다는 절박함이 이성을 이기면서 그런 사기를 몇차례나 당해버려 재산을 날려먹고 말았다.
"나 또한 예전에 그런 사기를 몇차례 당한적이 있었지. 왜냐면 나 또한 이능력을 얻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으니까."
그는 날카롭게 쏘아붙이려다가 매그너스의 눈빛에 입을 다물었다.
매그너스의 눈빛에는 사기꾼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강인하면서도 진실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능력 재능이 완벽하게 제로였던 나는 신체 강화 7등급의 소유자가 되었다. 승낙만 한다면 너 또한 이 힘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
많은것을 설명해주진 않았지만, 매그너스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진실됨을 느낀 그는 술병을 내던지며 자신에게 내려온 손을 마주잡았다.
"어차피 뒈질거, 마지막 도박을 해보는것도 나쁘진 않겠군."
그와 계약한 인류 역사상 최강의 격투가는 자신이 앞으로 한동안 정부의 물건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생체 나노 슈츠라는 것을 통해 자신 또한 신체 강화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모든것을 태워버릴 각오를 하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저는 블리자드를 증오합니다.
왜냐고요? 블리자드는 절 거부하거든요.
예전에 와우 계정이랑 배틀넷 계정을 합치는 과정부터 사람 짜증나게 굴더니, 오늘 동생놈이 외박 나와서 디아블로3 한다길래 저도 같이 체험판이나 깨자고 배틀넷 계정을 확인해봤습니다.
옛날 계정은 사라졌기에 새로 가입하고 이메일 인증하고 디아블로3를 하고자 배틀넷 실행기를 다운받아 로그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로그인이 안됨. 비번이 틀리다고 함.
뭐지? 싶어서 비밀번호 찾기 하니까 '이 배틀넷 계정은 계정 회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라면서 거부함.
아니, 내가 특별한 비번을 쓴것도 아니고 평소 쓰던 비번을 쓴건데, 그것도 비번쓴지 5분도 안됐는데 내가 그걸 까먹을리 없잖어...
게다가 비번은 또 왜 안 찾아줘?
그래서 '혹시 내 아이디가 새로 가입되어서 잠김 상태가 되었나?' 싶어 계정 잠김 해체를 해보니까 사용가능 횟수가 초과했답니다.
나 이거 가입한지 5분도 안 됐는데? 계정 잠김 해체 처음 눌러봤는데?
더 좆같은건 '더이상 못 참겠다! 왜 안되냐고 항의하겠어!' 라면서 고객지원을 클릭하니까 '보안을 위하여, 위에 있는 그림에 보이는 글자를 입력해 주세요' 라면서 매크로 방지 입력기가 뜸.
그래서 보이는대로 쓰니까 검색 내용이 없다면서 배틀넷 고객지원으로 돌아가기를 누르니까 또 위의 보안을 위하여...가 뜨네요?
여기서 이해했습니다.
이 새끼들은 나에게 자기네들 게임을 즐기게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블리자드가 현지화 잘 해주고 게임 잘 만들어봤자 그게 뭔 소용입니까.
저한테 '너 우리 게임 하지마 ㅡㅡ' 라면서 온 몸으로 막아서고 있는데.
나도 빡쳐서 니들꺼 안 해! 씨발!
저는 이제부터 블리자드를 증오하는 안티가 됩니다.
지금 이 소설이 등록된 시간부터 리플로 블리자드 게임을 칭찬하거나 옹호하는 사람이 있으면 싹다 블랙 리스트에 추가할 겁니다. 이번건 장난도, 농담도 절대 아님 ㅡㅡ 지금 작가 완전 개빡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