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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끄응."
매그너스는 자신들이 없는 사이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신음성을 흘리면서 자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미군 기지 내,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곳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이건 진짜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였다.
이미 성급한 성격의 몇몇은 그를 범죄자로서 잡아넣어야 하며, 강제로 그가 가진 지식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더더욱 황당하게 만드는 부분은, 사람을 불러서 알아보니 자신들은 '사용 설명서' 에 나온 내용대로 행했을 뿐이다 라면서 사용 설명서의 8번 항목을 내밀었다.
-8. 위의 모든 경고는 미국의 모든 법규보다 우선시 됩니다.-
이 사실에 군인, 기술자, 정부 관계자들 전원이 한 마음이 되어 분노를 하였다.
그러니까 지금 미국 기지 내에서 당당하게 살인을 저지르고선 처벌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감히 미국의 법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해?
이렇게 분위기가 흉흉해지면서, 그를 향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이 계속해서 이루어졌고, 대통령에게 제대로 따지겠다며 결심했었던 로렌드 로스차일드는 이 모습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정말로 입막음을 했더라면 대놓고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올정도로 허술하게 처리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진우에 대해 좋은 인상만을 받았던 매그너스는, 능력있는 그가 왜 이렇게 분란을 일으키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여 머리를 쥐어싸매며 끙끙거리기에 바빴다.
대통령도 미국의 법 위에 올라서겠다는 그들의 모습에서 은은하게 분노를 느꼈는지, 서서히 물리적인 수단을 사용하려는 낌새를 느끼게 되었다.
이대로라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생겨버린다고 판단한 그는, 일단 진우를 찾아가서 상황을 설명하기로 결정하였다.
아무리 지랄맞은 성격이라 해도, 대통령이 자신을 노린다고 하면 어느정돈 수그러들지 않을까 라는 기대심리에 의해서다.
"진우!"
매그너스는 진우를 위해 비워둔 개인실로 뛰어들어갔고, 마침 심심한 표정으로 TV를 보면서 삐딱하게 의자에 앉아있던 그는 아는 얼굴이 보이자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여, 간만."
"간만…이 아니라! 지금 이럴때가 아니란 말이다!"
그는 다급하게 진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
"왜? 아, 그 떨거지들 죽인거 때문에 그래?"
"후우…지금 그 '떨거지들' 문제로 대통령도, 로스차일드 가문에서도 심기가 불편해진 상태다. 손을 써서 너희들을 구속시키겠다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 "
"흐음~ 그렇단 말이지?"
진우는 매그너스의 호의 덕분에 얻은 정보로 인해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매그너스는 여전히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이였다.
"아니, 그 이전에 왜 그들을 죽인거냐? 네 실력이라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을텐데?"
"쯧. 불법이민자 인데다가 중국인이나 일본인인줄 알고 공격해오는 새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새끼들이랑 같이 부대끼다 보니까 조절이 잘 안된거야. 그치?"
진우는 자신의 뒤를 경호중인 건호를 향해 물어오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대답하였다.
게다가 매그너스는 진우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인간적인 면모도 있고, 자신의 꿈을 도와준 호탕한 인간이긴 하지만, 그 이전에 인질로 붙잡혔던 자신을 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아주 간단하게 앗아가는 잔인함도 겸비하고 있었다.
잔인하고 드센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아무렇지 않게 대놓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그럼 슬슬 나도 움직여볼까나?"
"움직이다니?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작업장이지. 나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졌다면 그 불만을 잠재우면 되잖아."
그렇게 건호와 함께 작업장으로 향한 진우의 모습에, 매그너스는 다시 아파오는 골을 쥐어싸매며 그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정확히 30분 후, 대통령과 로렌드가 직접 발품을 팔아 기지로 오게 되었다.
진우쪽에서 생체 나노 슈츠가 완성되었으니 성능 테스트를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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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똥줄이 타나보군."
진우가 살인 사건을 일으킨 후, 일주일 걸릴거라고 하던 생체 나노 슈츠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는 보고를 들은 제이콥 대통령은, 심기가 불편해진 표정으로 혼잣말을 읊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또한 진우가 일주일이라는 기한 안에 만들겠다면서 기지 내 분위기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고, 나아가 살인 사건까지 일으켰다는 부분에서 그를 물리적인 수단으로 억압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살인 사건이 일어난 후에 곧바로 만들어졌다는 보고를 들었으니, 당연히 뒤늦게 똥줄이 타서 후다닥 만들었다고 판단할 수 밖에.
하지만, 아쉽게도 그가 생체 나노 슈츠를 빠르게 만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아론, 현재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3층 높이와 운동장 넓이의 공터.
3층 위쪽에는 방탄 유리로 만들어진 관람석이 있었는데, 여러 관계자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아론이라는 이가 보여줄 무위에 대해 예상하고 있었다.
"듣자하니 신체 강화 8등급이라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저 생체 나노 슈츠라는 것 자체에 의심이 들어. 혹시 인공 근육을 이용한 기술이 아닐까?"
"외적인 힘이야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치료 기능까진 그런걸로 얻을 수 없을텐데……?"
"그가 어떻게 만드는지 영상을 봤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돼. 그냥 뭔가 슥슥 얹더니 끝나는게 말이나 되는가?"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각자 자신들이 가진 지식으로 토론을 하였지만, 진우가 대체 어떤 방식으로 만든건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성능 테스트를 통제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장교는 괜찮다는 표식을 날리는 아론의 모습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부터 성능 테스트를 시작하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아론을 마주보는 벽쪽에서 문이 열리더니, 헬게이트와 비슷하지만 슬림해진 생김새를 가진 파워 슈츠, 헬하운드 3기가 나타났다.
이미 테스트에 앞서서 아론과 헬하운드 파일럿들의 정보를 파악했었던 관계자들은 과연 누가 이길지 궁금해 하면서 자기들끼리 작게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격투기 천재라지만 상대는 완전 무장의 헬하운드 3기. 그것도 에이스 파일럿들인데 손쉽게 이길 순 있을까?"
"아론이라는 이의 실력은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게 아냐. 손도 발도 못내밀면서 얻어 터져도, 실탄으로 무장한 헬하운드의 공격을 맨몸으로 받아내도 되는지가 중요한거지."
그렇다. 지금 이 자리는 아론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장소가 아니라, 이능력 재능이 완벽하게 제로인 그가 생체 나노 슈츠를 입고 정말로 신체 강화 8등급의 힘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다.
'다들 나에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군.'
아론 또한 그런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저쪽은 이능력자를 상대로 실전까지 치룬 에이스 파일럿들이고, 자신은 생체 나노 슈츠라는 불확실한 물건의 성능을 확인하는 실험체의 입장이였으니까.
잠시 고개를 돌려서 방탄 유리 너머에서 자신을 내려보고 있는 진우와 건호의 모습을 확인한 아론은, 그들을 볼때마다 느껴지는 투쟁심을 억눌러야만 했다.
생체 나노 슈츠를 입고나서 온 몸에서 주체할 수 없는 힘이 솟아올랐지만, 그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왠지 모를 투쟁심과 패배감이 그를 억눌려오고 있었다.
'빠르게 끝낸다. 그리고 그 다음엔…….'
자신의 몸을 억누르는 패배감을 끝낸다!
-양측 모두 준비 되었습니까?-
심판처럼 양측의 상황을 묻는 장교의 목소리에, 네 사람들 모두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3을 세면 시작하겠습니다. 1…-
카운트가 시작되자, 3기의 헬하운드는 부채꼴로 포메이션을 잡으면서 삼면에서 공격을 가할 기세를 보였다.
-…2…3!-
투쾅! 콰드득!
"어?"
"아……?"
순간, 산만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도 그럴것이, 3을 세자마자 허리를 숙이며 앞으로 쏘아져나간 아론의 모습이 사라졌고,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정면에 위치한 헬하운드가 박살난채로 벽에 쳐박혔기 때문이다.
대신, 그 자리에는 아론이 주먹을 뻗은 자세로 서 있었다.
-제…젠장!-
헬하운드 파일럿 한 명은 상상을 초월한 움직임에 기겁 하면서 재빨리 부스터를 사용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일단 위로 날아올라서 기회를 엿보기 위함이였지만,
투쾅!
아론은 땅에 금이 갈 정도의 각력을 이용하여 '쏘아졌다' 라는 말이 어울리는 속도로 날아올라 날아오르던 헬하운드의 옆구리를 무릎으로 올려쳤다.
콰자작!
금속이 강한 충격에 의해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커헉!-
"흡!"
그 충격으로 찰나의 시간동안 허공에 머물게 된 아론은, 팔꿈치로 날개뼈를 강하게 내리 찍자 날아오르려던 헬하운드는 그대로 추락하면서 땅바닥에 내리 꽂혀들어갔고, 더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으아아앗!-
두 동료들이 순식간에 당하는 모습을 확인한 나머지 1기의 헬하운드는 양 손의 팔밑에 위치한 소형 게틀링 건을 착지 예상 지점을 향해 난사하기 시작하였다.
투카카카카캉--!!
땅에 착지한 아론은 귀가 따가울 정도의 소음을 내뿜으며 탄환을 발사하는 소형 미니건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을 뻔 하였다.
'보인다!'
자신을 향해 쏘아져나오는 무수한 양의 총탄이 보인다.
아무리 몸과 안력을 단련시켜도, 이렇게 수없이 쏘아져나오는 총탄을 보면서 피하는건 무리였다.
하지만, 이능력의 세계에 들어가면서 총탄이 느릿느릿하게 날아오는 모습을 본 아론은, 호승심과 어디까지 가능할지 모를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자 총탄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면서 팔을 뻗어나갔다.
그리고,
피피피피핑!!
그를 향해 쏘아진 총탄은 모두 궤도가 바뀌면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게 아닌가?
"뭐지 저건!?"
"염동력!?"
아론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없는 이들은 염동력이 아닌가, 라면서 놀랐지만, 그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있는 이들은 다른 의미로 놀랐다.
'저 많은 총알들을 모조리 쳐내고 있어!'
'대체 어떻게? 아무리 8등급의 신체 강화자라지만 저건……!'
놀랍게도 아론은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수많은 총알들을 손등으로 흘려가면서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건호라는 이름으로 위장중인 남궁 신은 다른 의미로 놀랐다.
'부드러움의 묘리를 알고 있다. 설마 저 나이에……!'
유능제강.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긴다.
흔히들 이 단어를 격투기에 적용시키면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반격기쯤으로 생각하지만, 진짜 유능제강의 묘리는 상대방의 힘을 아기를 쓰다듬는 수준의 움직임으로 완벽하게 흘려보내야만 가능한 것이다.
다른 이들은 빠르게 손으로 총탄을 쳐내는것으로 보이지만, 신의 눈에는 손목을 부드럽게 돌리면서 총탄의 궤도를 손등으로 흘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물론, 완벽하진 않고 많이 거친면이 있긴 하지만, 분명히 유능제강의 묘리를 알고 있는 사람의 움직임이 분명하다.
듣자하니 생체 나노 슈츠를 착용하고 가볍게 적응을 한 상태이며, 그 상태에서 유능제강의 묘리를 알고 있는 움직임을 보인다?
'정말이지 시대를…아니, 세계를 잘못타고 태어난 존재. 저자가 마나나 무공을 익혔다면 최강의 길에 올랐을 거다.'
그가 무공이나 기사들이 사용하는 마나를 조금이라도 배웠다면 누구도 얕볼 수 없는 강자가 되었겠지만, 이 세계는 무공도, 마법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이능력 이라는 한계를 이기지 못하는 일반인에 불과하였지만, 신체 강화 8등급의 힘을 얻은 그는 자신보다 급이 높은 이능력자조차…어쩌면 10등급의 신체 강화자도 무시 못할 수 없는 강자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흡!"
쿠드득!
-크아악!-
이윽고, 미니건의 탄막을 뚫고 안쪽으로 파고들어간 아론은 가볍게 주먹질을 가하면서 헬하운드의 가슴 부위가 으스러뜨렸다.
"……."
"……."
"……."
시작한지 1분도 안되서 헬하운드 3기, 그것도 에이스 파일럿들로 이루어진 이들이 패배하고 말았다.
-테…테스트 종료! 구급반! 빨리 움직여라!-
마이크를 잡은 장교는 황급히 구급반을 불렀고, 격벽이 열리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구급반이 황급히 부상자들을 추리기 시작하였다.
-이…이로서 테스트를 종료…….-
어찌됐든간에 아론의 승리로 끝이 났으니, 이만 테스트를 종료하겠다고 말하려던 순간,
스윽-
아론은 3층의 방탄 유리 너머에 있는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모든 이들은 손가락 끝에 있는 존재를 따라 시선이 따라갔고, 그 끝에는 진우와 건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건호야."
"예."
그 모습에, 마치 재미난 시합을 본듯한 로마 시대의 귀족처럼 오만하게 내려보던 진우는, 신의 가명을 불렀다.
"해줘라."
"어느정도만 할까요?"
다시 한번 되묻는 신의 질문에, 진우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절반. 절반정도의 힘으로 상대하면 나름 재밌는 시합이 되겠어."
"예, 그럼."
신은 그렇게 대답하고선 밖으로 향하였다.
안그래도 너무 가볍게 끝났으니 내 경호원과 붙여보는게 어떻겠느냐고 말하려던 진우는, 알아서 자리를 만들어주는 아론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똥줄이 타서 빨리 만들었다고?
아니, 자신들을 건들면 '아, 저 새끼들 건들면 진짜 좆되겠다' 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일부러 자리를 만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황당한 표정으로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았지만, 진우는 꽤나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게 된다는 기대감에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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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보면 저와 비슷한 떡타지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것 같습니다.
예? 제 아성을 넘보는 사람들이 생기는것 같냐고요?
아뇨! 저 대신에 맞아줄 샌드백, 혹은 맞더라도 같이 맞아줄 동료가 생긴게 너무나 기쁩니다!
더 많은 떡타지들이 생기길 기원하면서 오늘도 작가는 딸을 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