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678화 (678/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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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퍼석!

"크헉……!!"

잔상처로 가득한 주먹이 건장한 백인 남성의 심장 부위를 강타하자, 살과 뼈가 으깨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주먹이 남성의 몸을 관통하였다.

털썩-

"끄…꺼어……."

백인 남성은 이렇게 죽기 싫다는 듯이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들어올렸지만, 이미 심장이 파괴되어버린 남자는 팔다리가 추욱 늘어지면서 숨을 멈췄다.

"애니메이트 데드."

"그어어--"

하지만, 젊은 여성의 목소리와 함께 검은색 기운이 감돌자, 폐에 남은 공기가 빠져나오는듯한 소리가 남자의 입에서 들려오더니 힘없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저쪽으로 가 있어."

"그어어--"

여성의 지시에 따라 남자는 한 쪽 구석으로 이동하였고, 거기에는 창백한 인상과 몸의 일부분이 꿰뚫려 있는 죽은자들의 무리가 존재하였다.

"이로서 200구는 채웠구나."

"예. 다행히 멍청하게 실종된 동료들 찾겠답시고 깡패들이 찾아온 덕분에 일이 더 수월해졌네요."

백인 남성의 심장을 파괴한 동양인 노인, 아수라는 도윤과 대화를 나누면서 좀비들을 200구까지 모아뒀음을 확인했다.

일전에 아수라의 도움으로 간신히 펜타곤의 리더 중 한 명인 스캇으로부터 도주하였던 그녀는, 인적이 드문 지역만을 골라가면서 텔레포트 마법을 통해 추적에서 벗어났다.

다행히도 텔레포트 능력자들은 자신들의 능력과는 성격이 다른 텔레포트 마법의 힘을 이해하는데만 해도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고, 그녀는 매우 쉽게 위험지대에서 피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만 살던 여고생이였던 도윤은 자신이 미국의 어떤 주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사람이 사는 곳으로 이동하였고, 깡패나 양아치들에게 삥을 뜯으면서 얻은 돈으로 옷과 끼니를 해결하였다.

일단 위기에서 벗어나 배를 채우고 난 그녀는, 다시 한번 적당한 도시를 물색하여 네크로맨서의 악명을 퍼트리기로 결정하였고, 단지 그녀의 신변만을 호위하도록 명령을 받은 아수라는 그녀의 계획 자체에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원하는 방향으로 힘을 쓰기만 할 뿐, 그녀의 계획에 어떤 건의도, 불만도, 수정도 요구하지 않은 것이다.

도윤은 혹시나 몰라서 정말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냐고 물어봤지만, 아수라는 자신의 역할은 도윤의 보호이지, 그 외엔 신경써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역할을 못 박았다.

어쨌든, 기습적으로 시작할 좀비 습격을 위해 200구의 좀비들을 모아놓은 도윤은, 더 이상의 실종자를 만들면 범죄 조직이든, 깡패들을 감시하던 경찰이든 누군가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뒷조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이상의 병력 증강은 멈추기로 하였다.

"……."

그리고 잠시 소모된 마력을 회복하느라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던 그녀는, 온 몸으로 느껴지는 시체의 기운에 잠시 헛웃음을 터트렸다.

"킥……."

"왜 그러느냐?"

"얼마전만 해도 동물 시체도 무서워서 못봤었는데, 지금은 사람 수백은 가볍게 죽이고 다니는 초대형 살인마가 되어서요. 게다가 시체 냄새까지 익숙해져버렸으니 누가 저를 고등학생으로 보겠어요?"

그렇게 자조섞인 목소리로 약간 침울해 할 때, 아수라는 살짝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허나, 너에게도 목적이 있기에 삼태극에 들어온게 아니더냐?"

아수라는 그동안 중국에서 생존해 있는 중국인을 죽이느라 도윤이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신입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조차 늦게 들었다.

거기다가 그녀의 보호 역할이라면서 대략적인 정보만 확인하고 페리샤에게 쫓겨나듯이 이동하였기에, 실제로 도윤에 대해선 부분적으로 아는게 전부였다.

그것도 화장발이 너무 심해서 처음엔 못 알아보다가 시체를 조종하는 마법이 남궁 신의 그것과 매우 동일하였기에 아군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맞아요. 제 목표는 세가지. 일단 힘을 강하게 단련하고, 우리 엄마랑 아빠가 고통스럽게 죽을때 돕지 않았던 전 세계를 향해 복수하는 것, 그리고 남궁 신의 죽음."

"허어?"

그렇기에 아수라는 도윤의 세가지 목표에서 두 눈이 동그래지며 경악과 황당함을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마지막 부분인 남궁 신의 죽음이라는 부분에서 놀란 것이다.

"그건 좀 무리가 있겠구나. 남궁 신, 그 자는 한마디로 말해서 괴물이란다. 만약, 치우를 섬기지만 않았다면 삼태극에 버금가는 조직을 만들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지. 내가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남궁 신이라는 인물은 세기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선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아수라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천재天才. 날고긴다 하는 이능력자들은 그냥 운좋게 강한 힘을 받았을 뿐이지만, 남궁 신은 진정으로 하늘이 내린 재능을 가진 천재라고 볼 수 있겠구나. 그만큼 그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단다."

"…그치만 이무기와 싸울땐 오히려 치우가 더 많은 활약을 하던데요."

단지 남궁 신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에 반발심을 가져서 반쯤 투덜거리듯이 치우보다 못한 활약상을 비꼬았지만, 아수라는 치우의 이름을 듣자마자 표정이 심각해졌다.

"치우…확실히 그는 참 기묘한 인물이지. 솔직히 말해서, 나는 도대체 치우라는 자가 어떤 존재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더구나."

"왜요?"

"그의 행동을 보면 기본적으로 경박하고, 성욕에 불타면서 아랫도리만 휘두르는 일종의 놈팽이지. 처음 봤을땐 이 놈이 인간인지, 아니면 몇년동안 강제 금욕 당한 발정기 개새끼가 인간으로 변신한건지 진지하게 의문을 품기도 했었단다."

"킥킥킥."

아수라의 적나라한 인물평에 도윤 또한 같이 생각하였는지 킥킥 거리면서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연륜이 느껴지더구나."

"연륜이요?"

"그래. 아무리 봐도 20대 후반의 청년에 불과한데, 어쩔때는 수만의 사람을 다뤄본 경험이 많은 무장같기도 하고, 또 어쩔때는 마치 한 국가의 지배자같은 위엄과 풍모를 풍기기도 하지. 하지만, 또 어쩔때는 단지 쾌락형 살인마같기도 하고, 위급할땐 산전수전 다 겪어본 전사와도 같다. 남궁 신은 아무리 능력이 강하다 해도 아직 젊은 나이에 의해 실전 경험이 부족한 편인데 반해, 비슷한 연배인 치우의 전투 경험은 아득할 정도로 앞장서 있으니, 남궁 신과 그를 함께 비교하자면 신이 뒤쳐지게 보이는것도 무리는 아니군."

"……."

치우에 대해 엄청난 고평가를 내놓는 아수라.

하지만, 도윤은 이내 다시 입을 열어 반박하였다.

"그치만 그건 다 페리샤라는 분의 머리에서 나온 결과잖아요? 솔직히 페리샤, 그 분이 없었더라면 삼태극이 여기까지 성장하는건 불가능했을걸요?"

단지 두뇌 하나로 수많은 인간들을 농락할 수 있는 지식을 가진 페리샤는, 이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하나로 승부를 내면서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준 여성이였다.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해서 은연중에 동경하고 있던 도윤은 이 모든게 페리샤의 힘 덕분이라면서 반쯤 투덜거리듯이 반론하였고, 아수라 또한 그 부분에 동감하였다.

"맞는 말이지. 페리샤, 그 여인은 정말로 아군이라는게 천만다행으로 느껴지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는건 반론할 수 없는 부분임이 분명하다."

단지 혼자서 거의 모든 전략과 계획을 구상하다보니 무심코 넘어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분명한것은 그녀만한 두뇌의 소유자는 지구상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거라. 한 조직의 수장이 된 너라면 그정도로 머리 좋은 부하를 가만히 내버려두겠느냐?"

"……."

"조직의 수장인 자신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능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부하, 그리고 자신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두뇌를 가진 참모. 너라면 그런 인물들에게 어떤 제약도 없이 마음껏 활동하게 내버려둘 수 있겠느냐?"

"……."

남궁 신과 페리샤를 표현하는 아수라의 설명에, 도윤은 잠시 자신이 삼태극의 수장이 되었다는 가정에 들어갔다.

자신이 삼태극의 수장이라면 그런 능력을 가진 부하들을 두고서도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을까?

아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최소한의 안전을 얻을 수 있게끔 어떤 제약을 이들에게 걸어둬야만 한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치우는 그런 능력을 가진 부하들을 두고서도 아무런 견제도, 의심도 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그 어떤 제약이 없는데도 그 부하들은 머릿속에서 배신이라는 단어를 절대로 떠올리지 않는다."

아수라는 잠시 뜸을 들이고선 도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고래古來로부터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혹은 자신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부하를 가진 무리의 대장, 그것이 한 부대의 대장이든, 한 국가의 수장이든, 한 깡패 조직의 두목이든, 모두가 능력있는 부하로부터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필사적이였단다. 하지만, 네가 본 삼태극에서는 그런 정치적인 싸움이 있었느냐?"

"…아뇨."

"바로 그것이 치우라는 인물의 능력이다. 자신보다 능력이 월등한 부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부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배신을 당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치우라는 자는 우리가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더 뛰어난 지도자라는 뜻이란다."

"……."

"아마 현대가 아니라 주먹 하나로 나라를 세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반드시 자신만의 국가를 만들었을 인물이지.

아수라의 고평가를 듣고 있다보니 확실히 치우라는 이름을 가진, 항시 발정중인 개새끼같은 그 남자가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겉보기엔 자신의 성욕만을 해결하는 것이 전부인 그 남자 아래에 능력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것도 그렇고, 그의 지배 아래로 그 어떤 정치적인 싸움을 보이지 않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힙을 합쳐 난관을 뚫고 나가는 모습은 그에게 최소한 한 무리의 리더로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그가 단지 아랫도리만 휘두르는 발정난 개새끼였다면, 빌어먹을 중국놈들만 처리하고 그대로 삼태극에서 나왔을 것이란다. 나의 목표는 중국의 멸망이 전부였으니까."

농담이 아니다.

만약, 아수라에 가진 충성도가 낮았더라면, 그는 중국 정벌 이후로 자취를 감췄을 것이고, 더이상 삶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면서 아예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은둔하여 조용히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치우는 아수라에게 있어서 최고의 지도자였고, 나아가 중국의 멸망 이후로 자신에게 복수를 해야만 하는 또다른 대상을 가르켜주었다.

그것은 자신들같은 소수민족들이 중국의 압제로 괴로워할때, 멀리서 구경만 하던 이들이다.

자신들 일이 아니라고 강건너 불구경하던 이들에게도 소수민족의 괴로움을 느끼게 만들어야만 진정한 의미로 복수가 완성된다면서, 중국을 향해서만 분노를 토해내던 아수라에게 다시 한번 싸워야만 하는 이유를 안겨다준 것이다.

그로 인하여 아수라의 목표는 중국 정벌에서 세계를 피폐화시키는 것으로 그 목표가 바뀌었다.

그들에게도 자신들의 고통과 슬픔을 겪게 만들어줘야만 한다는 일념하에서.

"음, 말이 너무 길었군. 밤까진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그동안 쉬도록 하거라."

아수라는 그렇게 말을 끝내고선 도윤에게 휴식을 권유하였고, 안그래도 들키지 않게 신경쓰느라 정신력이라던가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던 도윤은 잠시동안 수면을 취하여 컨디션을 회복하기로 결정하였다.

"예. 할아버지도 가서 쉬세요."

도윤은 자신과 비슷한 슬픔과 증오를 겪고 있는 아수라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대할때처럼 틱틱 거리지 않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할아버지라…허허…이제와서 나같은 살인마가 그런 호칭을 듣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군…….'

이제 막 변성기가 끝나서 앳된 느낌이 남아있는 도윤의 목소리로 할아버지라고 불리우게 된 아수라는, 마치 어린 아이에게 다정하게 불린듯한 감각을 느끼면서 살짝 아련해지는 감정과 함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만약, 여기서 싸움을 멈추고 동족들을 위해 재건에 힘을 쓴다면…저렇게 나를 부르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겠지.'

여기서 삼태극에 탈퇴를 해도, 치우나 페리샤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라면 이미 싸울 마음이 없는 자신을 억지로 잡아봤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을테니까.

하지만…….

'내가 나아갈 수 있는 길은 피와 시체로 이루어진 살육의 길. 왜냐하면 나는…….'

인상만 험악할 뿐, 마음은 착해보이던 노인의 눈빛을 가지고 있던 아수라는 잠시 눈을 감고선 눈두덩이를 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하였고, 다시 눈을 떴을땐 살육자의 눈이 되어있었다.

'나는 살인마의 길을 걷기로 한 아수라니까. 나는 나의 분노를 위해, 증오를 위해, 복수를 위해서 인간의 도리를 내던진 학살자가 되기로 그 날 결정하지 않았던가. 내게 있어서 평화는 죽음 뿐이다.'

자신의 원래 이름이였던 델렉 욘바는 스스로 인간의 길을 벗어나면서 내던졌다.

자신은 앞으로도, 그리고 죽은 그 이후로도 아수라로서 남게 될 것이다.

============================ 작품 후기 ============================

블로그는 일시적으로 폐쇄했습니다.

라고는 해도 그냥 자료만 거의 다 내린것에 불과하지만요.

폐쇄 이유는 음란물 유포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즉, 성적으로 음란함 소설, 영상, 만화, 모두 이 유포죄에 걸린다고 하더군요. 아청법과는 달리 소설까지 그 해당사항이 있는겁니다.

반년 이상이나 뒀는데 지금까지 걸리지 않은것은 하나로 단합된 딸쟁이 독자들의 힘입니다. 이 부분은 자랑스러워해도 좋아요.

우리 모두 딸쟁이로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어떨지 몰라도 왠 정의 오타쿠가 '정의의 이름으로 이런 음란물은 용서 할 수 없다!' 라면서 제 블로그를 신고하면 음란물 유포죄로 징역 1년 이하, 벌금 1000만원 이하를 물게 됩니다 ㅠㅠ

일단 모두가 손쉽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는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글을 삭제하였지만, 앞으로 삭제 분량을 어떻게 공개해야 할지 고민이네요.

해외 서버를 경유해서 저만의 사이트를 만들면 참 좋겠지만, 사이트 유지비라던가 이런걸 생각하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바이두 라는 중국 공유 프로그램을 쓰면 참 좋지만, 제 소설 하나 때문에 읽기도 어려운 중국어를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여러분에게 감수시키긴 싫습니다.

즉, 제가 원하는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대에 마음대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부분입니다만, 대체 이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네요.

나이 제한 걸어놓은 비공개 카페를 만들어서 조아라 분들이 가입하게끔 만드는게 좋을까요?

여러분들도 좋은 생각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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