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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미국의 50개 주에 위치한 인구수를 따지자면 7위에 해당하는 오하이오 주.
풍부한 지하자원과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발달한 오하이오 주는 때아닌 몸살을 겪고 있었다.
무명이였다가 갑작스럽게 엄청난 능력을 보이면서 적게는 도시 하나, 크게는 주 하나에 알려질 정도의 빌런들이 이따금씩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미국 50개주 전체에 긴장감을 일으킬 정도의 초대형급 빌런은 왠만해선 쉽게 나오지 않는다.
물론, 그런 명성을 가진 빌런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세력을 키워가면서 점차 악명을 높여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등장과 동시에 미국 전체에 경각심을 올린 존재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숫자가 적다.
하지만, 그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초대형급 빌런이 새로이 등장하였다.
네크로맨서.
죽은자를 일으켜 세워서 조종하는 수수께기의 능력을 가진 소유자.
처음엔 다들 시체를 조종하는데 특화된 특수계 염동력자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였지만, 그 숫자가 수천이 넘어가자 다들 그 생각을 접어두었다.
수천이나 되는 시체를 한꺼번에 조종한다면 사람의 뇌가 그것을 단번에 소화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시체들을 뭉쳐서 새로운 종류의 괴물을 만들어낸(플레시 골렘) 네크로맨서의 능력은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혐오감이 드는 능력이였다.
등장과 동시에 네크로맨서보다 더 많은 인명, 재산적 피해를 입힌 빌런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녀가 가진 능력의 위험도는 특급으로 분류되어 미국 50개주 뿐만 아니라 유럽쪽에도 알려질 정도였다.
어쨌든, 네크로맨서가 등장한 오하이오 주의 여러 도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나면서 보존 식량을 사재기하고, 집을 안전하게 개조하거나 아예 다른 주로 떠나는 일이 심해지게 되었다.
특히, 밤에는 아예 사람들이 싹 사라지게 되면서 밤시간에 장사하는 술집같은 곳에서는 망했다면서 울상을 지었지만, 그래도 그들 또한 목숨이 여러개 있는게 아니기에 일찍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부우웅--
그리고, 사람이 없는 인적 드문 거리에서는 경찰차들이 순찰을 돌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다.
"칫."
그 모습을 적당히 높은 빌딩 옥상에서 내려보던 도윤은 혀를 나지막히 찼다.
밤이 되면서 다시 한번 좀비 부대를 이끌기 전에, 어느 포인트를 공격해야 희생자들을 많이 만들 수 있을까 라면서 탐색겸에 올라왔는데, 사람은 없고 경찰만 그득하니 짜증날 수 밖에.
만약, 페리샤가 지금의 역할을 맡았다면 미리 난리쳐놓은게 있으니 밤의 어둠을 이용한 공격은 소용 없다는 것을 진작에 알아챘겠지만, 사람을 습격하여 무차별적으로 습격하는 계획을 생에 통틀어서 단 한 번만 했었던 그녀는 그런 치밀함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이 모든게 결국 경험 미숙에 의해 벌어진 일인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되었군.'
그에 반해, 경험이 풍부한 아수라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였지만, 자신의 역할은 조언자가 아니라 경호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다잡으면서 쓸대없는 조언을 삼갔다.
게다가 스스로 이 모든 착오와 실수를 경험해야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아수라는 이러한 실패도 결국 경험이라고 생각하면서 제 3자의 입장을 고수하였다.
'어떻게 하지? 그냥 냅따 꼴아박아버려?'
…치우와 짧게나마 함께 있다보니 단어 선택 능력이 과격해진 도윤은 그냥 좀비들을 돌진시켜서 민가를 습격할까, 라고 궁리를 하였으나,
'아냐. 이렇게까지 경계를 하고 있는데 민간인이라 해도 각자의 방식으로 대항하려고 준비를 해뒀겠지. 오히려 민가를 습격하다가 시간만 낭비해서 별 활약도 못해보고 전멸할지도 몰라.'
사람의 기척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도심.
처음엔 차라리 다른 도시로 이동할까 싶었지만, 다른 도시의 상황이 이 곳과 다를리가 없다.
아니, 이 오하이오 주 전체 뿐만아니라, 인접해 있는 주 까지 비슷하리라.
'어떻게든 공격의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데…….'
하지만, 그녀의 머리로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공격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면서 표정이 시시각각 바뀌는 모습을 확인한 아수라는, 결국엔 두고만 볼 수 없었는지 나지막히 한 숨을 내쉬면서 입을 열었다.
"꽤나 고민이 많은 모양이군."
"…예.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피해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좀비때의 숫자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방안이 생각나지 않아요."
확실히 이렇게 다들 자기 집에서 숨어있으니, 제 아무리 아수라와 혈강시 아이리가 필사적으로 움직여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그 상황에서 경찰과 군대가 움직인다면, 혹은 펜타곤의 리더가 또다시 등장한다면 제대로 불어나지 못한 좀비 부대는 더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어진다.
즉, 소수간의 평범한 이능력 대결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된다.
그녀가 원하는것은 자신만의 부대를 꾸준히 키워서, 미국 전체를 침공하는 것이 그 목표이니까.
"그런데 굳이 밤에만 공격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
"……. ……에?"
"아무리 밤엔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해도, 낮에는 다들 회사, 학교 등에 가지 않느냐? 이렇게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낮에 공격하지 않고 밤에 공격하는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어서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다."
"……."
그러고보면 이무기와 싸울때만 해도 훤한 대낮에(먹구름이 많이 끼긴 했지만)좀비를 만들어서 싸우게 했었다.
밤에는 사람들의 시야가 좁아지고, 흑마법의 힘이 좀 더 강해진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그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진 이상, 굳이 밤의 장점에만 매달려야만 하는 이유는 없었다.
이래서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적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선 시각적으로도 어두운게 좋기 때문에 밤을 선택한 것인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밤이 아니라 낮에 공격하는게 더 이득이다.
일단 길거리에 사람들이 드글드글 거릴테고, 상점같은 곳을 공격하면 단시간에 많은 수의 좀비를 불릴 수 있다.
오히려 밤보다 더 유동 인구가 많으니 숫자를 불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끄아아아앙~~~!!"
도윤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싸매며 쪼그려 앉아 괴상한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하였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아수라는 초보 악당이 고뇌하는 모습에 껄껄 하면서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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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 병신 새끼들!"
약간 왜소한 체격을 가진 히스페닉계 남성은 건장한 떡대 2명과 함께, 햇빛이 쨍쨍한데도 그늘지고 으슥한 골목길에 들어갔다.
"그렇게 내가 정기 보고 하라고 지랄을 했는데 아예 씹어버려? 오냐! 아주 오늘 싹다 죽여주마!"
깡패 조직의 대다수는 독립된 조직이라기 보단 어떤 거대 조직의 산하 조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남자는 그 산하 조직에서도 밑바닥 인생들을 관리하는 중간에서 1~2단계 아래인 간부다.
위에서 '사태가 심상치 않으니 하루에 한번씩 정기 보고를 취할 것' 이라는 공문이 내려왔는데, 이는 네크로맨서의 등장으로 생겨난 여파중 하나였다.
어쨌든, 그 공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무식한 하류 인생 놈들이 정기보고를 가볍게 씹어버린데다, 전화까지 받지 않자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그가 직접 정기보고를 무시한 놈들의 지역까지 직접 찾아온 것이다.
"어이! 닉슨! 콜! 이 개새끼들아! 니들이 가진 휴대폰은 벽돌 대용이 아니라고 몇번이나 말했냐!!"
쾅쾅쾅!!
남자는 골목길에 있는 문을 무차별적으로 두들기면서 닉슨과 콜이라는 남자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이 구역을 관리하는 깡패들의 두목과 부두목으로, 둘은 어릴때부터 친한 친구였던지라 마약을 빨때도 함께 빨면서 우애(?)를 돈독히 하는 사이였다.
문제는 중증의 마약 중독자라서 대가리가 병신이라는 것이랄까? 그것도 사이 좋게 둘 다.
…….
…….
…….
하지만, 남자의 소란에도 불구하고 골목길 안에선 누구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거 뭔가 낌새가 좋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소란을 피웠는데도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간부의 뒤에서 경호하던 떡대 중 한 명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말하였다.
"하…씨발……! 이 새끼들 어디서 마약 빨고 여자들하고 뒹굴거리다가 뻗어있는게 분명해. 지금부터 전화 할테니까 이 새끼들 전화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해라."
하지만, 간부는 이런 경험이 한두번이 아닌지라 위험하게 생각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음악소리와 함께 발신음이 들리기 시작하길 2~3초.
뚜르르르르……
어디선가 평범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세 남자는 입을 다물고선 벨소리가 가까운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의 근원지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개새끼들! 여기에 있었구만!"
소리가 나는 곳은 마약 창고로 사용하는 주차장이였다.
"상품에 흠집하나 나기만 했어봐! 싹다 죽여버릴테니까!"
그는 상품용으로 준 마약을 사용했다면 당장 머리에다가 구멍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 전용의 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닉슨! 콜! 니들 다 죽고 싶……!"
살의가 넘치는 목소리로 문을 열었던 간부의 입은 자동적으로 닫쳐졌다.
그도 그럴것이, 어둠컴컴한 공간에서 수십명의 남녀들이 입구쪽을 등진채,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상한 모습을 보면 누가 됐더라도 일단 기이함을 느꼈을테니까.
뚜르르르르~~~
"닉슨? 콜?"
하지만, 그 무리에서 벨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지자, 두 사람이 여기에 있다는 걸 확신한 간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면서 조심스래 두 사람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휙-!
순간, 입구를 등지고 있던 수십명의 남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히익!?"
간부는 그 모습에 깜짝 놀라면서 비명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하나같이 죽은것 마냥 눈이 뒤집혀 있고, 피부는 피가 오랫동안 통하지 않은것 마냥 푸르딩딩한데다 표정마저 넋이 나가있으니 말이다.
"서…설마!!"
얼마전 여기서 수백km 떨어진 도시에서 등장한 네크로맨서.
그 네크로맨서가 하필이면 자신들의 영역으로 찾아왔다고 생각한 간부는 자신의 호위하던 경호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두 명은 모두 신체 강화자 3등급으로, 텔레포트 능력자같은 고급 인원을 경호원으로 삼을 수 있는 짬밥이 안되는 그에겐 그나마 최고의 경호원들이였다.
하지만,
털썩- 털썩-
"어……?"
자신의 구명줄인 두 경호원들은 머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꺽인채 힘없이 쓰러지는게 아닌가?
"왜 저들이 정기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알겠지?"
그리고, 자신의 뒤쪽에서 들려오는 노인의 목소리.
"이제 궁금증이 다 풀렸으니 여한이 없겠군. 잘 가게."
우득-
'너는…대체…누…….'
간부는 왜 이들이 정기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목을 부러뜨리는 자가 누구인지 모른채로 죽고 말았다.
"이들과 한편으로 보이는 이들이 더 있더냐?"
"아뇨. 이들만 왔네요."
바깥쪽을 경계하던 도윤은 이들이 전부임을 확인하면서 가볍게 땅에 착지하였고, 손가락을 들어올리면서 새롭게 생겨난 세 구의 좀비를 만들어냈다.
이들이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골목길 깊숙한 곳까지 스스로 들어오게끔 유도한 도윤과 아수라는, 어떤 조직의 누구인지 몰라도 여기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눈치챘을테니 더이상 꾸물거릴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찰칵- 찰칵- 찰칵-
도윤은 좀비들을 모아둔 건물의 입구를 열면서 모든 좀비들을 불러모았고, 좁은 골목길에 가득찰 정도로 모이게 된 좀비들의 모습을 확인한 도윤은 아수라와 함께 골목길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야말로 이 도시를 초토화시켜 나의 군대를 만들고 말겠어……!"
그녀는 자기 자신을 향해 다짐하면서 203구의 좀비들을 이끌었고, 아수라는 과연 이 경험 없는 작은 악당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기대하였다.
============================ 작품 후기 ============================
새롭게 삭제분을 올리는 용도로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공지에다가 카페의 주소를 올렸으니 다들 가입해주세요. 다음주 수요일까지 공개로 받다가 비공개로 전환하여 초대 신청만 받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나이 제한을 통해 올해 성인이 되는 97년생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합니다. 그 미만인 분들은 안타깝게도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나이 제한을 걸고, 비공개로 만들어야 누가 고소미를 먹여도 여러 제한을 걸어뒀으니 왠만해선 처벌을 안받는다 하더군요.
원래는 게시판 내에 음란물을 공유하게끔 만들까, 라고 생각하였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카페가 정지 먹을것 같아서 그냥 삭제분만 올리는 자료실 역할로 결정했습니다.
가입 기간은 위에 설명했듯이 다음주 수요일까지. 그 이후는 비공개로 전환하여 초대로만 가입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