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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이벨은 자신의 힘으로 도망가는 삼태극의 전부를 처리할 수 없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진 한복판까지 모습을 드러낸 치우 일당은 고이 내버려둔다면 펜타곤측의 사기가 떨어질것은 분명한 사실.
다소 무모한건 인정하지만, 어떻게든 도망치는 적 한 명이라도 중상을 입히던가, 죽여야만 사기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름 없는 무명의 간부보단 악명을 떨친 이를 잡는게 더 좋다.
꽤나 까다로운 조건이긴 하지만, 거기에 가장 부합되는 목표가 존재한다.
누군가의 보호 없인 혼자서 싸울 수 없는 존재, 네크로맨서.
단시간에 세계적인 악명을 얻었고, 능력조차 약하니 펜타곤의 사기를 드높이는데 가장 적합한 존재였다.
'기회는 단 한번! 일격에 처단한다!'
등에 타고 있는 이들이 떨어지지 않게끔 속도를 조절중인 설표의 뒤를 간단히 따라잡은 이벨은 트리슈라를 짧게 위로 던지고, 투장 자세로 창대를 붙잡으며 팔의 근육을 최대한 뒤로 당겼다.
화르르륵--
그와 동시에 트리슈라의 몸체가 불속에 달군것 마냥 새빨개지다 못해 용암과도 같은 색이 되었고, 창 주변에는 뜨거운 열기로 인한 아지랑이 현상이 일어났다.
이정도 열기라면 이벨에게도 화상을 입힐만 하지만, 트리슈라의 사용자인 그녀에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기에 투창 자세로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아직 저들은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이벨은 근육을 최대한 당긴 자세에서 전력을 담아 팔과 상체를 앞으로 휘둘렀다.
쒜에에엑---!!
몸이 공중에서 한바퀴 돌 정도로 강하게 쏘아보낸 일격.
'살기!'
그리고, 살기를 느낀 아수라와 플래티나는 고개를 돌리면서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삼지창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전력을 실어낸 트리슈라는 그야말로 마하의 속도로 날아왔고, 플래티나는 재빨리 몸을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회피 운동을 시작했다.
"꺅!?"
문제는 이벨이 트리슈라를 날렸다는 사실을 모르는 도윤이 갑작스런 회피 운동에 균형을 잃으면서 털을 붙잡고 있던 두 손이 떨어진 것이다.
도윤의 몸은 반동을 일으킨 플래티나의 등에서 올라온 탄련에 의해 공중으로 솟구쳤고, 플래티나가 뒤늦게 비명 소리를 듣고 상황을 파악했을땐 이미 늦어버렸다.
"!!"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아서 거리가 있던 아수라는 떨어져나가는 도윤의 몸을 잡아내지 못하였고, 다급한 도윤의 눈과 마주한 아수라는 각오를 다진 표정으로 플래티나의 등을 박차고선 도윤을 향해 뛰어나갔다.
"아이리!!"
아수라는 그렇게 외치고선 도윤의 뒷목을 붙잡아 힘있게 플래티나를 향해 날려보냈다.
도윤의 생각과 연결된 아이리는 그녀가 당황하면서 제대로 판단을 못해 멍하니 있었지만, 아수라의 외침으로 아이리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팔을 뻗어 자신을 안전하게 잡도록 지시를 내렸다.
자신을 붙잡고자 손을 뻗은 아이리의 팔에 간신히 매달린 도윤은 황급히 뒤를 돌아보면서 아수라의 상황을 확인하였다.
푸욱!!
그리고, 그녀가 목격한 것은 자신의 몸을 잡아 날리고, 공중에 체류해 있던 아수라의 심장 위치를 꿰뚫는 용암처럼 새빨간 삼지창의 모습이였다.
아수라는 어깨까지 돋아난 4개의 팔을 이용하여 창대를 붙잡았지만, 창대에서 엄청난 고온에 의해 화상을 입으면서 제대로 된 힘을 실어내지 못한 것이다.
"크허억!!"
콰카카카카칵---!!
트리슈라에 의해 몸이 꿰뚫린 아수라는 그대로 땅바닥에 부딪혔고, 이벨의 전력이 실려있는 힘의 여파로 인해 트리슈라에 꿰뚫린 상태로 아스팔트 도로에 기다란 흔적을 만들며 밀려나갔다.
"할아버지!!"
그 모습에 도윤이 비명을 내질렀고, 다른 방향으로 도주하다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남궁 신이 검강이 실려있는 쌍룡검을 휘두르면서 아수라의 심장 부분을 꿰뚫은 삼지창을 강하게 쳐냈다.
덥썩!
그리고선 아수라의 목을 옆구리에 끼우듯이 잡으며 경공을 사용해 빠르게 플래티나의 뒤를 따라갔고, 트리슈라는 이벨의 손으로 되돌아갔다.
남궁 신이 네크로맨서 주변을 호위하니 똑같은 공격을 가해도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이벨은 더이상의 추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의 결과를 얻었기에 표정은 한결 나아졌다.
'설마 네크로맨서를 구하고자 아수라가 나올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는데.'
11등급의 신체 강화 능력을 가진 자신과 동긍하게 맞붙은 아수라는 치우처럼 단순히 힘과 힘의 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권법의 달인인 그는 자신이 공격하는 힘의 방향, 궤도를 파악하여 빗겨쳐내거나 충격을 완하시키면서 막상막하의 싸움을 펼쳤다.
죽은자를 만들어내는 네크로맨서도 위험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11등급의 신체 강화자와 정면에서 싸우고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춘 아수라를 처단하는게 더 이득이다.
그렇기에 트리슈라를 마음대로 조종하여 궤도를 바꿀 수 있었던 이벨이 선택한 결과는 아수라가 구출한 도윤을 처리하기보단, 홀로 떨어진 아수라를 죽이는게 최선이라 생각하여 그를 향해 궤도를 수정하였다.
정확하게 심장의 위치에 박혀들어갔고, 거기다가 초고온에 의해 심장이 익어버렸을테니, 아무리 삼태극이라 해도 그를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이벨은 닭대신 꿩을 처리했다고 생각하면서 더이상의 추적은 자살 행위라 판단하여 아군과 합류하고자 삼태극 일행과 반대쪽으로 몸을 날렸다.
'도시 밖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어. 빨리 아군과 합류해서 놈들이 텔레포트 영향을 벗어나기 위해 도시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 추적하면 아슬아슬하지만…….'
그렇게 머리를 굴리면서 재빨리 부대를 재정비할 생각으로 가득찬 이벨이였지만, 그녀의 오른쪽 귀에 고정된 소형 이어폰으로 다급한 보고가 들려왔다.
-여기는 A-2! 적이 침입…크악!-
-D-6! 삼태극이…커헉!-
-여기는 B-1! 습격받고 있다! 습격…파지지직……-
"!!"
이벨은 황급히 삼태극이 도망간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고, 거기에는 삼태극의 무인형 병기들이 소수씩 짝을 지어 특정 지역을 공격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티 텔레포테이션 장비가 있는 구역만 공격하고 있어!?'
삼태극은 처음부터 안티 텔레포테이션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위치를 파악해두었고, 미리 파괴하여 적에게 경각심을 느끼게 해주기보단 아군을 회수하고 퇴각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공격하도록 하였다.
만약,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자신이 무리를 해서라도 추적을 했겠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황.
"…후우……."
이벨은 분노로 뒤집어질것 같은 가슴을 진정시키며, 아수라를 처단한 것을 위안삼았다.
인간은 심장에 바늘만큼의 상처가 나도 죽어버린다.
그런데 거기에 삼지창을 꽂아넣었고, 초고열로 구워버리면서 심장 전체가 피부로 치자면 3도 화상급의 타격을 받았을터.
아수라의 죽음을 기정사실화한 그녀는 안티 텔레포테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요원들의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할 수 있는것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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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커헉!"
동시다발적으로 안티 텔레포테이션 장비를 파괴하고, 지하드로 귀환하자마자 페리샤가 미리 준비한 구급팀에 의해 아수라가 의료실로 실려나갔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함선 내부에서 활동하는 드론들에 의해 의료실로 이끌린 아수라의 모습에, 도윤이 그를 애타게 부르면서 뒤를 따라갔다.
아수라는 의료실에 들어가자마자 열려져 있는 치료 포트 안으로 들어갔고, 강화 유리로 된 케이스가 덮어지면서 치료 용액이 발끝에서부터 빠르게 차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상황은?"
그리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뒤를 따라온 진우가 여기까지 아수라를 옮긴 드론을 향해 물어보자, 드론에 내장된 마이크에서 마스지드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상처 부위가 심장 부위를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초고열에 의한 화상을 확인. 이정도 화상이 심장에 직격하였다면…….-
마스지드는 뒷말을 흐렸지만, 그 뒤는 누구라 해도 이해할 수 있었다.
"치료 방법은?"
-…죄송합니다. 현재 아수라님의 심장은 총알에 의해 구멍이 난것보다 더 심한 상처를 입고 계십니다. 현재의 의료시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런 상처라면 단지 수명을 잠깐 늘려주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마스지드는 냉정하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애초에 마스지드는 전함 전체를 통솔하기 위해 살라딘의 명령을 신속하게 전달, 보조하는 역할이지 의료용 로봇이 아니며, 심도 있는 의학 지식이나 수술 자료 또한 없다.
진우는 잠시 자신의 눈가를 매만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그렇게 말하고선 계속 할일을 하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심장에 총알 구멍이 뚫린것보다 더 심한 상처.
진우는 아수라의 죽음을 기정사실화 하고선 치료 포트 곁에서 울고 있는 도윤을 향해 입을 열려던 순간,
쿵쿵쿵-
정신을 차린 아수라가 케이스를 열어달라는 듯이 두드리고 있었다.
"마스지드. 얼굴 부분만 케이스를 열 수 있나?"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마스지드는 치료 포트를 컨트롤하여, 치료 용액의 수위를 목 아래까지 내리고선 강화 유리로 된 케이스 또한 그 영역까지만 내려두었다.
"나는 이제 곧 죽을거요."
"유언은?"
말을 할 수 있게 된 아수라는 앞뒤 싹 자르고선 자신이 죽을거라며 입을 열었고, 진우 또한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
아수라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했다.
심장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너무나 괴로웠지만, 신기하게도 그 고통속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회광반조回光返照 현상인 것이다.
"나는…젊었을때 가족을 중국에게 잃은 이후로 복수귀로 살아왔소."
이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였지만, 진우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아수라를 위해 말을 끊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하였다.
"솔직히 복수에 미치긴 했어도 당시엔 어느정도 제정신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복수는 못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름이 늘어가니 슬슬 조급해지기 시작하더군."
중국을 무너뜨리기는 커녕, 건제함을 과시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복수는 조금도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삼태극이 없었더라면…나는 중국놈들을 쳐죽일 수 있다면 악마하고도 손을 잡았을 것이오."
본래의 역사에서 최초의 배신자라고 불리우며, 칼리 제국의 주구가 된 아수라.
그 역사에서는 삼태극이 없었기에 칼리 제국으로 넘어갔지만, 진우의 존재로 인해 그 역사는 비틀어졌다.
"생각해보면 치우, 당신은 누가봐도 '이 인간은 정말 악당이 되기 위해 태어났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나오는 인간이였지. 하지만……."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그는 이내 피식 웃음을 지어보였다.
"즐거웠소이다, 정말로."
그리고선 아수라의 눈은 과거를 회상하는듯한 빛이 여물었다.
"제 2의 전성기가 있다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흥분의 나날이였지. 결국, 당신의 협력 덕분에 나의 복수는 끝을 맞이하였고, 설령 중국이 다시 나라를 만든다해도 지금의 중국과 그 때의 중국은 완벽하게 다른 국가가 될 것이오."
그렇다. 중국의 가장 큰 힘인 머리수는 삼태극에 의해 철저히 자원화되어 이용되었고, 수많은 혈강시들을 생산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제와서 중국이 다시 만들어져봤자, 아무리 많아도 인구 3억을 넘지 못하리라.
"죽기전에 한가지 묻고 싶소."
그렇게 과거를 회상한 아수라는,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왜 우리들을 구해준 것이오?"
펜타곤에선 네크로맨서 일행을 구하기 위해 삼태극이 지원을 보내봤자 무인형 병기가 전부라고 판단하였고, 아수라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진우는 직접 몸소 나서서까지 자신들을 구해주고자 하였다.
대체 왜?
"나는 처음부터 충성심이 아니라 서로의 목적을 위해 이용한 관계고, 도윤은 애초에 삼태극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데다 공공연히 남궁 신을 향해 복수하겠다고 말했었지. 딱 쓰고 버리기에 좋은 상황이였소."
릴리야가 말했던것과 똑같은 설명을 통해 자신들의 충성심은 의심스러운 수준임을 인지한 아수라의 질문에, 도윤 또한 뒤늦게 거기까지 생각했는지 진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 또한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맞다. 너희들은 나에 대해 충성심이 별로 없지. 하지만, 나는 나의 의지하에, 나의 허가하에, 나의 사람으로 너희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 다시 없을 이기적인 욕심쟁이라서 나의 것이 남에게 부서지는건 절대 못보거든."
"…크…크크큭……."
"웃지마라. 나는 존나 진지하다. 친구놈들에게 아무리 욕을 먹어도 나는 절대 내 물건을 다른 놈들에게 안 빌려줘. 자기 물건이 아니라고 막 쓰거든."
아수라는 크게 입을 벌리면서 웃고 싶었지만, 심장이 너무나 아팠기에 이렇게 큭큭 거리면서 웃는게 한계였다.
"아아…안타깝구나……. 조금만…조금만 더 빨리 만났으면……."
그랬다면 이 유쾌함을 더 많이, 더 오래 느낄 수 있었을텐데.
"도윤……."
아수라는 전보다 좀 더 힘이 없어진 목소리로 도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예."
"할아버지라고…다시 한번 불러주련……?"
"…할아버지……."
"하아…정말로…가슴을 울리는듯한 울림이구나……."
할아버지.
아수라의 나이라면 충분히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지만, 피와 죽음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평생을 바쳐오며 살아온 그에겐 '할아버지' 라고 불리운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생전 처음 듣게 된 '할아버지' 라는 단어는 아수라에게 묘한 감동을 주었고, 도윤을 향해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 부탁이 있어요."
"…말해보거라."
그 때, 도윤이 갑작스래 무언가 다짐한듯한 표정으로 부탁을 하였고, 아수라는 뭔가 각오한듯한 음성으로 대답하였다.
"할아버지의 시체…제가 사용하게 해주세요."
"!?"
지금까지 왠만하면 놀라지 않는 진우가 두 눈을 크게 뜰 정도로 깜짝 놀랐다.
설마 그런 부탁을 하다니?
모르는 사람이라면 허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수라는 죽은자들의 시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목격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괴물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허락을 해줄리가…….
"그러거라."
"!!"
진우는 너무나 간단하게 허락하는 아수라의 모습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하지만…그 전에 한가지 부탁이 있다……. 나의 고향…티베트에선…시체에게 흰 천을 덮고…3~4일 동안 아무도 건들지 않아야만 육체와 영혼이 분리된다고 믿는단다……. 그러니…내 몸을 사용하는건…그 과정을 끝내 준 후에 해주려무나……."
실은 더 복잡한 과정이 있지만, 티베트 민족이 아닌 그들에게 그런 복잡한 것들을 모두 소화해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그 전에 자신의 목숨이 끊어질 것 같았기에 대략적인 부분만 설명하였다.
"예. 알겠어요. 꼭 그 과정을 거칠께요. 아니, 영혼이 분리 되지 않는다면 제가 어떻게 해서든 영혼을 풀어드릴께요."
"…고맙다……."
아수라는 그렇게 말하고선 푸근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미소와 달리, 그의 눈은 점점 탁한 빛을 띄기 시작하였고, 호흡 또한 급속도로 줄여지기 시작하였다.
회광반조 현상을 끝으로 죽음이 임박한 것이다.
"아수라. 네 이름은 무엇이지?"
진우는 아수라가 죽기 전에 그의 이름을 확인하고자 마지막 질문을 하였다.
그의 이름을 묘비에다가 새기기 위함이다.
아무리 그의 시체가 이후에 혈강시로서 사용된다손 쳐도, 일단은 묘비 하나정돈 있어야 하니까.
"나는……."
아수라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마지막 힘을 모두 짜내 미소를 지어보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는…아…수라……."
스륵……
그는 마지막까지 델렉 욘바라는 과거를 버리고, 아수라로 다시 태어난 지금의 자신을 선택하면서 두 눈을 감았다.
============================ 작품 후기 ============================
아수라의 역할은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 죽는 것으로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마이너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서 나름 이 캐릭을 좋아하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더군요.
그래도 스토리의 흐름을 위해 억지로 죽이지 않으면 오히려 오류가 더 커져버리니 보낼땐 박수치면서 보내줘야지요.
PS : 씨발 아무리 그래도 금요일에는 야근시키지 말라고 쪼옴! 내 불금으으음~~~! ㅠㅠ
PS2 : 이제 분위기 정리만 좀 하고 여러분들이(내가) 원하던 것이 나옵니다! 폴아웃4를 하면서 재미나고 씐나는 ㅅㅅ씬에 어울리는 힌트를 잡은게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