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14화 (714/923)

0714 / 0923 ----------------------------------------------

11장

햄버거라는 음식은 생각보다 영양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는 음식이다.

단지 당 덩어리인 콜라와 염분이 많은 감자칩을 다량 섭취하면서 비만의 요소로 함께 도매금으로 넘어갈 뿐.

어찌됐든간에 많은 사람들에겐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서, 쉽게 유행에 타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우적우적우적우적우적우적---

"…어이, 보는 내가 목 매일것 같아. 좀 마시면서 먹어."

스킨 헤드 머리를 하고 단련된 체구를 지닌 백인 남성은 동양인 남성이 건낸 콜라를 후루룩 마시고선 햄버거를 미친듯이 흡입하기 시작하였다.

누가 보면 며칠 굶은것 같은 기세로 10개가 넘는 햄버거를 쑤셔박은 백인 남성, 매그너스는 주변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깔끔하게 먹어치우고서야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푸하아……. 이제야 좀 살것 같다……."

안그래도 팔이 잘려진 이후에 절망하면서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배가 꽤 굶주려 있었던 그는, 과일 무더기와 햄버거 십여개 이상을 먹어치운 후에야 허기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거, 재생 능력을 이용할땐 배속에 영양분좀 채워넣고 사용해야지."

"으음…마음만 급해서……. 할말이 없군."

매그너스도 재생 능력이 몸에 저장된 영양분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정도로 배가 고플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기에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진우와 만난 매그너스는 체면따윈 집어치우고선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여 패스트 푸드점으로 향하였고, 앞으로의 일을 묻고 따지기 이전에 일단 먹는 일부터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영양분을 쑤셔넣으면서 허기를 느끼지 않게 된 매그너스는 입가를 닦으면서 본래의 눈빛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진우. 너도 들어서 알겠지만 내가 제안한 초인등록법안은 폐지되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말했는데 모를리야 없지."

미 대통령은 외계 괴물의 습격을 퇴치한 후, 외계 괴물에 대한 위험성을 부각시키고선 괴물을 퇴치하는데 큰 조력이 되어준 펜타곤의 행동을 칭찬해주는 언플을 한 이후에 히어로 조직 펜타곤과 정부가 손을 잡아 함께 외계 괴물과 삼태극을 처단하기 위한 동맹을 맺었음을 공식석상을 통해 알렸다.

"그 문제로 너와 따로 얘기하고 싶은게 있다. 일단 일어설까."

패스트 푸드 안에는 수많은 점원들과 손님들이 드글드글 거리고 있었다.

그런 곳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떠들 수 없는 일이기에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매그너스의 발언은 매우 타당하였지만, 어째서인지 모르게 살짝 불안해하는 눈빛은 진우에게 확신을 안겨다주었다.

'저렇게 눈알을 이리저리 굴린다는 것은 뭔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 페리샤의 예상이 적중했군.'

페리샤는 매그너스가 정부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다른 속셈을 가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였고, 그녀의 예상대로 매그너스는 뭔가를 숨기려는 기색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조용한 곳이 좋겠군."

"이 근방에 조용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그쪽으로 가지."

매그너스와 진우가 몸을 일으키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신 또한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

신은 눈동자를 한 쪽 구석을 살짝 흘기면서 두 사람의 뒤를 따라 나섰다.

그렇게 세 사람이 문 밖으로 나가자, 한 쪽에서 친하게 떠들며 햄버거와 콜라를 먹던 2인조 남성은 반도 먹지 않은 햄버거를 버리고선 밖으로 나갔다.

"없다!?"

"기척이 사라졌어?!"

두 사람은 순식간에 사라진 세 사람의 행방을 찾고자 노력하였고, 둘 중 한 명은 텔레포트 능력자인지 주변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텔레포트의 느낌을 추적하려 하였다.

"큭! 뒤를 읽을 수 없어!"

분명 텔레포트를 한 것이 분명한데, 어째서인지 텔레포트의 느낌을 감지하여 목적지를 파악하는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었다.

"여기는 C-1. 미끼와 목표가 사라졌다. 반복한다. 미끼와 목표가……."

-----------

"으헉!?"

"어우씨, 깜짝이야."

갑자기 텔레포트되어 거대한 빌딩 숲 중, 한 건물의 옥상으로 텔레포트 된 매그너스와 진우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거나 넘어졌다.

이들이 이렇게 당황한다는 것은, 사전에 통보된게 아니라 신이 갑작스럽게 행한 짓이라는 뜻.

"죄송합니다. 매그너스의 뒤에 붙은 추적자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추적…자?"

매그너스는 추적자라는 말에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그런 존재가 있는지 금시초문이였기 때문이다.

"흠, 표정을 보아하니 일부러 대리고 온 놈들은 아닌 모양이군."

"추적자라니……? 어째서……?"

당황한 매그너스는 주저앉아 일어설 생각도 못한채 당황스러워하였다.

추적자? 그런게 자신에게 붙어있었다고? 대체 왜?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민감한게 아니냐고 생각할법도 하지만, 신(건호)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매그너스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그가 이유없이 갑자기 텔레포트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자신의 뒤를 따라온 추적자가 존재한다는 것.

"정체는?"

"하나 잡아 올까요?"

신은 모르겠다, 혹은 누구누구일것 같다는 추정을 하기보단 당장이라도 다시 가서 잡아오겠다는 체스쳐를 보였다.

그야말로 강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운 모습.

"됐다. 어차피 정부쪽 요원일게 뻔하니까."

진우는 그들이 정부에서 파견된 추적자라고 판단하고선 벽쪽에 어깨를 기대면서 짝다리를 짚었다.

"사람 없으니까 여기서 말할래, 아니면 니가 아는 조용한 곳으로 갈까?"

"…여기서 말하지. 저들이 정말로 정부쪽 요원이라면 내가 아는 장소들을 우선적으로 수색할테니까."

매그너스가 생각해도 추적자의 존재는 정부측 요원일게 분명하였다.

'나에게 추적자를 붙이다니……. 그렇게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 신뢰하기 어려웠던건가?'

그는 머릿속으론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해를 하였지만, 그래도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꾸려왔었던 그는 작은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매그너스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고, 짝다리를 짚은 진우를 향해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우. 나는…난……."

하지만, 그는 그 다음 말을 쉽게 내뱉지 못하였다.

이 다음부터는 자신의 모든 삶이 뒤바뀐다는 불안감, 진우가 자신의 제안을 거부하였을때의 상실감 등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어이, 매그너스."

그런 그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진우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언제 그렇게 쫄보가 다 됐냐? 잃을게 두려워서 말 못하겠다면 그냥 하지 마."

"……!"

그렇다.

자신은 회사도, 집도, 모든것을 다 내던지고 히어로들의 위선을 벗겨내겠다고 다짐하면서 나오지 않았던가?

자신의 일생을 바쳐서 키워온 회사가 아까워서, 생사가 오가는 고된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는 두려움 등등, 자신의 모든것을 내던져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는 것을 자각한 매그너스는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나를 도와다오."

그렇게 심호흡을 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한 매그너스는 방금전의 불안감에 흔들리던 눈동자를 바로잡고선 다짐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부의 방침을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뜻이군. 내가 뭘 도와주면 되는거지?"

"싸울 수 있는 힘. 가짜 영웅놈들의 가면을 벗겨낼 수 있는 힘."

"……."

자신을 향해 시선을 마주하면서 약간 긴장된, 그러면서도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목소리를 확인한 진우는 조용히 무언가를 생각하였다.

매그너스의 입장으로선 몇십분같은 몇초가 지나갔다.

"즉, 정부 소속에서 벗어나 빌런이 되겠다는 뜻이군."

"빌런…그렇군……. 정부의 뜻을 거스르고, 히어로들을 공격하니 세상은 나를 빌런이라 손가락질 할 것이 분명해."

"한 번 빌런으로 찍히면 겜 셋이다. 너는 변명의 여지도 없는 범죄자가 되는거야."

진우는 그가 나아갈 길이 어떤 길인지 말해주었지만,

"나는 네 덕분에 히어로들의 가면을 벗겨낼 수 있는 힘과 원동력을 얻었다."

그는 여전히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무역회사 사장으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네 덕분에 힘을 얻어서 히어로들하고 싸우기도 해봤고, 이상한 외계 괴물하고도 싸우면서 생사가 오가는 전투를 체험했다."

매그너스는 주먹을 힘있게 쥐어보이면서 히어로들을 향한 적대감을 분출하였다.

특히,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는 X-Force의 이능력자들은 쓸쓸히 죽어버리고, 갑자기 튀어나와 알맹이만 빼먹고선 영웅이라 칭송받는 아크 엔젤을 향해 살기를 느꼈다.

"그렇기에 다시 뒤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빌어먹을 영웅놈들의 가면을 벗겨내지 못하면 이대로 살아도 산게 아냐! 그냥 죽지 못해 하루하루 살아있는 단백질 덩어리지!"

아크 엔젤의 모습에서 격앙어린 목소리로 외친 매그너스는 진우를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어떤 수단이라도 좋다! 제발 내게 힘을 다오! 지금의 내 힘으론 위선자들과 싸워봤자 오래가지 못해! 욕심이 과하다고 욕해도 좋다! 더 강한 힘! 더 강한 능력이 필요해!!"

누가 보면 매그너스에게 욕심이 너무 많다고 손가락질 할 것이다.

신체 강화 7등급의 힘을 가질 수 있는 생체 나노 슈츠를 얻은 주제에 보다 더 강한 힘을 원한다니?

누구는 1등급이라도 좋으니 이능력 자체를 가지지 못해서 안달인데, 7등급이라면 월드 클래스 급은 못 되더라도 잘만 훈련하면 누구도 쉬이 무시 못하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닌가?

하지만, 진우는 욕심이 과하다고 말하기 보단, 무언가를 생각하듯이 입을 다물고선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회사는?"

"나 때문에 회사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안되니까 처분해야지. 집도 같이 처분할거다."

"그렇다면 거점이 있어야 하는 파워 슈츠는 안되겠군."

"!!"

헬게이트같은 파워 슈츠를 착용할 수 없는 확인하면서 다른 방안을 궁리한다.

매그너스는 그것이 허락의 뜻이라 생각하였기에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표정으로 고개를 위로 올렸고, 거기에는 이것저것을 생각하는 과학자 버젼의 진우가 있었다.

"일단 생체 나노 슈츠를 업그레이드 해주고……. 무장은 되도록 소모용이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혼자 중얼중얼 거리면서 거점이 없는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무장을 어떻게 갖춰야 할지 맞춰가던 그는, 이내 머릿속을 다 정리하였는지 혼잣말을 끝냈다.

"매그너스,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은 지옥이다. 그래도 그 길을 나아갈 각오가 되어있나?"

진우의 말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였다.

매그너스가 가는 길은 보통 빌런의 길이 아니다.

그는 악을 증오하고, 선을 중요시하는 전형적인 영웅이다.

하지만, 다른 영웅들의 위선적인 면을 혐오하는 가치관 때문에 그들과 대립해야만 한다.

당연히 빌런들과 어울리는건 힘들고, 그의 이상은 다른 이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기 더욱 어렵다.

게다가 히어로들이 정부와 동맹을 맺게 된 상태에서 그들을 공격한다는 것은 정부까지 적대한다는 뜻.

빌런, 히어로, 정부 모두 적대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이능력자라 해도 살아남는건 매우 힘들다.

문자 그대로 '지옥의 길' 을 걷게 된 매그너스.

지금이라도 자신이 한 말을 취소한다면 늦지 않지만,

"방금도 말했지만, 영웅들의 위선을 벗겨내지 못한다면 살아도 산게 아냐. 나의 신념을 위해 살 수 있다면 내일 당장 죽어도 상관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접거나, 이상을 포기하거나, 신념을 무시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야 먹고 살 수 있거나 죽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이상과 신념을 위해서라면 그 길이 아무리 고되고 죽는게 분명하더라도 뛰어드는 이들이 존재한다.

매그너스도 바로 그런 부류의 인간으로, 그 중에서도 왠만한 고문으론 신념을 절대 굽히지 않는 강력한 의지의 소유자다.

"후우. 어째 내 주변에 있는 남캐들은 하나같이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인지 모르겠구만."

자신을 향한 충성심이 곧 신념인 남궁 신.

죽음이 눈 앞에 닥쳐오는데도 과거를 내던진채 수라의 길을 나아가면서 눈을 감은 아수라.

그리고, 지옥이나 마찬가지인 길을 걸어가기로 한 매그너스.

"하지만, 그런 놈들은 그다지 싫어하지 않아."

진우는 죽음을 각오한 매그너스의 신념어린 목소리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매그너스와 함께 그의 무장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하였고, 매그너스는 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장들로만 채워진 설명에 고개를 주억거리거나 가끔씩 추가로 제안을 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이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다른 작가들 글을 보면 가끔씩 추천과 쿠폰을 구걸하는 글을 쓰더라?

대부분은 그런식으로 구걸하면 독자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왠만하면 돌려서 말하거나 아예 거론을 안하지만, 그래도 노골적으로 추천 쿠폰을 구걸하는 글이 아주 없는것도 아냐.

그런데 구걸하는거 보면 아주 그냥 쿠폰 하나에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기세더구만?

쿠폰은 그렇게 해서 받는게 아니지. 내가 독자들한테 쿠폰을 어떻게 얻어내는지 똑똑히 보여주마!

야 니들.

내 입에서 싸가지 없게 존댓말 나오기전에 당장 쿠폰 내놔라 ㅡㅡ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