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19화 (719/923)

0719 / 0923 ----------------------------------------------

11장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영혼없이 웃는게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페리샤.

그녀는 보고를 위해 화면에 얼굴을 드러낸 신을 향해 입을 열었다.

"간만에 참 존나게 재미있는 농담을 들었군요. 그 말을 지껄인 장본인이 제 앞에 있었다면 존나 쎄게 명치를 때리고 싶네요."

페리샤는 왠만해선 말을 험하게 내뱉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입에서 '존나' 가 두 차례나 튀어나왔다.

"우와아…방금 들었어? 페리샤 입에서 '존나' 라는 소리가 나왔다?"

"쩐다……."

"페리샤가 저런 캐릭터였나?"

"그만큼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는 뜻이 아닐까?"

삼태극에는 신호기의 통신 기능을 이용하여 독립적인 채널을 만들 수 있게끔 설정이 가능하다.

이는 한꺼번에 정보를 우르르 받기보단, 종류별로 채널을 만들어서 정보를 체계적으로 주고받기 위한 기능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메인 채널이라 할 수 있는 지하드 함교와 통신망과 따로 노예들끼리 수다를 떨 수 있는 채널도 존재하는데, 진우의 노예들은 메인 채널을 듣기만 하면서 대화는 수다 채널에서 나누고 있는 중이다.

어쨌든, 페리샤는 신의 보고를 듣고서 계속해서 폭언을 내뱉었다.

"주인님이 TV로 나와서 개소리를 지껄여 병신력 1순위를 독차지하니까 자기도 개소리를 아무렇게 지껄여도 되겠다 싶은 병신들이 늘어나는 모양이군요. 정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걱정입니다."

"어…저기…페리샤? 나 방금 엄청난 모욕을 들은것 같은데?"

-그렇다면 가능성이 1%도 없다는 뜻입니까?-

"예. 주인님의 고추털을 걸고 개소리라고 확신합니다."

"아니, 니가 확신하는데 왜 내 고추털을 걸어!?"

중간에 진우가 항의하면서 따졌지만, 페리샤와 신은 가볍게 무시해주면서 '10등급 복제인간 양산설' 에 대해 간이 토론을 하고 있었다.

신은 '1%의 가능성이라도 있는게 아니냐' 라며 걱정하는데 반해, 페리샤는 '내가 지금까지 들어온 개소리중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 라면서 한푼의 여지도 남겨놓지 않는 반대표를 던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모든 가능성을 확인하여 '상대방이 AA로 행동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상황에 따라 BB나 CC를 할 수 있다' 라며 모든 가능성을 체크하는 페리샤가 '그거 개소리임' 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기묘한 상황.

"신님. 아픈 기억을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펜타곤에선 신님을 '예언의 영웅' 이라고 말하면서 칼리 제국과의 전쟁에서 영웅이 되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페리샤는 잠시 혀를 쉬고선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었다면 왜 당신을 '예언의 영웅' 이라며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차라리 로스차일드 가문하고 손을 잡아 10등급 이능력자 10만 양병을 하고 말지."

-흠…것도 그렇긴 하지만, 살라딘의 유전자를 가져서 복제 인간을 만들고 있다는 녀석의 발언은 나를 절망에 빠뜨리기 위한 진심어린 감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말대로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음? 페리샤님은 아까전만해도 개소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신은 페리샤가 갑자기 말을 바꾸자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녀는 앞뒤가 안맞는 자신의 주장을 뒷바침할 설명을 시작하였다.

"문제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10등급 이능력자 양산이라는 '역사에 영향을 끼칠법한 사건' 을 펜타곤이 모르고 있는 눈치라는 것입니다. 만약,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펜타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로스차일드 가문과 손을 잡거나, 그 기술을 공유받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펜타곤은 로스차일드 가문과 손을 잡기는 커녕,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싸움을 예언을 통해 확인한 펜타곤에서 모르고 있다. 지구의 존망이 걸려있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자기네 가족들만 챙길정도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멍청할리가 없다. 즉, 그 양산형 10등급 이능력 복제인간들은 모두 어딘가 결함이 있다는 뜻입니다. 미래에 모습은 커녕, 그림자조차 드러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결함을."

즉, 페리샤가 신이 죽인 금발 남자의 발언을 개소리라고 생각한 이유는 '펜타곤의 능력자가 예언한 내용에 들어가지도 못할만큼' 의 문제, 혹은 결함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형님이 세계 정복을 나서면서 나비효과로 10등급 이능력자 양산이 가능해졌을지도 모르잖습니까?-

"아뇨. 살라딘의 유전자를 구하려면 이실리아님과 아키님이 참가한 특수 부대가 그를 죽이고, 그가 만들던 복제 인간들을 파괴하는 소란통에서만 가능합니다. 거기다가 살라딘은 지하드의 오버 테크놀러지를 이용해야만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었고, 지하드를 얻지 못한 당시의 최첨단 과학 기술론 유전자를 얻었다고 복제 인간을 휙휙 만들 수 없습니다."

확실히 맞는 말이다.

만약, 진우의 행동으로 인한 나비효과라면 몇개월만에(작중 시간은 아직 1년도채 안 됐다) 살라딘의 유전자를 구하고, 유전자를 복제할 연구와 기자재들까지 갖춘 후, 대량 양산에 들어갈 정도로 체계화시켜야 한다.

아무리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최고의 과학자들을 불러모아도 반년만에 그 모든것을 가능케 만들 수 있을까?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은 자금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돈만 디립따(오타 아님) 쏟아붓는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

"즉,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실리아님과 아키님이 현역일때부터 살라딘의 유전자를 확보하였고, 지금까지 연구를 개발하여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는 뜻이며, 주인님의 세계 정복에 의해 일어난 나비 효과는 저들의 모습이 더 빨리 나타났다는 정도라 예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펜타곤의 예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을 전력으로 쓸 수 없는 절대적 결함이 있다는 뜻입니까?-

"예. 그 결함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결함 하나만 찾아낸다면 우리를 적대한 로스차일드 가문을 아주 간단하게 박살낼 수 있다는 뜻이지요."

-결함…결함이라…….-

자신이 형님의 수하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의 이벨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얼마나 강한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신은 페리샤의 주장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결함을 찾고자 머리를 굴렸다.

'예언의 영웅이 되어야 하는 운명이였던 내가 다른 운명을 걷게 되었을때 보여준 이벨의 절망어린 표정은 농담이 아니였다.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절망할리가 없어.'

페리샤의 말대로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만드는 복제 인간에게 엄청난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 신은 결함에 대해 생각해봤지만 정보가 부족한 현 상황으로선 어떤 예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말야."

그 때,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진우가 끼어들었다.

"아까 페리샤가 말했잖아? 이 녀석들이 모습을 더 빨리 드러낸 것은 내 세계 정복에 의한 나비 효과라고."

"예. 정확히는 주인님께서 매그너스를 이용하면서 생긴 나비 효과라고 해야 정확하겠지요."

페리샤는 진우의 설명을 좀 더 정확하게끔 조언을 덧붙여주었다.

"그렇다면, 내가 없었다는 가정하에서 예언대로 흘렀을때, 로스차일드 가문 녀석들은 뭘 했길래 예언에 그림자조차 내비치지 않았을까?"

"아까 설명했듯이 '중대한 결점' 때문에……."

"근데 그 결점이 뭔지 모르지만, 일단은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건 팩트로 치자고. 10등급하면 그랜드 아크라면서 사람들이 벌벌 떤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만한 능력자 부대를 가만히 내버려둔다? 아무리 중대한 결점이 있다손 쳐도 사용 가치는 무궁무진한데?"

거기까지 말한 진우는 잠시 생각할 틈을 준 다음에 다시 페리샤를 향해 입을 열었다.

"페리샤. 너같으면 10등급 이능력자들을 양산할 수 있는데 어떤 큰 결함이 있다고 사용하지 않을거냐? 단지 그 힘 자체만으로 쓸모가 많은데?"

"…일단 만들었으니 어떻게든 써먹었겠지요."

그렇다. 어떤 결함이 있는지는 몰라도, 일단 10등급의 이능력자라면 어떻게든 써먹을 길이 많을 것이다. 최소한 버리는 말로 사용해도 이용 가치가 충분하니까.

"그리고 의문점은 하나 더 있어. 신의 전투 데이터를 보니까 놈들 중 하나가 걸리는 대사를 내뱉었단 말이지."

그리고선 신호기를 조작하여 증강현실형 홀로그램을 펼쳐 무언가를 만지작 거리던 진우는, 1인칭 시점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재생하였다.

=진우라는 노란 원숭이가 주제도 모르고 날뛴다더니, 그 수하도 똑같군. 너희들같은 노란 원숭이들은 백인에게 지배당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마!=

"내가 거슬리는 부분은 여기야."

페리샤는 그 영상에서 눈썹이 꿈틀거리며 불쾌감을 느꼈다.

감히 주인님에게 '노란 원숭이' 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다니?

저 개소리 하나만으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무너져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다른 채널에서 수다를 떨고 있던 노예들도 모두 주인님에게 저런 개소리를 지껄인 로스차일드 가문을 당장 죽여야 한다며 흥분할 정도였다.

"그냥 인종차별주의자 라면 노란 원숭이 어쩌고 저쩌고 운운할 뿐이지, 굳이 '지배당하기 위해' 라는 말은 안 쓴단 말이야?"

"극도의 인종차별주의자 라면 저런식의 말을 내뱉는건 일도 아닙니다만."

"그렇지. 하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나온 말이라면 의미는 다르지 않겠어?"

"…주인님께서 하고픈 말씀은 알겠습니다."

페리샤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하는데 모든 신경을 집중하였고, 그렇게 십몇초간 머리를 정리한 그녀가 내놓은 답은,

"로스차일드 가문은 아무래도 금융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무력적으로도 세계를 정복하고 싶은것 같습니다."

-뭣? 그게 가능한 소립니까?-

"10등급 이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우님을 납치하려고 사람을 보냈습니다. 주인님의 기술이 '어떤 결함' 을 치료할 수 있는지, 아니면 오버테크놀러지 수준인 주인님의 기술력을 뽑아내려는 건지 몰라도, 로스차일드 가문은 물리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세계를 주무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돈의 힘을 구축한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거기서 10등급 이능력자들을 양산하고, 진우의 오버테크놀러지 기술력까지 갖춘다면 지구 역사상 최강의 지배자가 탄생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야망을 가진 로스차일드 가문이 펜타곤의 예언에 그림자조차 등장하지 못했다는 것은…제가 상상했던것보다 더 훨씬 거대한 결함이 존재한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흠…일단은 정보가 부족하니 어떻게 확실히 답을 내놓긴 힘들겠군. 어설프게 확정짓는것처럼 위험한 행동은 또 없으니까 말이야."

이 간이 회의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1. 로스차일드 가문은 세계 정복을 꿈꾸고 있다.

2.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10등급의 이능력자를 양산하고 있지만, 예언에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할 정도의 치명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라는 사실 뿐이다.

아니, 거기에 한가지 더 추가해야 할 것이 있다.

3. 삼태극의 적으로서 반드시 몰살시켜야 하는 적성 세력.

진우를 '노란 원숭이' 라고 비하하였다.

그것 자체만으로 삼태극이 로스차일드 가문을 무너뜨려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신. 일단 네가 처리한 두 녀석의 시체를 확보해라. 페리샤."

"연구실을 준비해두겠습니다."

역시 페리샤답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미국을 치는것은 로스차일드 가문을 무너뜨린 후에 시작한다. 다들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예!-

"예!"

신과 페리샤는 힘있게 대답하면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신은 매그너스에게 '로스차일드 가문의 추적을 늦춰야 한다' 라면서 시체를 자신이 은폐하겠답시고 지하드에 전송을 하였고, 연구실을 준비한 페리샤는 마스지드에게 두 시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해부하여 데이터를 모으라고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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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다!'

지금까지 조용히 기회를 노리고 있던 릴리야는, 이것이야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기회라 판단하였다.

'로스차일드 가문이라면……!'

그녀 또한 로스차일드 가문이 세계 정복을 꿈꾼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다.

'결점. 10등급 이능력자들이 가진 결점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결점으로 인해 펜타곤이 예언한 내용에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했다!'

뭔가 엄청 추상적인 내용이지만, 그녀가 로스차일드 가문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였다.

그것은,

'나는 삼태극의 구성, 지하드의 위치, 이 모든것을 알고 있어!'

삼태극의 일원이 되면서 그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꿰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보들이라면 로스차일드 가문과 거래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야망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한 릴리야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로스차일드 가문과 접촉하고자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그건 그렇고 벌써 700편을 넘었다니...감개가 무량하네...

그런데도 게임 내의 시간은 1년도 안됐다는게 함정 ㅋㅋㅋㅋㅋ

일본 무너뜨리고 중국 무너뜨리고 다음 타겟을 미국으로 잡았는데도 1년도 안 지났엌ㅋㅋㅋㅋㅋㅋㅋㅋ

PS : 대부분 작품들은 편수가 많아지만 내용이 산을 올라가서 조회수 적어지고 선작수 떨어져야 하는데 니들은 왜 안 떨어지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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