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30화 (730/923)

0730 / 0923 ----------------------------------------------

11장

"칫! 후퇴한다!"

예상치 못한 매그너스의 강력한 화력에 의해 전력이 될 수 있는 두 명이 사망한 상태.

그런 상황에서 또 예상치 못한 적이 등장하였으니,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는것은 당연한 상황.

안그래도 여기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히어로들과 빌런들이 싸우고 있기에, 이 곳의 소란이 크면 클수록, 길면 길수록 상황이 귀찮게 된다.

서브 리더는 이 상황에서 오래 버텨봤자 자신들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 동료들의 시체조차 내버려둔채 후퇴를 감행하였다.

시체라는 물증으로 인해 사이코 메트리 능력자에게 기억을 읽힌다면 큰 문제가 생길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후퇴하는 로스차일드의 사냥개들.

"어딜 도망가려고!"

적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상황은 적이 후퇴할때다.

매그너스는 충전시킨 리볼버를 후퇴를 위해 옥상 구석에 있는 텔레포터를 향해 달려가는 신체 강화자의 등을 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투콰아앙!!

상당히 충전되었기에 리볼버의 총구에서는 에너지 구체가 탄환보다 빠르게 쏘아져 나갔으나,

"흡!"

신체 강화자는 이미 매그너스의 의도를 읽고 있었기에 텔레포터의 뒷목을 끌어안고 재빨리 몸을 엎드렸다.

스팟-

에너지 구체를 아슬아슬하게 회피함과 동시에 텔레포터가 능력을 사용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 틈을 노린 염동력자들은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큭! 젠장!"

적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피해 없이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분노를 터트리는 매그너스.

"!"

순간, 후퇴를 명령한 염동력자가 힐끗 이쪽을 쳐다보며, 오른쪽 팔꿈치가 위쪽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발견한 아론은 황급히 그를 향해 소리쳤다.

"매그너스! 뛰어!"

"뭐?"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 못 한 매그너스는 멍청하게 되물었고, 아론은 다급하게 미식축구의 태클처럼 그의 허리를 움켜잡으면서 옥상 밖으로 점프하였다.

쿠콰콰쾅!!

그와 동시에 죽은 자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그 폭발로 인해 시체들은 완전히 파괴되어 살점 덩어리 몇 쪼가리만이 간신히 형태를 유지한채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렇게나 많이 훼손되고 손상된 고기 덩어리와 콘크리트 쪼가리에서 중요한 정보를 읽지 못하리라.

아군이 죽었는데 회수가 불가능할때를 대비하여 주어진 처리용 스위치.

서브 리더인 염동력자는 마지막으로 동료들의 시체가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끔 파괴되었음을 확인하고 전속력으로 빠져나갔다.

"비켜!!"

쿠웅!!

"꺄악!?"

"으왁!"

그리고, 매그너스와 함께 옥상 밖으로 뛰쳐나간 아론은 폭발에 깜짝 놀란 사람들을 향해 비키라고 소리쳤고, 간신히 인명피해 없이 착지할 수 있었다.

"테…테러리스트다!!"

대신에 폭발과 함께 등장한 수상쩍은 인물들인지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테러리스트 취급 받게 되었지만.

"일단 튀어!"

매그너스를 내려준 아론은 얼굴이 알려지면 좆된다는 생각에 재빨리 고개를 숙인채로 반대편 블록의 골목길로 뛰어갔고, 매그너스 또한 테러리스트로 알려질 순 없다는 생각에 황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

"후우. 여기라면 괜찮겠지."

그렇게 몇 블록 너머의 인적이 드문 골목까지 뛰어간 아론과 매그너스는 소란통에서 벗어나고서야 발을 멈추었다.

"후욱- 후욱-"

매그너스는 아론과 달리 체력 분배가 서툴렀기에, 조금 지친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 후에는 재생 능력으로 다시 체력이 회복되었지만.

"여어, 간만이군…라고 하기엔 상황이 좀 그렇구만."

아론은 갑자기 사라지고, 왠 싸움에 말려든 매그너스의 모습에 대체 어떤 상황에 처해졌는지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건 다 뭐야? 그리고 그 녀석들은 또 누구고?"

그는 싸우기 위한 복장인 매그너스의 모습과, 그를 상대하던 이들의 정체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하지만, 매그너스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고선 고개를 내저었다.

"…이건 내 싸움이다. 도와준건 고맙지만 나는 정부와 다른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괜히 연관되었다가 그 녀석들이 너까지 공격할 수 있어."

그의 말투는 상대방의 말투를 끊어내게끔 무심함이 섞여 있었다.

정부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기로 하였으니, 정부의 방침을 거스르는 고난의 길을 걷게 된 자신과 엮이지 말라는 호의였지만,

"그래? 그거 잘 됐구만. 안그래도 요즘 이렇다 할 강적들이 없어서 좀 무료했거든."

자신과 격이 다른 김 건호.

살인을 위한 무술이 몸에 새겨진 아수라.

단순히 능력의 높이라면 그들보다 강한 이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강함이라는 폭을 무술로 좁힌다면 저들보다 강한 이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생사가 오가는 아수라와의 전투에서 간신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그 싸움을 겪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생사가 오가는 강자와의 전투.

그것이 아론에게 있어서 가장 원하던 상황이였지만, 생체 나노슈츠의 전투 데이터보다 생체 나노슈츠의 안전만을 생각하는 기술자들의 모습에 은근히 짜증이 나던 상황이였다.

매그너스는 괜히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가하는게 아닌가 싶어 걱정하였지만,

'…아니, 생각해보면 로스차일드의 음모를 알려주는게 나을지도.'

잘 생각해보니 정부와 다른 길을 걷는건 자신의 개인 문제라 해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음모는 널리 알려주는게 낫다고 판단하였다.

거기다가 아론은 일단 정부측의 요원이지 않은가?

"알겠다. 그럼 설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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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된거다."

"……."

매그너스는 자신이 듣고 겪은 모든것을 설명해주었고, 아론은 그 짧은 날동안 한 편의 영화처럼 스펙터클한 시간을 보낸 그의 모습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이거참……. 로스차일드 가문이라…갑자기 스케일이 확 커지는구만."

짧게 요약하자면 진우로부터 새로운 장비들을 받고 정부의 방침과 다른 길을 걷기로 결정한 매그너스였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이 진우의 기술력을 탐내서 공격하여 진우와의 기억을 읽어내려는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

아론은 옛날의 자신과는 조금의 연관도 없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름에 깜짝 놀랐고, 뒤이어 로스차일드 가문이 인종차별주의로 돌아서서 세계를 주무르려 한다는 상황에 다시 한번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근데 로스차일드 가문은 능력만 보고 사람을 고용하지 않던가?"

"그러니까 더 큰 문제라는거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금융을 주무를 수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백인우월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지구의 모든 유색 인종들의 백인의 지배를 당하고 마는거니까."

백인인 매그너스지만, 인종차별주의자들을 혐오하는 그에겐 로스차일드 가문의 계획은 반드시 막아내야만 했다.

현실적으로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달라지는건 어쩔 수 없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이상, 그런건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니까.

하지만, 재산, 사회적 지위, 이런것도 아니고 겨우 사람의 피부 색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가치가 달라진다니?

설령 로스차일드 가문의 뜻대로 이루어져서 그런 세상이 되었다 해도, 매그너스는 인간의 피부 색으로 가치가 달라지는 미친 세상 따윈 절대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확실히 미친 놈들이 맞긴 맞구만."

아론이 생각해봐도 로스차일드 가문의 행동은 그냥 미쳤다고 밖에 설명이 불가능하다.

무술에 미친 그는, 무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인가, 아닌가에 따라 인간의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왜 피부 색이 다르다는 것으로 서로 차별을 하는건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한가지 확실한건, 로스차일드 가문의 뜻대로 흐르다간 지구는 정말로 끔찍하게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진우와 건호, 그들은?"

"글쎄. 말로는 로스차일드 가문과 싸우기 싫어서 조용히 살겠다고는 했지만……."

"개소리군."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조용히 산다고? 진우가? 그 인간이?

그가 있었던 생산 기지에 있던 사람들은 저 소리를 들으면 모두가 입을 모아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올해 들었던 개소리중 최고의 개소리였어.'

'아니, 21세기 최고의 개소리야.'

'지구가 멸망할때까지 절대 깨지지 않을 불멸의 개소리일걸??'

"아마 그 그 녀석이라면 조용히 있지는 않겠지. 누군가가 자신을 잡으려고 쫓아온다는데 숨어있을 녀석은 절대 아니잖아?"

"거기다가 건호 녀석도 있고, 여차하면 자신의 기술력을 이용해서 로스차일드 가문에게 한 방 먹일 수 있겠지."

두 사람의 의견은 '진우가 절대로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로 통일되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건데?"

진우가 언젠가 나서긴 하겠지만, 그 때까지 로스차일드의 추적자들은 계속해서 매그너스를 공격할 것이다.

전투 경험이 부족한 매그너스는 계속해서 지금같은 공격을 받는다면, 결국 저들의 포로로 붙잡히게 될 확률이 높다.

"…버텨야지. 버틸 수 있을때까지."

"하아……."

용기는 있지만 대책없는 소리.

아론은 그 모습에 한 숨을 푸욱 내쉬었다.

"하는 수 없군. 내가 도와주도록 하지."

"뭐? 하지만……."

그는 정부와 계약을 맺었는데?

"안그래도 요즘 불안해지기 시작했거든."

"무슨 소리지?"

불안해졌다?

아론은 생체 나노슈츠를 입는 대신에 정부의 개가 되기로 결정하였다.

거기다가 제 3자의 시선으로 봐도, 아론은 자신이 강해지는데만 집중할 뿐, 돈이라던가 지위 문제로 다투는 그런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위에서 다루기 매우 쉽다.

실전이라는 이름의 먹음직스런 미끼만 내걸면 알아서 달려가니까.

"펜타곤과 손을 잡고 나서 정부측 사람들이 너에 대한 관심을 엄청나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고."

"나를?"

"그것도 좋은 의미의 관심이 아니였어. 의심이 섞여있었으니까."

"……?"

자신이 정부와 맺은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서 그런건가?

매그너스는 왜 자신을 의심하는건지, 무엇을 의심하는건지 이해하지 못하여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아론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거기다가 네 추천을 받고 온 나에 대한 의심의 눈길도 있더라고. 일단은 괜찮지만, 시간이 흐르거나 생체 나노슈츠의 전투 데이터가 완성되면 나는 버려질지도 몰라."

아론은 토사구팽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정부와 펜타곤의 사람들이 보이는 매그너스를 향한 강한 의심.

그리고 매그너스를 의심하면서 그와 연관된 자신까지 함께 엮기 시작하자,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생체 나노슈츠를 빼앗기겠다고 생각하며 내심 불안해하고 있던 것이다.

"어쨌든 나는 절대 이 슈츠를 빼앗길 수 없어. 옛날의 그 시절로 절대 되돌아가기 싫다고."

아론은 이능력이 없어서 자신보다 실력도 없는 것들에게 패배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너를 구하려고 무단 이탈까지 했거든. 신용을 잃어버린 지금 상황으론 집떠난 개새끼마냥 쫄래쫄래 돌아가기 보단 내 길을 찾아가는게 좋을것 같아."

여기서 아론의 가치관이 나타났다.

상대방과의 신용보단 자신의 강함을 우선시하는 성향. 그는 자신의 강함을 얻기 위해선 선도, 악도 행할 수 있는 중도의 인물이였다.

하지만,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위해 은혜를 갚는것으로 봐선 선에 좀 더 가깝다.

"어때? 네가 받아준다면 앞으로 네 일을 도와주면서 무술 수련도 도와주지."

"그건…좀 혹하는군."

매그너스는 이번 전투를 통해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좋은 장비들을 얻어도 그것을 활용하는 본인의 실력이 부족하다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하지만, 아론을 받아줬다간 정부까지 척을 지어버릴 수 있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정부에서는 자신을 향해 무언가를 의심하고 있다 한다.

그런 상황에서 아론까지 받아들인다면 정부, 로스차일드 양쪽 모두에게 공격받을지 모른다.

'그래. 정부쪽과의 오해는 나중에 풀 수 있겠지. 지금은 로스차일드의 공격을 막아낼 든든한 아군과 나를 훈련시켜줄 교관이다. 아론이라면 내게 큰 도움이 될거다.'

정부에서 자신을 향해 어떤 의심을 하는지 몰라도,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짓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매그너스는 나중에 오해를 풀 수 있을거라며 아론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다.

어차피 자신의 진심은 사이코 메트리 능력자가 읽어줄 수 있으니, 자신의 의도가 이상하게 오해받을거라곤 생각치 않았다.

"앞으로 잘 부탁하지."

그렇게 결정을 내린 매그너스는 악수를 위해 오른손을 내밀었고, 아론 또한 그 악수를 맞잡으면서 답답한 곳에서 벗어났다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강함을 얻기 위해선 새장속에서도 살 수 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깐깐한 관리인, 행동 범위가 좁은 새장, 자신을 의심하는 감시의 눈빛.

그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새장으로 오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 새장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으며, 자신의 강함을 한층 더 갈고 닦을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있었다.

아론의 합류는 모든 경험이 부족한 매그너스에게 있어서 천금보다도 가치있는 일이였고, 그 예상대로 아론의 훈련을 받게 된 매그너스는 본인의 의지와 미식축구로 갈고 닦은 운동 신경 덕분에 아론의 가르침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용족에 대한 글을 쓰고 깜놀했다;

나는 폴리모프나 비늘 쪼가리 깔짝 붙어있는 그런 용족을 말한게 아니라 엘더스크롤의 아르고니안처럼 통짜 도마뱀 얼굴에 피부는 가죽과 비늘로 뒤덮인 furry 계통을 뜻하는거였는데...(음란한 아르고니안 메이드를 상상하고 꼴린 1人)

옛날에 많이 봤다거나 식상하다는 리플들이 많아서 진짜 구라 안치고 놀랐다;;

내가 설명을 너무 대충한거냐, 아니면 정말로 나처럼 아르고니안같은 통짜 도마뱀 얼굴에 성욕을 느낄정도로 타락한거냐?

PS:원래는 만우절 특집으로 리밋뷁을 습작으로 잠시 내리면서 독자들한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뒷감당하기 힘들것 같아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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