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744화 (74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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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말도 안 돼. 그런 조직도가 정상적으로 운용된다고?"

로렌드 로스차일드는 릴리야로부터 삼태극의 조직도를 듣고선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고, 그들은 그런 말도 안되는 조직도를 유지한채로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죠."

솔직히 그녀도 다른 사람에게 들었다면 말도 안된다면서 비웃었을 것이다.

삼태극의 조직도는 전에도 설명했지만 매우 기이한 구조다.

절대권력을 가진 진우는 자신의 일을 모두 페리샤라는 여성에게 떠맡기고 있다.

즉, 페리샤라는 여성은 조직의 약점을 꿰뚫고 있다는 뜻으로, 마음만 먹으면 삼태극의 모든것을 다 가질 수 있는 기회를 365일 언제나 쥐고 있는 셈이다.

거기다가 마법이라는 힘을 사용하는 남궁 신은 치우와 맞먹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전 세계를 경악에 몰아넣은 불가사의한 공격은 오로지 그의 힘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치우라는 존재가 강하긴 하지만, 삼태극의 진짜 힘은 그 둘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두 명이 없었더라면 삼태극은 세계를 공포에 떨긴 커녕, 일본하고 힘겨운 전투를 벌이면서 자원의 대부분을 소모하였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문제는 그 두 명이 치우를 향해 절대적인 충성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삼태극의 악의 조직이다.

이건 누가 뭐라하든 확실한 팩트.

그런데 그 악의 조직의 간부들이, 인간의 생명을 자원 취급하는 악당들이 충성을 다한다고?

그것도 자신들의 능력으로 조직이 운용되는데도?

"제 기억을 읽었으면서도 왜 믿지 못하는건지 모르겠군요."

"뇌가 발달된 이능력자와 달리, 이능력이 없는 인간은 한꺼번에 밀려오는 정보의 바다를 한번에 받아들이지 못해. 양이 많을수록 조금씩 소화를 시켜야만 하지."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눈에서 보고, 피부로 느끼며, 입으로 맛보는 정보를 직접 받아들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이능력에 의해 외부에서 기억이 주입된다면 사람은 큰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한번에 확실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짧으면 상관없지만, 그 내용의 부피가 클수록 한꺼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양에는 천재라 해도 한계가 있다.

심하면 뇌가 손상될 수 있기에, 로스차일드 가문의 중요 인사들은 삼태극이 가진 힘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페리샤와 남궁 신, 지하드에 대한 정보부터 받아들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후에 다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쉬는 시간동안 당장 궁금한것은 이런식으로 직접 얘기를 듣는 것이고.

"아무리 봐도 이 페리샤라는 여성은…정말 괴물이로군."

로렌드는 남궁 신의 마법도 놀랍지만, 페리샤라는 여인의 두뇌를 가장 크게 평가하고 있었다.

전술, 전략, 정치, 그 밖에도 머리를 쓰는거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두뇌의 소유자.

이런 두뇌의 소유자가 살라딘이 만든 복제 인간중에서 이능력을 가지지 못한 실패작으로, 살라딘이 죽지 않았더라면 자폭 테러를 하여 허망하게 목숨을 잃을 운명이였다는 것은 큰 충격을 안겨다주었고, 복제 인간을 만드는 연구자들에게 이능력이 없는 실패작들을 폐기하지 말고 일단 내버려두라는 지시를 내리게 만들었다.

"그건 그렇고 주변에선 묘하게 바빠보이는군요. 무슨 일이 있는건가요?"

일단 그녀에게 알아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어디에도 소속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게끔 만들었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란은 그녀에게 궁금함을 자아내기엔 충분하였다.

"우리가 찾고 있던 과학자의 위치를 찾아냈다더군. 그래서 그 과학자를 생포하기 위해 추적팀이 연락을 했고, 본가에서도 만약을 대비하여 지원팀을 편성 중이다."

"과학자? 이상하군요. 로스차일드 가문의 힘이라면 과학자 하나쯤은 가볍게 회유할 수 있지 않나요?"

릴리야는 로렌드의 말에 이해가 안간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로렌드는 진우를 생각하니 또 열이 뻗치는지 목소리가 약간 격앙되었다.

"평범한 과학자라면 그렇지. 그런데 이 녀석은…성격도 지랄맞고 툭하면 지 맘대로 사라지는데다 김 건호라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이능력자와 함께 다니고 있어서 추적 자체가 너무나 힘들어. 솔직히 병기를 만드는 그 능력만 아니라면 그냥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야."

참고로 남궁 신은 생산 기지에 모습을 드러낼땐 자신의 얼굴 형태를 바꾸고 가명을 사용한 상태였기에, 릴리야의 정보속에 있는 남궁 신과 동일 인물이라곤 생각치 못하고 있었다.

"후후훗. 늙었을텐데도 꽤나 혈기왕성한 과학자군요."

"늙어? 아니, 엄청 젊은 동양인 녀석이다. 진우라는 녀석인데……."

"진우!?"

순간, 릴리야의 표정이 경악이 되었다.

엇갈린 이들의 정보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이였다.

"치우의 본명이 진우예요!"

"뭣?!"

"헬게이트! 매그너스라는 작자에게 헬게이트를 만든 사람을 말하는거 아닌가요!?"

"!!"

로스차일드 가문에서는 그녀에게 가문이 가진 정보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오로지 그녀의 정보만을 빼먹었다.

그렇기에 따로따로 보면 연관이 되지 않은 정보가 뒤늦게서야 하나로 연결된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에게 로스차일드 가문이 알고 있던 정보를 공유해주었다면 진작에 알아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그를 잡으려는 추적팀에게 당장 이 사실을 알리세요! 그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정도 숫자로 치우를 사로잡긴 커녕, 털끝 하나조차 손을 댈 수 없다구요!"

맞는 말이다.

아무리 추적팀이 개개인의 능력과 팀웍이 뛰어나도, 치우를 잡는거라면 얘기가 완전 달라진다.

아니, 애초에 그들은 10등급 이상의 능력자를 상대하기 위한 준비가 조금도 되어 있지 않다.

로렌드는 재빨리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든 순간,

쿠콰쾅!!

"큭!?"

"윽!!"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순간적으로 일어난 강진에 의해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뭐지!?"

로스차일드의 본가에서 일어난 폭발음.

모든 설비를 최고급으로 맞춰서 일부러 자살하고 싶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날리 없게끔,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설계되었기에 이런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였다.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

"로렌드님! 침입자가 본가를 습격중입니다!"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 로렌드는 황급히 안으로 들어온 경호원들에 의해 보호를 받게 되었다.

"잠깐! 중요한 일이 있다! 내 전화를 줏어!"

"습격자는 이 곳을 향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안전 가옥에 무선 전화가 있으니 그걸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경호원들의 임무는 로렌드의 보호.

거기다가 본가를 공격한 수수께끼의 습격자는 순식간에 본가의 안전을 책임진 경호팀을 박살 내면서 이 건물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고 있다.

그러니 1분 1초가 아까운 경호원들은 로렌드의 어깨를 붙잡으며 황급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였다.

"여기요!"

대신에 릴리야가 황급히 스마트폰을 줏어서 로렌드에게 가져다주려 하였지만,

"거기까지! 오지마라!"

경호원들은 삼태극에서 배신했다고 한 릴리야를 완벽하게 믿지 못하였기에 그녀의 접근을 몸으로 막아냈다.

"상관없어! 그 폰을 내게……!"

"죄송합니다, 도련님! 저희들의 임무는 도련님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평소같았으면 칭찬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런 그들의 고지식함이 너무나 답답한 로렌드였다.

"당장 움직인다!"

적 중에서 텔레포트 능력자가 있다면, 오히려 텔레포트로 이동을 하는게 위험할 수 있다.

텔레포트의 파동을 추적하여 쫓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경호원들은 신체 강화자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들은 빠르게 몸으로 로렌드를 보호하며 안전 가옥으로 달려갔다.

"잠깐! 이쪽도 급하단 말이다! 젠자앙!"

로렌드는 갑작스런 적의 공격에 의해, 추적팀에게 당장 임무를 포기하고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릴 수 없게 되었다.

그가 전화할 수 있게 된 것은 안전 가옥에 들어간 이후였지만, 본가의 습격을 막는게 최우선이였기에 그의 전화를 받을 이들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전원 출동한 상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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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허공에서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하였다.

그 중 한 명은 브레스 너클을 쥔채로 주먹을 휘둘렀고, 한 명은 텔레포트 능력을 사용하여 2인조 침입자중에서 여성의 뒤쪽으로 나타나 군용 나이프를 찔렀다.

"흡!"

단지 힘을 가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기합성을 내뱉은 두 명의 연계 공격은 왠만한 강자들에게도 통용될만큼 재빠르고, 간결하면서도 위협적이였다.

하지만,

-끼아아아악!!-

"큭!?"

여성의 등 뒤를 공격하던 텔레포터는 그녀의 그림자에서 검게 물든 인간의 팔들이 튀어나오면서 자신의 몸을 붙드는 기괴한 광경에 깜짝 놀라며 회피하였다.

합금으로 만든 브레스 너클을 쥔 신체 강화자는 여성의 머리를 파괴할 기세로 휘둘렀지만,

까앙!

"!?"

보이지 않는 막에 의해 허공에 손이 막혀버렸다.

그와 동시에 여성의 손이 새하얘지더니, 빠른 속도로 신체 강화자의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가격하였다.

"큭!"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느낀 신체 강화자는 보이지 않는 막을 깨뜨리기 전까진 접근전은 힘들다고 판단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문제는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더더욱 악화되어간다는 것이였다.

"크아아악!"

'차가워……! 내장이 드라이아이스로 지지는것 같아!'

실제로 그는 타격 부위에 강한 음기가 침투당하여, 그 곳을 중심으로 온 몸에 음기가 번져나가면서 몸 속에 드라이아이스 같은 것이 내장을 타고 흐르는듯한 고통을 받게 되었다.

"칫. 단숨에 죽이는건 아직 무린가."

남자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오히려 혀를 차면서 한 방에 쳐죽이지 못한 위력에 불만어린 목소리로 툴툴거리는 젊은 동양인 여성.

도윤은 남궁 신으로부터 전수받은 소수마공의 위력에 만족스러워하면서도, 아직 상대방을 일격에 죽이지 못하는 자신의 미숙함에 불만을 가지는 이중적인 면을 보였다.

"도윤. 잡념은 금지다."

"알고 있어요."

마공을 배우면서 신체적인 능력까지 월등하게 상향된 도윤은 아직 그 힘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 모습이였다.

그렇기에 신은 도윤에게 잡념을 넣지 말라며 경고하였고, 그녀는 툴툴거리듯이 대답하면서도 다시 한번 적을 향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자들, 대체 언제 복제 인간들을 내놓을까요?"

도윤은 자신들을 포위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능력자들의 살기를 무시하면서, 그들이 연구하고 있는 살라딘의 복제 인간들을 내놓지 않는것에 의문을 가졌다.

애초에 이들이 여기에 습격한 이유는 복제인간들이 가진 약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본가를 지키는 이들은 모두 뛰어난 이능력자들이고, 습격자는 단 두 명이였기에 본가의 경비들로 하여금 처리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이였다.

"여기있는 녀석들 수준으로 우리들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그렇다면 그 생각을 깨부수면 되겠군요."

"정답이다."

우웅--!!

신은 살기어린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쌍용검에 검기를 불어넣었고, 포위망에서 가장 두터운 곳이 퇴로와 정면에 위치한 건물임을 확인하고선 정면을 향해 걸어나갔다.

"자, 과연 언제까지 그 오만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자신이 충성을 다하는 진우를 향해 '노란 원숭이' 라면서 모욕을 한 로스차일드 가문.

그 이유 하나만으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무너져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만약, 막상 싸워보니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면?

"형님께서 나설 필요도 없이 여기서 다 끝장내주지."

자신은 여유를 부리면서 '겨우 이정도 밖에 안되다니 실망이군' 라고 지껄이며 기회를 주거나 방심하는 3류 악당이 아니다.

소설이나 영화, 애니라면 강한 세력이 멸망하는 극적인 연출을 위해 적당히 싸우다가 후퇴하여 적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줌으로서 싸움판을 크게 만들겠지만, 신은 로스차일드의 힘이 생각보다 빈약하다면 한번에 끝장낼 생각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즉, 10등급 이능력자인 복제 인간들의 힘이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로스차일드 가문의 운명이 걸리게 된 것이다.

============================ 작품 후기 ============================

예전에 자꾸 신고미 먹어서 이것저것 지워야할때 조아라 직원분이 제게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 때 그 분은 '필력도 좋으신데...' 라면서 ㅅㅅ씬 나오는 소설은 그만 쓰고 평범한 소설을 써달라는 뉘앙스를 마구마구 풍겼었죠.

죄송합니다, 직원분. 지금 작품도, 차기작도, 그 차기작도, 그그그그 차기작도 다 ㅅㅅ씬이 많이 나와요;;

그냥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존나게' 수준으로 많이!

저는 제가 뒤질때까지 ㅅㅅ씬 나오는 소설을 쓸겁니다.

유일하게 ㅅㅅ씬이 안나오는 소설을 찾으라면 자료 모으기로 고생중인 대체 역사물 소설이랄까.

그 외에는 갑자기 고자가 되거나 성욕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 생각은 좀 해보겠습니다 ㅎㅎ;

PS : 남궁 신과 페리샤보다 정보의 중요도가 밀려버린 진우. 의문의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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