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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원래 불가사리 MK-2는 여러가지 무장을 통해 인간형으로 누군가를 호위, 국지전의 전황을 바꾸는 역할을 맡고, 예전처럼 대형 무기들을 장비함으로서 전술을 뛰어넘어 전략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 병기로서의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이제 막 생산이 끝난 불가사리는 내장형 무기를 제외하면 맨 몸이나 다름없는 상황.
"죽여!"
"금발년은 내꺼다!"
"키헤헤헤헤! 동양인년 안에다가 싸는것도 간만이구마안!"
할렘가의 주민들다운 말투와 목표를 입밖으로 내뱉으며 불가사리를 향해 달려드는 이능력자들.
그들은 가장 먼저 염동력자들이 불가사리의 몸을 억압하고, 뒤이어 신체 강화자들이 달려들어 공격을 가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전술을 사용하였다.
끼기긱--
수많은 염동력자들이 한 개체를 집중적으로 억압하자, 불가사리의 몸에서 듣기 안좋은 기계음이 들려왔다.
"뒈져어어어!"
뚱뚱한 스킨헤드의 흑인 남자는 신체 능력이 꽤 뛰어난지, 다른 이들보다 먼저 도달하여 쇠사슬을 감은 주먹으로 불가사리의 안면을 박살내고자 크게 휘둘렀지만,
철컥-
불가사리의 등에서 작은 구멍이 열리면서 상황이 반전되었다.
꾸득!!
"껙……!"
분명히 염동력으로 억압되어 손발도 못 내밀어야 정상이건만,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면서 뚱뚱한 흑인 남자의 목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크로스 카운터를 날렸다.
'불가사리 1호기를 만들땐 내가 경험이 좀 많이 부족했지.'
1호기 불가사리에겐 약점이 있었다.
접근전을 펼칠땐 염동력자 여러명이 제압하면 얄짤없이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
다행히 전략 병기를 가지고 마하의 속도로 날아다니는 불가사리를 단번에 낚아챌 수 있는 강력한 힘과 컨트롤 능력을 가진 이들이 없어서 상관없었지만, 앞으로도 그런 능력을 가진 염동력자가 없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그렇기에 등 뒤의 장치가 가동된다면 염동능력만 무효화시키는 파장을 몸 전체로 흐르게 만들게끔 만든 것이다.
그냥 패시브 능력마냥 365일 언제나 가능하게 만들면 참 좋겠지만, 에너지와 자원 낭비가 너무 심하고, 어쩔땐 아군의 염동력자가 불가사리의 몸을 들어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애초에 전쟁이라는 것은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그런 확률이 1%라도 존재한다면 미리 대비를 해둬야 하는 법.
어쨌든, 불가사리의 일격에 흑인은 목뼈가 부러지면서 단발마와도 같은 신음성을 흘리며 힘없이 쓰러졌지만, 죽음에 익숙한 슬럼가의 이능력자들은 동료의 죽음을 발판삼아 불가사리를 공격하고자 하였다.
그 살기어린 모습은 누구라도 뒷걸음질치게 만들겠지만, 로봇이기에 감정이 없는 불가사리는 인파이터처럼 양 손으로 콧잔등까지 방어한채로 돌진하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명령을 받았으니 앞뒤 재지않고 덤빈것 같지만, 불가사리가 가진 인공지능, 지금까지 축적한 전투 데이터는 평범한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퍼엉!
"윽!?"
"악! 눈! 내 눈!"
불가사리의 손등이 슬라이더 형식으로 내려가면서 손등에 내장된 섬광탄이 터졌다.
설마 손등에 섬광탄 터져나올거라곤 예상못했던 신체 강화자들은 기준치를 상회한 섬광탄의 빛에 눈을 부여잡고 괴로워하기 시작하였고, 그와 동시에 학살이 시작되었다.
푹! 촤악!
"꺼억!"
팔꿈치로 눈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신체 강화자의 이마를 강타하자, 팔꿈치에서 이무기의 뼈로 가공된 날카로운 칼날이 튀어나와 이마를 관통하였다.
팔을 휘두르면서 남자의 이마를 반쪽으로 갈라낸 불가사리는 양 팔에 달려있는 칼날을 빠르고 간결하게 휘두르면서, 하나하나 확실하게 치명적인 부위로만 공격을 가하면서 목숨을 앗아간다.
"으아아아! 오지마! 오지마아아!"
"오지말라고 씨발 새끼들아!"
눈은 아직도 아프지만, 약간 찡할뿐이지 기능엔 문제가 없는 귀에서 살점이 베여나가는 끔찍한 소리와, 외마디 비명, 그리고 누군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공포에 질려 자신의 주변을 향해 주먹이나 발길질을 미친듯이 가하기 시작하였다.
퍽! 퍼퍽!
"악! 이 씨발 새끼가!"
"오지말라고 했잖아!"
당연히 밀집된 장소에서 무차별 공격을 가하니 혼란은 더더욱 가중되었고, 불가사리는 그 혼란을 이용해 적의 숫자를 확실하게 줄여나갔다.
"뭐…뭐야 저거!"
"염동력이 통하지가 않아!!"
염동력자들은 바보마냥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어떻게든 불가사리의 몸을 억압하고자 노력하였지만, 염동력의 힘을 무효화시키는 파장을 흘려보내는 중인지라, 그 파장을 파훼할 정도의 염동력자가 아니라면 그냥 그 힘으로 아군을 돕는게 더 이득일 정도다.
"으아아아! 다 꺼져!"
그 때, 보다 못한 아이언 머슬이 코뿔소처럼 불가사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니, 코뿔소처럼이 아니라 진짜 얼굴이 코뿔소가 되었다?
아이언 머슬은 신체 강화와 신체 변형계 변종 능력자로, 그는 여러 종류의 동물의 형태로 수인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무조건 변신하면 흑표범 수인 형태로 변신하는 셀리보다 상위호환 격이랄까?
사자, 코뿔소, 표범, 등등으로 변신한 아이언 머슬은 근육까지 동물의 그것으로 변하기 때문에, 똑같은 레벨의 신체 강화자라 해도 근육의 질이 틀리기 때문에 압도적인 힘의 격차를 보여준다.
아이언 머슬은 코뿔소 수인 형태로 변신, 금속조차 깨부술 수 있는 강도의 뿔을 들이밀며 불가사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인간보다 뛰어난 계산 능력과 전투 기술을 가지게 된 불가사리의 진정한 힘을 알고 있었다면, 그는 왜 저런식으로 무식하게 달려들었냐며 후회를 하였을 것이다.
불가사리를 아이언 머슬을 향해 달려들었고, 누가 보자면 미식축구의 라인맨들이 서로의 몸을 부딪히면서 힘대결이 시작될 것이라 예상하겠지만,
쿠웅!
휘청!
"억!?"
3걸음 정도 남겨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불가사리가 땅을 강하게 짓밟으며 멈췄고, 그와 동시에 아이언 머슬이 디딛고자 한 지반이 붕괴되었다.
설마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짓을 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언 머슬은 몸을 휘청거리며 균형을 잃었고,
쒜엑-!
발꿈치에 칼날이 튀어나온 불가사리의 오른발이 아이언 머슬의 무릎을 베어냈다.
"크아악!"
이무기의 뼈로 만들어진 칼날은 아이언 머슬의 단단한 무릎에 거대한 상처를 만들어냈고, 불가사리를 발차기를 날린 자세 그대로 아이언 머슬의 몸통을 갈라내고자 다리를 휘둘렀다.
"크윽!"
아이언 머슬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말의 형태로 변신한 그는 몸을 돌려 두 팔로 땅을 짚고선 다리로 강하게 불가사리의 몸통을 뒷발로 가격한 것이다.
말이 뒷발로 사람을 치면 갈비뼈가 반드시 부러질 정도의 충격을 받게 된다.
그 힘에다가 신체 강화의 힘까지 더해진 충격이 불가사리의 몸을 강타하였고, 불가사리도 이건 읽기 힘든 공격이였는지 몸통으로 받아들였다.
쿠드드득--
불가사리의 발이 아스팔트 바닥에 기다란 흔적을 남기면서 처음으로 클린 히트의 여파가 가해졌다.
하지만,
툭툭.
불가사리는 마치 사람처럼 아이언 머슬이 공격한 자신의 몸을 검지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자신의 몸에 아무런 상처도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고……!?'
아무리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금속이라 할지라도 강력한 신체 강화자가 전력으로 후려치면 자국이나 흔적은 남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변신 + 신체 강화의 힘을 더한 일격을 날린 아이언 머슬이 오히려 당황할 수 밖에.
까앙!!
순간, 누군가가 기습으로 손잡이부터 끝가지 합금으로 만들어진 통짜 해머로 불가사리의 뒤통수를 가격하였다.
아이언 머슬과 싸우면서 시력을 회복한 이능력자가 기습을 가한 것이다.
덥썩!
"끄우웁!"
당연하게도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은 불가사리는 자신의 뒤통수를 가격한 남자의 턱주가리를 붙잡았고,
스컥!
반대쪽 팔꿈치로 목을 베어냈다.
"큭! 뭣들하고 있는거야! 저 뒤에 있는 놈들부터 족치지 않고!"
계속해서 불가사리 하나에게 휘둘리는 꼴을 보다못한 서큐버스가 미친듯이 소리치면서 뒤쪽에서 구경하고 있던 진우 일행을 가리켰다.
"모두 가! 죽을 각오로 공격해!"
타인을 현혹하고, 그 힘으로 자신의 세력을 키운 서큐버스.
타인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이 힘은 매우 매력적이며 위험해보이지만, 서큐버스는 단순히 타인을 조종하는 수준으로 끝내는 정도가 아니였다.
그녀는 자신의 현혹에 걸린 부하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걸려있는 브레이크까지 풀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머릿속으로 '이 이상의 위력으로 팔을 휘두르면 손이나 팔꿈치가 부러진다' 라는 무의식이 존재하며, 이 무의식으로 인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서큐버스는 이 무의식을 사라지게 만들어, 자신의 부하들을 전원 광전사로 만들 수 있다.
그 증거로,
"크아아아아!"
"으오오오!"
방금전까지만 해도 불가사리의 힘에 주늑들어있던 서큐버스의 부하들이 괴성을 내지르면서 진우 일행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리아, 아키. 가서 처리해줘라."
"예."
"맡겨 주세요."
쪽- 쪽-
진우는 이실리아와 아키의 볼을 가볍게 키스해주면서 그녀들의 허리를 살짝 앞으로 내밀어줬고,
"어리석네. 유일하게 살아남을 방법을 스스로 차버리다니. 아키."
"응. 알고 있어."
이실리아는 아키를 부르면서 눈빛으로 무언가를 전달하였고, 그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는 아키는 닌자도를 꺼내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흡."
마치 아주 가볍게 조깅을 하는듯한 기합성.
그와 동시에 서큐버스의 부하들 전원이 무중력 상태인것 마냥 두둥실 떠올랐다.
"으아아!"
"크으으으!"
서큐버스의 부하들은 전력으로 몸을 크게 흔들거나, 팔다리를 크게 폈다 구부리기를 반복하였다.
무슨 애들 장난처럼 보이지만, 자신들을 압박하는 염동력에게 저항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로, 군대나 X-Force에서도 아무리 추해도 좋으니 최대한 강하고 빠르게 온 몸을 흔들어대면서 염동력자의 억압을 풀라고 메뉴얼에 게재되어 있다.
게다가 염동력자는 그녀 혼자만 있는게 아니다.
"서큐버스의 부하들을 원호해라!"
후방에서 상황을 확인하던 데스 아미가 재빨리 명령을 내렸고, 이 상황에서 만큼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이실리아의 염동력을 파훼하고자 힘을 합쳤으나,
"뭐…뭐야……! 뭐냐고 이 힘은!!"
"말도 안 돼! 이런…이런 힘이…존재할리가……!"
이실리아의 염동력과 직접 부딪힌 염동력자들은 그녀가 가진 압도적인 힘에 오히려 사기가 꺽여버렸다.
타타타타타탕!
그 상황에서 데스 아미가 품에서 권총 두 자루를 꺼내들어 정면을 향해 마구잡이로 발사하였고, 쏘아져 나가던 탄알들은 마치 유도 장치라도 설치된 것 마냥 아군을 피하고 적인 이실리아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작열의 마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노아와 똑같은 능력.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데스 아미의 동시 컨트롤이 한 수 위라는 것이다.
당연히 지금은 다르겠지만.
채채채채챙!
아키는 이실리아의 근처를 날렵하게 이동하면서 사방에서 쏘아져오는 탄환들을 닌자도로 모두 후려쳤다.
그녀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을 간단히 막아내자, 공격에만 힘을 집중시킨 이실리아는 활짝 펴보인 오른손을 천천히 오므리기 시작하였고, 그 행동에 따라 서큐버스의 부하들 또한 하나로 뭉쳐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악!"
"크아아아아아아아!"
수많은 신체 강화자들이 난동을 부렸지만, 그들의 행동은 10등급 염동력자가 된 이실리아에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였다.
우직! 빠직! 까드득!
압도적인 염동력의 힘에 의해 하나로 뭉쳐지면서 팔이 부러지고, 목이 꺽이며, 살이 뭉개져나가는 서큐버스의 부하들.
"아…아아……."
서큐버스는 자신의 부하들이 처참하게 죽어나가는 모습에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저만한 숫자의 이능력자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는데!
저 부하들이 있기에 자신이 이 할렘가를 주름잡는 조직중 하나가 될 수 있었는데!
"그만둬! 그만두라고!!"
서큐버스는 자신의 힘과 세력이 사라지는 모습에 발악하듯 소리쳤지만, 이실리아는 싱긋 웃으며 천천히 오므리던 손을 강하게 쥐면서 주먹을 만들었다.
우지지직!!
살과 뼈가 으스러지면서 수많은 인간들이 미트볼처럼 하나의 살덩어리로 뭉쳐졌다.
인간의 흔적을 찾아보라면 살점덩어리 사이에 껴있는 희생자들의 옷쪼가리가 전부다.
"큭……!"
"……!"
압도적인 힘의 차이.
할렘가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온갖 강자들을 꺽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할렘가 조직의 두목들은 순식간에 20명이 좀 넘는 신체 강화자들을 미트볼로 만들어버린 이실리아의 모습에 경악하였다.
"역시 내 여자들이라니깐~!"
"꺄항~♡ 그렇게 쥐면 아파요오~♡"
"아흑~♥ 저…저는 좀 강하게 쥐어주셔도 좋아요……♥"
진우는 서로 힘을 합쳐 자신들을 향해 공격해오려던 불나방들을 처리한 두 여자를 어깨동무하듯이 껴안았다.
아니, 정확히는 껴안으면서 옷 너머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들의 가슴을 와락 쥐어보였다.
아름다운데다 강한 두 여성을 마음대로 희롱하는 진우의 모습에, 그들을 죽이고자 모인 할렘가의 이능력자들은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저들이 모두 이 싸움에 끼어들면 자신들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히죽-
그리고, 그런 그들의 분위기를 느낀 진우는 이실리아와 아키를 안은채로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치 노예들이 싸우는 콜로세움을 구경하고자 안전한 관중석에 자리잡은 고위 귀족과도 같은 여유로운 미소를.
============================ 작품 후기 ============================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루나틱 돈의 정신적 계승작은 인외마경이고, 맹장전의 계승작은 NTL 삼국무쌍임.
인외마경과 NTL 삼국무쌍에서 전작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만들테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으셈.
특히 NTL 삼국무쌍은 무조건 황건적의 난, 반동탁연합, 군웅할거 시기에만 시작하는 일반적인 삼국지물과 달리, 언제 시작할진 모르지만 주인공 능력치 키우고, 용병대 키우면서 삼국정립 초기에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스토리를 진행할거라서 나름 쓰는 날을 기다리고 있음.
나는 똑같은 장르라 해도 다른 사람들 따라가지 않고 나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쓰고 싶거든!
크으...작가로서 쓰고 싶은 작품이 이리도 많다니...! 이걸로 나는 10년은 더 글을 쓸 수 있다!!
근데 10년 후에 다 쓰면 그때는 뭐하지...?
에이, 쓰다보면 또 다른 작품 구상도 할 수 있겠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