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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그로부터 약 4주 후.
삼태극의 일원들은 새로 얻은 힘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는데 집중하였다.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이능력의 힘이 상승한게 아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얻게 된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게 삼태극의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다.
펜타곤에서는 '예언의 세대' 들을 훈련시키면서 전력 상승에 집중하였고, 지하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전함, 이지스를 언제든지 기동할 준비를 갖추며 대 삼태극전에 대한 모의전을 펼치고 있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동아시아 자체가 무너져서 경제가 위태로운데, 미국까지 무너진다면 정말 대책이 없다고 입을 모으며 모두가 다 함께 삼태극을 저지하고자 연합 훈련을 하는등, 삼태극이 미국을 공격할때를 대비하였다.
지구 밖에는 칼리 제국의 함대가 도착했으나, 지구가 가진 우주 단위의 감시망은 제국의 수준으로 보기엔 초보적인 부분이 많았기에 가볍게 재밍을 하면서 함선을 은폐한채로 지구의 정보를 수집하는데만 주력했다.
이유는 단 하나.
어느정도 수준으로 공격해야 최대한 즐길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너무나 강하여, 약한 놈들끼리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 모습만이 유일한 즐길거리인 칼리 제국의 여제에겐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구인들은 아직 삼태극의 위험만을 대비하고 있었지만, 현재 지구는 아주 단순한 계기 하나만으로 지구 멸망에 가까운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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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들 지하드의 존재를 모르는구만."
가상 현실용 캡슐 밖으로 나와서 알몸인채로 의자에 앉아 웹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2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남들 눈치볼거 없기 때문에 봄과 여름엔 이런식으로 지낸다.
처음엔 팬티는 입고 있었으나, 이제는 팬티조차 걸리적거린다나.
그는 자신이 즐기는 가상현실과 관련된 게시물에서 '지하드' 라는 키워드로 여러 게시판을 검색하였고, 검색으로 나와있는 모든 게시물들을 확인하였다.
그것들은 대부분 반 개그성 게시물들로, 다른 플레이어가 '알라 후 아크바르~!' 라는 대사와 함께 자신이 아랍계 테러리스트가 된 경위와 그 이후의 스토리를 설명하고 있었다.
'지하드' 라는 키워드는 이슬람의 성전을 뜻하는 지하드 때문에, 아랍계 테러리스트 플레이를 즐기다가 걸려나온 키워드였다.
리미트 브레이커는 출시된지 오래되지 않은 게임인터라, 아직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거기다가 실제 지구 크기, 지구의 인구수를 자랑하고 있었기에 똑같이 한국에서 플레이해도 다른 루트로 가면서 진우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루트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히든 피스인 지하드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는 것.
히든 피스인 우주 전함 지하드를 얻기 위해선 2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
1. 살라딘의 복제 인간을 찾아야 한다.
2. 살라딘의 비밀 거처에서 지하드와 연결된 신호기를 찾아야 한다.
2번은 살라딘의 흔적을 추적하다보면 어찌어찌 알 수 있다.
그런데 살라딘의 복제 인간은 대체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몇십억이나 되는 인구중에서 몇십명, 그것도 어떤 흔적도, 단서도 없는 복제 인간의 존재를 찾아야만 한다.
그야말로 모래 사막에서 바늘 찾기.
그렇게 보자면, 진우는 이 수많은 플레이어들 중에서 가장 강한 행운의 소유자임이 분명하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아냈고, 그 바늘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못해 천원돌파하는 바늘을 찾아내 자신의 것으로 확실하게 길들여놨으니 말이다.
"큭큭큭. 나중에 BJ짓좀 해볼까."
BJ로 자신의 플레이 영상을 통해 지하드의 존재와 성능을 확인시켜준다면 단시간에 엄청난 양의 별풍선을 받아낼 수 있을것이다.
'내가 무슨 정보상도 아니고, 언젠가 100% 공략될 패키지 게임의 공략을 돈 주고 팔아먹느니, 적당히 입 털면서 별풍선을 받아내는게 더 이득이겠지.'
띠링-
그 때, 모니터 화면 오른쪽 하단에서 메세지가 떠올랐다.
=야 핵폐기물=
도발적인 메세지의 위에는 '썩을놈' 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씨발 어디서 또 얻어터지려고 깝치냐?-
=ㅋㅋㅋㅋㅋ ㅗㅗㅗㅗ=
-너 거기 딱 있어. 일단 네 놈 머리통부터 박살내고 엄마한테 인사드린다-
=저는 죄가 업스무니다. 오마니가 시켜서 그러스무니다=
-엄마가 나 부르래?-
=ㅇㅇ 형님 보고프다고 좀 오라카는데?=
'썩을놈' 은 진우가 설정한 이름이고, 실제는 그의 동생인 손지훈이라는 이름이 옆에 박혀 있었다.
=저놈의 새끼는 애미 얼굴도 보고 싶지 않나, 라면서 투덜대는게 요즘 일과셔. 너님이 나중에 올라온다면서 입만 털고 오지를 않아서 투덜거리기 레베루를 만렙 찍으셨다=
-나중에 간다 그려라-
=엄마가 또 그 말 하면 이모랑 같이 찾아간다는데?=
-아...쒯따박...-
진우는 이모와 사이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아서 탈이다.
문제는 진우라는 인간이 혼자 사는것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면, 그의 이모는 참견쟁이라서 진우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데 도가 텄다는 점이랄까.
혼자 사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가 원하는대로 행동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궁극의 솔로 플레이어가, 무조건 여럿이 붙어다녀야 만족하는 파티 플레이어를 이모로 두고 있으니 생겨나는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그것 외에는 성격이나 취향에서 많은 부분들이 맞기 때문에 이모와 친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오묘한 관계를 형성중이다.
확실한것은, 어머니와 이모가 함께 찾아온다면 반드시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엄청 귀찮게 만든다는 것.
친하지 않았다면 그냥 쌩까면 되지만, 친하니까 거절할 수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알겠어. 담주 토에 간다.-
=ㄹㅇ?=
-찍고 ㄹㅇ-
=옼돜=
그렇게 본가로 돌아가는 것을 날짜까지 잡으며 확인한 진우는, 문득 뭐가 생각났는지 키보드를 빠르게 눌렀다.
-그런데 예전에 운석 온다던 그 놈 어떻게 됐냐?-
=걔? 지구로 온다는건 확실하다네?=
-올ㅋ 레알 지구종말?-
=나사에서는 그 운석이 여러개로 쪼개져서 대기권에 타버리거나, 지구에 떨어져도 큰 여파는 없을 정도라는데? 바다에 추락하면 잠깐 파도가 좀 높아지고 마는 수준?=
-근데 바이러스 개꿀ㅋㅋㅋ-
=몇몇 사람들도 외계 바이러스 같은게 있는거 아니냐면서 난리치긴 하더라 ㅋㅋㅋ=
-한국쪽에도 온대?-
=예상 루트로는 몇개 정도 떨어진다네? 예상 시간은 모레쯤 오후쯤에 온다고 카던데=
-그럼 구경해봐야지. 운이 좋으면 여기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형 집이면 확실히 좋긴 하겠지.=
진우는 고층 아파트인 위치를 이용하여 운석이 떨어지는 것을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기로 결정하였다.
'잘만하면 진짜 운석이 도심 한가운대에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고.'
동생이 안다면 그런거 생각하지 말라고 진지하게 충고하겠지만, 진우는 그 운석이 건물이나 길거리를 파괴하는 영화의 한 장면같은 모습이 나오길 기대하였다.
'이 따분한 세계에 그정도 스릴은 좀 있어야지.'
타인이 좀 죽어도 좋으니까 재미랑 스릴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가 생각하는 진실된 속내.
하지만, 그의 동생은 세월호 사건처럼 큰 인명 피해가 동반된 사건에는 눈물을 흘리면서 '내가 이렇게 편하게 밥을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라고 슬퍼하며 어떻게든 간접적으로나마 돕고자 나서는 모범적인 인간이였다.
정말로 이 형제가 같은 아버지의 씨앗을 받아 같은 어머니의 배에서 자란것이 맞는지, 어째서 가치관이 이토록 다른 형제가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 알면 알수록 불가사의 그 자체였다.
분명한것은, 형인 진우는 사람의 목숨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동생과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수백, 수천명의 죽음을 무릎쓸 정도로 가족애가 강하다는 것이다.
-ㅇㅋ 잘 쳐먹고 잘 살아라-
=형님도=
하지만 두 사람은 알고 있을까?
자신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운석에 의해,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뒤바뀌게 될지를.
그렇게, 형제가 나눌 수 있는 마지막 채팅이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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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일행이 난동을 피우고 사라진 뉴욕 할렘가는 큰 홍역을 앓고 있었다.
진우가 할렘가를 주름잡는 다섯 조직의 보스들과 이능력자들을 처리했지만, 아직 이 곳에는 수많은 빌런들이 남아있다.
거기다가 할렘가는 단순히 범죄자들이 모이는 집합소가 아니였다.
치안이 좋은 뉴욕에서 유일하게 빌런들이 (그나마) 편히 쉴 수 있는 장소이며, 장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상점도 되며, 돈을 쏟아부어 질펀하게 놀 수 있는 환락가의 역할도 맡고 있다.
그런데 그 곳이 사라지게 된다면 뉴욕의 빌런들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떠돌면서 세력이 약해질 것이 분명하다.
서로 자신들의 안전만을 위하는 빌런들과 슬럼가의 주민들이였지만, 이 곳이 사라지게 된다면 안된다는 의견이 일치하여 서로가 협력하면서 다시 한번 슬럼가를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는 무법지대로 만들고자 하였다.
당연하게도 뉴욕에서는 이번 기회에 슬럼가를 확실하게 청소하여, 뉴욕의 불안거리를 지우고자 총력을 다하면서 피와 시체가 끊이지 않고 나오는 다른 의미의 마굴이 되어버렸다.
그걸로 끝이 아니였다.
다섯 조직의 보스들이 죽고 남긴 수많은 거래처, 마약, 불법 무기 등등이 남아있어, 그 유산을 차지하고자 외부의 빌런들까지 우르르 몰려들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빌런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비밀 사이트에서 누군가가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밝혔고, 그들이 가진 것들을 차지할 수 있으면 왕처럼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는 그럴싸한 정보가 알려지게 되면서 귀가 얇거나 권력욕에 불타오르는 빌런들이 할렘가로 찾아와, 히어로 vs 할렘가 토박이 vs 외부 빌런들 이라는 삼파전이 일어나게 되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 에 의해 인명 피해가 급속도로 커져나가게 되자, 치우 일행과 관련이 있어보이는 외부인들을 찾고자 하는 경찰측의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었다.
아니, 수사가 문제가 아니라 뉴욕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할렘가에 공권력의 깃발을 세우고자 기를 쓰고 달려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 나비효과 덕분에 매그너스 일행은 3주동안 누구의 추적도 받지 않으며, 혼란스러운 뉴욕 할렘가 구석에서 조용히 힘을 기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댁도 꽤나 독종이네. 설마 3주만에 액기스만 쪽쪽 빨아먹힐 줄이야."
"천재들은 가르치는걸 못한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이해가 쉽게 잘 가르쳐주더군. 덕분이다."
전보다 체격이 다부져지고, 움직임에 중심이 생긴 매그너스와, 복장을 제외하면 딱히 달리진게 없는 매그너스와 아론이 다른 의미의 마굴이 된 슬럼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타타타타--
쿠드득!
"그건 그렇고 요즈 갑자기 개판이 되어버렸구만. 엄청 시끄러워서 요즘 잠을 못 잤다고."
"확실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뭔가 사건이 생긴거로군."
정보통이 없는 두 사람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뉴욕 할렘가의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추적자들도 사라졌고, 현상금을 노리는 이들도 사라지게 되었다.
덕분에 편하게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지만, 분명한것은 로스차일드 가문이 자신들을 향한 관심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마 자신들의 가치가 사라졌거나, 아니면 자신들따위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리라.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거야?"
"훈련의 성과를 확인해봐야지."
"그리고?"
"나의 힘이 통한다면……."
매그너스는 아론의 질문에 주먹을 쥐어보이며 눈에 미약한 살기를 내비쳤다.
"로스차일드. 그리고 위선자들인 펜타곤. 둘 모두에게 내 분노를 보여줘야지."
"하나만 상대해도 목숨이 오갈텐데 둘 모두를 상대하겠다라……. 큭큭큭."
아론은 여러가지 의미가 깃든 웃음을 나지막히 터트렸지만, 이내 목을 좌우로 풀면서 별거 아니라는듯이 대답하였다.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따라갈 재미가 생기지. 가보자고, 제자야."
"훗, 그렇게 하지, 스승."
4주.
한 달을 함께 먹고 살면서, 몸을 부딪힌 두 남자는 자신들의 힘을 확인하고자 하루 단위로 몇십구의 시체를 생산하는 슬럼가 중심을 향해 이동하였다.
============================ 작품 후기 ============================
요즘 여제와 이벨 조교씬에만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들의 특징을 잘 써먹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 때문에 다른 ㅅㅅ씬이 좀 소홀해진것 같음.
뭐, 애초에 강한 임팩트의 섹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간다는 것 자체가 좀 힘들지만서도.
그리고 이번편에 나온 떡밥으로 진우는 리밋뷁 세계로 들어가는게 확실시 되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본 분들은 '진우라면 모를까, 왜 두 형제의 운명이 거론되는건지 모르겠다' 라고 의문을 표하겠지만, 진우의 동생은 리밋뷁 엔딩에서 다시 보게 됩니다.
거기서 형제의 운명을 거론한 이유가 알려지게 됨.
이래뵈도 엔딩까지 다 짜놨음! 살을 붙여나가는 작업만 좀 게을리 했을뿐...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