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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솔직히 말해서 지금 매그너스가 앉은 자리에 세계에서 거짓말을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을 앉혀놔도 믿기 어려운 소리였다.
깜빡
하지만, 약간 놀란 표정과 함께 오른쪽 눈을 깜빡이는 베스의 모습에 매그너스의 믿기 힘든 정보를 믿어야만 하였다.
물론, 이런 사실을 듣고도 곧바로 믿으면 오히려 상대방이 이상함을 느낄테니 반박은 해둬야겠지만.
"어처구니가 없군. 이미 세계의 경제를 주무르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그런 그들이 뭐가 부족하다고 그런짓을 하겠나? 거기다가 펜타곤과 백인이 아닌 범죄자 이능력자들이 그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리가 있다 생각하나?"
펜타곤이야 그렇다 쳐도, 백인우월주의 사상으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한다면 범죄자들 중에서 백인이 아닌 이들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했다.
저대로 내버려두면 자신들을 호구로 만든다는데, 미국에서 활동하는 그들이라면 테러를 저지를 확률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그 모든것을 부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깜빡
"뭣?"
베스의 오른쪽 눈이 또다시 깜빡이자, 그리핀은 경악어린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그런게 있을리가……. 혹시 삼태극과 손이라도 잡…아냐, 치우는 동양인이니까……."
언제나 냉정침착한 그리핀은 자신도 모르게 당황한 표정으로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로스차일드가 가진 돈의 힘과 물리적인 반발을 누를 수 있는 힘이 더해진다면 정말 상황이 심각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그너스는 그런 그리핀의 생각을 정리해주겠다는 듯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살라딘의 복제 인간."
"!!"
"어떻게 얻었는지 몰라도, 로스차일드 가문은 살라딘의 유전자를 손에 넣었다. 그것을 토대로 10등급 이능력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중이지. 아직 조용한걸 보니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은것 같지만, 시간을 주면 놈들은 정말로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확률이 높다.
깜빡
이번에도 베스의 오른쪽 눈이 깜빡였다.
그리핀은 정보가 부족하기에 좀 더 물어보려 하였지만, 매그너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을 이미 다 내놓았다.
"거기다가 그들은 그것만으론 부족했는지, 진우…아니, 치우가 만든 생체 나노슈츠를 탐내면서 그가 내게 준 슈츠를 빼앗고자 접근해왔지. 전투 경험이 미천했던 나는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다가 아론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도주하는데 성공하였지만."
그렇게 모든것을 설명한 매그너스.
그리핀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충격적인 소식에, 심각한 표정으로 예전에 들었던 기이한 보고를 되새기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로스차일드 가문 본가에서 테러가 일어났다고 들었다. 하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은 본가의 힘으로 처리할테니 펜타곤과 정부 소속의 테러 대책 부대를 돌려보냈어.'
로스차일드 가문은 복제 인간의 존재를 들키기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주 약간의 위험이라 해도 외부의 도움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고.
당시엔 그냥 '로스차일드 가문이 이번 기회에 경호팀의 실력을 확인하려나 보다' 라고 생각하였지만, 매그너스의 정보를 듣게 되자 그들의 행동은 다른 의미로 느껴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만한 사실을 왜 예언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은거지? 복제 인간을 만드는 연구를 했다면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들과 풍부한 최신식 설비가 있어도 오랜 시간이 걸릴텐데?'
그리핀의 또다른 의문은 이런 중요한 사실을 예언에서는 왜 언급을 하지 않냐는 것이다.
예언의 영웅인 남궁 신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하게 모르기에 생겨난 의문이였다.
"내가 할 말은 모두 다 했다."
어쨌든, 그렇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것을 알려준 매그너스는 불편한 의자 등받이에 몸을 파묻었다.
비록 자신이 직접 해결할 수 없게 되었지만, 펜타곤이라면 이 정보를 통해 로스차일드 가문의 그릇된 야망을 막아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중요한 정보를 넘겨줘서 고맙다고 인사해두지."
"고맙다면 나와 함께 붙잡힌 아론을 풀어줬으면 한다. 그가 없었으면 나 또한 이미 죽었을테니까."
매그너스는 정보에 대한 대가로 아론의 석방을 요구하였고, 그리핀은 그런 그의 대사를 통해 매그너스라는 인물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자기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건가? 이타적인 성격이 강하군.'
이만한 정보라면 자신의 석방을 요구할 수 있을텐데도, 자신을 도와준 이를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성격은 절대로 악인의 그것이 아니였다.
'하지만, 이능력자…그리고 히어로들에 대한 악감정은 그대로 남아있으니…….'
그가 왜 이능력자와 히어로를 증오하는지 알게 될때는 참으로 씁쓸하였고, 그가 악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 씁쓸함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쿠구궁-
그 때, 갑자기 땅이 작게 흔들리면서 작은 소음이 외부에서 들려왔다.
그냥 소규모 지진같지만, 매그너스와 베스의 표정은 심각해지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곳은 완벽하진 않아도 일단은 방음실인데도 외부에서 소리가 들려올 정도라면 엄청난 굉음이 들려올 정도라는 뜻이니까.
거기다가 그런 굉음과 동시에 땅이 흔들렸다? 그것은…….
-그리핀! 외부의 침입자가 나타났습니다! 1차 방어선은 이미 뚫…아니! 2차 방어선까지 뚫렸습니다!-
밖에서 취조실 안에 통하는 마이크를 통해 펜타곤의 요원이 급박한 상황을 설명하였다.
쾅!!
그리핀은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취조실 밖으로 나갔고, 그 뒤를 따라 베스도 나가면서 벽 너머로 모습이 사라졌다.
홀로 남게 된 매그너스는 펜타곤의 기지가 원한을 산 빌런 연합 조직에 의해 공격당하여 파괴되었다는 소식을 몇번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번 습격은 단순하게 그런 종류의 습격이 아닌것 같았다.
'…설마.'
자신과 아론이 붙잡히면서 생체 나노슈츠를 회수당했다.
그것이 이 곳에 있다면?
쾅! 쿠쾅!!
열려진 문 밖에서 굉음이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사람들의 악 쓰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교차되듯이 들려온다.
만약, 정말로 로스차일드가 습격을 해온 것이라면? 그들의 목표가 생체 나노슈츠라면?
참고로 매그너스의 생체 나노슈츠는 그의 생체 정보를 받아서 그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펜타곤에선 바로 사용해서 성능 테스트를 하기 보단, 어딘가의 보관소에 잠시 안전하게 맡겨두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내부 토론을 통해 폐기를 할지, 연구를 할지 정한 뒤에 그 처분이 정해지리라.
'놈들에게 빼앗길 순 없어!!'
매그너스는 이 습격이 로스차일드의 소행이라면, 절대로 놈들에게 빼앗기면 안된다는 사명감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다행히도 지금의 그는 양 손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저번처럼 의자와 수갑을 연결시켜가며 그의 움직임을 막아낼 이유가 없었다.
그리핀이 이능력이 없다지만, 양손을 제대로 못 쓰고 수갑까지 채워진 포로에게 두들겨 맞을 정도 허약하지 않으니까.
매그너스는 최소한 로스차일드에게 슈츠를 빼앗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재빨리 밖으로 나섰다.
'이럴땐 내가 이능력자가 아닌게 정말 다행이군.'
그는 자신을 잡으려는 사람이 없는 모습에 이능력이 없음을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이능력자였다면 그들은 사람 손이 하나 비더라도 매그너스를 반드시 감옥으로 끌고가고자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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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펜타곤도 별거 없네.'
평소와 달리 어두운 색의 옷과, 얼굴을 가리는 헬멧로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린 복장인 릴리야는 펜타곤의 기지를 습격하면서 나지막하게 비웃어보였다.
'아니, 어쩌면 이게 당연한걸지도. 10등급의 이능력자가 5명이나 있고, 그런 그들을 보조하는 스페셜리스트급 이능력자 수십명이 있는데 뚫리지 않을리가 없지.'
릴리야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매그너스와 아론을 붙잡아, 생체 나노슈츠를 회수한 펜타곤의 기지안으로 들어갔다.
-지금부터 사전에 지시했던대로 조를 이루어 기지 내부를 수색한다.-
릴리야를 포함한 수많은 이능력자들의 머리로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지휘관의 지시가 이루어졌다.
각자 자신의 헬멧과 비슷한 표식을 지닌 이들과 뭉쳐서 5명으로 이루어진 1개조가 완성되었고, 그 외에도 비슷한 숫자로 모여져서 조를 형성하였다.
펜타곤의 방어선을 부수면서 최대한의 피해를 가한 그들은 그렇게 조를 나누어 생체 나노슈츠를 찾고자 사방으로 흩어졌고, 릴리야는 풍부한 경험 덕분에 조장이 되었다.
'반드시 슈츠를 되찾아야만 해!'
그녀는 누구보다 강한 의욕으로 나노 슈츠를 찾고자, 두 눈을 날카롭게 치켜들며 주변을 확인하였다.
이유는 단 하나.
로스차일드 본가를 공격해온 진우의 노예들이 보여준 능력 때문이였다.
본래 처음에 봤던 그녀들은 그 정도로 강한 이능력자가 아니였다.
하지만, 로스차일드 본가를 공격한 그 때의 그녀들은 하나같이 자신보다 강한 이능력자가 되어 있었다.
그 날의 사건은 그녀에게 강한 충격을 남겨준 것이다.
어째서 그녀들은 그런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된 것일까?
이무기의 정수를 가공하여 환약으로 만든것을 모르는 그녀는 자신이 아는 상식과 지식선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고, 그렇게 해서 나온 답안이 생체 나노슈츠였다.
거기에 신참이였던 자신에게 가르켜주지 않은 어떤 비밀이 존재한다고 여긴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들키기 싫어서 헌 옷과 함께 버리고 나왔던 그녀는 깊은 후회를 하던 도중, 치우로부터 생체 나노슈츠를 받은 매그너스가 펜타곤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기에 생체 나노슈츠를 얻어, 그녀들과 같은 강함을 얻고 싶다는 욕망이 지금의 그녀를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펜타곤의 기지에 체류하고 있던 요원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응?'
릴리야는 어떤 구간을 이동하다가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끼게 되었고,
후웅- 퍽!!
"컥!"
그와 동시에 갑자기 벽쪽에서 누군가의 주먹이 튀어나와, 중간쯤에 위치한 염동계 이능력자의 안면을 가격하였다.
중간 위치에 속한 이는 공격을 당한다면 앞이나 뒤에서 먼저 당한다는 위치와 상식 때문에, 제대로 훈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이 한박자 느려서 힘을 내보일 기회도 없이 의식을 잃고 말았다.
"환영이다!!"
릴리야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느낀 위화감은 환영임을 간파하였고, 그녀의 말이 정답이라는 듯이 주먹이 튀어나온 벽 부분이 사라지면서 4명의 이능력자들이 튀어나왔다.
"으랴아아!"
그와 동시에 근육 돼지라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거구의 백인 남성이 가장 먼저 앞으로 튀어나오려던 순간,
미끌-
"왁!?"
릴리야가 어느새 바닥에 깔아둔 얼음 장판을 밟고 미끄러지면서 꼴사납게 넘어지고 말았다.
"흡!!"
그와 동시에 릴리야 조에 속해있는 10등급 염동력자가 얼음 장판 때문에 습격의 타이밍을 놓쳐버린 이들을 향해 손을 뻗었고, 동료가 갑작스럽게 넘어져 잠깐 당황한 사이에 강력한 염동력의 힘이 그들을 옭아맸다.
"크으윽!!"
두 명의 염동력자들이 힘을 합쳐 저항하고, 신체 변형 능력자도 최대한 몸을 부풀리면서 염동력에 저항하였지만,
푸푸푹-
그 염동력을 막느라 릴리야가 쏘아보낸 날카로운 고드름을 이마에 박히면서 쓰러지고 말았다.
"으아아아!"
동료들의 죽음에 광분한 신체 강화자가 날뛰었지만, 그는 다른 조원들에 의해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 순식간에 피를 토하며 쓰러져야 했다.
기습한 이들을 모두 처리하자, 손이 남은 한 명이 쓰러진 동료를 향해 달려나가 그의 목덜미에 손을 올렸다.
몇초동안 맥을 재던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맞은 곳이 좋지 않았는지 즉사한 것이다.
그리고선 그의 품 안쪽에 손을 넣어 더듬거리던 그는 뭔가를 만지작 거리더니 재빨리 조원들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고, 그를 기다리면서 주변을 확인하던 이들도 그와 함께 달려나갔다.
콰쾅!!
그들의 등 뒤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지만, 그 누구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어차피 이들이 착용한 장비들과 옷은 모두 로스차일드 가문하고는 상관이 없거나, 그냥 돈을 주고 산 물건들이다.
그러니 몸을 폭사시켜버리면 사이코 메트리들이 기억을 읽는것도 불가능하리라.
릴리야의 조는 한 명의 팀원을 잃었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으며 계속해서 자신들의 목표인 생체 나노슈츠를 찾고자 탐색을 개시하였다.
============================ 작품 후기 ============================
여기 더워
존나게 더워
뭔 씨발 밤에도 존나 덥지?
내가 산 밑에서 살다보니 도심의 열기를 너무 우습게 봤나벼;;
이사가기 전 집에선 선풍기 하나 틀고 창문 활짝 열어두면 시원한 바람이 솔솔 드는데 씨발 여긴 창문을 열어도 뜨거운 열기만 나오네?
그나마 비가 좀 오면 괜찮은데 날씨 쨍쨍할땐 진짜 생지옥이다 ㅠㅠ
진지하게 에어콘을 사용해볼까 고민될 정도여;;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