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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다행히도 삼태극 일행에게 배정된 방을 감시하던 감시관들은 드디어 자신감을 되찾게 되었다.
왠 3류 멜로 시트콤에서 윗선에 보고해도 큰 문제 없는…아니, 이 영상만 같이 올리면 부끄러울 필요가 없을 정도의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눈치채지 못하였다.
진우가 자신의 여자들 속에서 어리광을 피우고, 모서리에 박아 낑낑 댄것 모두 페리샤가 그에게 미리 귀띔을 해준 것임을.
즉, 그가 보여준 행동 모두가 이미 계획된 것이다.
물론, 그의 진정한 본성(어리광쟁이)이 고스란히 드러나긴 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준 이유는 단 하나.
'저들에게 우리가 감시 카메라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음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안하무인이라지만, 남의 집 안방에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라면 보일 수 있을까?
진우라면 되겠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아주 친한 친구집 아니라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거기다가 여기는 완벽한 적지.
페리샤는 그런 상식적인 부분을 이용하여, 진우가 자신의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게끔 귀띔을 하였고, 진우는 그녀의 조언을 받아들여 '치우' 라는 캐릭터를 꾸미지 않고 '진우' 자신의 본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만들면서 이 곳을 감시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은 감시 카메라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 바보같은 모습 덕분에, 감시 카메라를 통해 삼태극의 상황을 확인중인 감시자들은 감쪽같이 속아넘어가면서 페리샤의 의도대로 흘러가게 되었다.
그리고, 휴식 시간을 이용하여 다시 방으로 돌아온 삼태극 일행은 펜타곤의 배신과 자신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인질을 어떻게 제압해야 하냐는 문제로 의논을 시작하면서, 삼태극이 정말로 칼리 제국을 쓰러뜨리는데 손을 잡는다는 냄새를 물씬 풍겨나갔다.
진우가 갑자기 현실과 타협하면서 펜타곤과 손을 잡는데 이상함을 느낀 다른 노예들이 고개를 갸웃거릴법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남궁 신에게 귀띔을 하면서 전음을 통해 진우의 노예들과 함께 찾아온 그랜드 아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자, 속아라 속아라 속아라. 우리가 진지하게 너희들과 같이 손을 잡을 생각이라고 생각하라고.'
진우는 혼신의 연기를 다하면서 진지하게 펜타곤과 함께 칼리 제국을 무찌르고 싶다는 인상을 팍팍 심어주었고, 방금전에 보여준 꼴사나운 모습 덕분에 감시자들은 큰 의심없이 이들의 행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물론, 국가적 문제이니 감시자들은 자신들의 윗선에다가 이 영상들을 제출하는게 전부지만, 모든것을 감시하고 의심해야 하는 감시자들이 의심을 하지 않을 정도라면 영상을 본 이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이리라.
'진짜 회의는 지하드로 돌아간 이후부터. 그 전까진 저들에게 우리가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페리샤는 진우와 함께 혼신의 연기를 하면서, 겉으로 펜타곤의 배신을 우려하며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고심하는 책사의 이미지를 보여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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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악! 나죽네! 끄악! 으악! 갓데밋!=
"……."
"……."
"……."
30분의 휴식 시간동안, 삼태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따로 마련된 방에서 감시자들이 보낸 1차 무삭제본 영상을 보게 된 그리핀과 제이콥 대통령, 그리고 제이콥 대통령의 수행원들은 영상을 보고선 할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다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감시자들이 겪었던 그 생각, '아 씨발 내가 지금 왜 이딴걸 보고 있어야 하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거참. 적진 한가운대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 자신들의 본거지에선 이보다 더 풀어져 있다는 뜻이 아닌가?"
제이콥 대통령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렸고, 그리핀도 상상했던 치우와 지금의 치우간의 괴리를 좁히지 못하면서 황당하다는 표정이 유지되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못 할 행동들이 나오니,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사람들인 그들의 입장으로선 치우가 정말로 감시 카메라의 존재를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감시관들로부터 연락입니다."
그리고, 30분의 시간동안 삼태극의 회의를 감시하라는 감시관들로부터 보고가 들어왔다.
-삼태극에서는 인질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하는것을 두려워하고 있음-
-펜타곤에서 자신들을 배신할때를 대비하는 중-
-펜타곤에서 시간을 요구하였으니, 삼태극에서는 그것을 트집잡아 물자를 추가로 받아들일 생각을 하는 중-
-치우, 칼리 제국의 기술력과 지구의 차이를 걱정. 이지스가 강하다 해도 칼리 제국의 함대가 쉽게 격파당할리 없다고 생각함-
-지하드의 화력을 강화시켜 칼리 제국의 함대를 조금이라도 더 파괴할 플랜을 계획중-
"흠. 삼태극도 칼리 제국을 두려워하는 것 같군."
제이콥 대통령은 칼리 제국의 함대를 최우선적으로 파괴하려 하면서, 배신을 염두하는 삼태극의 모습에 '이들도 겁을 먹긴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쪽에서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수행원들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삼태극이 가진 지하드는 원래 칼리 제국의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칼리 제국의 힘을 피부로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음. 그것도 그렇군."
제이콥은 수행원의 조언이 맞다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본래라면 그 회의 내용을 의심하고 해부해야 정상이지만, 페리샤의 계획대로 치우가 자신의 본 모습을 공개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감시관들이 보낸 정보를 진실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흐름이 이상해.'
그리핀은 왠지 모를 꺼림칙한 흐름을 느끼고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 또한 페리샤의 계획에 의해 '삼태극은 감시 카메라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라는 무의식이 어느정도 자리잡은 상태였다.
거기다가 이쪽의 배신을 걱정하면서도, 칼리 제국의 함대를 조금이라도 더 격파할 계획을 꾸미는 것으로 칼리 제국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팍팍 풍기고 있었다.
"훗. 3파전이니 뭐니 해도 결국 한계가 있었어. 아, 그런데 이벨 양은 언제 오는 것인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주변을 순찰한 후에 도착하기로 했으니 곧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보다……."
그리핀은 자신의 감이 이상하다는 것을 설명하려 하였지만,
똑똑-
"이벨 키에라 입니다."
"들어오게."
그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이벨이 이들이 있던 방 안으로 노크를 하였고, 대통령은 곧바로 들어오라 대답하면서 의문을 제기할 흐름이 끊겨지고 말았다.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회의장 내의 일을 모르는 이벨은 자신을 부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고, 제이콥 대통령은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삼태극이 펜타곤의 배신에 대비한 인질로서 그녀를 원한다고 말하였다.
"……."
당연하게도 이벨의 표정은 살짝 굳어졌고, 그 모습을 본 그리핀은 그녀에게 굳이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하려 하였다.
"가겠습니다."
하지만, 이벨은 그리핀의 입이 열리기 전에 스스로 인질로 가겠다며 입을 열었다.
거기다가,
"만약, 칼리 제국의 함대를 모두 파괴한다면, 제 목숨따윈 상관하지 마시고 지하드를, 삼태극의 모든것을 말살해주세요. 그들은 어찌보면 칼리 제국보다도 더 위험한 존재들이니까요."
칼리 제국을 모두 무찌르면 자신의 목숨따윈 상관하지 말고 삼태극을 공격하라며 강한 어조로 주장하였다.
"대단하군. 정말 대단해. 자네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네."
짝짝짝!
제이콥 대통령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한 이벨의 모습에 진심어린 박수를 치면서 칭찬하였다.
"하지만, 삼태극에서는 이미 인질이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했을때를 예상한 상황입니다. 최악의 상황에는 제압당하여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끔 인질로 내새워져, 이쪽에서 쉽게 공격하지 못하게끔 방패 막이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핀은 삼태극이라면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가지게끔, 이벨을 대놓고 인간 방패로 사용할 가능성 때문에 그녀가 가는 것을 꺼려하였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저의 각오를 영상으로 녹화해두겠습니다. 제가 어떤 처지에 쳐해있어도 상관없으니 삼태극과 함께 죽여달라는 영상 편지라면 사람들의 죄책감을 덜 수 있을겁니다."
이벨은 정말로 삼태극을 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질 각오를 해두었다.
그리핀도 그녀의 확고한 신념까지 어떻게 막을 수 없었고, 제이콥 대통령은 그녀의 각오에 다시 한번 감탄하면서 강한 호의를 보여주었다.
'단지 내 감이 틀리길 빌어야겠군…….'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타인의 흐름에 휩쓸린듯한 초조함이 느껴졌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 수 없었던 그리핀은 자신의 감이 틀리길 빌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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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다시 시작되었고, 치우는 페리샤와 의논한대로 이벨을 포함하여 여러 물자를 보상으로 받겠다고 주장하였다.
삼태극은 뛰어난 무인형 병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물자를 준다는 것은 곧 그들의 전투력을 강화시키는 꼴밖에 되지 않기에 러시아 대통령, 알렉산드로가 반대하면서 반대파가 형성되었다.
거기다가 물자만 받고 먹튀하면 적의 힘만 강화시켜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가?
삼태극을 두려워하는 수많은 수장들은 그들의 힘이 지금보다 더 커진다는 공포에 반대를 하였고, 그 문제로 회의는 또다시 격화되어 쓸대없는 시간만 잡아먹게 되었다.
결국, 또다시 휴식 시간이 주어지게 되었고, 그리핀과 제이콥 대통령은 여러 수장들에게 자신들이 확인한 감시 카메라의 영상과 보고를 보여준 후, 이벨이 스스로 인질로서 삼태극 내부에 들어간 후에 삼태극과 함께 산화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벨의 이능력이 11등급 신체 강화자임을 알려주고, 1등급 유물까지 가지고 있기에 지하드 내부에서 방해 공작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잘만 하면 지하드를 상대하기 가장 껄끄러운 텔레포트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다는 뜻!
지하드가 가진 최대 강점은 만능함이라는 부분도 있고, 항공모함 마냥 수많은 무인형 병기들을 탑재하여 언제든지 대규모 병력을 운용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그런 능력보다 언제 어디서든 텔레포트하여 갑작스럽게 튀어나오고,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는 텔레포트 시스템을 가장 크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텔레포트 시스템을 막을 수 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럴 수 있다는 확률이지만, 그래도 0%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임은 분명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설득되어, 알렉산드로 대통령도 지하드의 텔레포트 시스템을 막기 위해 인질을 반드시 안으로 들여보내야만 한다는 점을 수긍하였고, 이벨의 능력과 1등급 유물의 힘을 확인하고서야 찬성을 하게 되었다.
물론, 가장 격렬한 반대파인 그가 갑자기 찬성을 하면 삼태극쪽이 곧바로 눈치를 챌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제이콥 대통령은, 그에게 회의 막바지에 투표를 통해 지하드에게 인질과 물자를 주게 될때도 욕을 하면서 분노한 것 처럼 꾸며달라고 부탁하였다.
적을 속이기 위한 연극의 각본대로, 다시 회의가 진행 되어 투표에서 러시아와 몇몇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되자, 욕을 하면서 신경질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연극을 하며 삼태극의 의심을 조금이라도 지우게 하였다.
미국은 삼태극이 요구한 물자는 하루 아침에 모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기에 시간을 달라고 하였고, 삼태극도 그렇게 생각하였는지 나중에 인질과 물자를 함께 받겠다고 하면서 아크로스의 일행들과 함께 지하드로 돌아가면서 벙커 내부를 가득 매웠던 살기어린 경계의 분위기가 누그러들게 되었다.
"자, 그럼 회의를 시작해볼까요?"
지하드에 도착한 삼태극과 아크로스의 일행.
페리샤는 아름답지만 사악함이 느껴지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삼태극과 아크로스의 '진짜' 회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다른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만능 치트키인데 내 소설에서는 페리샤가 만능 치트키 ㅋㅋㅋ
참고로 저는 하는 온라인 게임이 딱 하나 입니다.
클로저스.
원래는 그냥 접으려고 무기를 강화했는데 15강 무기를 얻어버렸네요?
거기다가 게임 내 최고가 아이템까지 덜컥 먹어버렸네요?
지금까지 천민캐가 되었다가 갑자기 강캐가 되어버려서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아참, 사바트는 이미 누가 써서 다른 아이디로 사용중이니 괜히 제가 아닌 '사바트' 에게 '너 글 안쓰고 여기서 뭐하냐 ㅡㅡ' 라고 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옘병. 옛날엔 오픈한지 1년된 게임에서도 사바트라고 하면 바로 생성됐는데 이제는 누가 써먹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