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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창 웨이는 좋은 집안, 좋은 재능을 겸비하여 북경(베이징)대를 높은 성적으로 졸업하였으며, 공무원의 길을 향하며 그야말로 엘리트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었다.
그대로 시간이 흘러서 큰 실수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고위직까지 순탄하게 올라갔겠지만, 하필이면 삼태극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어 돈이고 나발이고 목숨부터 챙기는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삼태극은 이 세상의 모든 중국인들을 뽑아버리겠다는 듯이 쉬지 않고 생존자들을 생포하거나 죽여나갔고, 살아남은 이들은 어떻게든 인원을 모아 군벌을 모으려 하였지만 오히려 그것이 적의 눈에 띄어 토벌당하는 처지에 처하고 말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굶주림, 목마름, 위생 문제로 인해 사람들은 하나둘씩 쓰러져 죽어나가기 시작하였고, 그 와중에도 쥐와 벌레, 몰래 움직여 상점의 통조림형 음식으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던 창 웨이는 삼태극과 치우를 향한 증오심을 키워나갔다.
그들만 아니였다면 이런 원시인 같은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테고, 부모님이 죽는 일도, 자신의 탄탄대로가 무너지는 일도 없었을테니까.
치우를 만나기만 하면 죽기전에 마지막 발악으로라도 주먹질을 하고 죽겠다며 복수심을 불태웠지만,
"흐흐흠~ 흠흠~ 뜨르름~"
움찔!
동양식 직도의 손잡이를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장난치는 젊은 남성이 가까워질때마다 움찔거리며 겁을 먹은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가 있는 장소는 칙칙한 감옥.
그 곳에는 강제로 무릎이 꿇려져 있는 자신과, 자신처럼 얼굴에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6명의 중국인들, 그리고 그런 자신들을 향해 칼날을 장난스럽게 휘두르는 삼태극의 수장, 치우가 눈 앞에 있다.
만나기만 하면 일단 주먹질부터 하겠다는 다짐을 하였지만, 두 팔, 두 다리 묶여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을 무릎을 꿇은채로 고정되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움직일 수 없었다.
좋은 집안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식량을 탐내는 이들을 상대하다 보니 자연스래 사람 보는 눈이 좋아진 창 웨이는 지금 치우가 기쁨이 섞인 흥분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죽이는 것 자체에 흥분하는 살인마의 눈빛이였다.
너무나 노골적이여서 그런지, 자신처럼 붙잡힌 이들 중에서 눈치가 있는 이들은 겁을 먹은 표정이 역력했다.
"하아~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마치 내가 원하는대로 다시 태어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치우는 너무나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싱글벙글 웃어보였고, 눈치 없는 몇몇은 운이 좋으면 살 수 있겠다 라는 헛된 꿈을 품게 되었다.
"나는 어릴때부터 누구도 없는 슈퍼 파워같은걸 얻게 되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게 두 개 있었어. 하나는 여자 강간하는거. 상상해봐. 내 허리 정도밖에 안되는 꼬맹이가 여자 따먹고 싶어서 이리저리 발발발 뛰어다니는 그 모습을. 웃기지? 웃어도 돼. 이거 가지고 기분 나쁘다면서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하지만, 웃으라고 해서 웃는 바보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서 웃는다면 그것은 눈치가 없는게 아니라 그냥 머리가 지진아 수준인 병신이다.
"근데 안되더라고. 괜히 골목길로 가다가 나보다 큰 놈들한테 삥뜯기기를 몇차례 반복하다보니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 그런데 그 여파 때문인지 그때부터 내가 연상녀를 좋아하게 되었어. 어릴때 성인 여자를 따먹고 싶었는데 못 해서 생긴 부작용같애."
치우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면서 멋쩍게 웃어보였고,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창 웨이는 순간적으로 자신들에게 그냥 대화하고 싶은게 아닐까, 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착각은 곧 절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두번째는 살인이야."
그렇게 말한 치우는 창 웨이 바로 옆에 있는 중년 여성의 목으로 검날을 향하였다.
"히…히이이……!"
중년 여성은 거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성을 흘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치우의 말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살인마들이 있지. 그냥 으슥한 곳에서 슥삭푹 하면서 죽이는 놈들과, 자신의 보금자리로 납치하거나 도구를 가지고 마치 인간의 시체를 작품이라 생각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끝장내는 놈들. 하지만, 시체 자체를 훼손하거나 자기식대로 개조하는 것들은 모두 3류들이야."
톡톡-
치우는 검면을 세워서 중년 여성의 목날을 툭툭 쳤고, 그때마다 목이 잘려나가는 착각이 일어났는지 중년 여성의 몸은 크게 경기를 일으켰다.
"살인이라는 것은 단지 인간을 단백질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이 아냐.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죽이는 것이지."
거기까지 말한 치우는 황홀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흥분되지 않아? 나의 손으로 앞으로 희생자가 만들어나갈 인연, 삶, 미래가 모두 사라지는 거라고. 거기다가 그 희생자에게 친한 사람들이 많으면 더더욱 좋지! 그 녀석을 죽임으로서 수 많은 사람들을 눈물바다로 만들 수 있으니까!"
촤악!!
"으악!"
"히익!"
순간, 기습적으로 중년 여성의 목을 검으로 베어냈다.
"꺽! 꺼어어억!!"
중년 여성은 반쯤 잘려나간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과, 분수처럼 튀어나오는 피를 본능적으로 막고자 양 손으로 막아냈지만, 이미 절반쯤 잘려나간 목이 손으로 틀어막는다고 막아질리가 없었다.
재생과 관련된 이능력자라면 또 모르겠지만.
중년 여성은 데굴데굴 구르면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을 쳤고, 그 모습에 치우는 마치 성적 쾌락을 느낀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봐! 보라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생명체의 모습!! 자신의 삶과 미래를 지키기 위한 발버둥!! 아아! 이것이야말로 생명의 아름다움이야!"
마치 연극과도 같은 말투였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꾸밈도 없었다.
즉, 저 감탄은 모두 '진심' 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꺼억…끄…끄르륵……!"
중년 여성은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치우의 바지자락을 붙잡으며 그를 향해 원통하다는 눈빛으로 올려보았다.
아무런 힘이 없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격인 것이다.
털썩-
그녀는 상체가 힘없이 무너지면서 바닥과 머리가 부딪혔고, 그 모습을 내려보던 치우는 온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였다.
뚝…뚝…….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눈에서 흐르는 것은 눈물이였다.
중년 여성의 원한어린 눈빛에 자신의 죄를 깨닫기라도 했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은 말도 안되는 개소리였다.
"흐…흐흐…흐하하하하하! 이거야! 이거라고!"
환희.
그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내가 원하던거야! 평생을 걸쳐 원하던 모든 것! 크하하하하하!!"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사는 사람은 평범한 짐승조차 죽이지 못한다.
이따금씩 불량배들이 동물을 학대하는 경우가 뉴스에 종종 나오지만 그것은 소수에 불과하며, 그 불량배들 대다수도 문자 그대로 괴롭히는거지 진짜 죽으면 당황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진우는 달랐다.
게임속 세계가 아닌 현실임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저지른 첫 살인에 공포감을 얻기보단 오히려 즐거워하였다.
'이…이렇게 죽는건가……?'
창 웨이는 사람을 죽이고 좋아하는 저 미친놈의 손에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깨닫았다.
'안 돼! 나는 세상을 바꿀 사람이야! 이런 미친놈 손에 죽을려고 벌레까지 잡아먹은게 아니라고!!'
그는 자신이 세계 최고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국의 기둥중 하나가 되어 세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핵심이거나, 핵심의 곁을 수행하는 오른팔이 되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쳐다도 보지 않았을 벌레까지 잡아 먹으며 살아온건, 언젠가 삼태극이 무너진 이후에 재건될 중국의 중핵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직 그 날이 오지도 않았건만 이렇게 죽을 순 없다!!
우우웅--!
"!!"
그와 동시에 창 웨이는 자신의 몸속에서 강렬한 힘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몸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미지의 힘이 끓어오르는 것이 전형적인 이능력 각성이라는 것을 여기저기서 들었기에 알고 있던 창 웨이는, 이 위기의 순간에 이능력이 각성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야말로 하늘이 선택한 인간이라는 확신을 더하였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힘이 신체 강화라는 것을 깨닫게 된 창 웨이.
그는 미친듯이 낄낄 거리는 치우가 방심하는 지금이야말로 기습 공격의 타이밍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선 기습적으로 달려들었다.
"으아아아!!"
"엥?"
갑자기 달려드는 창 웨이의 모습에 치우는 거의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창 웨이는 상체를 숙이면서 그 공격을 회피하였다.
당연하게도 이 모든 속도는 일반인의 영역을 가볍게 넘어선 움직임이다.
퍼억!
"커흑!?"
창 웨이의 주먹이 치우의 복부에 꽂혀들어갔고, 치우는 그 공격에 거친 신음성을 흘리며 괴로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됐다! 내 힘이 먹혔어!'
일반적으로 이능력 사건들은 각성한 이후가 제일 많다.
각성하게 된다면 마치 마약이라도 빤 것 마냥 황홀경에 빠지게 되고, 일반인의 힘을 아득하게 넘어선 힘을 얻게 되면서 없던 자신감도 끓어올라오는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더이상 일반인의 고민따윈 하지 않아도 되는 몸이 되었으니, 그동안 끙끙 앓고 있던 고민들을 단숨에 날려보내는 것도 있었다.
머리가 좋든, 차분하든, 이성적이든, 평소에 조용한 사람들도 각성을 하면 50% 확률로 난리를 피우는 각성 효과.
그 효과를 듬뿍 받고 있는 창 웨이는 자신의 주먹에 고통스러워 하는 치우의 모습에 더더욱 힘있게 주먹을 휘둘렀다.
퍽! 퍽퍽퍽퍽!!
"크윽!? 내…내가 이딴…크아악!"
치우는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저항하였지만, 그의 공격을 창 웨이의 회피 운동에 모두 빗나갔고, 오히려 그의 반격에 일방적으로 얻어터졌다.
"이…이겨! 이기라고!"
"제발 이겨서 살려주세요!"
"영웅님! 제발 저희들을 구원해주세요!"
"우와아아아!!"
그 모습에 살아남은 이들은 절박함, 애원의 심정으로 창 웨이를 응원하였고, 그 응원에 그의 몸놀림도 더더욱 날렵해져갔다.
애초에 이능력이라는 것 자체가 감정에 따라 강약이 조절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찬양하는 모습에 더더욱 우쭐해진 것이다.
'역시! 나는 하늘이 선택한 사람이였어! 이 녀석을 죽이고 영웅이 되어서 내 중국의 새 지배자가 되는……!'
투콱-!
"…어……?"
순간, 이상한 소리가 자신의 몸에서 울려퍼지면서 몸의 일부분이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으…으아아아악!!"
옆구리에 사람 머리통만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끄허어어억! 끄아아!"
옆구리에서 피와 내장이 흘러나오고 난리가 났지만, 지금까지 얻어맞고 있던 치우가 그 모습에 미친듯이 웃어대기 시작하였다.
"크하하하하하! 이건 언제 즐겨도 최고야! 븅딱 새끼! 나는 11등급 신체 강화자라고! 이제 막 각성한 새끼한테 얻어터질리가 없잖아! 카카카카캇!"
자신이 차원 이동을 하여, 이 세계가 실제가 되었다는 사실에 더더욱 흥분하며 좋아하는 진우.
지금 그는 농담이 아니라 풀발기 상태가 되어 극도의 오르가즘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
"……."
"……."
그리고,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창 웨이의 모습에 그를 응원하던 사람들은 응원한 자세 그대로 경직되어버렸다.
갑자기, 아무런 전조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반전에 뇌가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어때? 어때? 방금 전까지 다 이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패배한 기분은? 실컷 두들기던 상대에게 일발역전 당한 기분은 어때?"
"끄…제…제발…살려……."
"아니지! 여기선 나를 향해 미친놈이라고 욕하면서 나를 향한 증오심을 보여야 하는 차례야! 자자, 기회 줄테니까 다시 말해봐."
진우는 너무나 즐겁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욕하라 하였지만, 이렇게 죽기 싫다는 본능이 더 우선인 창 웨이는 자신이 얼마나 쓸모있는 인간인지를 고통을 참으며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저는…북경대…상위 졸업했고…이능력까지…있습니다……! 그…러니…쓸…모가…있을…테니…저를…부하로……."
퍼석-
진우는 그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머리통을 발로 짓밟아 터트렸다.
부르르르르--
"흐으으읏……!!"
사람의 머리통을 박살내, 뇌와 뼈조각을 짓밟는 감각이 발바닥을 통해 올라오자, 그 감각에 오르가즘을 향해 치닫고 있던 감각이 절정을 달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사정한 것이다.
"하흐흐…이거 최고야아……. 사람의 머리통을 깨부수는게 이렇게 기분 좋은 감각이였다니……."
진우는 절정으로 인해 고개를 살짝 뒤로 올리면서 자신의 몸을 껴안아 더더욱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정 후의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을 내 손으로 직접 죽인다는거…상상 했던것보다 더 기분 좋아…최고라고! 아아아……!"
그는 창 웨이의 머리뼈 조각과 뇌를 짓밟고선 발목을 꾸욱꾸욱 돌리며 뇌가 뭉개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감각을 느끼며 더더욱 살육의 쾌락속으로 빠져들어갔고, 더이상 즐길게 없어지자 희망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더더욱 절망하게 된 중국인들을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살인, 전쟁, 섹스에 환장하지. 특히, 인간도 동물같은 면이 있어서 죽을것 같거나 타인을 죽이면 자지를 꼿꼿하게 발기시켜. 생사가 오가는 경험을 겪었으니 자기 씨앗을 여자에게 임신시키려는 본능 때문에."
너무 흥분하였기에 입술이 매마른것을 뒤늦게 눈치챈 그는 혀를 날름 거리며 입가를 적셨다.
"이제 곧 최고의 암컷들에게 내 씨앗을 임신시킬 예정이거든? 최고로 우수한 씨앗을 위해선 더 많은 피와 살인을 겪어야 해! 그러니 너희들의 목숨으로 나를 발기시켜줘! 흐하하하하핫!"
============================ 작품 후기 ============================
지금까지의 진우도 미쳤지만 '진우 0.812 버젼' 이였음.
이제 '진우 1.00 버젼' 이 시작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아 슈발 쿰 ㅡㅡ' 엔딩이 아닌가 싶어 걱정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제가 가장 싫어하는 엔딩 순위가 이러합니다.
1. 아 슈발 쿰 ㅡㅡ
2. 모든걸 다 내려놓고 은거
3. 다 끝내고 히로인과 함께 어디론가 휘리릭
걱정마세요. 제 예상대로라면 최소한 어디 가서 욕먹는 엔딩은 절대 아닙니다. 찍고 레알.
제가 가장 싫어하는게 독자들에게 허무감 주는 엔딩인데, 엔딩이란게 한 작품을 끝내니 허무감을 주는게 맞지만 허무감만 주면 그건 존나 쓔레기 엔딩입니다.
지금까지 해온것들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결실을 맺어야 하지 않겠음요?
PS : 구라 안치고 이제 진짜 다음편에 ㅅㅅ씬입니다. 낚시 ㄴ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