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835화 (83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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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

방금전의 회의실에서 자신의 배를 사랑스럽게 매만지던 어머니의 모습을 목격했었던 노아는 마스지드가 옮겨 달라는 상자를 염동력으로 올린 후, 자신의 몸도 염동력으로 띄우며 지정 받은 위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지만, 완전히 정신이 다른 곳에 팔린듯한 표정이였다.

'엄마…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어…….'

자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주인님을 향해 애교만 피운다.

그러한 생각으로 인해 노아의 마음이 급격하게 우울해졌다.

'나는…이제 필요없는 걸까……?'

자신은 이젠 사랑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혐오 수준이 된 전 남편과의 관계로 낳아진 아이.

이제 막 난자에 수정 중인 미래의 동생은 사랑하다 못해, 나이고 체면이고 다 버릴 수 있는 현 남편과의 사랑의 결정체.

아무리 봐도 급이 다르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다.

자신의 고민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수준으로 유치하다는 것 쯤은.

하지만, 오늘 회의실에서 자신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자신의 배에 자리잡고 있을 아이를 기대하는 이실리아의 모습을 보니 자신의 가치가 그보다 못하다는 불안감에 잠식되었다.

그리고, 정신력에 따라 안전성, 힘의 강약이 달라지는 염동력의 힘이 불안해지면서, 그녀가 들어올린 상자들도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어?"

멀리서 노아가 든 상자들이 흔들리는 것을 본 하린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고, 그 모습에 뭐라 말하려던 찰나.

쿵!

맨 위쪽에 있던 철제 상자 하나가 힘없이 떨어졌다.

문제는 아래쪽 철제 상자들은 불안하게나마 염동력으로 지탱하고 있었기에, 지탱하던 상자와 부딪히며 옆으로 튀어나와 노아의 머리를 향해 추락하였다.

"언……!!"

하린이 재빨리 염풍력으로 노아를 보호하려던 찰나, 거대한 인형이 튀어나와 노아의 머리 위로 떨어지던 상자를 받아챘다.

"아……."

노아는 뒤늦게서야 상황을 인지하였고, 자신의 몸에 그림자 지게 만들 정도로 거대한 체구의 외계인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조금의 군살도 느껴지지 않는 근육질의 몸매, 옛날 기독교인들이 생각했던 악마처럼 하반신은 짙은 갈색 가죽으로 뒤덮혀 있고, 배에 커다란 머리에는 낫 모양의 뿔이 달려있는 모습은 인간에게 본능적인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쿠…쿠베리아트……?"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쿠베리아트라는 것을 알게 되자 당황한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그녀는 자신과 한 번은 피 튀기게 싸워봐야 동료로 인정한다며 여기저기 시비를 걸어댈 정도로 호전적으로 굴었고, 그 시비를 받아준 것이 유일하게 남궁 신과 도윤이였다.

다행히 호전적인 종족이라 해도 훈련과 실전을 구분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였고, 애초에 처음부터 죽일 기세로 달려들지 않았기에 실력이 적은 도윤은 한 동안 회복 캡슐 신세를 져야만 했었다.

그 외에 다른 이들은 언제 칼리 제국이 공격해올지 모르는데 굳이 부상을 입고 싶지 않았기에 무시하였고, 쿠베리아트가 삼태극 내에서 인정한 이들은 진우, 아키, 이실리아, 도윤, 남궁 신, 페리샤, 이 정도 수준이였다.

아키와 이실리아는 진우와 3:1로 싸웠을때 경험해봤기에 패스.

예외적으로 페리샤를 인정한 이유는 그녀의 싸움은 눈 앞의 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적들을 상대로 한 전략과 전술이였기 때문이였다.

카로스 종족이 아무리 호전적이라지만 지휘를 해야 하는 지휘관에게 몸싸움해서 인정받으라고 우길 정도로 멍청하고 미개한 종족이 아닌지라, 페리샤가 가진 역할과 능력을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였기에 인정한 것이다.

어쨌든, 자신의 도전을 피한 겁쟁이나 마찬가지인 다른 이들을 무시하던 쿠베리아트는, 위험에 빠질뻔한 노아를 구해주면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크륵- 완전히 얼빠진 얼굴이구만.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있으면 남들 방해말고 빨리 꺼져버려!"

쿠베리아트는 노아의 정신이 아예 딴 곳으로 팔려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선 호통 치듯이 외쳤고, 그 모습에 하린이 울컥하며 달려들었다.

"야! 언니한테 무슨 소릴 하는거야! 사람이 실수 할 수도 있는 법인데 그거 가지고 왜 지랄해!?"

자신하고 친하며 존경하는 언니인 노아를 욕하는 모습에, 하린은 농담이 아니라 한 대 후려칠 기세로 다가와 쿠베리아트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킁. 아예 정신이 딴데 팔려있는 모습인데 과연 실수가 이 한번으로 끝날까?"

"너……!"

하린과 쿠베리아트는 서로를 향해 으르릉 거리며, 누가 조금이라도 까딱이면 바로 싸움이 일어날 정도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만! 지금 이런걸 할 때가 아니잖아!"

노아는 그 모습에 목소리를 높이며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렸다.

"쿠베리아트 말대로 난 지금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니까 좀 쉴께. 미안하지만 내 구역도 같이 맡아줄래, 하린아?"

"…예, 알겠어요 언니. 푹 쉬세요."

하린도 노아가 평소와 달리 힘이 빠져있다는 것을 느끼고선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에게 자신의 구역을 맡긴 노아는 한 숨을 내쉬면서 지하드 안으로 들어갔다.

"야, 덩어리."

"덩어리? 그 표현 재밌는데. 지금까지 우리 종족 앞에서 그런 소리를 한 놈들은 없었는데 말이지."

"닥치고 이따가 작업 끝나면 나랑 훈련장으로 가자. 멍청하게 힘만 믿고 나대는 꼬라지는 더이상 못 참겠어."

하린은 마치 일진이 '야, 너 옥상으로 따라와' 라고 협박하는 말투로 쿠베리아트에게 훈련장으로 따라오라고 말하였고, 호전적인 성향이 강한 카로스 종족의 여왕답게 쿠베리아트는 오히려 미소를 지어보였다.

"안그래도 작업만 하자니 몸이 쑤셨는데 아주 잘 됐는데."

"언제까지 그 여유가 오래 갈까?"

두 여성은 으르릉 거리며 각자 원래 작업 위치로 향하였고, 이후에 있을 대련을 빙자한 싸움을 예약하였다.

한편, 지하드 안으로 들어선 노아는 자신의 몸을 염동력으로 띄우며 휴게실로 향하였고, 푹신한 소파 위에 몸을 눕혔다.

"하아…한심해……."

마치 어린 아이처럼 새로 태어날 아이 때문에 불안해하고 짜증내다니.

이래선 몸만 크지 애들이랑 다를게 뭐란 말인가?

'그치만…….'

엄마가 뱃속의 아이를 사랑스럽게 대하며 자신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것은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다.

남에게 털어놓기엔 너무 애들같은 고민이지만, 본인에겐 매우 큰 고민.

그렇기에 노아는 누구에게도 의논해보지 못하고 혼자서만 속이 썩어가고 있었다.

지잉-

"요, 여기 있었네."

그 때, 진우가 휴게실의 문을 열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주인님……!"

위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때, 진우가 얼굴을 드러내자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기쁜 마음으로 그의 몸을 껴안았다.

"얘기는 들었어. 부상당할뻔 했다며?"

"…죄송해요……."

"죄송은 무슨. 근데 내가 아는 노아는 어디 정신이 팔려서 실수 하는 타입이 아닌데 말이지."

진우는 자신의 품안에 들어온 노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장난스래 입을 열었다.

"이실리아 때문이지?"

"!!"

자신의 고민거리를 단숨에 때려맞춘 진우의 모습에, 노아는 두 눈이 희둥그래졌다.

"그…그걸 어떻게……."

"바보같긴. 정말로 이실리아가 내 아이를 임신했다고 너를 무시할 것 같아?"

진우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토닥여주면서 장난스럽게 대꾸하였지만, 노아는 울적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치만…주인님의 아이를 임신한 엄마가 너무 행복해보이고…무엇보다 저는 전 남편의 아이잖아요……."

이제는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를 '전 남편' 이라 부르며 그와의 관계를 부정한 노아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엄마의 애정과 사랑이 모두 사라질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진우는 노아가 걱정하는게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하여, 그녀에게 뭐라 응원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지이…콰앙!!

"노아야!!"

이실리아가 휴게실의 문이 열리는 속도를 참지 못해 거의 박살 내다시피 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어…엄마……?"

노아는 갑자기 쳐들어온 이실리아의 모습에 당황하였지만, 이실리아는 거의 울것 같은 표정으로 노아에게 달려들었다.

"상자 하나가 머리로 추락했다며! 괜찮니!? 빨리 회복 캡슐을 쓰지 않고 여기서 뭐해!?"

최초 보고자는 하린으로, 쿠베리아트가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려던 상자를 낚아챘다고 페리샤에게 보고를 하였지만, 페리샤는 일부러 왜곡된 정보를 이실리아에게 알려주었다.

쿠베리아트가 낚아챘다는 말 대신에 상자가 머리로 떨어져 머리 위를 덮쳤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페리샤의 다급한 목소리에 황급히 딸이 있는 휴게실로 뛰어들어온 이실리아는 그 거짓말을 사실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기에,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여기로 달려온 것이다.

"어이, 이실리아. 잠깐……."

"진우씨는 닥쳐욧!"

"켁?"

"애가 다쳤는데 왜 휴게실에다 두고 있는거예욧!!"

이실리아는 진우를 향해 처음으로 화가 난 목소리로 따져들었고, 페리샤의 거짓말을 몰라 멍한 표정이 된 노아의 머리를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 해……! 넋이 나간 표정이잖아……! 머리 많이 아프니? 제발 아프지 말아줘……!"

눈물을 흘리며 다급하게 노아의 부상 부위를 찾기 시작하는 이실리아의 모습은 그야말로 헌신적인 어머니의 표본과도 같았다.

"엄마……."

"응! 엄마 여기 있어! 어디가 아프니!? 내가 혈관을 컨트롤 해서 출혈을 막을테니까 아픈 곳을 말하렴!"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에, 자신의 부상 부위를 살피려는 손길에, 노아는 자신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해요……."

와락-

그제서야 마음의 응어리가 풀린 노아는 이실리아의 목을 꼬옥 껴안았고,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 이실리아는 당황스런 표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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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샤아아아!!"

전후 사정을 듣고난 후, 자신이 페리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실리아는 그녀의 이름을 울부짖으면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이 방금전에 보여준 모습은 본인이 생각해봐도 평소 쌓아 올린 이미지와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진우에게 '닥쳐욧!' 이라며 일갈했었던 기억까지 생생하였기에, 진우의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지…진우씨…방금전에 제가 한 말은……."

"캬아~ 나 이실리아에게 야단 맞은거 진짜 간만이네. '닥쳐욧' 이라고 호통칠때 나도 모르게 무릎 꿇고 싹싹 빌뻔 했다니까?"

"으…으으읏……."

"그리고 노아가 당황해하는 표정에서 넋이 나간 표정이라며 기겁을 할 땐 정말……."

"꺄아아악~! 꺄악! 꺅꺅꺅!!"

이실리아는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진우의 얼굴을 손으로 마구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당연히 그녀의 손에 아프다기 보단 토닥이는 감각이 강한 진우는 되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못 이긴척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계속 놀리다가 부끄러움으러 얼굴이 폭발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이 사실을 아키에게도 알려서 아주 오랫동안 흑역사로 만들겠다는 사악한 심보가 꿈틀거렸다.

"엄마아~~"

오해가 다 풀린 노아는 이실리아의 등을 끌어안았고, 그녀의 목덜미와 머리카락에 얼굴을 부비적 거리며 아기 고양이처럼 애교를 피웠다.

"달라붙지 맛! 너도…너도……."

노아에게도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것에 대해 뭐라 말하려던 이실리아.

하지만, 어째서 페리샤가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 노아가 왜 이렇게 애교를 피우는지 모두 이해하게 된 그녀는 한 숨을 나지막히 쉬면서 노아의 어리광을 받아주었다.

"정말 평소에는 똑똑하면서 왜 이런 부분은 바보같은건지……."

이실리아는 자신의 뒤를 껴안은 노아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내가 진우씨의 아이를 임신해서 기쁜건 사실이란다. 그치만, 너도 내가 배 아파서 낳은 아이야. 그런 널 사랑하지 않을리가 없잖니."

"…죄송해요, 엄마."

"하아. 그리고 다음부터는 그런 고민이 있으면 꼭 엄마한테 말하렴. 알겠지?"

"네에~"

페리샤의 거짓말에 급박하게 뛰어나와 자신을 걱정해주던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노아는 그녀의 꾸중도 미소로 받았다.

"……."

그리고, 아름다운 모녀가 오해를 풀고 서로 몸을 겹치는 모습에 성욕을 느낀 진우는 문쪽으로 다가가 잠금 버튼을 눌렀다.

삐삑-

"어?"

"진우씨?"

갑자기 회의실의 문을 잠그는 그의 행동에 노아와 이실리아는 본능적으로 무언가가 시작되려고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젠장!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꺄악!?"

"진우씨! 지금 다들 일하고 있다구욧!"

"아 몰랑! 내가 이따가 더 열심히 할테니까 그냥 해!"

진우는 자신의 옷을 벗어던지며 이실리아 모녀를 덮쳤고, 모녀는 처음엔 일해야 한다며 저항하다가 결국 진우의 자지에 의해 함께 정액 투성이가 되는 행복을 만끽하게 되었다.

이 후, 쿠베리아트와 하린은 약속대로 대련을 빙자한 싸움이 시작되었고, 염풍력을 이용해 멀리서 깔짝 거릴거라 예상한 쿠베리아트는 몸에 염풍력을 두르며 육탄전을 벌이는 하린의 투쟁심에 반하였고, 하린은 노아의 표정이 나아졌다는 것을 확인하고선 마음이 풀리면서 생각보다 친해졌다는 훈훈한 결말로 끝이 났다.

그렇게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중요하다면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 이후, 3일동안 여러 의견들이 모이면서 당초 계획과는 다르지만 몇 개의 신무기가 새로이 탑재된 개수 작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우주로 올라가서 칼리 제국의 함대와 결전을 치루는 것만이 남게 된 것이다.

============================ 작품 후기 ============================

아 나도 지진좀 느껴보고 싶다.

실제로 지진 느낀 사람들은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그 지진을 느껴보고 싶다고!!

위기감을 느끼며 딸치는 그 감각은 어떨까? 라는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싶어!!

남자는 목숨에 위기감이 닥쳐 있을때 생존 본능이 솟구치니까 그 때 딸치면 존나 기분 좋을거 아냐?

지진딸 하고프다아아아!! 지진따따따딸!! 지진따아아아아알!

지진날때 여자 히프를 실리콘으로 만든 자위도구에다 박고 땅바닥에다 엎드리면 씨발 존나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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