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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페리샤가 빠져나갈 계획을 구상할 때, 아키는 입과 코에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진우를 안아 들며 지하드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막아!”
“여자는 신경쓰지 마라! 치우를 우선적으로 죽여!”
이미 펜타곤의 텔레파시 능력자로부터 계획의 전말을 모두 듣게 된 각 국의 이능력자들은 아키, 정확히는 아키가 안아든 진우를 죽이고자 하였다.
거기다 진우는 자신들에게 쓸모가 없다며 구경꾼이나 하라는 모욕을 주었고, 거기다 세계의 적, 학살자라는 명분까지 있었다.
칼리 제국이 남아있는데 치우를 공격하는 건 좀 무리수 아니냐는 판단을 한 이들도 있었지만, 인류가 하나되어 칼리 제국과 싸우는데 치우의 존재는 오히려 방해만 된다는 반론과, 단기적으로 보면 손해지만 장기적으로 보자면 그 손해를 매꿀 엄청난 이득이 함께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였다.
겉으론 조용하지만, 내부적으론 텔레파시 능력자들을 통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다.
치우를 죽이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그래도 칼리 제국이 있는 상태에서 시기상조가 아닌가 우려하는 이들은 다수결에 의해 밀려버렸고, 여기서 치우를 놓치면 후폭풍이 어마무지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우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
변수라 할 수 있었던 칼리 제국의 외계인들은 ‘쟤들 뭐혀?’ 라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하아앗!”
“죽어라!”
신체 강화와 텔레포트 능력을 가진 이들이 아키의 정면을 막으며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기합성을 내지르며 각자의 무기를 휘둘렀다.
티타늄 합금제 나이프, 유물제 메이스 등등, 다종다양한 무기를 지닌 5명의 남녀는 아키의 몸을, 정확히는 그녀가 들고 있는 치우를 향해 휘둘렀다.
자신의 장비품만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키는, 진우의 몸을 위로 던지면서 뒤쪽으로 뭔가를 던지며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스컥!
가장 먼저 닌자도로 나이프를 휘두르며 달려오는 특수 부대 복장의 남자의 손목을 잘라내고, 텔레포트를 사용해 날카로운 클로를 휘두르는 여성의 관자놀이를 찔러넣었다.
순식간에 두 명의 남녀가 죽어버렸지만, 이미 아키의 강함을 확인하였던 남은 이들은 최대한 마음을 추스리며 세 방향에서 달려들었다.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
“동료들이 올 때까지 버티자!”
일부러 자신들의 계획을 크게 외치는 그들은 달려오면서도 노골적으로 진로를 방해하거나 공중에 떠올려진 치우를 올려다보았다.
이는 혼자의 몸인데다 시간도 없는 아키에게 조급함을 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은 아키는 정면에서 오는 남성과 눈을 마주하며 마인드 컨트롤 능력을 통해 뇌의 감각을 어그러뜨렸다.
평소 같았으면 괴상한 광경을 보여주면서 감각을 잃게 만들어야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
저항력을 뛰어넘는 정신 공격에 당한 남성은 술에 취한 것 마냥 비틀비틀 거렸고, 그와 동시에 찌이잉! 소리와 함께 강한 빛이 저 너머에서 울려퍼졌다.
방금전에 아키가 내던진 소이탄이 폭발하면서 강한 빛을 만들어낸 것이다.
공중에 떠올려진 진우를 잡고자 집중하고 있던 염동력자들은 대낮에도 눈이 아파올 정도로 부셔오는 빛에 시선을 진우에게 고정시키지 못하였다.
‘지금!’
이 짧은 시간이야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최대의 기회라 여긴 아키는 닌자도를 위협적으로 휘두르며 허리춤에 있던 비도를 방향 감각을 상실한 남자에게 내던졌다.
푸욱!
“끄하악!!”
눈 깊숙하게 박힌 비도의 감촉에 고통어린 비명을 내지르는 남자를 뒤로한 두 명의 이능력자는 아키가 도망치지 못하게 양 옆에서 방어에 집중한 견제 공격을 사용하였지만,
스석-
잔상이 일어날 정도의 초고속 텔레포트를 연달아 사용하며 공간을 넘나든 아키의 공격에 목이 잘려져 나갔다.
마지막으로 추락하던 진우를 안전하게 받아든 아키는 지하드를 향해 뛰기 시작하였고, 저 멀리서 지하드가 폭격을 받는 모습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자신은 저 폭격을 맞아도 어찌어찌 버틸 수 있지만, 그 충격의 여파를 지금의 진우가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폭격을 뚫고 지원군이 오는 중이라는 것과, 지하드에서 반격을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진우씨.’
아키는 자신이 들고 있는 진우의 얼굴을 확인하였다.
입안이 터졌는지 피가 턱을 타고 흘러 내린 채로 기절해 있는 진우는 두 눈을 감고 규칙적인 호흡만을 하고 있었다.
‘반드시 지켜 드릴께요.’
진우를 반드시 이 위기에서 지켜 주겠다며 다짐한 아키는 하린의 힘으로 포탄을 막으며 달려오는 젊은 아이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크하아앗!”
우렁찬 기합성과 함께, 전형적인 백인 금발 마초 같은 남성이 아키가 있던 자리를 향해 크게 훅을 내질렀다.
파지지직!!
“!!”
그의 주먹이 휘둘러진 곳에는 엄청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아키가 있던 공간을 지져버렸으나, 아키는 진우를 안은채로 점프하여 거리를 벌렸다.
“흐흐…….”
금발의 백인 남성은 아키에게 안겨져 있는 진우의 모습을 발견하자 미소가 그려졌다.
“흐하하하하핫! 꼴 좋다! 강하다고 오만하게 굴다가 여자에게 안겨있는 꼬라지라니!”
움찔-
명백하게 진우를 조롱하는 그의 모습에 아키가 분노로 눈매가 꿈틀거렸으나, 그가 보여준 몸놀림은 매우 날렵하면서도 위협적 이였기에 함부로 대응할 수 없었다.
고대 로마 제국의 노예 검투사들의 일부가 사용하는 세스타스(금속 징을 박은 가죽 끈 형태의 장갑)를 끼고, 몸을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 최소한의 옷만 입은 남자는 근육과 체구에도 불구하고 날렵해 보였다.
거기다 자세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사선을 넘어선 경험이 아키를 섣불리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그 새끼는 꼭 내 손으로 죽이고 싶었는데 아주 잘 됐어! 나는 펜타곤의 리먼 레프리! 치우의 머리를 박살낼 사람이다!”
펜타곤의 다섯 리더중 한 명, 신체 강화 9등급과 재생 능력 8등급의 리먼 레프리가 아키의 앞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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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가 위기에 빠져 있을 때, 남궁 신은 진우의 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마법을 맞아, 몸 전체가 걸레가 되었던 여제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폭발하듯이 증폭되어갔기 때문이다.
‘뭐…뭐냐…이건……!’
“후…후후…후후후후후…….”
엄청난 양의 얼음 송곳이 몸에 박혀 들어가 내장들이 망가졌을 게 분명한데, 여제는 황홀하다는 듯이 웃어 보이기 시작했다.
“이거야…이거다……. 내가 원하던 것……. 이것이야말로 내가 느끼고 싶었던 감각이야…….”
고어체를 내던진 여제는 자신의 몸을 뚫은 송곳들을 매만지면서 나지막하게 미소가 그려졌다.
치이이-
그와 동시에 여제의 몸의 송곳들이 엄청난 고열에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강자를 찾아 수많은 우주를 돌아다녔다.”
스스스-
송곳이 뚫었던 자리의 상처가 시간이 복원되듯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입만 산 자도 있었고, 강자라고 칭하기에 걸맞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결과는 똑같았지. 결국 나의 힘 앞에 시체가 되거나 무릎을 꿇는 것.”
뒤이어 화상 자국들까지 원래의 피부로 되돌아갔다.
“그러한 과정을 수백, 수천, 수만 번 이상 겪고 보니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 밖에 없더군. 나는 우주 최강이라는 사실을.”
신은 여제가 혼잣말을 할 때, 조용히 주문을 시전하면서 언제든지 발현할 수 있게 대비를 갖추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면 너무 간단하게 끝나니 힘을 몇 단계 나누었다.”
혼잣말을 하던 여제는, 자신을 향해 긴장한 표정을 보이고 있는 신을 향해 감격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를 낳아준 부모를, 이 행성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드디어, 나의 모든 힘을 사용해도 되는 존재를 만나게 되었으니까.”
“!!”
지금까지만 해도 괴물 같았는데 아직 최종단계가 남았다고?
신은 무공이나 마법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엄청난 기운을 뿜어대는 여제의 모습에 기가 살짝 질린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콰콰쾅!!
“!?”
그 때, 여제의 기운에 압도되어가던 남궁 신은 갑작스런 소음에 깜짝 놀라 소음의 근원지로 시선을 돌렸다.
“뭐…뭐지……!?”
그랜드 아크와 싸우고 있는 쿠베리아트.
이벨과 싸우고 있는 리엘루스와 플래티나.
기절한 듯 축 늘어진 진우와, 그런 그를 안아든 아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쫓아 달려드는 각 국의 이능력자들.
포격을 받고 있는 지하드.
여제에게 집중하던 순간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이……!”
신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도 진우가 어떤 함정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았고, 그들을 향한 분노로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흥. 결국 미개인들의 한계로군. 자신들이 이길 것 같으니까 벌써 내분이 일어나는 인가.”
여제는 지구인들의 어리석음에 비웃음을 날리며 고개를 천천히 내저었다.
“후후, 꽤나 표정이 다급해 보이는군. 하지만, 네가 네 주인을 도우러 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콰아아아!!
여제가 자신의 모든 힘을 개방하자 그녀를 중심으로 작은 지진이 일어나고 땅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이런 미친……! 이건…너무하잖아……!’
솔직히 남궁 신은 마법에 약한 여제의 모습에, 자신의 전생중 하나인 드래곤이라면 그녀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였다.
여제는 드래곤 전체가 몰려와도 되려 몰살시킬 수 있는 절대 강자졌다.
단순히 느껴지는 힘의 파동만으로 이런 확신이 들 정도로 여제는 완벽한 괴물이였다.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그대가 공간을 이동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나와의 싸움을 도망친다면,”
긴장감으로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뭔가를 결의하는 신의 모습에 여제는 지하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대들이 타고 도주할 저 쿠오젝을 파괴하도록 하지.”
“큭……!”
그녀가 말한 ‘쿠오젝’ 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신은, 신음성을 흘리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보아하니 연합군은 지하드 관련 대책을 마련하였는지, 평소처럼 실드를 사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진우 근처로 이동하여 아키와 함께 탑승하지 못하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이리라.
“하지만, 그대가 나를 상대로 이긴다면, 칼리 제국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그대들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어떤가?”
“미안하지만 그건 무리다.”
“음?”
자신의 명령이라면 저기서 ‘미개인들의 내분’ 을 구경하고 있는 칼리 제국의 전사들이 삼태극을 도와줄 것이다.
그런데 뭐가 무리라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여제는, 그 다음에 들려온 신의 목소리에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너는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내게 죽을 테니까.”
“…….”
지금까지 자신의 진정한 힘을 마주한 이들은 반응이 둘 중 하나였다.
하나는 절망하는 것.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극복할 수 없는 힘의 차이에 절망하는 이들은 자살하거나 자해를 하면서 승부를 포기한다.
다른 하나는 억지로 전의를 불태우는 것이다.
사명이든, 사랑이든, 가족이든, 뭐든간에 싸울 이유를 생각하면서 공포심을 억제하며 전의를 불태우는 이들.
강단 있는 전사들은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신은 자신의 힘을 마주하고도 자신을 죽이겠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다시 한번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핫!! 그래! 그래야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나와 싸우는 게 아니라 나를 죽일 각오로 덤벼야지!”
여제는 전의를 불태우는 전사들도 그리 좋게 보지 않았는데, 그들의 눈빛 너머에는 ‘사랑하는 이들이 도망갈 수 있을때까지 버티겠다’ 라는 의지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은 달랐다.
자신의 힘을 마주하고도 자신을 죽일 기세로 이빨을 드러낸다.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싸움’ 을 하게 된 여제는 더더욱 환한, 그러면서도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쥐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후웅-
‘까’ 와 동시에 여제의 모습이 사라졌다.
신은 미리 내공의 힘으로 안력을 집중하면서 초고속 카메라보다도 몇 배는 더 뛰어난 동체 시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런 눈을 벗어난 여제의 속도에 경악하였다.
후웅-
여제는 신의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주먹을 휘두르고 나서야 뒤늦게 그녀가 나타난 후폭풍이 일어났다.
신은 가능한 모든 내공을 쏟아 부어 보법을 밟으며 상체를 크게 비틀었고, 여제의 주먹이 아슬아슬하게 신의 명치에 있던 자리를 강타하였다.
콰아아아아아-----!!
쿠르르르르르---!!
귀가 찢어질 것 같은 폭풍음과 함께, 신이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거대한 충격파가 쏟아지며 땅이 길게 패이면서 신의 뒤쪽에 있던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거대한 빌딩을 무너뜨리고, 하늘의 구름이 반으로 갈라지다가 빌딩이 무너진 곳에서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다.
그녀의 주먹질에 땅과 하늘이 울었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모습.
여제는 신화보다도 더 거짓말 같은 능력의 힘을 가진 ‘괴물’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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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거슬려..안경 거슬려어어어!!
아무리 닦아도 왜 하얀 김 같은게 자꾸 일어나는건데! 물로 닦아도! 퐁퐁으로 닦아도! 결국 또 생겨! 또! 또! 또!!!
으아아아! 빡친다!
참고로 이 빡침 때문에 이제 눈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게 됨.
왜냐면 이제 겨우 2일짼데 빡칠 정도면, 계속 써야 하는 상태가 왔을땐 진짜...어우...
다들 안경 쓰지 않게 눈 건강 단단히 챙기세요.
그리고 평소 안경 쓰시던 분들 존경합니다. 이 망할 물건을 평생 관리하면서 사셔야 한다니...저 같았으면 빡쳐가지고 몇 번이나 내던질 것 같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