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871화 (871/923)

0871 / 0923 ----------------------------------------------

12장

전황을 확인하고 있던 페리샤는, 자신의 판단으로 보낸 병력들이 활약하면서 포격하는 적의 군세와 아군 병력이 싸우며 포격의 빈도가 낮아지자 조금씩 여유를 되찾았다.

‘생각보다 숫자가 많아. 이대로 고착 상태가 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하지만, 여유를 되찾으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진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대로 간다면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불리한 상황이 처해질 것이라 예상하였다.

‘이정도 숫자라면 완전 총력전 수준이야. 움직임을 보면 3~4등급 이능력자들까지 동원된 것이 분명해.’

콰앙!

페리샤는 주먹으로 벽을 두들기면서 분노를 토해냈다.

‘제기랄! 복제인간들만 있었어도 이딴 위기는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을텐데!”

이미 이벨에 의해 로스차일드 가문의 복제 인간들을 얻었다는 것이 까발려졌지만, 그래도 페리샤는 그 복제 인간들을 계속해서 숨기기 바빴다.

처음엔 다들 놀라겠지만, 대외적인 활동에서 복제 인간들을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인상이 희미해지는 법이다.

인상이 희미해지면 자연스럽게 대책도 희미해지는 법이기에, 페리샤는 적에게 경계심을 안겨주느니 회심의 한 수를 위해 복제 인간들을 각 국의 수도에다 분산 배치하였다.

참고로 굳이 각 국에 분산시킨 이유는 위의 이유와 더불어, 시민들의 반응을 통해 세계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펜타곤에게 복제인간들이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한 경계로 함부로 일을 만들지 못하게 막기 위함이였다.

아무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지만, 아무래도 기계의 영역으론 한계가 있는지라 복제인간들을 사람들 속에다 숨긴 것이다.

하지만, 설마 그리핀 수준의 두뇌가 있는데도 이렇게 치졸하고 단순무식한 방법으로 배신하리라 생각하지 못하였고, 어째서 그랜드 아크가 배신을 하였는지 이해하지 못한 페리샤는 너무나 이성적이기에, 비이성적이고 비효율적인 배신을 예상하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각 국에 보낸 복제인간들의 부재를 너무나 아깝게 여겼다.

‘잠깐.’

순간, 페리샤의 머리에 여러가지 정보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총력전 수준의 병력.

거의 긁어 모으다시피 한 이능력자들.

만약을 대비해 각 국에 분산 배치된 복제 인간들.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등에 그려진, 아무리 봐도 꺼림칙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검붉은 마법진의 모습을 내려본 그녀의 입에서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

남궁 신이 자신에게 복제인간들의 조종 권한을 넘겨주면서 새긴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한 페리샤는, 복제인간들과의 연결을 느끼면서 그들 전원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희들이 있는 국가의 수장을 생포해라. 팔다리 몇 개 정도는 상관없다.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도록.”

저들이 먼저 이쪽의 머리를 치려고 한다면, 자신들 또한 저들의 머리를 친다.

‘이제부터 박 터트리기 싸움이다.’

누구의 박이 먼저 터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흐름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강한 이능력자들은 모두 총동원하였으니, 직속 경호원을 빼면 쓸만한 이능력자는 남아있지 않을 터.

10등급의 이능력자들이 공격한다면 방어선을 뚫는 것은 일도 아니다.

‘너희들이 치졸한 방법으로 간다면 나 또한 치졸하게 가주지. 누가 더 치졸한지 두고보자고.’

페리샤는 어금니를 깨물면서 복제 인간들이 되도록 빨리 임무를 완수하기를 기다리면서, 조금이라도 전황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포격이 어느정도 멈췄다. 이정도라면…….’

“마스지드. 귀태들을 모두 내보내.”

“예.”

수많은 무인 병기를 조종중인 마스지드는 짧게 대답하면서 귀태들을 모아둔 방의 셔터를 열어주자, 포격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끙끙거리던 수백마리의 귀태들이 바퀴벌레 마냥 이동하기 시작했다.

“끼끼끼!”

“끼이이!”

귀태들은 자신들과 이어진 후지미네의 정신에서 조급함과 다급함을 느낄 수 있었고, 전보다 훨씬 널널해진 포격 속을 뚫으며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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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쾅쾅!

인간의 몸으로 만들 수 없는 소리가 연신 터져나온다.

“흐읏!!”

진우와 자신을 보호하는 염동막을 만든 하린의 방어를 뚫고자, 수많은 이능력자들이 공격을 쏟아 부으면서 물리력의 충돌로 인한 굉음.

오로지 방어에만 전념하며 하린이 진우를 확실하게 보호해주자, 다른 노예들도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숫적으론 불리하지만 착실하게 적의 공격에 반격하였다.

“하아아앗!”

파치지지직!!

자신의 몸에서 강대한 출력의 전기를 방출한 후지미네는, 허공에 전기 에너지를 응축한 구체들을 발사하였고, 전기 구체들은 강렬한 스파크를 만들며 일정한 반경 내부에 들어온 생명체들을 모조리 전기 통구이로 만들어버렸다.

타타타타타탕!

그 뒤에서 엄청난 양의 탄환을 난사하고, 그 탄환들을 염동력으로 조종하며 이능력자들을 향해 쏟아 붓는 노아가 후지미네의 뒤를 커버하였다.

“크헉!”

“끄아악!”

10등급 이능력자가 된 두 여성의 공격에, 하린의 방어막을 부수고자 화력을 집중하던 이능력자들은 처음엔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도망쳤다.

하지만, 어차피 치우를 잡기 위해 멀리 도망칠 수 없었기에 후지미네가 전기 구체를 만들어 여러 공간을 점하면서 텔레포터들이 이동할 구역을 제한시켰고, 그것을 노린 노아의 총탄이 유도탄처럼 날아와 회피하던 텔레포터들의 머리를 꿰뚫었다.

제대로 된 신체 강화자가 있었다면 전열을 맡으며 방패막이가 되어주겠지만, 제대로 된 신체 강화자들은 아수라와 도윤을 상대하느라 길이 막히고 말았다.

여기에 있는 이들은 텔레포트를 겸비한 염동력자, 신체 강화자, 마인드 컨트롤 능력자뿐이며, 순수 텔레포터다 존재하였다.

즉, 제대로 된 한방을 가진 이들이 적다는 뜻이다.

스팟-!

하지만, 그들 또한 나름의 경험치가 있었기에, 노아와 후지미네의 연쇄 공격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텔레포터들의 위치를 제한시키는 후지미네라고 판단, 한 특수부대 복장의 텔레포터가 후지미네의 뒤로 텔레포트하여 목을 향해 나이프를 휘둘렀…….

푸욱!

“커헉!?”

순간, 후지미네의 엉덩이에서 건장한 성인 남성 팔뚝의 2배이상 되는 크기를 가지고, 끝에 날카로운 이빨 이빨 같은 것을 가진 촉수가 튀어나오며 텔레포터의 몸을 꿰뚫었다.

“호호홋. 함부로 숙녀의 뒤로 접근한다면 매너가 없다고 배우지 못했나요?”

자신의 항문과 일체화된 기생체는 본체의 위험을 느끼자마자 살기를 가진 적을 공격하였고, 인간의 몸에 괴물이 붙어있는 끔찍한 모습은 다른 이능력자들에게 경악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젠장! 알려진 것보다 더 강하잖아!!”

압도적으로 숫자가 많은 연합군의 이능력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이유는 이능력자 전원이 10등급의 이능력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그랜드 아크와 펜타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삼태극 간부들 전원이 10등급 이능력자임’ 이라고 까발리면 사기가 떨어지거나, 애초에 삼태극을 공격한다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았기에 일부러 숨겼다.

“빌어먹을! 이제와 후퇴도 못한다! 모두 물러서지 말고 공격해!!”

결국, 이능력자들은 펜타곤의 계획대로 벼랑 끝에 몰려, ‘이미 치우를 공격해버렸으니 뒤로 물러설 수 없다’ 라는 생각으로 죽기살기로 공격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치우를 놓친다면 그 후폭풍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된다는 것은 3살짜리 어린 아이들도 생각할 수 있으니까.

여기서 10등급 강화자가 된 아서와 리먼이 각자 노아와 후지미네를 공격한다면 일이 매우 쉬워지겠지만, 그들의 상황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캉캉캉!

금빛으로 빛나는 엑스칼리버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닌자도가 몇차례 부딪히며 불똥이 튀어나가고, 그 틈을 노려 리먼이 아키의 옆구리를 공격하고자 달려든다.

순간, 아키가 리먼의 눈을 바라보며 마인드 컨트롤을 가하며 표창을 내던지자, 표창이 게임 속 마구마냥 이리저리 휘는 환상을 보게 되면서 이상한 곳을 주먹으로 휘둘러 몸통에 틀어박혔다.

“큭!”

그 고통에 리먼의 표정이 일그러졌으나, 재생 능력이 9등급까지 올라왔기에 몸에 틀어박힌 표창을 힘으로 빼내자 살점이 다시 재생되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쒜엑!

리먼의 움직임이 약 1초가량 늦어지자, 아키는 수십번의 칼날을 휘두르며 아서의 엑스칼리버가 제대로 휘둘러지지 못하게 막아냈다.

진우의 안전으로 제 실력을 내기 시작한 아키가, 엑스칼리버와 라운드 나이츠 전원의 무기로 연계 발동한 강화 효과로 10등급 신체 강화자가 된 아서와 리먼을 홀로 압도하면서 노아와 후지미네의 공격을 막아줄 구심점이 없는 상황.

‘젠장! 이쪽은 10등급 신체 강화자가 2명이라고! 그런데 왜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거야!’

‘경험의 차이가 달라……!’

두 사람도 수많은 전투를 넘나들고 경험을 쌓아왔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단체도 없이 홀로 수많은 빌런 집단을 상대해야만 했던 아키와는 경험의 수준이 너무나 달랐다.

아서와 리먼은 각자 자신을 받쳐주는 조직원들이 있기에 혼자서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여러 번’ 수준이라면, 아키는 ‘반드시’ 그렇게 싸워야만 했기에 혼자서 수많은 적과 싸우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파치칙! 푸츅!

“끄아악!”

“일단 접근해! 접근해서 저 년들의 공격을 막…컥!”

‘안되겠어! 이대로 가다간 치우를 놓친다! 여긴 아서에게 맡기고……!’

리먼은 노아와 후지미네의 반격으로 이능력자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자, 아서에게 뒷일을 맡기고 이탈하려던 순간,

“후욱!”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내들어 입가에 손가락을 V자로 만들며 숨을 내쉬자, 초록빛의 화염이 리먼이 빠지려던 경로를 덮쳤다.

“큭!”

“하앗!”

리먼이 움찔하며 빠지는 타이밍을 놓치자, 아서가 아키를 향해 매섭게 공세를 퍼부었다.

스팟-

하지만, 텔레포트로 아서의 뒤쪽으로 이동한 아키는 재빨리 몸을 비틀며 회피하는 그의 발목을 치면서 넘어뜨렸다.

그리고선 꼴사납게 쓰러진 아서를 향해 피식 웃어보이며 리먼을 향해 달려들자, 자신을 가지고 논다는 수치심에 아키를 향한 분노가 폭발한 아서는

“으아아아아!!”

살기어린 기합성을 내지르며 아키를 향해 돌진하였다.

‘일부러다!’

리먼은 아서의 뒤쪽에서 닌자도로 공격하여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타이밍에 발목을 걸어 넘어뜨리고 비웃는 아키의 모습에서 확신했다.

아서는 동료를 죽인 아키에게 모욕감까지 받아 그녀를 죽이겠다는 일념하에 검을 휘두르고, 아키는 그런 아서의 공격을 받아내며 이탈하려는 자신의 발목을 붙잡으며, 홀로 여유있게 두 명의 10등급 신체 강화자들을 붙들고 있는 것이다.

아서에게 다소의 상처를 줘봤자 조심성만 키울 뿐,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실한 승부수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아키의 절묘한 한 수.

신체 강화, 텔레포트, 마인드 컨트롤, 이 세가지 능력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사용하는 그녀의 모습은, 왜 이런 능력자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리먼과 아키가 모르는 곳에서 전황을 바꿀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아키는 너무 날렵하다. 기습 공격을 가해봤자 눈치챌 확률이 너무 높아.-

-노아는 총탄을 매개체로 사용하여 위력을 극대화 시키지만 결국 범용성 높은 염동력자야. 기습에 실패할 확률이 70% 이상이다.-

-하린은 치우와 자신의 안전을 확보했다. 저기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의 존재만 알릴 뿐이야.-

-그렇다면 우리의 목표는 정해졌군.-

텔레파시로 서로의 의견을 보내던 아크로스의 이능력자들은 한 여성을 향해 시선이 모아졌다.

-후지미네를 친다. 견제조, 움직이도록.-

아크로스가 후지미네를 목표로 삼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가끔씩 댓글을 보면 아직도 내 소설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네?

주인공이 초반에 비해 착해졌다던가, ㅅㅅ씬의 강도가 낮아졌다느니 뭐니 하는 댓글들은 꼭 잊을만하면 등장해서 몇번이나 얘기했지만 이번 기회에 확실히 못 박는다.

이 소설은 순애물이다.(엄근진)

옛날부터 순애물 소설에 와서 ‘작가야 ㅅㅅ씬이 약해졌구나’ 라는 말을 하는건지 노 이해.

다들 그런거 보고 싶으시면 하드물 소설 찾으러 가세요. 저는 순애물 작가입니다. 내 심장과 양심과 함께 찍고 레알.

내가 엉? 양심 빼면 걸어다니는 시체여! 이 세상에 나만큼 솔직담백한 새끼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내가 얼마나 솔직담백하냐고? 독자 새(삐-)들한테 (삐-)도 하고 (삐-) 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다른 작가들은 독자들 비위 맞추려고 욕 최대한 절제하고 매너있는척 하지만 나는 그딴거 모른다! 이 씨부랄 잡놈 새끼들아아아아아아!!

PS : 원래 복제인간에 대한 내용은 전전전편에이나 전전전전편에 나왔어야 정상인데, 흐름을 타고 글을 쓰다보니 깜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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