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873화 (873/923)

0873 / 0923 ----------------------------------------------

12장

그런 진우의 바램이 이루어졌을까.

저 멀리서 그가 원하던 ‘반전의 기회’ 가 찾아오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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쉭쉭쉭쉭!

후방에서 자신들을 붙잡으려는 스캇을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셀리는, 몸 전체를 가래떡 같은 형태로 바꾸며 회피하는 그의 신기묘묘한 몸뚱아리를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잡히기만 하면 찢어버리겠어!”

셀리의 발톱이 베어내려면 가래떡 같은 몸이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피하고,

퍽!

“큿!”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주먹이 날아와 그녀의 몸을 가격한다.

10등급 신체 강화자가 된 셀리에게 이정도 타격은 큰 데미지를 입히진 못하였지만, 신경에 거슬리게 만드는 정도는 가능하였다.

‘차라리 피하는 게 전부라면 무시할 수 있을텐데!’

몸을 기묘한 형태로 바꿔서 피하기만 한다면 그냥 적당히 상대하고 무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기묘묘한 방법으로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능력자가 다른 이들과 함께 동료들을 공격한다 생각하면 너무나 위험하다 판단한 그녀는 여기서 스캇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어야만 하였다.

문제는 스캇 또한 자신이 셀리를 쓰러뜨릴 한 방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힘은 상대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귀찮은 상대라는 것을 어필하여 발목을 잡아야만 해!’

셀리가 치우 일행에게 합류한다면 큰 위험으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한 그는 다소 무리를 해가며 자신이 이렇게나 귀찮은 놈이라고 광고하듯이 움직였다.

우르르르르르---

“응?”

그 때, 셀리에게 모든 감각을 집중하던 스캇의 귀에 뭔가 엄청난 숫자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이이!”

“끼이! 끼이이!”

“키이익!”

지하드에서 내려온 귀태들이 바로 그것이였다.

귀태들은 본능적으로 어미의 죽음을 느꼈고, 그로 인해 극도의 분노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함께 생활하던 가족 같은 이들까지 몰라본 것은 아니라는 것 이였다.

“으윽!?”

셀리를 무시하고 귀태들은 가래떡 형태의 스캇의 몸에 달라붙었고, 그의 몸을 촉수들로 찔러내기 시작하였다.

“크아아악!!”

사람을 죽이기엔 충분한 공격력을 지닌 귀태들의 공격에 스캇은 고통어린 비명을 내질렀고, 온 몸을 붕붕 휘둘렀지만 한번 달라붙은 귀태들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이대로라면 죽는다……!’

온 몸에 달라붙어 촉수를 세워 공격하는 귀태들의 모습에, 스캇은 이 괴물들이 자신에게 한해서 완벽한 카운터라고 판단하였다.

많은 물량, 사람 머리통만한 크기,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공격력, 이 세가지가 조합된 귀태는 신체 변형 능력자에게 있어 상대하기 너무나  껄끄러운 존재였다.

스캇은 재빨리 가장 딱딱한 등껍질을 가지고 있으며 몸을 둥글게 만들 수 있는 아르마딜로 형태로 변신하였다.

처음엔 새로 변신하여 도망칠까 싶었지만, 온 몸에 상처를 입은채로 새로 변신했다간 날개쪽이 문제가 생겨 추락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당장 귀태들의 공격을 방어하고자 아르마딜로로 변신하고자 하였으나,

“그걸 내가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아?”

“!!”

스석-!

셀리가 스캇을 상대하기 힘든 것은 몸을 이리저리 낭창낭창하게 흔들어대며 회피해서지, 방어 위주로 간다면 공격력으로 꿰뚫어버릴 수 있다.

아르마딜로 형태로 변신하려는 스캇을 향해 달려든 셀리는 스캇의 머리 부분을 발톱으로 그어버렸고, 스캇은 머리가 여러 조각으로 나뉘면서 갈라지고 말았다.

뇌가 쪼개진 이상, 아무리 10등급 신체 변형 능력자라 해도 살아날 가능성은 적다.

퍼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리는 만약을 대비하여 발로 스캇의 머리를 으깨버렸고, 스캇의 죽음을 확인한 귀태들은 다시 후지미네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귀태들의 도움 덕분에 스캇을 처리한 셀리는, 위기에 빠진 주인님을 구하기 위해 귀태들보다 빨리 달려나갔고, 그녀의 눈에 몸에서 연기를 내며 죽어있는 후지미네와 팔이 잘린 노아, 그리고 장갑차를 타고 일행을 포위한 연합군의 이능력자들이 발견되었다.

“으아아아아!!”

셀리는 스스로를 고양시키는 외침과 함께 진우 일행을 공격하려는 이능력자들의 시선을 돌렸고, 속도와 공격력 특화형인 그녀는 빠르게 달려들어 자신을 막고자 달려들던 이들의 몸을 베어냈다.

스컥! 석! 쉭!

셀리는 스스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난전을 펼쳤고, 염동력자들은 아군과 한데 섞인 셀리를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여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셀리는 최대한 많은 이능력자를 죽여나갔다.

“끼이이익!”

“끼끼!!”

“괴물이다!”

“으억!?”

그 뒤를 이어 귀태들이 페이스 허거(에일리언 유충) 마냥 사람들의 안면을 덮쳤고, 날카로운 촉수로 눈을 찌르고 뇌를 헤집으며 단숨에 즉사 시켜나갔다.

“이 괴물 새끼들이!!”

퍼석!

“키익!”

한 염동력자가 염동력을 물리화시켜 귀태를 잘라냈고, 동료의 얼굴에 달라붙은 귀태까지 처리하려던 순간,

푸욱!

“끄르륵!!”

셀리가 뒤쪽이 빈틈투성이가 된 그의 목에 발톱을 찔러넣으며 그어냈다.

빠악!!

“!!”

그와 동시에 셀리는 공성추 형태로 물리화시킨 염동력 덩어리에 의해 관자놀이 부분이 공격 당하면서 상체가 살짝 옆으로 기울어졌다.

셀리의 활약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던 염동력자 하나가 빈틈을 노려 기습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셀리는 염동력에 의한 데미지를 무시하며 눈에 보이는 모든 이능력자들을 향해 발톱을 휘두르며 숫자를 줄여나갔다.

‘빌어먹을! 이정도론 끄떡도 없다 이건가!’

셀리에게 기습을 성공한 염동력자는 나름 힘을 주었는데도 개의치 않는 그녀의 모습에 입술을 깨물며 다시 한번 힘을 모았지만,

끼이익!!

“윽!”

뒤이어 달려오는 귀태의 모습에 황급히 염동력 막을 치면서 막아낸 후, 다시 염동력의 물리력을 가하여 귀태를 박살냈다.

좋은 말로 하면 난전이고, 막말하자면 개판인 상황.

하지만, 그 상황이야말로 진우에게 있어서 최고의 기회였다.

“하린! 노아! 뒤쪽으로 이동해!”

“예!”

“옛!”

마음같아선 후지미네의 시체를 챙기고 싶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힘을 조금이라도 허투루 사용할 수 없었던 진우 일행은 하는 수 없이 자신들의 몸만 빠져나갈 수 밖에 없었다.

‘아키라면 알아서 잘 빠져나갈 수 있겠지. 부디 살아서만 돌아와라.’

진우는 아서와 리먼을 상대하며 발을 묶고 있는 아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뒤쪽으로 도망치기 위해 이동을 시작하였다.

“쫓아!”

“죽여!!”

“치우를 놓치면 안된다!”

이능력자들은 그런 진우 일행의 뒤를 쫓았고, 순식간에 귀태들과 삼태극, 각 국의 이능력자들이 뒤섞이며 혼란의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치우다!!”

귀태들과 싸우다가 진우의 얼굴을 본 신체 강화자가 달려들었지만 하린이 만든 방어막에 부딪히고 말았다.

푸욱!

“커헉!”

그 빈틈을 노린 진우는 용광검의 공격력과 파워 아머의 힘을 사용해 검을 찔러내며 신체 강화자의 목젖을 꿰뚫으며 검을 빼내자, 하린이 약간의 힘을 더해 상처를 중심으로 바람의 칼날을 만들어 목의 절반을 베어냈다.

탕탕탕탕!

“끄악!”

“컥!”

난전에서 작은 탄환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노아의 공격에 여러명의 이능력자들이 죽어나갔지만, 팔이 잘려나간 고통이 뇌리에 남아있는 노아의 힘은 예전같지 않았다.

재생 능력을 통해 상처가 나았다 해도, 팔이 잘려나간 고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이미 잘려져 나간 팔 부위가 고통스러운 환각통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로, 인간은 인체의 손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 충격은 집중력의 저하로 이어졌고.

콰앙!

“꺄악!”

여러명의 염동력자가 힘을 합친 염동력을 막아낸 노아는 충격을 완벽하게 흡수하지 못하며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푸푹!

노아가 약해졌다는 것을 확인한 신체 강화자 몇 명이 나이프를 던졌고, 노아는 황급히 몸을 틀었지만 어깨와 옆구리에 나이프 몇 개가 박히는 것까지 막을 수 없었다.

“언니!”

“쿨럭! 가! 계속 가!”

파파팍!

“끄악!”

“크윽!”

헛기침을 토해낸 노아는 끝까지 염동력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총탄들을 조종하여 자신을 공격한 이들의 머리를 꿰뚫었지만, 아직도 수많은 이들이 노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린! 노아를 도와!!”

“하…하지만…….”

“당장!!”

하린은 진우의 명령을 이기지 못하고 노아를 향해 방어벽을 펼쳤다.

투투퉁-!

덕분에 노아를 향해 달려들던 이들은 바람의 막과 부딪혔고, 위기에 처해있던 노아는 뒤로 물러서며 재빨리 염동력의 힘을 이용해 권총을 재장전하였다.

여기까진 좋았다.

결과적으로 노아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노아를 돕기 위해 잠시 멈춘 것은 실책이였다.

쿠드드득!

“!!”

경험 많은 염동력자들은 자신의 염동력으로 하린의 염동력과 부딪히면서 그 파장을 통해 대략적인 강함과 크기를 알아냈는데, 땅 밑의 경계가 소홀하다는 것을 이용, 정면에서 시선을 끄는 사이에 신체 강화자 하나가 땅을 파는데 특화된 유물을 가지고 두더지마냥 진우 발 밑까지 이동하였다.

“죽어라!!”

진우의 뒤쪽에서 튀어나온 신체 강화자는 뒤를 돌아보며 반격하려는 진우의 등을 짐승의 발톱 같은 형태의 수갑을 휘둘러 베어냈다.

촤악!!

“끄악!”

“주인님!”

노아를 구하기 위해 정신이 팔려 있었던 하린은 등이 베이면서 쓰러진 진우를 구하려 하였지만, 이 때를 노렸다는 듯이 후방에서 정신력을 집중하던 염동력자들이 일제 공격을 가하였다.

“끄…아아아앗!!”

퍼석!

하린은 필사적으로 방어를 하면서도 수갑을 낀 신체 강화자의 머리를 바람의 칼날을 만들어 베어냈다.

“주인님! 주인님!!”

하린은 진우를 향해 빨리 일어나라는 의미로 목소리를 높였지만, 등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고통 때문에 정신을 잠시 나가 있었던 진우는 고개를 흔들면서 노아의 상황을 확인하고자 쓰러진채로 시선을 위로 올렸다.

그리고, 시선을 위로 올린 진우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일단 진우 일행을 추적하였지만, 자신보다 더 강력한 이들이 있어서 앞으로 나오지도, 그렇다고 뒤에 있지도 못해 어중간하게 중간에 끼인 매그너스.

진우는 매그너스의 모습을 보자 이빨을 꽉 깨물면서 머리를 땅바닥에 쳐박았다.

남들이 보면 고통에 못이겨 그런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매그너스의 눈에는 ‘제발 도와달라’ 라는 모습으로 해석이 되었다.

머리를 땅바닥에 쳐박은 진우는 다시 고개를 위로 올리며 눈을 마주쳤고, 사업가로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상대방의 눈빛을 읽을 줄 아는 매그너스는 진우의 속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죽어도 좋아! 제발 내 여자들을 구해줘!’

그 증거로 진우는 자신보다 하린과 노아를 눈동자로 몇차례나 가리켰다.

꾸욱-

자신에게 애원하는 진우의 모습에, 매그너스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주먹을 꾸욱 쥐어보였다.

‘그딴 눈으로 보지 마라! 네 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죽었는데!’

매그너스는 분노하였다.

자신이 얼마나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저리 뻔뻔히 애원하는 눈빛을 보내다니?

하지만, 매그너스가 분노한 대상은 진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였다.

‘그런데도 왜…나는 어째서…저 모습에 동정심을 가지는 거냐고……!’

진우는 악당이다. 그것도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악당.

거기에 대한 이견은 절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은 그 악당 때문에 구원받을 수 있었다.

이능력 재능이 전무한 자신이 이능력자들을 향해 자신의 이상을 토해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만약, 그가 아니였다면 자신은 평생을 끙끙거리면서 이능력자들을 향해 불만을 가지며 살아갔을 것이다.

거기다 위험에 빠져 있을 때 자신에게 무상으로 몇 차례나 구해주었다.

남이 보기엔 뭔가 노리는 것이 있으니까 이용해먹기 위함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는 자신이 줄 끊어진 연 신세가 되었을때도 직접 몸소 찾아와 장비들을 업그레이드 해주며 호의를 베풀었다.

몇 번이나 자신을 구원해준 진우가 피를 흘리며 자신을 향해 애원을 하고 있다.

‘제발 내 여자들을 구해줘.’ 라며.

차라리 자신을 살려달라고 비굴하게 애원했으면 한 치의 고민없이 진우를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목숨보다도 자신과 함께 하는 여성들의 목숨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

‘나는…나는……!’

퍼억!

“커헉!”

그 때, 하린의 방어가 뚫린 노아를 향해 신체 강화자 하나가 무릎으로 그녀의 복부를 걷어찼다.

퍽! 퍽! 퍽! 퍽!

“컥! 케헥!”

한 팔이 잘려버린 노아는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면서 신체 강화자에게 목덜미가 붙잡히며 계속해서 복부를 두들겨 맞았고, 다른 이들도 몰려와 노아의 몸을 난도질하고자 달려들었다.

이대로라면 노아의 죽음은 확실하다.

“매그너스으으으!!”

진우는 그런 노아의 모습에 매그너스의 이름을 외쳤고, 매그너스는 명분이고 자시고간에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르기로 결정하였다.

“헤이스트.”

============================ 작품 후기 ============================

진행이 느렸던 이유는 매그너스 때문임.

진우네가 후다닥 도망치면 매그너스와의 접점이 사라져가지고 스토리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ㅎㅎ;

매그너스 관련 스토리만 해결하면 진행이 빨라질 테니 걱정들 마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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