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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그랜드 아크! 이게 무슨 짓인가!-
-지금 우리들은 협상을 하고 있는 중인데 그런식으로……!-
페리샤와 어찌어찌 협상하며 좋게 끝낼 수 있는데 그랜드 아크가 방해를 놓자, 아직 인질로 잡혀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편하게 있을 수 있게 된 각 국의 수장들은 그랜드 아크를 향해 비난하였다.
“닥쳐! 그건 너희들 사정이지 내 사정이 아니다!”
그랜드 아크는 핵무기 수백발이 폭발하여 지구가 종말을 향해 가더라도 삼태극을 반드시 전멸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주장과 이유를 말해봤자 이해를 못할 테니 윽박질러서 그들의 말을 무시하였다.
상식적으로 ‘핵무기가 터져서 지구가 멸망해도 상관없어!’ 라고 말하면 당연히 온갖 반박이 다 들어올 것이 분명한데 그걸 굳이 설명하면서 입 아프게 말싸움을 할 이유가 없잖은가.
아수라에 의해 밀려나간 그랜드 아크가 신경질적으로 대꾸할 때, 생체 나노 슈츠 덕분에 염동력이 깨진 충격을 어느정도 회복한 하린과 노아가 눈을 마주하였다.
“가자!”
그랜드 아크의 일격으로 피를 토하는 부상을 입은 아키를 안아든 진우가 명령을 내리자, 네 사람의 몸이 공중에 떠오르며 지하드를 향해 날아갔다.
셀리는 만약을 대비하며 진우 일행의 주변을 맴돌면서 경호하였고, 그랜드 아크의 압도적인 속도를 눈으로 따라가지 못하여 어리버리 타던 매그너스와 아론도 셀리와 함께 그 뒤를 따라갔다.
“큿!”
진우 일행이 도망치는 모습을 본 그랜드 아크가 그 뒤를 따라가려 하였지만, 혈강시가 된 아수라가 그런 그의 앞을 막았다.
키메라 혈강시가 된 아수라는 예전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고, 도윤이 여러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최선을 다해 개조하면서 다른 혈강시들보다 더 강력해졌다.
생각해보면 다른 이들에게 아군의 전력을 들키지 않겠답시고 만약을 대비해 키메라 혈강시들은 중국에 배치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탈출하기 쉬웠겠지만, 이제와서 그런것들을 생각해봤자 아무짝에도 쓸모없기에 잡념을 비웠다.
“당장 꺼지면 목숨은 살려주마!”
그랜드 아크가 살기를 담으며 포효 같은 목소리를 내질렀지만, 이미 살기에 단련이 된 도윤은 피식 웃어 보였다.
“그런 소리는 일단 이기고 나서 하시지.”
평소의 그랜드 아크였다면 감히 자신을 상대로 도발적인 태도로 대꾸하는 그녀의 모습에 더 이상 말해봤자 시간 낭비라 여겼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도윤을 설득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네 얼굴은 알고 있지. 네크로맨서라며 한 때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지 않았나? 그런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삼태극의 졸개가 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꽤 혹하긴 하지만 내겐 이 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거든. 댁네한테 가봤자 별 메리트가 없단 말씀이지.”
도윤은 남궁 신의 교육을 받아야만 강해질 수 있다.
무공도, 마법도, 모두 그의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였기에, 아크로스로 넘어가봤자 지금 여기서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그 재수없는 면상을 일그러뜨려야 하고.’
남궁 신은 자신이 봐도 괴물처럼 강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그 오만한 얼굴을 패배감으로 일그러뜨리기로 결심한 그녀에겐 아크로스가 수천억을 준다 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스팟-
순간, 도윤의 뒤쪽으로 텔레포트 특유의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기척이 느껴졌다.
후웅!
우지직!
아수라에게 명령을 내려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몸을 회전하며 발등으로 후려치자, 무언가를 바닥에 내던진 아크로스의 조직원이 목뼈가 으스러지며 나동그라졌다.
푸쉬이이익--
죽기전에 미리 던진 연막탄에서 뿌연 연막이 올라오자, 도윤은 피식 웃으며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거스트 오브 윈드.”
후우우웅!!
주문에 따라 그녀의 주변을 가득 매우던 연기들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연기를 내뿜던 연막탄도 어디론가 굴러가며 도윤의 눈을 막지 못하게 되었다.
“흥, 답지 않게 말을 해서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지.”
그녀는 그랜드 아크가 대화를 할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았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기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윤은 한가지를 착각하고 있었다.
연막탄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목적이 ‘자신을 무시하고 진우의 뒤를 쫓기 위함’ 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랜드 아크가 아수라와 막히자마자 그의 부하가 텔레파시로 잭의 능력을 이용한 암살을 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하였고, 그랜드 아크는 아크로스에서만 사용되는 수화를 통해 대답하면서 도윤의 시선을 끌었다.
즉, 후지미네가 어떻게 죽었는지 보지 못했던 그녀는, 후지미네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중인 것이다.
‘자, 아수라의 어깨 위에 올라탄 나를 공격하고 싶겠지? 빨리 공격해봐. 그럼 너도 곱게는 안 끝날 테니까.’
스르륵--
연막탄 속으로 안개화 능력을 사용한 잭은, 아수라의 어깨 위에 올라타서 자신이 외부적인 공격을 당하면 자동적으로 반격이 나가는 주문으로 떡칠하여 기세등등한 도윤을 노리며 천천히 기어올라갔다.
“응?”
도윤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
“크아아앗!”
그랜드 아크가 먼저 기합성과 함께 달려들어, 아수라와 힘겨루기를 위해 서로의 손을 마주잡는 포지션을 취하였다.
콰앙!
막강한 힘과 힘의 여파가 두 사람이 딛고 있는 지반이 쩍쩍 갈라졌지만, 아수라와 그랜드 아크는 뒤로 물러설 생각 따윈 조금도 없었다.
우득-
혈강시가 된 아수라는 그랜드 아크보다 약했는지, 마주잡으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손에서 듣기 싫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병신새끼! 이쪽은 팔이 4개라고!’
하지만, 도윤은 아수라의 날개뼈에서 튀어나온 2개의 팔을 무시한 그랜드 아크의 모습에 비웃음과 함께 머리통을 박살내라며 공격 명령을 내렸다.
스르르르-
잘만하면 그랜드 아크를 이기거나 충분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 도윤의 턱 아래까지 접근한 붉은색 안개.
그 안개가 도윤의 입과 코를 향하려던 순간,
휘이익!
“!?”
갑자기 아수라가 도윤의 공격 명령을 거부하며 등에서 돋아난 팔로 그녀의 몸을 잡아 진우 일행쪽으로 내던졌다.
“꺄악!?”
“앗!?”
하린은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온 도윤을 본능적으로 받아챘고, 도윤은 어째서 아수라가 자신을 이렇게 날려 보냈는지 이유를 몰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였다.
“젠장! 눈치챘나! 잭! 이 녀석을 처리한다!”
안개화 한 잭은 아수라의 코와 입으로 스며 들어갔고, 아수라의 몸 안쪽에서 뭔가를 굽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치이이이익!!
“크오오오오!!”
혈강시 아수라는 피와 내장을 구워버리는 잭의 공격에 입 안에서 연기를 뿜어냈고, 신체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죽은 시체라 해도, 몸 안쪽이 강한 화기로 인해 구워져 신체가 망가진다면 제대로 된 힘을 쓸 수 없는 법.
쿵쿵쿵쿵!!
아수라는 몸 내부가 불타오르는 와중에서도 어깨쪽의 팔로 그랜드 아크의 머리를 연달아 내리쳤고, 이 자리에서 아수라를 처리해야 진우를 잡기 쉽다고 판단한 그랜드 아크는 그 공격을 머리로 받아냈다.
촥! 촥촥!
아크로스의 다른 부하들도 자신들끼리 진우 일행에게 달려들어봤자 반격당한다고 판단, 아크로스에서 소유하고 있는 유물 무기를 휘두르며 아수라의 몸을 베어냈다.
“크아아앗!”
우지직!
그랜드 아크는 기합성을 내지르며 마주잡은 두 팔을 으스러뜨렸고, 안구와 뇌가 녹을 정도로 불타오르고 있는 아수라의 머리를 후려쳤다.
털썩-
“할아버지……!”
그 모습을 본 도윤은 어째서 아수라가 자신의 몸을 하린 방향으로 내던졌는지 알 수 있었다.
만약, 그대로 있었다면 자신도 저렇게 내장과 뇌가 구워져, 어떤 마법도 사용하지 못한 채 죽어버렸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구해준 아수라의 모습에, 도윤은 이빨을 꽉 깨물면서 진우 일행과 지하드에 탑승하게 되었다.
-탑승 확인!-
“발진!”
페리샤는 진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겼기에, 진우가 탑승하자마자 미리 이륙 준비를 하고 있던 지하드를 발진시켰다.
“젠장! 왜 안티 텔레포테이션을 해제하지 못하는 거냐고!”
-그…그게…안티 텔레포테이션은 펜타곤과 여기에 없는 국가에서 함께 한거라…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하필이면 안티 텔레포테이션을 관리하는 국가의 수장은 이 자리에 없었다.
거기다 삼태극을 배신한 펜타곤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하니, 최소한 안티 텔레포테이션이 해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안티 텔레포테이션으로 지하드의 텔레포트를 방해받기에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를 높이자, 포로로 붙잡힌 수장 한 명이 이유를 설명하려 하였지만 페리샤는 그런 이유를 듣고자 말한게 아니였다.
“너희들 소속의 이능력자들은 구경꾼이냐! 아크로스를 막아! 여기서 그랜드 아크에게 주인님이 당하시면 그땐 우리들 모두 다 자살하면서 핵무기를 사용할거니까!”
-아…알겠네!-
-모두 아크로스를 막게!-
-아크로스를 막지 못하면 지구는 끝장이야!-
각 국의 대통령들은 황급히 자신의 권한으로 명령을 내렸고, 처음부터 끝까지 회담을 보고 있었던 연합군의 이능력자들은 아크로스와 삼태극이 펼치는 악 vs 악 의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다가 명령을 받고 나서야 아크로스를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꺼져라!!”
그랜드 아크는 그런 연합군의 이능력자들을 불도저마냥 모두 다 힘으로 뚫고 들어갔다.
염동력자가 발을 묶어도, 신체 강화자들이 태클을 하여 달라붙어도, 그랜드 아크는 이능력자들의 방해를 온 몸으로 받아도 엄청난 속도로 지하드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말도 안 돼……!”
“여기 있는 이들이 다 힘을 합쳤는데……!”
11등급 신체 강화자가 가진 괴력을 모르고 있던 연합군 소속의 이능력자들은 그랜드 아크가 보여주는 괴력에 기겁을 하였고, 마음속 한 구석에서 이만한 힘을 가진 치우가 회복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라는 불안감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는 아수라급 괴수조차 압도적으로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그랜드 아크는 치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능력의 힘이 반감된 연합군의 방해를 뚫고, 부상하고 있는 지하드를 향해 점프하였다.
콰앙!
진우 일행이 들어간 방향으로 점프하여 주먹을 벽에다 꽂아넣은 그랜드 아크는 그 팔을 받침대 삼아 입구쪽의 문을 힘으로 뜯어냈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하였다.
“여기서 반드시 죽여주겠다, 치우!!”
그랜드 아크는 살기를 퍼트리며 의안의 기능을 사용하였다.
기왕 눈을 잃어 의안을 사용해야 한다면, 여러가지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그랜드 아크의 요구에 따라 아크로스의 기술자들은 출력이 약하지만 레이저 빔이 나오게 만들어주었고, 거기다 추적에 용이하게끔 추적 기능까지 달아주었다.
그랜드 아크는 의안의 추적 기능을 통해 여러명이 함께 움직인 발자국을 확인하였고, 그 뒤를 따라 움직여나갔다.
철컹! 투타다다다다---!
지하드의 내부 방어 시스템에 의해 요격 장치들이 튀어나와 사격을 가하였지만, 그랜드 아크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였다.
철컹!
순간, 네모난 창문틀 같이 생긴 것이 튀어 올라왔지만, 그 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방탄 유리인가?’
보이지 않는 투명한 방탄 유리로 방벽을 세운건가 싶은 그랜드 아크는 적당히 힘을 주면서 몸으로 받아냈고,
출렁!
“음!?”
그의 노력에도 무색하게 뭔가에 걸려서 앞으로 뚫고 나아가지 못하였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거미줄을 확인한 그랜드 아크는, 자신의 힘을 막는 거미줄의 모습을 통해 리엘루스를 연상할 수 있었다.
그의 예상대로, 이 거미줄은 리엘루스가 만든 거미줄로, 내부를 침입한 적의 퇴로를 막거나 진입을 막을 때 사용하는 함정이다.
하지만,
촤악! 촥!
그랜드 아크가 제대로 힘을 주며 쥐어 뜯자, 리엘루스의 거미줄은 제대로 버티지 못하고 뜯겨져 나갔다.
“이딴걸론 내 앞을 막지 못한다! 구질구질하게 버티지 말고 순순히 목을 내놔라! 치우!!”
지하드 내부로 들어온 그랜드 아크는 자신을 막는 모든 방어 시스템을 파괴하며 죽음의 사신처럼 진우 일행을 향해 조금씩 좁혀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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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든 상황을 힐끗힐끗 보면서 확인하던 남궁 신은, 그랜드 아크가 진우의 뒤를 쫓아 지하드까지 들어가는 모습에 경악하였다.
‘안 돼!’
보아하니 진우는 아직까지도 힘을 되찾지 못한 상황.
거기다 그랜드 아크 때문에 후지미네, 플래티나가 죽고, 아수라는 재활용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대로라면 그랜드 아크에 의해 주모님과 주군인 진우까지 모두 죽을 상황!
“여제!!”
남궁 신은 더 이상 이런 곳에서 시간을 때울 수 없다고 판단하며 여제의 이름을 울부짖었다.
드디어 자신의 전력을 통해 상대할 적수를 찾게 된 여제는, 남궁 신이 각오를 다진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드디어 일격필살의 기술이라도 사용하는가 싶어 기대하였으나,
“…지금 무슨 짓이지.”
신이 스스로의 목을 쌍용검으로 베어내려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에, 방금전까지만 해도 입가를 들어올리던 미소가 사라졌다.
“나를 도와라, 여제! 그렇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자결하겠다!”
남궁 신은 일생일대, 모 아니면 도 수준이 아니라 죽기 아니면 살기 수준의 도박을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이제 이번 파트도 곧 끝임.
어차피 다들 예상하겠지만 확실하게 말해두자면
회복 파트 -> 여제 파트 -> 조교씬과 배신자 응징-> 세계 정복 -> 엔딩
이렇게 해서 리밋뷁이 끝납니다.
와…진짜 이렇게 하고 나니까 끝이 보인다…
왠지 수년간 써오던 글을 끝을 낸다고 생각하니까 왠지 모르게 좀 감격적인 기분이 드네요.
게다가 800편이 넘는 최장편인데다 완결을 쓰는것도 처음이기 때문에 더더욱 감격적임.
아직 완결이 나오진 않았지만 완결까지의 대략적인 뼈대는 모두 완성했기 때문에 제가 갑자기 죽거나, 손가락이 마비되거나, 사고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완결은 반드시 나옵니다. 걱정들 마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