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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왼쪽. 직진. 직진. 왼쪽. 직진. 오른쪽.-
페리샤의 지시를 들으며 함정이 가장 많은쪽으로 진우 일행의 방향을 유도하고, 그랜드 아크가 그 함정들을 몸으로 받아내며 조금이라도 늦어지게끔 만들었지만,
콰직! 우드득! 콰앙!
그랜드 아크는 그 함정들을 몸으로 다 박살내며 진우의 뒤를 쫓아갔다.
‘안 돼! 안 돼! 안 돼!’
페리샤는 진우와 조금씩 거리를 좁혀나가는 그랜드 아크의 모습에 다급하게 주먹을 쥐어보였지만,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함정을 발동시키며 진우 일행이 시간을 벌 수 있게끔 머리를 최대한 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봤자 자신이 하는 일은 시간을 때우는 것이 전부임을.
단지 시간을 벌면서 다른 사건이 개입하여 기회가 찾아오는 소극적인 방법이 현재로서, 자신의 능력으로서 한계였다.
11등급 신체 강화자의 힘은 전략, 전술, 계략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인외의 영역.
페리샤는 아론 덕분에 뒤를 잡힐뻔한 위기에서 한차례 벗어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기에 빠져있는 진우 일행을 최대한 이리저리 돌리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였다.
뒤를 쫓던 그랜드 아크가 이리저리 돌면서 시간을 벌고 있음을 확신한 것이다.
“흐읍!”
그랜드 아크는 바닥에서 튀어나와 화염을 토해내는 화염 방사기를 손으로 우왁스럽게 뜯어낸 후, 페리샤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턴하려던 진우 일행을 향해 힘있게 내던졌다.
콰지직!
“꺅!?”
“윽!”
쿵! 우직! 콰득!
그랜드 아크는 자신을 방해하던 장애물들의 파편을 마구잡이로 던지면서 진우 일행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고, 엄청난 속도로 쫓아오는 그랜드 아크의 모습에 하는 수 없이 직진을 하게 되었다.
-잠깐! 거기는……!-
페리샤가 황급히 만류하였지만, 그랜드 아크가 접근하는데 어떻게 발을 멈출 수 있겠는가.
지잉-
기계식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향한 진우 일행은 순간적으로 얼굴이 하얘졌다.
“격납고……!”
삼태극의 무인 병기들이 대기하는 곳이며,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는 격납고는 매우 크고 넓었다.
문제는 아군이 대기하는 곳이기 때문에 함정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
격납고에는 문이 3개인데, 방금 진우 일행이 들어온 곳과 반대쪽에 있는 출입구, 그리고 격납고 중간쯤에 위치한 출입구가 전부다.
물론, 아래쪽으로 향하여 병기를 실어낼 수 있는 대형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
“가!”
진우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하린과 노아는 전력으로 염동력을 사용하여 빠르게 날아갔지만,
콰앙!
닫힌 문을 박살낸 그랜드 아크가 격납고의 모습을 확인하고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달려나갔다.
후웅-!
거센 바람이 몰아치며 거의 순간이동에 가까운 속도로 중간문을 향해 날아가던 진우 일행의 앞을 막은 그랜드 아크.
이만한 속도를 가진 이능력자의 앞을 막아낸 아크로스 내부의 방어 시스템에 찬사를 내고 우러나오는 부분이지만, 안타깝게도 진우 일행은 그 방어 시스템의 위대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드디어 잡았다.”
그랜드 아크가 미소와 함께 살기를 퍼트렸기 때문이다.
“큿!”
노아와 하린은 진우의 앞을 막으며 염동력으로 막을 쳤지만, 이걸로 완전히 막아낼 수 없다는 긴장감에 얼굴이 굳어졌다.
“왜지.”
그 때, 뒤쪽에서 아키를 안고 있던 진우가 입을 열었다.
“왜 나를 배신한거지, 그랜드 아크.”
진우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랜드 아크가 대체 무엇을 받기로 약조를 했기에 자신을 죽이려고 이렇게나 애를 쓴단 말인가.
“지구를 절반씩 정복한 후, 서로 결판을 내자고 하자고 제안을 한 것은 너였다. 그것도 모두 다 거짓말이였나?”
“…….”
그랜드 아크는 진우의 추궁에 살기어린 미소를 지우고선 잠시 눈을 감았다.
“미안하게 됐다.”
그는 평소와 같은 묵직한 목소리와 함께 사과를 하였으나, 살기는 지우지 않았다.
“너와 정정당당하게 싸워 지구를 차지하고 싶다는 마음은 지금도 존재한다.”
뭔가 사정이 있는듯 하지만, 그랜드 아크는 뭔가를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이젠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그렇기에 내 앞을 가로막는 최대의 라이벌인 너를 여기서 죽여야만 세계 정복의 야망을 이룰 수 있다.”
자신의 딸조차 세계 정복의 야망을 위해 내던진 인물이 그랜드 아크다.
그는 진우와의 우정도 소중히 여기지만, 그 우정도 세계 정복이라는 이름 앞에선 유지되지 못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다. 최소한 고통스럽지 않게 죽여주마.”
그랜드 아크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자세를 잡고선 진우의 대답을 듣지 않고 앞으로 몸을 날리더니 오른팔 전체가 순간적으로 눈에서 사라졌다.
까차앙!
“꺄악!”
만약을 대비해 진우와 대련을 하면서 11등급 신체 강화자의 움직임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던 노아는 머리가 생각하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염동력을 전력으로 펼쳤다.
하지만, 그랜드 아크의 라이트 펀치에 전력으로 펼친 염동력이 깨지기 일보직전이 되었다.
퍽! 콰득!
“쿨럭!”
"꺄학!"
뒤이어 레프트 잽이 염동력을 완전히 박살내며 노아의 가슴을 후려쳤고, 그 충격으로 인해 피를 토한 그녀는 주르륵 밀려나가 구석의 벽과 부딪히며 추욱 늘어졌다.
그 뒤로 노아가 방어하는 틈에 반격하려던 셀리까지 그랜드 아크의 속도에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하고 선홍색 피를 토하며 가슴이 일그러진채로 뒤따라 쳐박혔다.
“언니!”
하린이 노아를 향해 소리쳤지만, 뒤이어 그랜드 아크가 그녀를 향해 주먹을 휘갈기려던 순간,
츠카아앙!
진우의 뒤쪽에서 리볼버의 에너지가 모두 채워진 것을 확인한 매그너스가 기습적으로 방아쇠를 당겼고, 에너지 구체가 쏘아져 나갔다.
“흡!”
파아앙!
하지만, 그랜드 아크는 손등으로 날파리를 쫓듯이 에너지 구체를 후려쳤고, 에너지 구체는 캐터펄트 방향으로 쏘아져나가 벽 일부분을 뚫고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점프!”
"핫!"
우웅!
헤이스트 마법을 펼치고, 만약을 대비해 실드 마법과 함께 한 매그너스가 점프 마법을 사용하고, 조심스럽게 틈을 노려 텔레포트를 통해 기습 접근하여 도윤의 손이 소수마공 특유의 새하얀 손이 그랜드 아크의 몸통을 짓이겨왔…….
빠각! 우지직!
“커헉!!”
"가학!"
에너지 건으로 발을 묶고, 광선검으로 베어내겠다는 매그너스의 계획과, 그 틈을 노려 소수마공으로 공격하겠다는 도윤의 시도는 어퍼컷 한 방과 발길질 한번에 천장에 쑤셔박히고 벽에 쳐박히며 끝이 났다.
너무나 과도한 충격을 받은 그는 의식을 잃었지만, 실드 마법이 아니였다면 의식을 잃는 정도가 아니라 내장 전체가 으스러져 즉사를 했을 것이다.
휘이이잉!!
매그너스가 벌어준 시간 덕분에 바람으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소형 회오리를 만든 하린이 그랜드 아크를 향해 쏘아보냈다.
“음!?”
카가가가가각!!
그랜드 아크는 소형 회오리 안에 갇히게 되었고, 살이 긁어지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주인님!”
그렇게 발을 묶은 하린은 진우가 왔던 길로 다시 도망가라며 소리쳤지만, 그랜드 아크가 회오리를 뚫는 것이 먼저였다.
“흐아아앗!!”
화악!
하지만, 그랜드 아크는 바람의 방향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노아가 만든 회오리를 상쇄시켰고, 그 모습에 하린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고 말았다.
“괴물…….”
10등급과 11등급의 차이는 단순한 숫자 1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런데 몸의 회전력으로 회오리를 상쇄시킬 정도라니?
그야말로 인간 자연재해나 마찬가지 잖은가!?
쐑!
순간, 그랜드 아크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놓친 하린은, 자신의 옆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척과 복부를 향해 휘몰아치는 무언가를 느끼고 필사적으로 복부쪽으로 염풍력을 사용하여 방어막을 펼쳤지만,
파각!
“커헉!”
그 무언가는 염풍력을 부수며 하린의 복부에 꽂혀 들어갔고, 하린은 거친 신음성을 토해내며 노아 근처로 날아가 벽에 부딪히며 의식을 잃고 말았다.
“…….”
자신을 위해 싸워준 모든 이들이 전투불능 상태가 되어버렸다.
진우는 아키의 몸을 땅바닥에 내려놓으며 그녀의 몸을 노아와 하린이 있는 곳으로 밀어보내려 하였지만, 필사적으로 의식을 되찾은 아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ㅈ…우…씨……. 안…ㄷ…….”
“미안, 아키.”
좌아악-
부상으로 파워 아머를 입은 진우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아키는 주르륵 밀려나가 노아들과 함께 밀려나게 되었고, 진우는 조용히 용광검을 꺼내들었다.
“와라.”
용광검을 겨누며 자세를 취한 진우의 모습은 그야말로 죽음을 각오한 전사의 각오가 서려 있었다.
그랜드 아크는 언제나 장난끼 많았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리라곤 예상하지 못하였는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거기에 호응하듯이 자세를 취하였다.
“과연. 내가 인정한 호적수답구나.”
죽음을 앞둔 인간들은 거기서 본성이 튀어나오는 법이다.
평소엔 천재라고 불리우며 뛰어난 인재라고 떠받들어도,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선 살고 싶다며 눈물 콧물 질질짜며 애원하는 자들이 있는 반면, 아무런 특징이 없어보이지만 위기의 순간에 사람을 구하거나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영웅적인 기상을 가진 이들이 있다.
진우는 후자에 속하는 인물로, 평소의 행동과 성격으로 보자면 매우 놀라운 일이나 마찬가지다.
그랜드 아크는 이런 그와 동등한 싸움을 펼쳐서 승패를 가를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런 사치를 부릴 시간이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널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그랜드 아크는 살짝 감격스런 목소리로 진우를 향해 말하였지만, 진우는 매처럼 눈을 부라리며 자신의 빈틈을 찾고자 하였다.
‘죽음을 각오한 자의 눈이 아니다. 나를 이기고 살아남고자 하는 전사의 눈.’
이 상황속에서도 자신을 이길 생각을 하다니.
그랜드 아크는 이런 전사와의 승부를 협잡질로 끝내야 한다는 부끄러움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죽여야만 세계 정복을 손쉽게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야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욱씬-
순간, 그랜드 아크는 머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표정이 일그러졌다.
후웅!
진우는 갑자기 빈틈투성이가 된 그랜드 아크를 향해 달려들어 용광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달려들었다.
후웅!
본신의 능력을 가졌을 때보다 느릿한 속도지만, 일반인을 기준으로 보자면 보고 피하는 건 절대 무리인 속도로 용광검이 휘둘러졌다.
“흡!”
그랜드 아크는 머리의 고통을 참으며 주먹을 휘두르며 진우의 머리통을 박살내고자 하였지만,
바우웅!!
진우가 본능의 영역으로 감지된 위기감을 통해 짐승처럼 몸을 엎드리면서 그랜드 아크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푸욱!
“끄으윽!?”
진우는 리엘루스가 물어서 만들어낸 상처를 발견하였고, 그 상처를 향해 용광검을 최대한 작게 만들어 쑤셔박았다.
갑자기 방금전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는 그랜드 아크의 모습에 일생일대의 기회를 느낀 진우는 재빨리 검을 빼면서 몸을 옆으로 굴렀다.
콰지직!
그와 동시에 그가 있던 자리에 그랜드 아크의 주먹이 꽂히며 금속으로 만들어진 바닥이 찢어졌다.
“흐아아앗!!”
진우는 일생일대의 도박으로 그랜드 아크의 다른 한 쪽 눈을 찔러낼 각오를 하며 달려들었지만,
콰즈즉!!
그랜드 아크의 주먹이 진우의 앞을 휘저었다.
“끄아아아악!!”
문제는 생명의 위기를 느껴 몸은 뒤로 피하였지만, 팔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용광검을 쥔 팔이 뜯겨져 나갔다.
팔꿈치 위로 팔이 우왁스럽게 뜯겨지며 피를 뿌리고 있는 진우는, 멀쩡한 손으로 용광검을 소환하였다.
“커헉! 허억!”
간신히 용광검을 땅에 박아 몸이 쓰러지지 않게 고정한 진우.
그는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식은땀을 흘리는 와중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랜드 아크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고통스럽게 해서 미안하다. 그럼 잘 가라.”
아직도 머리가 욱씬 거리는 듯이 표정이 일그러져 있지만, 진우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참아낸 그랜드 아크가 진우를 향해 주먹을 치켜올린 순간,
“꺄아악!”
콰당!
진우의 뒤쪽에서 이실리아의 비명 소리가 울려퍼지자 순간적으로 두 사람의 시선이 뒤쪽으로 향하였다.
거기에는 다소의 상처와 의식을 잃었지만 단순히 기절한듯한 이실리아와, 그런 이실리아가 필사적으로 막으려 한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들 있었군.”
“여…제……?”
“어째서……?”
두 사람은 여제의 모습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신이 당한건가……!?’
앞뒤 사정을 모르는 진우는 남궁 신이 여제에게 당한 것이 아닐까 싶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여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날개를 펴올리며 그랜드 아크를 향해 쏘아져 나왔다.
“크윽!?”
명백하게 자신을 노린 여제의 모습에 당황한 그는 뒤로 물러서며 거리를 벌렸고, 여제가 가해오는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기 시작했다.
쾅쾅쾅쾅쾅!
“대체 왜…끄으윽……!”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끼리의 충돌음이라고 믿기기 어려운 굉음이 터져나왔고, 진우는 왜 여제가 갑자기 도와준건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팔이 뜯겨져 나간 고통에 신음성을 내질렀다.
본능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면서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진우는 황급히 구급용 포션을 사용하였지만, 깔끔하게 절단된 것이 아니라 주먹의 힘으로 뜯겨져 나간 상처인지라 쉽게 지혈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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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발 ㅡㅡ
씨발. 씨발! 씨바아아아아아아아아알!!
떡씬 쓰고 싶어어어어!!
ㅅㅅ씬 쓰고 싶다고! 으암ㄴ아ㅓ힣ㅇ니ㅣㅎㄴ아ㅗ럴허ㅗㅁㄴㅁ아ㅣㅎ히ㅓㅁ니앙ㅎㅁㄴ
빨리 스토리 끝내고 ㅅㅅ씬 써야해...
안그러면 내가 버티질 못한다...! 떡씬...떡씨이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