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미트 브레이커-880화 (880/923)

0880 / 0923 ----------------------------------------------

12장

콰앙!

“크헉!”

그랜드 아크는 여제와 정면 대결을 펼쳤지만,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힘을 꺼내든 여제에 의해 안면이 구겨지면서 나동그라졌다.

그렇게 그랜드 아크를 제압한 여제는, 팔이 뜯겨져 나간 진우를 힐끗 쳐다보더니 명백하게 실망과 허탈감으로 가득 찬 한 숨을 내쉬었다.

바보라도 알 수 있는, 노골적이면서도 짙은 감정이 전해지자, 진우는 어금니를 깨물며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반박하였다.

두 사람만의 언어가 오갔지만, 여제는 목을 좌우로 무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 나는 매우 기분이 좋으면서도 기분이 나쁘다. 드디어 오랜 세월동안 호적수라 할 수 있는 이를 발견하였는데, 너희들 같은 버러지들 때문에 그 싸움을 즐길 수 없어졌거든.”

평소의 고어체를 집어치운 여제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였다.

그만큼 남궁 신과의 대결에서 큰 기대감을 가졌기 떄문이리라.

“내가 할 말은 단 하나. 꺼져라. 너 같은 자를 상대하며 강자와의 싸움을 느낀 지금의 감각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

그랜드 아크는 여제의 모욕적인 언사에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본능적으로 여기서 대들었다간 죽는다는 것을 직감하였기에 함부로 나서지 않았다.

‘젠장! 빌어먹을!’

더러운 배신까지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물러나야 하는 것인가?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되는데, 어째서인지 진우를 보호하려는 여제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서자니 지금까지 해온 것이 너무나 아까웠다.

후웅-!

그 때, 진우와 그랜드 아크가 나왔던 문에서 새하얀 뭔가가 잔상을 그리며 쏘아져 나왔다.

“여제!”

여제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하얀색의 뭔가, 이벨을 발견하였다.

이벨은 여제가 자신을 발견하자 증오스런 목소리로 여제를 향해 달려들었고, 2개의 날개를 말아쥐며 힘있게 내리찍고, 한 손으로 트리슈라를 잡아 배와 하반신을 찔러댔다.

쾅쾅쾅!

여제는 한 손으로 날개들의 공격을 여유있게 받아 쳐내고, 다른 한 손으로 트리슈라를 막으면서 표정이 슬슬 굳어져갔다.

남궁 신과 싸워온 그 감동적인 감각이 잡놈들 때문에 흐려지는 것을 느낀 것이다.

쨍그랑!

혹시나 싶어 이벨의 공격을 받아준 여제는 더 이상 봐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여 공격하려던 순간, 그녀의 어깨에 강화 유리가 깨지면서 액체가 터져나왔다.

“됐다!”

그 모습에 이벨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드디어 복수의 날이 왔기 때문이다!

갈팡질팡하던 그랜드 아크도 자세를 취하며 바로 뛰어나갈 준비를 하였다.

여기서 여제를 확실하게 죽이고, 아직 힘을 회복하지 못한 진우를 죽이면 원래 계획대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리샤는 진우의 죽음에 절망하여 핵무기를 사용하겠지.’

이벨을 비롯한 펜타곤과 연합군은 아예 삼태극을 몰살시키려 하겠지만, 그랜드 아크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질질 끌거나 방해하면서 페리샤가 핵무기를 사용하게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은 세계 정복을 하기엔 불가능하다.

시민 의식, 문화, 그리고 여러 현대 무기들의 발전은 누군가가 세계를 지배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돈을 잡아 돈줄의 흐름을 관리하여 세계를 지배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은 그의 성격상 불가능하며, 애초에 진정한 세계 정복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큰 변화가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페리샤가 절망하며 핵무기를 사용하면서 세계를 향해 충격을 가해야 한다.

국가라는 벽이 뭉개지거나 망가질 정도의 충격을.

물론, 자신의 마음대로 행성 단위의 문명을 파괴할 수 있는 외계인도 내버려두면 안 된다.

그러한 이유로,

“죽어라아아!!”

여제와 진우는 반드시 여기서 죽어야만 한다!

이벨과 암묵적인 공동전선을 펼친 그랜드 아크는 여제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다소의 시간이 흘렀으니 충분히 힘이 약해졌을 것이다.

두 사람은 일격에 여제를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필살의 마음가짐으로 공격을 하였다.

“하아앗!”

파치지지직!!

이벨은 트리슈라의 힘을 빌어 여제의 몸을 향해 전기를 쏟아부었고, 악마를 벌한 번개와도 같은 충격이 여제의 몸을 강타하였다.

그 여파로 여제의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그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빠르게 파고들어 확실하게 죽이고자 달려들었다.

하지만, 번개에 당해 상처가 생겨난 여제는, 아무렇지 않게 가장 먼저 자신의 심장을 찌를려는 트리슈라를 옆으로 낚아채 잡아당기고, 딸려나오는 이벨의 안면을 무릎으로 걷어찼다.

뒤이어 자신의 머리통을 박살내기 위해 팔을 뻗은 그랜드 아크의 팔꿈치 관절을 향해 주먹을 올려쳤다.

콰앙! 우직!

“꺄학!”

“크오오!”

두 사람은 고통에 몸부림쳤고, 뒤이어 날아온 여제의 추격타에 얻어맞고 나동그라졌다.

“끄…끄윽…….”

그랜드 아크는 턱 쪽이 걷어차였는데, 뇌가 흔들리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신음성과 함께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어…어째서……!”

분명 진우에게 제대로 통하였다.

그런데 대체 왜 여제는 이렇게 멀쩡하단 말인가?

이벨은 고통과 함께 코피를 흘리면서도 의문을 감추지 못하였고, 여제는 그런 그녀에게 설명하듯이 입을 열었다.

“흐음, 이 느낌은 보레크 행성의 원주민이 사용하던 독과 비슷한 감촉이군.”

“뭐…뭣……?”

“왜 그렇게들 놀라나? 설마 그 넓디 넓은 우주에서 능력의 힘을 약화시키는 독을 가진 것이 너희들뿐이라 생각한 것인가?”

“!!”

여제의 폭탄 발언에 이벨은 자신도 모르게 경악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이따금씩 기억이 희미해질 때면 꼭 이런 종류의 독을 가지고 나오는 놈들이 있지. 그리고 이런 독을 막는 것은 생각보다 쉬워. 단지 몸의 땀구멍을 모두 막으면 되니까.”

“막…는다고……?!”

이미 이런 독을 수 차례나 겪어보았다는 것과, 그 독을 막아내는 방법이 손쉽다며 말한 방법에서 여러 번 놀란 이벨은 경악하듯 외쳤다.

“여제……! 너는 설마 신체 변형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거냐!?”

“당연하지. 나는 이 능력을 통해 몸의 세포 구성을 바꿔가며 온갖 종류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고, 이러한 능력 덕분에 생명체가 살기 힘든 행성에서 사는 강자들과도 싸울 수 있었다.”

“……!”

우주 최강의 신체 강화 능력, 왠만한 상처쯤은 단숨에 회복시키는 회복력, 거기다 몸의 세포 구조를 바꿔 온갖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까지?

“그러고 보니 행성 포식자라 불리우던 놈들과 싸웠을 때가 생각나는군. 하도 숫자가 많고 온갖 종류의 독성 물질을 사용하고, 시체에 산성 물질까지 넣어서 내장이 강산과 독을 버틸 수 있게끔 세포의 구조를 여러 번 바꿔야만 했었지. 나름 꽤 재밌었지만 그것도 후반이 되니까 슬슬 질렸었지.”

이벨은 아무리 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여제의 모습에 절망감을 느꼈다.

“으웁……!”

그 절망감 때문일까, 여제가 복부쪽을 후려친 추가타에 의해 속이 울렁거리던 이벨은 결국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속에 든 것을 게워내고 말았다.

새빨간 피를 토해낸 이벨.

쿠웅-!

그 때, 여제의 뒤로 천장에 박혀있던 매그너스가 추락하였다.

여제가 만든 충격 떄문에, 그 여파로 빠져나온 것이다.

물론, 여제는 처음부터 그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기에 딱히 놀라진 않았지만.

그리고, 그 타이밍에 남궁 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약속은 지켰다.”

“…….”

1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음을 직감한 남궁 신은, 진우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하였다.

일단 진우의 팔부터 지혈하고, 혹여나 모를 내상을 확인, 그 후에 보호 마법을 펼쳐 혹여나 모를 불의의 습격까지 방지한 그는, 여제를 향해 짧게 고개를 숙였다.

“이 은혜는 다음에 갚아주지.”

“나는 지금 해도 상관없다만?”

“여기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여긴 적진 한복판이지. 그리고 내가 모시는 주군의 신상에 이상이 생긴 이상, 네가 원하는 치열한 싸움은 하지 못할 거다.”

“흐음. 그렇다면 네가 지키려는 자들을 모두 죽이면 너도 죽기살기로 싸운다는 소리로군?”

여제의 살기 어린 웃음에 격납고 안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신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필사적으로 도망쳐야지.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라도.”

우주 최강이라 불리우던 자신과 상대할 정도면서, 여기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도망치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남궁 신의 모습에, 여제는 오히려 마음에 든다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대는 꽤 재미난 인간이로구나.”

다시 여유와 위엄이 묻어 나오는 고어체를 사용하기 시작한 여제는, 신을 향해 다가갔지만, 신은 그녀의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가만히 있었다.

“배짱, 마음가짐, 능력,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들어.”

그렇게 말한 여제는 신의 몸을 지나치며 자신이 왔던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이러한 호의를 보이는 것은 이번 한번뿐이다. 다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다 해도, 그 때는 죽든말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

“이 호의, 아주 제대로 갚아주지.”

남궁 신 대신에 대답한 것은 진우였다.

진우는 잘려져 나간 팔의 고통을 참으며 몸을 일으켰고, 여제의 눈은 실망감으로 다시 가득찼다.

“그딴 눈으로 꼬라보지 마라. 이번 건 내 실책이 분명하니까. 다음에 볼때는 오늘의 호의를 기억해서 목숨만 살려주겠다.”

“하지만 여기있는 이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더군.”

철컹!

휘이이이이---

여제는 그렇게 대꾸하면서 모습을 지하드 밖으로 향하고자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 격납고의 문이 열리면서 바람 소리가 울려퍼졌다.

“꽤 눈치 좋은 부하가 있나보군.”

여제는 피식 웃어 보이며 격납고 밖으로 뛰었고, 검은 날개를 가진 여제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자신의 기함으로 향하였다.

까득!!

그랜드 아크와 이벨과 다른 것이 없다는 여제의 평가에 이빨을 깨문 진우는 모욕감에 분노하며, 주먹을 부르르 떨어댔다.

“야. 니들 꺼져.”

“엇……?”

어쨌든간에 여제가 사라지자, 진우는 피를 토한 이벨을 향해 꺼지라 말하였다.

당연히 다음엔 자신들을 향해 칼날이 향할 것이라 예상하여 대비하고 있던 이벨은 자신들을 잡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스스로 놓친 진우의 모습에 당황하였다.

그랜드 아크는 의식을 잃었고, 이벨은 부상을 당했다.

다소 힘을 소모하긴 하였지만 아직 멀쩡한 남궁 신이 공격한다면 손쉽게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손을 빌려서 한 복수는 진짜 복수가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여야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수다.

“마음 같아선 여기서 다 족치고 싶지만…그건 남의 손이 아니라 내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즉, 진우는 힘을 회복하고 나서 자신이 직접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놔주겠다는 뜻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그랜드 아크에게도 이 말을 전해. 이유는 네 놈을 쓰러뜨리고 묻겠다고.”

“…….”

솔직히 말하자면 이벨도 그랜드 아크가 왜 배신을 하였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나중에 그리핀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한 이벨은 기절한 그랜드 아크를 이끌고 격납고 밖으로 향하였고, 그렇게 모든 외부 인원이 사라졌다.

“끄으윽……!!”

“형님!”

그와 동시에 팔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워 하는 진우의 모습에 남궁 신이 화들짝 놀라며 다가왔지만, 진우는 손으로 그의 행동을 가로막았다.

“신. 밖에 남아있는 애들 모두 다 회수해. 그리고 후지미네를 죽인 새끼는…지금 처리해두고.”

마음 같아선 자신이 직접 찢어 발기고 싶지만, 몸을 연기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잭은 쉽게 처리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의 강력한 적과 복수를 동시에 갚고자 신에게 명령을 내렸다.

“가.”

“예!”

진우의 명령에 힘있게 대답한 남궁 신은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며 사라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리용 드론들이 격납고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주인님…….-

진우를 향해 다가온 수리용 드론에게서 페리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모든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페리샤는 진우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어느정도 이해하였기에,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힘이 많이 빠져 있었다.

“페리샤.”

-예, 주인님…….-

“…아니, 아니다. 일단 다들 치료를 부탁해.”

-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이미 치료용 캡슐을 준비해둔 페리샤는, 부상을 당한 이들을 모두 수리용 드론으로 조심스럽게 부축하며 응급실로 향하였고, 진우는 드론의 부축을 거부하며 혼자 움직이려 하였다.

“진우씨.”

그런 진우의 곁으로 정신을 차린 이실리아가 다가왔다.

여제가 갑자기 지하드로 찾아와서 황급히 막으려다 기절한 이실리아는 다행히도 큰 충격을 입지 않았는데, 여제가 남궁 신에게 호의를 가져 가볍게 기절하게 손에 사정을 뒀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이실리아는 진우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쪽으로 끌어안았고, 진우는 깊은곳에서 우러나오는 패배감에 사무치는 마음이 이실리아의 애정으로 조금씩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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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을 공격해오는 연합군은 굳이 죽이려 들기 보다는 제압하기 위해서 힘을 사용했다.

그도 그럴것이, 배신이라는 형태를 띄긴 하였지만 아크로스는 연합군과 함께 삼태극을 잡기 위해 한 편이 되었으니 말이다.

거기다 아크로스의 조직원들이 스스로 항복을 하였기에, 항복한 인질을 마음대로 죽일 수 없으니 일단 제압만 해두었다.

‘뭔가 일이 이상하게 됐다.’

스스로 포로를 자청하여 항복한 잭은, 여제가 지하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고선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그런 그의 위기감이 정답이라는 듯이 여제가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자신의 기함으로 향하고, 그 뒤로 하얀 날개를 가진 이벨이 거대한 덩치를 부축하며 날아오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실패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여제의 난입으로 실패했음을 직감한 잭은, 자신의 힘으로 삼태극의 힘을 어느정도 줄였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결정했…….

촤악!!

“!?”

순간, 머리 위에서 차가운 액체의 감촉을 느낀 잭은 당황하며 주변을 돌아보려 하였으나, 물이 자신의 주변을 가득 매우며 동그란 형태로 유지하기 시작하였다.

꼬르륵--!

잭은 자신의 몸을 가둔 액체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신음성을 흘렸지만, 입에서 공기 방울이 생성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이건 뭐야!?”

다른 이들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였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염수력의 힘을 가진 이들이 물을 조종하여 잭을 빼내려 하였으나, 물은 그들의 힘을 거부하며 원형의 형태를 유지하였다.

꾸드득!

그 때, 물 안에 갇힌 잭은 팔다리가 비틀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우직!

꼬르르륵! 꾸륵!

팔과 다리가 향해선 안 되는 방향으로 꺽여지자, 잭은 미친듯이 비명을 내질렀지만 물속에 갇혀있는 그는 공기 방울만을 격렬하게 생성할 뿐이였다.

“이거 뭐야!? 염동력이 통하지 않아!”

염동력을 가진 이들이 포기하자, 신체 강화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잭을 물에서 벗어나게 하려 하였지만,

탱! 태앵!

물의 표면이 외부의 모든 것을 거부하였다.

마치 철판을 때리는 듯한 충격을 받은 신체 강화자들은 유물 무기까지 사용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의 표면을 뚫는 것이 불가능했다.

우직! 우지직!

그런 와중에도 물의 기류가 바뀌며 잭의 몸이 여기저기 으스러지거나 꺽여졌고, 결국 피를 토했는지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크오오오!!”

그 때, 죽은 줄 알았던 아수라가 갑자기 괴성을 내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쿵쾅쿵쾅!

아수라는 다른 이들을 무시하며 물에 갇혀있는 잭을 향해 달려들었고, 잭의 명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푸확!!

물의 표면은 아수라의 주먹을 받아들였고, 잭의 가슴은 우왁스런 주먹에 의해 꿰뚫렸다.

잭은 고통스러워하다 이내 몸이 추욱 늘어졌고, 그를 가둔 물은 형태를 잃으며 바닥을 적셔나갔다.

“크후! 크후! 크후!”

잭을 죽인 아수라는 살기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노려보았고, 2차전이 시작되는가 싶었던 순간에 투명화 마법을 사용한 남궁 신이 아수라의 근처로 다가왔다.

‘도윤 녀석, 재생 마법진을 펼쳐 둔건가.’

도윤은 11등급 신체 강화자와 싸우는데 단순히 힘만 필요한 게 아니라, 부상을 회복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여겨 몸 속에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마법진을 새겼다.

그 재생 마법진 덕분에 으스러진 팔, 유물 무기에 의한 상처, 녹아내린 안구와 뇌까지 모두 복원되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였겠지만, 이미 죽은 시체였기에 가능한 재생 능력이였다.

“멈춰라!”

주변의 이능력자들이 우르르 몰리며 잭을 살해한 아수라를 체압하려 하였지만, 투명화 한 신은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며 간단히 추적에서 벗어났다.

신은 밖에 남아있는 이들을 모두 챙기면서 지하드로 돌아갔고, 이능력자들은 독특한 패턴의 텔레포트로 인해 함부로 추적하지 못하였다.

여제와 칼리 제국을 상대하기 위해 모인 연합군은 엉망진창인 상황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어제 글을 올리고 엄청난 설정 오류를 지적당하고 나서 깨닫았다.

나 지금 제정신이 아냐.

슬럼프에 걸렸거나, 치매에 걸렸거나, 둘 중 하나이거나 둘일 가능성도 있어.

슬럼프는 완벽하게 확신이고, 치매는 가능성이 좀 높다. 내가 만든 설정을 까먹는 거 보면.

정신 차릴려고 노력은 하는데 자꾸 뭔가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이야.

원래 예상했던 박진감과 위기감도 느껴지지 않고, 독자들이 말하는 비평을 모두 이해하고 글로 소화하려고 해도 고쳐지지가 않아.

이상한 곳에서 머리가 핑핑 돌면서 진도가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평소 같았으면 하지 않았을 오류도 마구 만들어내.

그렇다고 다시 고치자니 어디서 고쳐야 할지 막막해.

하아...갑자기 왜 이러는거지...

일단 좀 더 써볼께.

써보고 ‘아, 이건 진짜 아니다’ 라는 싶으면 한동안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아.

PS : ㅋㅋㅋㅋㅋ 또 표지 신고 걸렸다...안그래도 우울한데 웃음을 주시는구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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