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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키야아악!”
“카아악!”
우르르르르---
온 몸이 흙빛이 되고, 이성이란 것이 없어 보이는 한 무리의 인간들이 총을 가진 이들을 향해 몰려들었다.
타타타타타탕!
총을 가진 이들은 달려오는 이들을 향해 아무런 경고 없이 무차별 사격을 가하였고, 흙빛의 인간들은 몸에 구멍이 뚫리면서 픽픽 쓰러졌다.
“자신의 자리를 지켜! 계속 쏴!”
누군가의 명령에 복장이 제각각인 그들은 철조망으로 막은 방벽 너머로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이들을 처리하였다.
그렇게 수십의 인간들을 순식간에 죽였지만, 총을 든 이들은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 표정으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았다.
“좀비들이 총소리를 듣고 몰려올거다! 전투원들은 빨리 지하수로로 이동해!”
거친 연보라색 머리의 여성은 좀비들을 처치한 이들을 향해 이동 명령을 내렸고, 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구멍 안으로 차례차례 내려가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
그 때, 멀리서 괴성이 울려퍼졌다.
그것도 엄청난 숫자의.
“빨리 움직여!”
연보라색 머리의 여성은 1분 1초가 아까운데 생각보다 내려가는 속도가 더디기에 신경질적으로 외치자 괴성을 들은 사람들도 더더욱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던 중, 뭔가를 설치하던 이들이 보고를 하였다.
“설치 완료!”
“시간은 20…아니, 10분 후로.”
“예!”
버튼 여러 개가 달려있는 시한 폭탄의 숫자를 조정하여 10분으로 마친 것을 확인하자, 마지막으로 대형 스피커의 볼륨을 최대치로 올렸다.
쿵쾅쿵쾅쿵쾅쿵쾅
비트가 높은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가까이서 듣는 사람들에겐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소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들은 지하수로로 내려가는 사다리를 타고 후다닥 내려갔고, 마지막으로 연보라색 머리의 여성은 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좀비들의 물결을 확인하고선 밑으로 마지막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이제 10분 후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인근의 좀비 무리를 폭사시키리라.
‘죄송합니다…….’
자신들이 살기 위해 삼태극에 의해 좀비가 된 시민들을 죽여야만 한 베스는 그들을 향해 마음속으로 사과하고선 코를 찌르는 역한 하수구 냄새를 뒤로하며 퇴각 위치로 이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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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우웅--
여러 차량에 철판을 덧씌고 날카로운 가시, 철조망을 여기저기 박아두면서 외부의 침입을 막고 있는 차량들이 큰 벽이 세워진 요새 안으로 줄지어 이동하였다.
길에는 날카롭게 가공한 금속을 박아 넣은 드럼통들이 불규칙적으로 놓여져 있었고, 벽과 약간 떨어진 곳에는 사다리를 타지 않으면 올라오는 것이 불가능한 깊은 구멍이 파여 있어, 좀비들의 이동과 공격을 막고자 설계된 요새였다.
벽 안에는 무수히 많은 텐트들과 텐트 사이에 연결된 밧줄과, 그 밧줄에 빨래를 걸려져 있는 난민촌 분위기의 모습이 펼쳐졌다.
많은 사람들은 여러 물자를 가져온 차량 행렬을 바라보았고, 성공적으로 물자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희미한 미소가 그려졌다.
이제 한 며칠은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배식을 받게 될 테니까.
“후우…….”
선두 차량이 창고 근처에서 멈추자, 선두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연보라색 머리의 여성, 베스가 밖으로 나오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물자들을 분류하면서 창고 안에다 넣도록.”
“예!”
그녀의 명령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져온 물자들을 분류하면서 차곡차곡 쌓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펜타곤의 요원들만 허락된 낡은 건물 안으로 향하였다.
원래는 펜타곤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만든 은신처이기에 겉으로 보자면 많이 낡았지만, 안쪽은 최신설비까진 아니어도 나름의 설비를 갖춘 시설이 존재하기에, 그 곳을 본부로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왜 굳이 이런 장소를 본부로 사용하고 있냐면, 좀비 무리를 이용한 삼태극의 계속된 공세로 인해 계속 쫓기고 쫓기다가 가까스로 이곳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삼태극은 악랄하게도 펜타곤과 미국의 전력이 뭉쳐서 싸우려고 하면 어김없이 좀비 바이러스를 퍼트렸고, 전투가 고착화되면 무인 병기들을 보내서 화력 지원을 하며 위아래로 공격하였다.
거기다 미군이 대포나 미사일을 쏘면, 그 위치를 캐치하여 곧장 공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미국 전역을 종횡무진하며 방어벽을 무너뜨렸다.
처음엔 드넓은 미국 전역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못하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삼태극이 피해를 가중시키다 보니 결국 몇몇 개의 주가 무너졌고, 삼태극은 미국의 주를 무너뜨리면 좀비들을 다른 주로 유도하여 공격하도록 만들었다.
펜타곤도 그런 삼태극의 공격에 밀릴대로 밀려서 겨우 방벽을 세우고 함정을 파면서 정착지를 만들 수 있었다.
정착지를 만든 이후론 여기저기서 사용할 수 있는 차량들을 이끌고 몇몇 도시와 마을에서 여러 가지 물건들과 식량, 식수를 노획하면서 살아와야만 했다.
이번엔 일부러 정예 전투원들과 함께 방벽을 세우고, 좀비들을 최대한 끌어들여 폭탄으로 최대한 몰살시킨 후, 나머지 인원들이 좀비들의 시선이 집중된 사이에 차량을 가득 채울만한 물자를 챙기는데 성공하였다.
거기다 멀리서 좀비 무리의 이동을 경계하던 경계조에서 생각보다 많은 좀비들과 특수형 좀비인 D타입 좀비들도 다수 사망한 것을 확인하면서, 아직 챙기지 못한 물자를 얻고자 다시 한번 찾아갈 계획을 세웠다.
“…….”
안전한 근거지, 풍부해진 물자와 외부의 좀비가 유입되지만 않으면 다시 찾아가서 많은 물자를 얻을 수 있는 도시를 확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베스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방벽 한 쪽에 위치한 밭에 눈이 갔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허름한 옷을 한 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채찍과 총 같은 무기로 무장한 이들이 살기어린 눈빛으로 부라리며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들은 모두 죄인들로, 사람을 죽이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문제를 일으키거나 한 이들에게 며칠동안 강제로 밭을 일구게 만들었다.
처음엔 죄를 범하였지만 일손이 없는데 막 죽일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죄를 갚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라고 생각하면서 다들 괜찮다고 옹호하였다.
하지만, 이 생존자 집단의 리더가 된 그리핀은 다른 생존자 집단에게 합류를 할 것을 요구하였고, 그 요구를 거절하면 억지로 공격하여 포로로 잡아와 일을 시키게 하였다.
시작은 약탈자 집단이어서 베스도 딱히 큰 반발감을 가지지 않았지만,
“응?”
그녀의 눈에 밭일을 하고 있는 어린 소녀와 순해 보이는 중년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닮은 부분이 많은걸 보니 모녀관계 인듯싶다.
‘처음 보는데?’
나름 기억력이 뛰어난 베스는 흉악한 얼굴의 남자 무리에 섞여있는 모녀를 봤다면 진작에 기억에 남았을 것이지만, 그녀의 기억엔 저 모녀는 도통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잘 보니 못 보던 얼굴들도 한 아름이다.
“잠시만요.”
“네?”
베스는 지나가던 경비를 불러서 밭일을 하고 있는 모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모녀는 뭐죠? 본 기억이 없는 얼굴들인데?”
“어…그게…….”
그런데 경비는 우물쭈물하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였다.
“빨리 말하세요. 아니면 제게 당신 프라이버시까지 몽땅 읽히고 싶나요?”
사이코 메트리 능력을 가진 베스가 위협적으로 손을 움직이려 하자, 생각을 읽히는 것을 두려워한 경비는 결국 말문을 열 수 밖에 없었다.
“그게…베스님이 며칠 동안 물자 확보를 하고 계실 때…그리핀님께서 몇몇 타격대로 인근의 생존자 집단을 모두 잡아왔습니다.”
“…뭐?”
그녀는 자신이 제대로 들은건가 싶어 당황하면서 되물었고, 다시 제정신이 되었을땐 자신도 모르게 경비의 팔을 붙잡아 그의 기억을 읽고 있었다.
“이건……!”
경비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리핀의 명령으로 합류를 거부한 인근의 생존자 집단을 힘으로 제압하여 끌고 온 것을 경비가 듣고 목격을 한 것이다.
‘이건 아냐. 이건 아니라고.’
범죄자와 약탈자 그룹까진 이해할 순 있다. 그런데 아무런 죄도 없고, 단지 합류를 거부한 이들을 저런식으로 끌고와서 죄인들처럼 일을 시키다니?
베스는 경비의 팔을 놓으며 그리핀이 있는 곳을 향해 거의 달려가듯이…아니, 그냥 달려가기 시작했다.
“잠…….”
그리핀이 있는 방 앞에는 2명의 경호원들이 있었지만, 베스는 그들을 무시하며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핀!”
생존자들이 있는 장소와 물자가 있을법한 장소를 체크하고 있던 그리핀은 씩씩거리는 베스의 모습에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차분한 눈으로 마주하였고, 오히려 경호원들을 향해 괜찮다며 말하였다.
“신경 쓰지들 말고 계속 지키고 있게.”
경호원들이 문을 닫자, 그리핀은 의자에 앉으며 먼저 선수를 쳤다.
“너라면 알아챘을거라 예상했지.”
“이게 무슨 짓이야! 다른 생존자 그룹을 공격해서 노예처럼 사용하다니!”
“그게 뭐 어때서?”
“!?”
‘하는 수 없었다’ 혹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등등의 변명이 나올거라 예상했었던 베스는 오히려 당당하게 되묻는 그리핀의 모습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어차피 우리의 힘 없이는 주변의 좀비들에게 잡아먹힐 운명에 불과한 하루살이들에게 ‘문명인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줬을 뿐이네만? 당연히 그냥 오자마자 그 혜택을 누리면 좀 그러니 가장 시급한 자급자족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밭을 늘리는데 사용했지. 뭐 무슨 문제라도 있나?”
“…….”
할말을 잃었다.
너무나 당당하게 주변 생존자 그룹을 공격하여 약탈했다는 사실을 말하는 그의 모습에 할말을 잃어버렸다.
“변했어…….”
베스는 화낼 기운도 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삼태극을 배신한 이후부터 당신은 이상해졌어. 왜 이렇게 독선적이 된 거야? 왜…대체 어째서…이런 괴물이 되어버린 거냐고…….”
그녀는 그리핀을 ‘괴물’ 이라 칭하면서 힘없이 중얼거렸고, 그리핀은 그런 그녀의 추궁에 발끈하였다.
“독선적? 괴물? 나는 이 생존자 그룹을 키워나갔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운용해왔다고! 내가 이들을 보호했고 살아남을 길을 알려줬단 말이다! 그런데 너 따위가 그런 나를 모욕해!?”
“!!”
감정적으로 대꾸하는 그리핀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한 베스는 말문이 막혔으나, 그의 매도는 계속되었다.
“애초에 너희들 같은 무능력한 머저리들을 진작에 갈아치워야 했어! 리먼! 스캇! 이벨! 그 멍청한 새끼들을 진작에 쳐내거나 내 수족으로 넣어야 했다고! 펜타곤을 내가 지배할 수 있었으면 삼태극과 칼리 제국은 내 머리로 진작에 물리칠 수 있었단 말이다!”
까득!
베스는 그리핀의 도를 넘어선 매도에 격정을 토해냈다.
“어떻게…어떻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삼태극과 싸우다 명예롭게 죽은 이들을 어떻게 그런식으로 모욕할 수 있냐고!!”
“닥쳐닥쳐닥쳐! 닥치라고 이 멍청한 년아! 애초에 너희들이, 아니 미국 전체가 내 말대로 따랐으면 삼태극 따윈 진작에 무너뜨릴 수 있었어!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다 무식한 너희들 같은 새끼들이 권력을 잡고 있어서야!!”
삼태극에 의해 계속해서 패배와 굴욕감을 받게 된 그리핀.
머리가 뛰어난 자신이 삼태극에 일방적으로 당하거나 도움을 받아야 간신히 살아남는 굴욕감을 맛보게 되었다.
왜지?
왜 내가 이런 굴욕을 맛봐야 하는 거지?
나는 머리가 좋은데 왜 모든 것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지?
그렇게 고민하고 고뇌한 결과, 그는 자기합리적인 결과를 내놓게 되었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
내가 실패한 이유는 무능력한 놈들이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아서이다.
내가 권력을 잡고 내 머리를 주도로 계획을 짰다면 삼태극에게, 페리샤에게 머리 싸움에서 패배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너희들 같은 무식한 새끼들은 닥치고 내 명령이나 들으란 말이다!!”
“…….”
그리핀의 일갈에 베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다 못해 삭막하게 변하였다.
“그리핀.”
베스는 차갑다 못해 한기까지 드는 목소리로 그리핀을 향해 마주보았다.
“지금까지 선민사상이란 게 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는데 당신을 보니까 그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네요.”
갑자기 존댓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베스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당신 말대로 저는 머리가 그다지 좋진 않지만 이거 하나는 알겠어요.”
거기서 그녀의 얼굴이 살기로 일그러졌다.
“당신은 이제 구제불능의 개새끼가 되었다는 것.”
베스는 그리핀을 죽이기 위해 그의 미간을 향해 날카롭게 가공한 염동력을 던졌다.
죽음으로서 그의 광기를 잠재우기 위함이다.
“윽!?”
순간, 베스는 몸에서 느껴지는 탈력감에 몸이 휘청거렸다.
이능력이 사라진 것이다.
“말했을텐데. 나는 너희들 같은 머저리가 아니라고. 이미 이 방 안에 EIEW 기기를 장치해뒀다.”
그리고선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든 그리핀은 베스를 향해 겨누었다.
“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를 이겨내, 오로지 나의, 나만을 위한 국가를 만들 것이다. 다시는 너 같은 멍청한 년놈들이 설치지 못하는 그런 국가를.”
“이…개같은 새끼……!!”
“한때나마 동료였으니 고통없이 처리해주지. 너는 살려줘봤자 내 발목이나 잡을게 분명하거든. 차라리 어중간하게 멍청하지 않았더라면 살려는 줬을텐데.”
끼릭-
그리핀은 베스의 머리를 겨누면서 방아쇠에 손가락을 당겼…….
콰앙! 쿵! 쿠르르르!
“!!”
“!?”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와아아악!
꺄아악!
밖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오자, 그리핀은 신경질적으로 벌떡 일어서서 밖을 향해 외쳤다.
“무슨 일이냐!”
“습격입니다!”
그리핀의 외침 떄문인지, 아니면 그의 외침과 동시에 보고를 하러 온 건지, 문을 벌컥 연 한 남자가 자신들이 습격당하고 있음을 알렸다.
“어디서 온 공격인데 폭발음이 들려!”
“하…하늘……! 삼태극의 함선이 포격을 가했습니다!!”
“!!”
“!!”
삼태극이 습격하였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그리핀과 베스는 서로 싸워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밖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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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쓰레기야...
자위하고 자면 다음날에 체력 딸려 힘들 것 같아서 자위를 참아봤는데 성욕이 자꾸 머리를 방해해서 집중하는 것을 막고 있어...ㅠㅠ
결국 쓰다말다 쓰다말다를 반복하다 아침이 되서야 겨우 완성됐다;;
이해가 돼? 자위 안해서 성욕이 넘쳐나가지고 글을 못 쓴다고! 농담같지? 근데 나한텐 존나 심각한 문제다.
난 진짜 언젠가 좆을 좆대로 놀리다가 제대로 폭망할 것 같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