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이 된 라이더는 안절부절. 험악하게 인상을 구긴 사장은 곰돌이에 대한 복수심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난장판 사이에서 직원 영호는 한숨을 삼켰다.
“곰돌이. 내 곰돌이.”
“자, 잠시만요. 가져올게요!”
가게 밖으로 나간 라이더는 오토바이 뒤에 달린 배달 가방을 열어 쿠키를 들고 돌아왔다. 한 마리는 먹다 말았는지 상체가 사라졌고 두 마리는 사지가 온전히 붙어 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저는 처음이에요.”
“저는 처음이에요?”
“다, 다들 그래도 된다길래…….”
“그래도 돼?”
도웅이 뒷말을 따라 하자 라이더는 안절부절못하다가 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목소리가 잔뜩 긴장된 채 벌벌 떨리는 걸 보아 더 추궁하거나 몰아붙이면 울 거 같아 라이더의 어깨를 다독였다.
“죄송해요?”
물론 울든 말든 내 알 바는 아니고. 그동안 단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챙겨준 서비스를 어떻게 낼름 할 수 있단 말인가.
“사장님. 보는 눈도 많은데 안쪽에서 제가 차분히 얘기해 볼게요.”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여 라이더의 어깨를 움켜쥔 손을 영호가 억지로 떼어냈다. 사이판으로 일주일이나 휴가를 다녀왔으면서 사장에게 기념품 하나 사 오지 않은 영호가.
“그럼 그렇게 해!”
영호가 없어, 매우 매우 힘든 일주일을 보낸 도웅은 최대한 그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새벽부터 밤까지 불만 없이 출퇴근을 함께 해주는 직원은 흔하지 않다.
“네가 비록 기념품 하나 없이 출근했지만, 나는 언제나 널 존중해.”
“갑자기요?”
영호는 미심쩍은 눈길로 도웅을 관찰하다, 연신 사과를 하는 라이더를 창고로 데려갔다.
휴가에서 돌아온 듬직한 직원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테이블을 닦았다. 손이 심심해서 닦기 시작한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파르페 잔까지 닦게 되었다.
파르페 잔부터 찻잔 세트, 샴페인 잔, 에스프레소 잔까지 닦다 보니 어느덧 창고에서 라이더와 영호가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울기라도 했는지 라이더는 충혈된 눈으로 도웅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가게를 나갔다.
“갑자기 웬 설거지예요?”
마른 천을 가져와 물기를 닦는 영호를 쳐다봤다.
“뭐래? 왜 그랬대?”
“하……. 처음부터 끝까지 말씀드려요, 아니면 요약만 해드려요?”
“요약만.”
“라이더들끼리 모이는 사이트가 있나 본데 거기에 글이 하나 올라왔답니다. 캡쳐본 받아놨어요. 여기요.”
영호의 앞치마에 물기를 닦고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서초동 디저트ㅇㅜㅇ 꿀팁
작성자 : ㅇㅇ
x월 xx일 14:23
영수증에 찍힌 음식 말고 서비스로 뭐 들어있으면 걍 꿀꺽하셈ㅋㅋ
애초에 리뷰 이벤트 자체가 없는 매장이라서 네가 먹어도 아무도 모름.
걍 영수증이랑 비교해서 서비스같다 싶으면 먹으셈ㅋㅋㅋ개꿀맛임
추가로 모든 가게가 여기 같았으면 좋겠다 ㄹㅇ
별점 받겠다고 거지같은 이벤트하는 가게나
음식 하나라도 더 받겠다고 리뷰 이벤트용! 하고 신청하는 새끼나 다 짜증남ㅋㅋ
ㅇㅜㅇ 봐라. 이벤트 없어도 ㅈㄴ 맛있으니까
걍 탑 찍어버리자나; 여하간 우리는 돈 없으니까 야금야금 빼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