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마음에 안 들어요?”
스크롤을 내려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어희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며 물었다.
“아뇨. 마음에 듭니다. 저는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요.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보니까?”
“도웅 씨 정말 동안이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풍경을 두고 더 많이 찍을 걸 그랬습니다.”
아쉬워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서 계곡 사진에 시선을 둔 어희의 옆으로 슬며시 카메라를 밀었다.
“오늘도 기념사진 찍어야죠.”
“아. 맞네요. 카메라 잘 쓰겠습니다.”
설명서는 궁금하지 않았지만, 어희와 붙어있고 싶어서 도웅은 같이 읽는 척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희가 카메라를 들었다.
“도웅 씨. 가랜드 앞에 서보세요.”
“어, 네?”
다람쥐처럼 기민하게 일어선 어희는 거실 조명 스위치를 딸깍이더니 너무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고는 멀뚱멀뚱 앉아있는 도웅을 일으켜 세워 가랜드 앞으로 끌고 갔다.
“…나 혼자 찍어요?”
뻘쭘하게 서서 물어보자 어희는 찰칵, 사진을 한 번 찍고는 이미 꺼진 케이크 초에 다시 불을 붙이고 도웅의 손에 올려줬다.
“내 생일도 아닌데?”
찰칵, 찰칵. 작은 셔터음이 대답 대신 들렸다.
카메라를 놓지 않는 어희의 손을 한 손으로 잡아끈 도웅은 그에게 케이크를 내밀었다.
“같이 잡고 같이 찍어요. 내가 모델도 아니고 되게 민망하거든요.”
“아. 알겠습니다.”
그제야 활짝 웃으며 어희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사진을 찍고서 케익을 나눠 먹다가 어희가 머뭇거리며 생일이 언제인지 물었다.
“십일월 이십이 일이에요. 일일이이.”
기억하기 쉬운 생일을 어희는 핸드폰에 메모까지 해놓았다.
* * *
다음날 발주를 위해서 노트북을 연 도웅은 메일 알림이 떠 있는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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