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였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저 먼 곳에서 불어온 바람 한 줄기가 여자를 덮쳐 왔다. 돌연 정면으로 바람을 맞은 담요가 풍성하게 부풀어 올랐다. 동시에 여자의 머리를 가리고 있던 후드가 뒤로 젖혀지며, 짧은 은빛 머리칼이 눈부시게 흩날렸다.
아.
예후르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순간에 드러난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다급히 뒤를 돌아보는 여자의 얼굴이 눈에 똑똑히 박혔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보랏빛 눈과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달아나는 뒷모습이 매 순간 머릿속으로 쑤셔 넣어졌다.
뒷머리를 후려 맞은 듯 정신이 아찔해졌다.
네가 왜 거기 있어. 나는 왜 여기 있고. 너는 거기서 무엇을 하기에.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너는 왜 내게서 멀어지고 있으며, 나는 왜 여기서 꼼짝할 수 없는 것인지.
왜 나를 바라보는 너의 얼굴에 두려움만이 가득한 것인지.
한순간 그는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었다. 발아래가 갈라지며 영원한 암흑 속으로 추락하는 듯했다. 견고하게 쌓아 올렸던 이성의 탑도, 온몸 구석구석 뻗쳐 두었던 통제력도, 하다못해 뇌와 근육을 연결하는 신경조차 모조리 끊겨 버렸다.
그래서였다.
그는 손아귀에서 풀리는 힘을 뒤늦게 인지했다. 화살을 거두어들이려 했을 때, 이미 화살은 시위를 벗어난 뒤였으며 날아간 화살을 뒤쫓기에 그의 눈은 너무나도 느렸다.
그리해 그가 본 것은, 이미 무너진 몸 위로 조촐하게 내려앉는 담요 자락이었다.
그의 눈자위가 설핏 떨렸다. 땅바닥에 고꾸라져 미동 없는 몸과 감겨 떠질 줄 모르는 그녀의 눈. 그리고 가슴팍에 박힌 화살 한 대.
세상이 곤두박질쳤다.
시야가 시커멓게 가물대다가, 번쩍 번개가 치길 반복했다. 귓전에선 세상의 온갖 소음이 요동치고, 등줄기를 타고 스산한 소름이 기어올랐다. 머리 꼭대기까지 피가 치밀다가도 한순간에 심장이 발밑으로 꺼졌으며, 몸속 모든 장기가 죄이고 비틀리다 못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모든 감각이 마비될 것처럼 지축이 뒤흔들리던 순간, 별안간 아리도록 생생한 정적이 엄습했다.
그는 입술을 짧게 경련했다.
“…페기?”
이는 그가 저지른 최초의 실수였다.
***
볼파르트의 별궁은 한창 피어나는 봄꽃으로 물이 오르고 있었다. 으레 황제들이 과중한 업무에서 벗어나 정양을 오는 곳답게 성벽은 매끄러운 수색으로 반들반들 윤이 났다. 수십의 정원사들이 가꾸는 후원에선 벌써부터 분수가 높이 터지고 있었다.
알리오나는 접견실에 들어앉아 아름다운 후원의 풍경을 내다보았다.
황족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곳이라지만, 정작 병자인 그녀는 이곳에 와 본 적이 없었다. 과거 그녀는 북방의 에메랄드라 불리는 이곳을 방문하길 고대해 왔으나, 지난 두어 달의 가출로 비약적으로 넓어진 그녀의 세계에서 별궁은 더 이상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도미에 변경백과 결혼하겠다고.”
문득 들려오는 우아한 목소리에 알리오나는 고개를 돌렸다. 맞은편 소파에 앉아 시녀들의 시중을 받고 있는 빌헬미나는 마치 갓 결혼한 신부처럼 싱그러워 보였다. 빈말로도 스무 해 전에 자신을 낳아 주었다고는 믿기 힘든 외모였다.
“정확히는 결혼한 거죠.”
“네가 무슨 권리로?”
찻잔을 턱 아래 두고 향기로운 차향을 음미하던 빌헬미나가 잔웃음을 머금었다.
“넌 내 딸이야. 내가 허락하지 않은 결혼은 할 수 없다.”
“폐하와는 관계없는 일이에요.”
“계속 그렇게 고집을 부릴 거니?”
“고집이 아니라 사실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알리오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도리어 당당하게 마주쳐 오는 눈빛에 빌헬미나가 느리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열리려는 찰나, 단정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폐하. 성도에서 서신이 왔습니다.”
“때맞추어 왔네요.”
얼른 확인하지 않고 뭐 하냐는 듯 알리오나가 시종의 손에 들린 서신을 턱짓했다. 시선은 알리오나에게 둔 채로 빌헬미나가 가만히 손을 들자, 시종이 종종거리며 다가와 공손하게 서신을 건넸다. 빌헬미나는 붉은 실링을 뜯어 서신을 읽어 내렸다.
접견실에는 평화로운 적막이 흘렀다. 살짝 열린 창틈으론 새 지저귀는 소리가 새어 들고, 안으로 깊숙이 들이치는 정오의 볕은 가만가만 졸음이 올 만큼 따사로웠다.
알리오나는 느긋하게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교황 성하께서 직접 날인하신 혼인 증명서예요. 제가 불을 모시는 신도이고, 도미에 변경백과 폐하께서 신도이신 이상 이 결혼은 무를 수 없어요.”
천계율은 이혼을 엄금하고 있었다. 비록 하류층은 암암리에 이혼한다지만, 만인의 모범이 되어야 할 황족이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말씀드렸잖아요. 폐하와는 이미 관계없는 일이라고.”
알리오나가 생긋 웃었다. 빌헬미나는 변함없이 고아한 손길로 서신을 곱게 접었다.
“혼인 무효를 요구할 거다. 네 짝은 이미 정해져 있어.”
“누구요? 마르토프 백작? 아니면 레흐 후작? 전 그런 망나니들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제 선택은 도미에 변경백이에요.”
“난 네게 선택권을 준 적이 없다만.”
“그래서 제 선택의 결과를 들고 왔잖아요. 폐하께서 아무리 부정하려 하셔도 제 혼인을 무르실 순 없어요. 교황 성하께서 허락하지 않으실 테니.”
빌헬미나가 숨죽여 웃었다.
“꼭 성하를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저는 성하를 잘 모르지만, 성하께서 아주 아끼시는 분이 이 결혼을 지지하세요. 아무렴, 설마 제가 아무런 뒷배도 없이 이런 일을 벌였을까요?”
아뎃사의 차라.
교황의 사랑을 받는 막내 사도는 알리오나와 헤어지기 전 그녀의 부탁을 받고 성궁으로 급보를 날렸다. 정확히 어떤 말로 교황을 닦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교황의 인장이 찍힌 혼인 증명서가 늦지 않게 도착한 것을 보면 그로서도 제법 힘을 쓴 모양이었다.
“게다가 폐하야말로 성하와 척을 지셨잖아요.”
알리오나의 목소리가 유독 또렷하게 울렸다.
“카타리나 공작.”
“…….”
“아나클레토 추기경과 솔란지아 추기경이 그분의 화형에 동의한 뒤로 성하께서 탐보프에 크게 분노하셨다고 들었어요. 황궁 가장 외진 곳에 유폐되어 살던 저조차 들어 아는 소식이니, 그 노여움이 얼마나 크셨던 걸까요?”
빌헬미나는 말없이 찻잔의 손잡이만 만지작거렸다. 알리오나는 난생처음으로 어머니 앞에서 우월감을 느꼈다. 단언컨대 아주 상쾌한 기분이었으나,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다면 도미에 변경백을 죽이는 수밖에 없겠구나.”
알리오나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마치 내일의 일과를 읊듯 예사로운 투로 빌헬미나가 말을 이었다.
“이혼 후 재가는 불가능하지만 사별 후 재가는 가능하지. 가여운 알리오나. 짧은 생에 남편을 둘이나 두게 생겼구나.”
살짝 찌그러지며 휘어지는 빌헬미나의 눈매에 오연한 비웃음이 묻어났다.
알리오나는 무너지려는 표정을 간신히 지탱하며 탁자 아래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라고 믿지만, 아무리 강건한 기사여도 맹독 한 방울이면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빌헬미나는 이미 숱한 전적이 있었다.
그때, 조용히 다가온 시녀가 빌헬미나의 귀에 무어라 작게 속삭였다. 빌헬미나가 표정을 굳히며 소파에 늘어져 있던 몸을 퍼뜩 일으켰다. 곧 기사가 헐레벌떡 접견실로 들어왔다.
“폐하! 방금 전선에서 급보가 도착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으나, 동부의 반란군이 도미에 변경백의 수중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뭐?”
빌헬미나가 드물게 날카로운 어조로 반문했다. 기사가 황망히 고개를 조아렸다.
“곧바로 파발을 보내어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사가 물러나자, 빌헬미나는 아연한 눈으로 알리오나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알리오나도 달리 해 줄 말이 없었다. 그녀는 동부의 사정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상황이 그녀에게 호재라는 것은 명백했다.
“어쩌죠? 몰래 죽여 버리기도 힘들어지신 듯한데.”
알리오나는 입 안의 여린 살을 깨물며 가까스로 웃음을 참았다. 그녀에게 온갖 불행을 몰아준 하늘의 천사께서도 마지막 남은 양심은 있으셨나 보다. 그녀는 제 생에 행운이란 말을 자의로 입에 담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러나 빌헬미나는 한순간 내비쳤던 경악 이후로 새로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땅히 보여야 할 노여움이나 배반감, 혹은 역정의 편린조차 없었다. 그저 비스듬히 턱을 괴고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오래지 않아 빌헬미나가 다소 무료하게 입술을 뗐다.
“비밀 하나 알려 줄까?”
알리오나는 가만히 눈만 깜박였다. 손짓으로 시녀들을 물린 빌헬미나가 작게 하품을 흘리며 읊조렸다.
“선황께서 어찌 돌아가셨는지 아니?”
“…급사하셨다고 알아요.”
“그래. 뚜렷한 사인이 없었지. 왜 그랬을까?”
“젊으실 적에 북방의 온 전쟁터를 쏘다니셨으니 그 육신이 온전하셨을 리 없겠죠.”
“온전하셨다면?”
방만하게 턱을 괸 그대로 빌헬미나가 흘끗 눈만 들어 올렸다.
“내가 그랬다.”
알리오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빌헬미나는 섬세하게 말려 올라간 속눈썹을 매만지며 한가롭게 말을 이었다.
“말년에 노망이라도 나셨는지 막내에게 황위를 물려줄 계획을 세우고 계셨단다. 나보다 몇 살 많지도 않은 계집을 새 황후로 들여 총애하실 때부터 알아봤다만… 아무튼 그래서 내가 먼저 선수를 쳤지.”
“…….”
“운이 좋았어. 때마침 이리니 페임하른이 반란을 일으켜 주었으니까. 혼란을 틈타 내가 권력을 잡고 형제자매들을 페임하른에게 제물로 바쳤다. 부황께서 끔찍이 아끼셨던 막내도 그때 죽었지.”
오래전의 기억을 더듬듯 몽롱하게 허공을 응시하던 빌헬미나가 불현듯 씁쓸하게 웃었다.
“이런 걸 보면 알리오나, 네가 내 딸은 맞는 모양이다.”
알리오나가 망설이며 입술을 달싹였으나, 빌헬미나는 듣지 않고 우아하게 접견실을 빠져나왔다. 한쪽 벽면이 후원으로 트인 회랑이 길게 이어졌다. 빌헬미나는 산책하듯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며 풍성하게 녹음이 지는 후원을 바라보았다.
북방을 통일한 것이 부황이라면, 이 땅에 번영의 싹을 틔운 것은 그녀다.
그저 살아남기 급급했던 야만의 땅에 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학문의 기반을 다졌다. 그녀가 꿈꾸던 것은 저 남쪽의 천년 제국이었으므로, 이 시대야말로 비로소 북방에서 움튼 문명이 융성하여 온 대륙을 집어삼키길 바랐다.
그런데 그 영광을 모두 변방의 핫바지가 차지하게 생겼다.
빌헬미나는 싸늘하게 얼어붙은 얼굴로 까득 이를 갈았다.
저의 후손들이 영광을 이을 수 없다면, 차라리 저 죽은 뒤에 북방이 조각나는 편이 나았다. 요슈아까지 실패한다면 차라리 그리할 생각이었다. 이 북방에서 발데마르보다 높은 이름이 세워지는 것만은 용납할 수 없으므로.
차디찬 눈으로 후원을 응시하던 빌헬미나가 느릿하게 입술을 뗐다.
“당장 저 후원을 모두 불태워라.”
조각낼 수 없다면 조각나도록 만들면 된다.
내 손으로 이룩한 모든 것을 그는 순순히 이어받지 못하리라.
***
막시모는 클로디아를 독촉하여 겨우 기력을 회복한 용 베판타니아를 타고 반란군 진영으로 돌아왔다. 근 며칠 지독하게 혹사당한 베판타니아가 끝내 기절하자 클로디아는 당장이라도 역정을 낼 기세였는데, 눈치 하나 잽싼 막시모는 신속하게 병사들 틈으로 줄행랑을 쳤다.
이틀가량 자리를 비웠던 반란군 진영은 여전히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페임하른 공작이 쓰러지고 정신적 지주인 엘피도 공작마저 용을 타고 날아가 버린 마당에, 난데없이 동부의 구원자가 도미에 변경백이라 하니 병사들의 혼란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나마 아직 기강이 흐트러지지 않은 것을 보면 방벽 수비대를 중축으로 한 수뇌부가 무게를 잘 잡고 있는 모양이었다.
막시모는 막사 사이를 거닐며 병사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하나씩 주워들었다. 그러곤 인적 드문 길로 접어들자,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그의 뒤를 쫓던 가일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대장.”
가일이 무릎을 꿇고 앉아 얌전히 고개를 조아렸다.
“제가 거사를 망쳤습니다. 벌하십시오.”
막시모는 뻐근한 통증이 밀려오는 허리를 문지르며 바위에 걸터앉았다. 오랜 비행에 지쳐 삭신이 다 쑤셔 왔다.
“일어나.”
“…….”
“새끼, 말 안 듣는 건 여전하네.”
가일은 거의 고개를 땅에 처박을 기세였다. 막시모가 질린 기색으로 한쪽 눈을 찡그렸다.
“야. 네가 일 안 망쳤어.”
“하지만 차라 도련님을 안전하게 보호하란 명도, 황태자를 사살하란 명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명은 지키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일은 잘 해결됐잖아. 도련님은 다친 곳 없이 무사하시고, 황태자는 더 이상 황태자가 아니게 되었지.”
바도비체 후작의 목이 날아간 마당에 이 전쟁으로 엘피도 공작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빌헬미나를 향한 복수뿐이었다.
빌헬미나는 자신으로부터 이어지는 발데마르 황가의 번영을 그 무엇보다 중시하던 사람.
그 뜻을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황태자 요슈아의 제거가 우선되어야만 했다. 비록 가일은 그를 죽이는 데 실패했지만, 요슈아가 세속의 모든 권리를 버리고 성기사가 되어 준 덕분에 발데마르 황가의 혈통이 끊겨 버렸다.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나 어찌 되었든 소기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도미에 변경백이 등장한 것도….”
“그것까지 네가 처리할 수 있으리라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어. 게다가 변경백에게 병권을 넘기신 건 어디까지나 전하의 결정이시다. 설마 전하께서 누구한테 떠밀려서 그런 결정을 내리셨겠냐?”
역성을 들어 주는 말에도 가일은 변함없이 심란한 기색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제가 부족한 탓에 전하께서 차악을 택하신 건 아닌가 싶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글쎄다….”
막시모는 턱을 깊게 괴고 앉아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빌헬미나 3세는 알리오나 황녀의 결혼 상대로 돼먹지 못한 자들을 선정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마지막 보루인 요슈아 황태자마저 무너져 발데마르 황가가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다면, 차라리 누구도 갖지 못하게끔 제국을 부수어 버리려는 의도가 빤했다.
이에 예후르는 동부에서 반란을 일으켜 빌헬미나 대에서 탐보프를 완전히 조각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막내 사도가 생각지도 못한 도미에 변경백을 데려오며 상황이 아주 묘해졌다. 심지어 가일에게 미리 전해 듣기로 변경백은 알리오나 황녀와 비밀 결혼을 하여 부부의 연을 맺었다고 했다.
즉, 정상적으로 황위를 계승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도미에 변경백뿐이었다.
“전하께선… 아무래도 변경백에게 힘을 실어 주실 모양이다. 동부 군이 온전히 그의 손에 들어가면 빌헬미나 3세도 쉽사리 변경백을 해칠 수는 없을 테지.”
“어째서 변경백에게….”
“빌헬미나 3세가 가장 경계하는 인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