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화
(24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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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대로 두셔도 괜찮겠습니까?”
“괜찮아요.”
페기의 단언에 막시모도 더는 무어라 말을 덧붙이지 못했다. 그는 못내 찝찝한 기분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알틴의 모습은 이제 보이지도 않았다.
골목을 벗어나 대로로 나온 페기는 미리 약속된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던 예후르의 마차로 다가갔다. 기다렸다는 듯 마차의 문이 열렸다. 페기는 얼굴을 가리던 로브를 내리며 마차에 올라타 있는 예후르에게로 손을 뻗었다.
그때였다.
“어, 얘야! 저리 가!”
난데없이 호위 기사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온다 싶더니, 작달막한 아이가 부지불식간에 페기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화들짝 놀란 페기가 얼결에 뒷걸음질하는 사이, 아이는 허둥지둥하는 호위 기사들 틈으로 달아나 버렸다.
마부석에 올라타 있던 막시모가 기함하여 달려왔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아… 난 괜찮….”
멍하니 대꾸하려던 페기의 몸이 급작스레 돌려 세워졌다. 페기는 얼떨떨한 눈으로 예후르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예후르…?”
묻는 소리에도 그는 대답 없이 그녀의 몸을 샅샅이 살필 뿐이었다. 의아하게 눈만 깜박이던 페기는 뒤늦게야 그의 심정을 알아차렸다.
“괜찮아, 예후르. 난 무사해.”
페기는 그의 손을 잡으며 부러 느릿하게 말해 주었다. 멀거니 그녀를 응시하던 예후르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수그렸다.
페기는 그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 주며, 조금 전 아이가 손에 쥐여 주고 간 쪽지를 펼쳐 보았다.
내일 오후 4시, 성 율리시우스 교회 -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