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제23화
‘가이드북이네.’
그리고 책을 펼친 순간 나타난 목차를 보고 수혁은 직업 가이드북이란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수혁은 목차를 시작으로 직업 가이드북 『대마도사란?』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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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사의 후예는 스킬북으로 스킬을 습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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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에는 10개의 문이 있다. 이 10개의 문은 불, 물, 바람, 대지, 전기, 어둠, 빛, 치료, 독, 환상을 상징한다. 문을 개방할 때마다 해당 문이 갖는 속성의 스킬 퀘스트들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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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을 개방했을 때 진정한 ‘대마도사’가 될 수 있는 퀘스트가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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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오른쪽 통로에는 워프 마법진과 차원 도서관이 존재하고 있다. 워프 마법진을 처음 이용할 경우 스킬 ‘아공간으로’를 습득할 수 있다.
“……!”
천천히 책을 읽어나가던 수혁은 움찔했다. 움찔한 수혁의 표정에는 어째서인지 놀람이 가득했다.
‘차원 도서관?’
수혁이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차원 도서관 때문이었다. 수혁은 차원 도서관이라는 단어에 더욱 집중하며 뒷부분을 읽었다.
차원 도서관에는 ‘판게아’에 존재하는 모든 책이 있다. 단, 차원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모든 책?’
뒷부분을 읽은 수혁은 더욱 크게 놀랐다.
‘차원 도서관만 갈 수 있으면…….’
차원 도서관을 이용할 수만 있다면? 굳이 다른 도서관들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차원 도서관에 모든 책이 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다섯 가지 조건이 어떤 조건인지 확인했다.
첫 번째 조건은 진정한 ‘대마도사’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부터 다섯 번째 조건은 진정한 ‘대마도사’가 되면 활성화된다. 그 전까지는 알 수 없다.
“…….”
그리고 첫 번째 조건을 확인한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수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했다.
‘900레벨을 찍어야 된다는 소리네.’
첫 번째 조건은 진정한 대마도사가 되는 것이었다. 진정한 대마도사가 되는 방법을 수혁은 앞부분에서 읽어 알고 있었다.
10개의 문을 개방하고 퀘스트를 깨야 된다. 그러면 대마도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10개의 문을 개방해야 된다는 부분이었다.
처음 한 번에 한해서는 아무 조건 없이 문을 개방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문부터는 조건이 생긴다.
바로 레벨이었다.
두 번째 문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100레벨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 문은 200레벨, 네 번째는 300레벨. 그렇게 100레벨씩 증가한다. 모든 문을 개방하는 데에는 900이라는 엄청난 레벨이 필요했다.
‘특수 직업이 아니면 모를까, 이건 뭐.’
특수 직업은 일반 직업에 비해 더욱 많은 경험치를 요구한다. 그런데 일반 직업이어도 힘든 900레벨을 달성해야 된다니?
‘첫 번째 조건이 900레벨이면…….’
이 말도 안 되게 힘든 조건이 첫 번째 조건이다. 그런데 차원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건 다섯 개를 충족해야 한다. 즉, 첫 번째 조건인 대마도사가 되어도 조건 네 개를 더 충족해야 된다는 뜻이었다.
‘그래, 일단 차원 도서관에 대한 건 잊자.’
900레벨을 찍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수혁은 차원 도서관에 대한 것을 잠시 잊기로 결정하고 머릿속을 정리한 뒤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흐음.”
얼마 뒤,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은 수혁은 책을 덮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속성의 궁합이 쓰여 있었다.
이미 인터넷에서 보아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혹시나 다를 게 없나 꼼꼼히 읽었으나 다를 게 없었다.
수혁은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전방에 자리 잡은 10개의 문 그리고 오른쪽 벽에 있는 통로. 통로를 보던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경부터 하는 게 좋겠지.’
오른쪽 통로에는 워프 마법진과 차원 도서관이 존재하고 있다.
‘뭔가 있을 수 있으니까.’
수혁이 할 일은 10개의 문 중 하나를 개방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아무런 조건 없이 개방이 가능하다. 즉, 선택만 하면 된다.
문을 개방 후 어차피 워프 마법진으로 가야 된다. 그러나 그곳에 무언가 있을 수 있기에 수혁은 먼저 워프 마법진과 차원 도서관이 있는 곳으로 가볼 생각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은 통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통로의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기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 온 것은 오른쪽에 있는 거대한 문이었다. 다섯 개의 거대한 자물쇠로 잠겨 있는 문.
‘차원 도서관이겠지?’
차원 도서관이 분명했다.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자물쇠가 사라지는 건가.’
자물쇠의 수는 차원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충족해야 되는 조건의 수와 같았다. 아마도 조건이 충족될 때마다 자물쇠는 사라질 것이다. 차원 도서관을 보던 수혁은 이내 고개를 돌려 왼쪽을 보았다.
‘이게 워프 마법진.’
왼쪽에는 마법진이 있었다. 책에 언급됐던 워프 마법진이 분명했다.
‘스킬을 준다고 했지?’
책에는 워프 마법진을 처음 이용할 경우 스킬을 습득한다고 쓰여 있었다. 수혁은 우선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워프 마법진에 발을 들였다.
스악!
[스킬 ‘아공간으로’를 습득하셨습니다.]
그리고 발을 들인 순간 눈앞에 창이 나타나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우선 메시지를 확인했다. 스킬 습득 메시지였다.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한 수혁은 이어 눈앞에 나타난 창을 보았다.
‘내가 갔던 곳만 갈 수 있는 건가?’
창에는 두 개의 항목이 있었다. 하나는 수혁이 처음 워프 했던 지역 ‘마탑’의 제3광장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이곳에 오기 전 수혁이 있던 마탑 도서관이었다. 어디로 워프 할 수 있는지 확인을 한 수혁은 일단 마법진에서 나왔다.
스악!
마법진에서 벗어나자마자 워프 창이 사라졌다. 수혁은 이어 스킬 창을 열어 스킬 ‘아공간으로’를 확인했다.
<아공간으로>
숙련도 : -
특수 효과 :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한다.
마나 : 1
쿨타임 : 30분
‘역시.’
이미 이름을 보고 예상했다. 스킬 ‘아공간으로’는 이곳 대마도사의 아공간으로 워프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이걸로 왔다 갔다 하는 거구나.’
수혁은 스킬 창을 닫고 워프 마법진을 보았다.
‘30분에 한 번 워프 마법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소리네.’
꽤나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았다.
‘이제.’
워프 마법진을 보던 수혁은 뒤로 돌아섰다. 차원 도서관도 보았고 워프 마법진도 확인했으며 스킬도 습득했다. 이제 돌아가 선택을 할 시간이었다.
수혁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공동으로 향했다. 곧 공동에 도착한 수혁은 중간이라 할 수 있는 전기의 문과 어둠의 문 사이에 멈춰 섰다.
중간에 멈춰 선 수혁은 10개의 문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가장 왼쪽에 있는 불의 문부터 시작해 물의 문, 바람의 문, 대지의 문, 전기의 문, 어둠의 문, 빛의 문, 치료의 문, 독의 문, 환상의 문을 차례대로 확인한 수혁은 생각했다.
‘여기서 하나.’
10개의 문 중 단 하나를 개방할 수 있다.
‘100레벨까지 버텨야 돼.’
다음 선택은 100레벨에 가능하다. 스킬북으로 스킬을 배울 수도 없다. 즉, 이번에 개방한 속성으로 100레벨까지 버텨야 한다.
‘뭐로 하지?’
너무나 고민이 됐다.
‘치료? 치료의 문을 개방할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자리 잡고 있는 치료의 문이었다.
‘아니야.’
하지만 곧 수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치료의 문을 개방해 제대로 된 치료 스킬들을 배운다면 파티는 쉽게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제대로 된 치료 스킬들을 배울 경우였다.
‘만약 스킬이 이상하면 망하는 거잖아.’
어떤 스킬을 배우게 되는지는 책에 나와 있지 않았다. 어떤 스킬이 있는지는 문을 개방해야 알 수 있다.
‘어떤 스킬이 있는지만 알았어도…….’
배우게 될 스킬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결정을 내리는 데 수월했을 것인데 참으로 아쉬웠다.
‘불로 갈까?’
두 번째로 떠오른 건 불의 문이었다. 어떤 스킬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불이란 속성 자체가 공격에 특화되어 있는 속성이 아니던가? 거기다 초반 몬스터들은 대부분 불에 취약했다.
‘전기도 괜찮아 보이는데…….’
그러나 공격에 특화되어 있는 건 불뿐만이 아니었다. 전기 역시 공격에 특화되어 있는 속성이었다.
‘끙…….’
어떤 문을 개방할지 너무나 고민이 됐다.
26.
‘몇 시지?’
고민을 하던 수혁은 문득 든 생각에 시간을 확인했다. 로그아웃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
시간을 본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지금 정할 필요는 없잖아?’
어떤 문을 개방할지 결정을 내린 게 아니었다.
‘내일 정하자.’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정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내일 선택하기로 결정을 내린 수혁은 바로 로그아웃을 했다.
“연중이한테도 물어 볼까?”
로그아웃 후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며 중얼거렸다. 준랭커인 연중에게 조언을 구해보면 어떨까?
“맞아, 전사 입장도 들어 봐야지.”
준랭커인 연중은 전사였다. 전사의 입장에서 어떤 속성의 마법사들을 선호하는지 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어떤 속성들이 인기가 많으려나.”
컴퓨터 앞에 앉은 수혁은 바로 판게아의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리고 마법사 게시판을 들어가 ‘단일’을 입력 후 검색했다.
제목 : 단일 속성 가려고 하는데 추천 부탁드립니다! [37]
제목 : 단일 환상 가려는데 미친 짓? [48]
제목 : 불 속성 단일로 갔다. 지금 200레벨임. [97]
제목 : 전기 속성이 단일로는 짱 아니냐? [27]
제목 : 단일? 더블? 트리플?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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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을 하자 수많은 글이 나타났다. 수혁은 가장 최근에 올라 왔으며 37개의 댓글이 달린 글을 클릭했다.
제목 : 단일 속성 가려고 하는데 추천 부탁드립니다!
캐릭터명 : 법사시다
안녕하세요. 법사로 전직 후 속성을 고민 중입니다. 더블이나 트리플은 퀘스트가 너무 어렵다고 하여 일단은 단일로 가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속성은 치료나 불인데 괜찮을까요? 추천해 주실 만한 속성 있으시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