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24화 (24/553)

# 24

제24화

-내가바로도적 : 치료 좋죠! 힐러 하는 분이 너무 없어요! 파티 자주 하신다면 치료 법사 고고싱!

-마법요정 : 윗분 뭘 모르시네. 마법사 아니죠? 아, 아이디 보니 도적이구나. 법사시다님은 절대로 단일 치료 가지 마세요. 단일 치료 가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후에 더블 퀘스트 깨려고 해도 치료 법사는 절대 혼자 더블 퀘 못 깨거든요.

-법사시다 : 그럼 어떤 속성을 가야 할까요? 불 갈까요?

-마법요정 : 불도 괜찮긴 한데, 저는 전기 추천 드려요. 감전, 기절 상태가 은근 꿀이라. 참고로 100레벨 이전에 더블 퀘 깨셔야 돼요. 그 이후에는 불이나 전기나 더블 퀘 깨기 힘듭니다. 100부터 난이도 엄청 올라가요. 트리플 생각하고 계시면 50 전에 도전하셔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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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불 아니면 전기인가.’

많은 이들이 불과 전기를 언급하고 있었다. 모든 댓글을 전부 확인한 수혁은 뒤로 가기를 눌렀다. 그리고 차근차근 글들을 확인했다.

제목 : 단일 환상 가려는데 미친 짓?

캐릭터명 : 환상의마법

아이디 때문에 환상 가려고 하는데 미친 짓이냐?

-마법요정 : 네. 후에 더블이나 트리플 깨서 환상을 가는 건 상관없는데. 단일로 환상 가는 건 미친 짓입니다.

-환상야캐요 : 환상 하지 마라. 후회한다. 나도 단일 환상인데 솔플은 엄청 힘들고 파티는 아예 껴주지도 않는다. 트리플 목표였는데 트리플은커녕 더블 퀘도 못 깬다. 난이도 때문 아니다. 지금 레벨 89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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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불 속성 단일로 갔다. 지금 200레벨임.

캐릭터명 : 불장난

스펙 좀 올리려고 바람이나 환상 더블 생각했는데

더블 퀘 왜 이렇게 어렵냐?

이거 공략법 따로 있음?

-마법요정 : 200이시면 그냥 쭉 단일 가셔야 될 것 같은데요. 그 레벨이면 난이도 짤 없을 텐데……. 400레벨 도우미 있으면 깰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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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전기 속성이 단일로는 짱 아니냐?

캐릭터명 : 트리플로간다

불 했다가 더블로 전기 했는데.

와, 그냥 신세계임.

감전이랑 기절 개 잘 터진다.

차라리 처음부터 전기 갔으면 더 쉽게 더블 깼을 텐데.

-카라차차 : 님이 더블이라 그렇게 느끼는 거임. 단일 전기는 감전이랑 기절 안 터져요.

-도탁 : 헐, 어떻게 깨심? 불로 전기 깨기 엄청 힘들던데. 혹시 레벨 몇에 가셨어요? 팁 좀 주세요!

-트리플로간다 : 카라차차 / 아, 그래요? 도탁 / 레벨은 50에 갔구여. 레벨보다 스킬이 중요한 것 같아요. 플레임 꼭 배우세요. 플레임 걸고 도망 다니면 시간 오래 걸리긴 해도 결국 잡을 수 있더라구요.

-도탁 : 아, 그런 방법이 있군요. 꿀팁 감사합니다.

-트리플로간다 : 더블 성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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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단일? 더블? 트리플?

캐릭터명 : 진정한마법사

원래 제가 전사였습니다. 그런데 마법사가 너무 멋져 보여 캐삭하고 지금 마법사로 전직을 했는데요.

이게 보니까 NPC와 달리 유저들은 속성을 최대 3개밖에 가질 수 없더라구요. 그런데 그 3개도 다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 퀘스트를 깨야 된다던데. 정확히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그리고 속성 추천 부탁드립니다!

-마법요정 : 우선 마법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바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알고 계신대로 유저들은 최대 3개 속성을 다룰 수 있습니다. 1개 속성을 다루면 단일, 2개 속성을 다루면 더블, 3개 속성은 트리플이라 부릅니다.

-마법요정 : 마법사로 전직하셨으니 이제 마탑을 선택하실 차례인데요. 10개 마탑 중 1개를 선택하신 후 시험을 통과하시면 단일이 됩니다. 그리고 단일이 된 이후 다른 마탑으로 가 또 시험을 통과하시면 더블이 됩니다. 그렇게 또 다른 마탑에서 시험을 통과하시면 트리플이 됩니다. 즉, 시험만 통과하면 됩니다.

-마법요정 : 근데 이 시험이라는 게 무진장 어렵습니다. 각 탑마다 난이도가 조금씩 다르긴 한데 공통적으로 더블의 경우 100, 트리플의 경우 50을 기준으로 난이도가 대폭 상승해요.

-마법요정 : 트리플을 하실 거면 50, 더블 하실 거면 100 전에 시험 통과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사망 페널티로 레벨 낮춰서 도전하는 방법은 통하지 않습니다. 더 궁금하신 거 있나요?

-진정한마법사 : 답변 감사드립니다. 속성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마법요정 : 단일 하실 생각이신가요?

-진정한마법사 : 트리플 생각 중입니다! 힘들긴 해도 한번 도전해 보려구요!

-마법요정 : 음, 트리플이시면 일단 더블부터 통과하셔야 되는 건데 그러면 불이나 전기 추천 드립니다.

-진정한마법사 : 그 이후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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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흐음.”

모니터를 바라보던 장율은 침음을 내뱉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팀장님!”

장율은 고개를 돌려 양주혁을 불렀다.

“선택했어?”

그렇지 않아도 장율의 말을 기다리고 있던 양주혁은 재빨리 반응했다.

“아뇨.”

장율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로그아웃 했습니다.”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본인이 아니기에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다음에 선택할 생각인 것 같았다. 장율의 말에 양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율에게 물었다.

“지금 접속해 있는 특등급 유저는 몇이야?”

장율은 양주혁의 물음에 1번 모니터를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특등급 유저들의 접속 상태를 알려주는 1번 모니터.

“둘입니다.”

현재 접속해 있는 특등급 주시 유저는 둘이었다.

“누구?”

“검신의 후예랑 밤의 황제요.”

“그래? 그 둘이면 뭐 큰일은 안 일어나겠지. 가서 눈 좀 붙이고 와.”

“옙!”

장율은 양주혁의 말에 답하며 기다렸다는 듯 일어났다.

“그럼 잠깐 눈 붙이고 오겠습니다!”

“수혁 접속하기 전에는 돌아와라.”

“당연하죠! 하핫, 갔다 오겠습니다.”

* * *

-나랑 같이 사냥하는 마법사가 말해줬는데 첫 속성으로는 불, 물, 전기 이 3개가 가장 괜찮다고 하더라. 다른 속성들은 힘들데. 특히나 환상이랑 독은 첫 속성으로 선택하면 답답해 미친대.

수혁은 연중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통화의 목적은 속성 추천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면 네 생각에는 불, 물, 전기 3개 중 하나?”

-끙, 보통이라면 그렇게 추천을 해주겠는데…….

연중의 목소리에는 난감함이 물씬 묻어나왔다.

-개방하면 어떤 스킬 나오는지 모르잖아.

“그렇지.”

-그게 문제야. 만약 불, 물, 전기 3개 중에 하나를 개방했는데 스킬이 영 이상하면 어떻게 해? 스킬북도 못 쓴다며.

“흐음.”

수혁은 연중의 말에 침음을 내뱉었다. 속성도 속성이지만 연중의 말대로 개방 시 나올 스킬이 가장 큰 문제였다. 불, 물, 전기 3개가 나온 것도 다 초반에 쓸 만한 스킬들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통화하면 답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연중과 이야기를 나누면 고민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민이 더욱 더 커진 느낌이었다.

“일단 너 접속해야 된다고 했지? 들어가서 귓 할게. 접속해서 보자.”

-알았어. 들어와서 귓 해라.

수혁은 우선 연중과의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캡슐로 들어가 ‘판게아’에 접속하며 생각했다.

‘뭐로 하지?’

어떤 문을 개방할까?

‘이렇게 시간 낭비하는 건 싫은데.’

수혁은 전방에 있는 10개의 문을 보았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건 싫었다. 한시라도 빨리 선택을 내리고 도서관으로 돌아가 책을 읽고 싶었다.

‘그래.’

책 생각을 하니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갔다.

‘대마도사도 마법사니까.’

대마도사의 후예도 결국 마법사다.

‘불, 전기, 물. 3개 중에 하나.’

수혁은 10개의 선택지를 3개로 줄였다. 그 3개는 연중과 같이 사냥하는 마법사가 추천한 속성 불, 전기, 물이었다.

‘물은 파티 들어가기가 쉽지만 불, 전기에 비해 파괴력이 약하지.’

물은 불, 전기에 비해 파괴력이 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파티에 들어가는 건 불, 전기보다 더욱 쉬웠다.

‘그런데 파티를 안 할 것 같단 말이지.’

수혁의 주(主)는 육성이 아니었다. 책이었다.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을 것이고 사냥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은 제외하자.’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적은데 그 적은 시간에 파티를 구한다? 너무나 비효율적이었다. 수혁은 물을 제외했다.

‘불, 전기.’

남은 것은 불, 전기 두 개였다. 홈페이지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이 된 두 속성. 수혁은 중앙에 위치한 전기의 문과 가장 왼쪽에 자리 잡고 있는 불의 문을 보았다.

‘그래.’

두 문을 본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불과 전기는 박빙이었다. 그래서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었다.

‘보기 좋게 불로 가자.’

중간에 위치한 전기의 문, 가장 왼쪽에 있는 불의 문. 중간에 있는 전기의 문이 개방되는 것보다 가장 왼쪽에 있는 불의 문이 개방되는 것이 보기 더 좋을 것 같았다. 수혁은 불의 문으로 다가갔다.

[불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

불의 문에 손을 대자 창이 나타났다. 이미 불의 문을 개방하기로 결정한 수혁은 일말의 멈칫거림 없이 확인을 눌렀다. 확인을 누르자 무수히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불의 문을 개방하기 시작합니다.]

[처음 한 번에 한해서 조건 없이 문이 개방됩니다.]

[불의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스킬 ‘대마도사’가 강화됩니다.]

[스킬 퀘스트 ‘파이어 볼’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파이어 스피어’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플레임’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파이어 필드’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헬 파이어’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파이어 스톰’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파이어 월’이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런 파이어’가 생성되었습니다.]

[스킬 퀘스트 ‘불놀이’가 생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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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지를 본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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