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48화 (48/553)

# 48

제48화

‘하긴 그 공격력을 가지고 그렇게 사냥을 하는데…….’

말도 안 되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몬스터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냥을 하는데 레벨링이 빠른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마법사들은 원래 이런가?’

마법사란 직업이 원래 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그 유저 뭔가 있어.’

하지만 곧 도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접 키워 보지는 않았지만 주위에는 수많은 마법사 유저들이 있었다. 그들은 결코 수혁처럼 강하지 못했다.

-우어어어어어!

전방에 나타난 오우거를 향해 도란은 화살을 날렸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도란 님!

* * *

-도란 : 아, 연중 님 친구 분이셨구나!

도란과 귓속말을 나눈 연중은 생각했다.

‘진짜였어?’

수혁에게 귓속말이 왔었다. 레벨이 높은 유저와 친구가 되었다고 그리고 그 친구가 도란이라는 것에 연중은 놀랐다.

처음에는 동명이인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귓속말을 해보니 동명이인이 아니었다. 연중이 알고 있는 그 도란이었다.

-도란 : 그럼 수혁 님이 들어갈 길드가 리더였군요!

-연중 : 네, 독고 길드 일 끝나면 바로 초대하려구요.

-도란 : 독고 새끼들 아직도 답 안 줬어요?

-연중 : 예, 아무래도 그쪽은 머리가 많으니까요. 그래도 5일 안에 답을 준다고 했으니 기다려 봐야죠.

-도란 : 독고 새끼들 진짜 한번 들이받아야 되는데 혹시나 일 틀어지면 말씀해 주세요. 파비도 벼르고 있거든요.

-연중 : 알겠습니다! 그럼 담에 봬요!

-도란 : 넵!

연중은 도란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리리스 : 연중 님, 어디계세요?

도란과의 귓속말을 끝내자마자 새로운 귓속말이 시작됐다. 귓속말을 보낸 이는 길드 ‘리더’의 부길드장이자 연중과 함께 사냥을 하는 마법사 ‘리리스’였다.

-연중 : 저 지금 불도마뱀 지역이요. 리리스 님은요?

-리리스 :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입구에서 볼까요?

-연중 : 네! 입구로 갈게요.

연중은 리리스와의 귓속말도 끝냈다. 그리고 리리스와 만나기로 한 입구로 걸음을 옮기며 귓속말을 보냈다. 이번에 귓속말을 나눌 이는 바로 수혁이었다.

-연중 : 진짜였네?

* * *

-연중 : 진짜였네?

연중에게 귓속말이 왔다.

“파이어 볼.”

수혁은 몽둥이를 휘두르려는 오크에게 파이어 볼을 날리고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당연하지.

-연중 : 근데 어떻게 친구가 된 거야?

연중이 재차 귓속말을 보냈다. 그러나 수혁은 바로 답을 보낼 수 없었다. 전방에서 오크가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놀이.”

수혁은 불놀이를 시전했고 작은 불덩이가 오크에게 적중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그냥 친구하자고 하시던데?

-연중 : 도란 님이?

-수혁 : 어, 길드 가입 거절하니까 친구 추가라도 하자고 하셨어.

-연중 : 허, 진짜냐?

“……?”

연중의 반응에 수혁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이상함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연중에게 물었다.

-수혁 : 왜?

-연중 : 도란 님은 친구 잘 안 구하거든.

“아, 그래서…….”

수혁은 연중의 반응에서 왜 이상함이 느껴진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연중 : 어쨌든 너 좋은 인맥 얻은 거야. 도란 님이 한 번 친구로 등록하면 진짜 잘해 주시거든. 의리 끝내줘.

-수혁 : 너보다?

-연중 : 야, 나랑 비교하면 안 되지. 의리의 대명사로 연중이 쓰이고 있는 거 몰라?

연중의 말에 수혁은 피식 웃었다.

-연중 : 야, 나 이제 사냥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진 연중의 귓속말에 수혁은 답하지 않고 귓속말을 끝냈다.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직업 : 대마도사의 후예

레벨 : 92

경험치 : 25%

생명력 : 22000

마나 : 39400

포만감 : 51%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424 (+10)

지혜 : 1970 (+10)

‘느려.’

점점 느려지던 레벨 업 속도는 92가 된 지금 확실히 체감됐다. 전이었다면 레벨 업을 했을 만큼의 오크를 잡았지만 1레벨은커녕 25% 밖에 오르지 않았다.

‘그냥 트롤로 넘어갈까?’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어차피 오크 칭호야 힘이니까.’

오크를 잡으며 칭호를 얻었다. ‘오크 학살자’라는 칭호였다.

-오크 학살자 (힘 +10)

힘을 10 올려주는 칭호. 힘은 물리 공격력과 약간의 생명력을 올려준다. 아예 쓸모없는 스텟은 아니지만 민첩만큼이나 필요 없는 스텟이 바로 힘이었다.

‘그래, 트롤로 넘어가자.’

칭호 작업도 할 겸 수혁은 오크를 그만 잡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친구 창을 열어 도란의 상태를 확인 후 귓속말을 보냈다.

‘말해 달라고 하셨지.’

친구 추가 후 헤어질 때 도란이 말했다. 오우거를 잡으러 간다고 혹시나 오크 사냥이 끝나면 말을 해 달라고.

-수혁 : 도란 님.

수혁은 귓속말을 보내며 트롤 지역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도란 : 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란에게 답이 왔다.

-수혁 : 이제 오크 그만 잡고 트롤 잡으려구요.

-도란 : 아! 네, 알려주셔 감사해요!

-수혁 : 아니에요. 즐판하세요!

-도란 : 수혁 님도요! 나중에 던전이 한번 같이 뛰어요!

-수혁 : 옙!

훈훈하게 귓속말을 끝낸 수혁은 친구 창을 닫았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오크 지역을 벗어나 트롤 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트롤들도 부락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트롤을 찾아 주변을 돌아다니며 수혁은 생각했다. 오크들과 달리 트롤들은 부락 생활을 하지 않는다. 다른 곳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곳 불렘 산맥의 트롤들은 그랬다.

‘파이어 스톰으로 잡는 맛이 쏠쏠한데.’

한번 사냥을 할 때 적게는 하나, 많게는 넷이다. 즉, 트롤을 잡는데 파이어 스톰을 쓰는 건 비효율적이었다. 당분간 파이어 스톰을 사냥에 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사냥에 쓸 일이 없다는 것이지 마법 자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참에 숙련도나 올리자.’

숙련도가 없으면 모를까 숙련도가 있지 않은가? 어차피 사냥에는 쓰이지 않을 파이어 스톰이다.

“파이어 스톰.”

이참에 숙련도나 올리기로 결정을 내린 수혁은 파이어 스톰을 시전했다. 5초가 지났고 캐스팅 바가 사라지며 전방에 거대한 불의 회오리가 나타났다.

바로 그때였다.

-트롤의 힘줄 2개

-트롤 가죽

드랍 창이 나타났다. 드랍 창을 본 수혁은 고개를 돌려 파이어 스톰을 보았다. 아무래도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트롤들이 파이어 스톰에 휘말린 것 같았다. 수혁은 드랍 아이템을 습득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트롤들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코르세의 인사를 받으며 수혁은 대지의 마탑에서 나왔다. 그리고 도서관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히야…….’

인벤토리를 연 수혁은 감탄했다. 정확히는 보유 골드를 보고 감탄했다.

‘9천 골드라.’

현재 수혁의 보유 골드는 9000이 넘어가고 있었다. 수혁의 레벨이 100도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거금이었다.

‘100골드에 만 원이니까.’

현재 골드 시세는 100골드에 만 원이었다.

‘수수료 떼도 81만 원.’

판매 시 세금을 포함해 총 10%의 수수료가 빠져나간다.

‘다크 게이머가 많은 이유가 있구나.’

게임머니 혹은 아이템, 정보를 판매하는 이들. 판게아는 다른 게임에 비해 다크 게이머들이 많은 편이었다. 왜 많은 것인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좀 팔고 책이나 살까?’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곳 마탑에서 완료할 수 있는 스킬 퀘스트들은 이미 전부 완료한 상황. 지금 당장 골드를 쓸 곳이 없다.

‘그래, 조금만 처분하자.’

고민 끝에 수혁은 결정을 내렸다.

‘처분해서 그 책들을…….’

사고 싶었지만 용돈이 부족하여 찜만 해두었던 책들.

‘내일 독의 마탑 가면서 들려야겠어.’

굳이 급하게 현금화할 필요는 없었다. 수혁은 내일 독의 마탑에 갈 때 은행에 들러 골드를 현금화하기로 결정하고 인벤토리를 닫았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곧 도서관에 도착한 수혁은 사서 NPC에게 인사를 하며 증표를 주고 도서관으로 들어와 책장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트롤 1000마리, 5000마리에 칭호를 준다고 하셨지.’

트롤을 잡는다고 하자 도란이 칭호에 대한 정보를 주었다. 트롤 1000마리와 5000마리를 잡을 때 칭호를 획득할 수 있다는 고급 정보를.

‘체력 30.’

두 칭호를 획득할 경우 오르는 스텟은 체력이고 30이 오른다. 체력은 힘, 민첩과 달리 수혁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스텟이었다. 필히 얻어야 할 칭호라 할 수 있었다.

‘5000마리면 100 되려나?’

칭호 2개를 얻기 위해 잡아야 할 트롤은 5000마리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하지만 수혁은 칭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수혁이 오히려 걱정하는 것은 5000마리를 잡아 칭호를 전부 얻었을 때. 100레벨이 되느냐 안 되느냐였다.

‘되겠지?’

아무리 대마도사의 후예가 레벨 업에 많은 경험치를 필요로 한다지만 5000마리다. 파티를 통해 경험치를 나눠 갖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독식한다.

‘될 거야. 5000마린데.’

100레벨은 충분히 찍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수혁은 책장에 도착했고 책장을 살피며 걸음을 옮겼다. 이미 정복한 책장임에도 수혁이 살피는 이유.

‘조건 달성한 책 없으려나?’

그 이유는 바로 얼마 전 특정 조건을 달성해 파란색으로 변했던 『늑대 사냥꾼 카루』 때문이었다.

조건을 달성해 색이 변하는 책이 또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을 한 수혁은 이후 정복한 책장도 꼼꼼히 확인하고 있었다.

‘응?’

정복한 책장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던 수혁이 걸음을 멈췄다.

‘허…….’

수혁이 걸음을 멈춘 이유.

‘진짜 생겼네?’

조건을 달성했는지 색이 변한 책이 보였다.

‘노랑이라.’

그것도 여태껏 보아왔던 파랑, 빨강, 보라가 아니었다. 노랑이었다. 수혁은 책장으로 다가가 노란 책의 제목을 확인했다.

‘트롤이구나.’

책의 제목은 『트롤의 피에 관하여』였다. 아무래도 트롤과 관련해서 특정 조건을 달성한 것 같았다. 수혁은 책 『트롤의 피에 관하여』를 들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없네.’

아무래도 조건을 충족한 것은 『트롤의 피에 관하여』뿐인 것 같았다. 수혁은 하얀 책 다섯 권을 꺼냈다.

그렇게 총 여섯 권의 책을 들고 수혁은 책상으로 돌아와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당연히 먼저 펼친 것은 『트롤의 피에 관하여』였다.

.

.

.

트롤의 피에 담긴 힘을 인간이 얻을 수 있다면? 인간은 정말 말도 안 되게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확실히 강해질 것이다.

책의 마지막을 읽고 수혁은 책을 덮었다.

스아악

그리고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 ‘트롤의 재생’이 생성되었습니다.]

‘노랑도 퀘스트구나.’

노랑은 다를까 했는데 다르지 않았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생성된 퀘스트 ‘트롤의 재생’을 확인했다.

“……어?”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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