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51화 (51/553)

# 51

제51화

‘연계를 생각하면 바람이니까.’

수혁이 선택한 것은 바람이었다.

스윽

결정을 내린 수혁은 다시 손을 뻗어 바람의 문에 가져다 댔다.

[바람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

창이 나타났고 수혁은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바람의 문을 개방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개방된 문의 수 : 1]

[바람의 골렘이 소환됩니다.]

[바람의 골렘을 처치하십시오.]

52.

‘바람의 골렘?’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골렘만 잡으면 되는 건가?’

메시지에는 바람의 골렘을 처치하라는 내용밖에 없었다. 조건이 바람의 골렘을 처치하는 것 하나일까?

‘잡아보면 알겠지.’

잡아보면 알 것이다.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람의 골렘이 어디에 소환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가운데였구나.’

그리고 주변을 확인한 수혁은 공동 중앙에 나타난 마법진과 마법진에서 머리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골렘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완전히 소환될 때까지 기다려야 되나?’

수혁은 골렘을 보며 생각했다. 아직 바람의 골렘은 완전히 소환되지 않았다. 그 전에 공격을 하면 안 되는 것일까?

“매직 미사일.”

이것 역시 확인해 보면 그만이었다. 수혁은 소환되고 있는 바람의 골렘에게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그리고 수혁은 볼 수 있었다.

스르륵

등장과 동시에 사라지는 매직 미사일과―

[바람의 골렘이 소환되는 중입니다.]

[소환이 끝나기 전에는 공격이 불가능합니다.]

―메시지를.

‘안 되는구나.’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기다렸다.

‘……얼마나 큰 거야?’

기다리며 골렘의 크기를 가늠하던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공동의 천장 높이는 정말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지나면 바람의 골렘의 머리가 공동 천장에 닿을 것 같았다.

스아악

그렇게 수혁이 당황해하고 있던 그때 마법진이 사라졌다. 소환이 끝난 것이다.

-시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말도 할 줄 아는 건가.’

수혁은 목소리가 들려온 골렘의 머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매직 미사일.”

소환이 끝났기 때문일까? 매직 미사일은 전처럼 등장과 동시에 사라지지 않았다. 매직 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골렘에게 날아갔다. 하지만 이어진 골렘의 말에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디스펠

스아악

매직 미사일이 사라졌다.

‘뭐야?’

수혁은 당황했다.

‘디스펠을 써?’

디스펠을 사용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 수혁이 당황한 사이 골렘이 움직였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워낙 몸이 거대해 거리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수혁은 거리를 좁혀 오는 골렘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파이어 볼!”

이번에 시전한 마법은 파이어 볼이었다.

쾅!

골렘은 디스펠을 사용하지 않았고 파이어 볼은 골렘에게 작렬했다. 수혁은 파이어 볼에 잠시 움직임을 멈춘 골렘을 보며 생각했다.

‘쿨타임이 있구나.’

다행히도 디스펠에 쿨타임이 있는 것 같았다.

* * *

“어?”

사무실에 울려 퍼지는 장율의 당황스런 목소리.

“……?”

양주혁은 고개를 들어 장율을 보았다.

“100레벨 달성했는데요?”

100레벨 달성. 오픈 초기도 아니고 고작 100레벨 달성인데 장율이 보고를 한다? 양주혁은 누굴 말하는 것인지 깨닫고 입을 열었다.

“개방은?”

“지금 하는 중입니다.”

장율의 답에 양주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장율의 자리로 걸음을 옮기며 물었다.

“어떤 속성이야?”

“바람이요.”

“바람? 독이 아니라?”

당연히 독을 선택할 것이라 생각했다. 불이 잡아먹을 수 있는 속성은 독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네, 아무래도 궁합 때문에 바람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이야 마탑장한테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외한 것 같구요. 배울 수 없다는 걸 아직 모르니까요.”

양주혁은 장율의 말에 생각했다.

‘바람이면 힘들 텐데?’

불과 바람은 궁합이 좋다. 물론 같이 사용될 때의 이야기다. 불로 바람을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불과 바람은 상생의 속성, 서로에 대해 약하지 않다. 즉, 개방 퀘스트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었다.

‘독 아니면 못 깨지 않나?’

만에 하나 100레벨에 딱 맞춰 개방이 된다면 독의 문이 개방될 것이라 생각했던 양주혁은 장율의 자리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물었다.

“상황은?”

개방 퀘스트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수혁의 스텟 역시 장난 없었다. 그래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했다.

“아무래도 생명력이 높은 편이다 보니 잘 버티고 있긴 한데…….”

“골렘이?”

“아뇨. 수혁요.”

“그럼 그렇지. 독도 아니고 바람인데.”

혹시나 했던 양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독이라면 모를까 바람인데 쉽게 깰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 * *

[이동속도가 30% 감소합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수혁은 메시지에 시선을 줄 수 없었다. 그저 느려진 이동속도로 어떤 메시지가 나타났는지 예상을 할 뿐이었다. 수혁이 바로 옆에 나타난 메시지에도 시선을 줄 수 없는 이유.

쾅!

그것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골렘의 공격 때문이었다.

“파이어 볼!”

뒤로 몸을 날려 골렘의 거대한 주먹을 피한 수혁은 파이어 볼의 쿨타임이 끝난 것을 확인하고 파이어 볼을 시전했다.

-디스펠

그러나 파이어 볼은 등장과 동시에 사라졌고 수혁은 다시 옆으로 몸을 날리며 생각했다.

‘벌써 쿨이 돌았나?’

디스펠의 쿨타임이 끝난 줄 알았다면 매직 미사일을 사용했을 텐데,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매직 미사일!”

매직 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골렘에게 날아갔다. 그러나 매직 미사일에 맞았음에도 잠시 멈칫거렸을 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골렘은 재차 주먹을 뻗었다. 수혁은 날아오는 골렘의 주먹에 옆으로 몸을 날렸다.

‘도대체 피통이 얼마인 거야?’

현재 수혁은 보유 중인 스킬들의 쿨타임을 여러 번 돌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골렘은 쓰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쓰러질 기미가 보이는 건 수혁이었다.

‘포션도 다 썼는데…….’

더 이상 포션도 없다. 이미 골렘의 공격에 모든 포션을 사용했다. 즉, 더 이상 생명력을 회복할 수 없다.

‘도망가야 되나?’

이대로 가면 죽을지도 모른다. 수혁은 도망을 염두에 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이어 스피어!”

자리에서 일어난 수혁은 골렘에게 파이어 스피어를 날렸다. 파이어 스피어가 작렬하자 골렘이 움직임을 멈췄다.

스악!

그리고 몸 곳곳에 각인되어 있던 문양이 빛나기 시작했다.

‘뭐지?’

갑자기 왜 빛이 나는 것일까?

‘끝난 건가?’

혹시나 끝난 것일까? 라고 생각하던 수혁은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바람의 골렘의 생명력이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

메시지를 본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이 공격했는데 50%?’

수도 없이 공격했다. 파이어 스톰도 내내 바람의 골렘을 따라다니며 대미지를 줬다. 그런데 이제야 50%라니?

[바람의 골렘이 1차 각성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메시지에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각성은 또 뭐야?’

이제 반을 온 것도 짜증이 나는 상황에 각성? 거기다 1차라고 쓰여 있었다. 그 말은 2차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메시지를 보던 수혁은 골렘을 보았다. 여전히 빛이 나고 있는 골렘.

“파이어 볼.”

수혁은 골렘에게 파이어 볼을 날렸다.

쾅!

그러나 각성 중이기 때문일까? 골렘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대미지를 입는 건지 안 입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거기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방금 전의 공격에 대미지를 입었느냐 안 입었느냐였다. 만약 각성 중인 지금, 골렘이 무적 상태라면? 스킬을 날린 것이 된다. 수혁이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그때.

[1차 각성이 끝났습니다.]

-5

메시지와 함께 다시 골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4

숫자를 세는 골렘.

-3

수혁은 골렘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2

‘1에 뭔가 있는 건가?’

괜히 숫자를 세는 게 아닐 것이다. 1이 되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 날 게 분명했다. 수혁은 골렘을 주시했다.

-1

이내 골렘이 마지막 수 1을 세었다. 그리고 골렘이 사라졌다. 수혁은 놀란 표정으로 방금 전까지 골렘이 있던 자리를 보았다.

‘어디로 간…….’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생각하고 있던 그때.

-바람

위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골렘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골렘의 몸 주변에는 반투명한 바람의 막이 있었다.

‘…….’

깔리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 수혁은 몸을 날렸다.

쾅!

하지만 발견이 너무 늦은 것일까? 아니면 골렘의 떨어지는 속도가 빨랐던 것일까? 수혁은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후폭풍에 휘말린 수혁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죽진 않았네.’

다행인 건 후폭풍에 휘말렸다는 점이었다. 만약 피하지 못했다면 분명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혁은 생명력을 확인했다.

‘……?’

그리고 생명력을 확인한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200?’

생명력이 200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망할.’

수혁은 표정을 구겼다. 생명력이 남아 있음에도 수혁이 표정을 구긴 이유. 그것은 바로 현재 수혁이 날아가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스킬로 나는 게 아니다. 공격을 받아 그 후폭풍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즉, 어딘가에 떨어질 것이고 그 말은 떨어진 순간 생명력이 깎인다는 소리다.

‘200은 넘게 깎일 텐데.’

부딪히거나 떨어짐으로 깎이는 생명력은 높지 않다. 그러나 그 높지 않은 생명력도 200은 넘을 것 같았다. 수혁은 고개를 돌려 날아가는 방향 끝에 있는 게 무엇인지 확인했다.

‘……벽이네.’

벽이었다. 수혁은 벽을 보고 체념했다.

쾅!

이내 벽에 부딪힌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바람의 골렘에게 사망했습니다.]

[바람의 문 개방에 실패하셨습니다.]

[사망 페널티 중 접속 제한 페널티만 받습니다.]

[바람의 문이 닫힙니다.]

‘어?’

메시지를 본 수혁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접속 제한 페널티만?’

사망 시 받는 사망 페널티는 총 4개가 있다. 레벨 하락, 스텟 하락, 아이템 드랍, 접속 제한. 그런데 이 4개의 페널티 중 하나만 받았다.

‘특별한 상황이라 그런가?’

아무래도 사망이긴 하지만 특별한 상황에서의 사망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문도 닫혔네. 새로운 문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가?’

거기다 문도 닫혔다. 직접 확인해 봐야겠지만 아무래도 바람의 문이 아닌 다른 문을 개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장난 아니다.’

이내 판게아에서 로그아웃 되고 캡슐에서 나온 수혁은 생각했다. 문을 개방하는 조건이 너무나 어려웠다.

‘포션이 많아도 이건…….’

포션이 더 있었다고 해도 힘들었다. 한 번의 공격, 그것도 후폭풍에 휘말렸을 뿐인데 어마어마한 대미지를 받지 않았던가?

‘1차 각성에서 그 정도면…….’

문제는 1차 각성이라는 점이었다. 1차 각성에서 이 정도라면 2차 각성은? 2차 각성이 1차 각성보다 약할 리 없다.

‘깨라고 만든 게 아닌 거 같은데.’

그럴 리는 없겠지만 깨라고 만든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웠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