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57화 (57/553)

# 57

제57화

‘퀘스트도 없지 않나?’

혹시나 있는데 잊었나 싶어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불의 문을 개방하며 생성된 스킬 퀘스트들을 모아 놓은 2번 목록을 열었다. 그러자 무수히 많은 스킬 퀘스트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수혁은 차근차근 확인했다.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확인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다 주는 거 아니었나?’

헬 파이어 같은 상위 스킬도 주었기에 모든 불 속성 스킬을 받은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책을 보니 아닌 것 같았다.

‘설마 추가로 스킬 퀘스트를 주나?’

혹시나 책을 다 읽으면 ‘고대의 불’을 보상으로 주는 스킬 퀘스트를 주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 수혁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 덮었다.

스아악

역시나 보라색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지혜가 대폭 상승합니다.]

‘응?’

메시지를 본 수혁은 당황했다.

‘지혜가 대폭 상승?’

고대의 불과 같은 처음 보는 마법들 때문에 스킬 퀘스트를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지혜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혜가 얼…….’

그리고 지혜를 확인한 순간 수혁의 사고가 멈췄다.

직업 : 대마도사의 후예

레벨 : 102

경험치 : 62%

생명력 : 56200

마나 : 51200

포만감 : 54%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1108 [554 (+10)]

지혜 : 2560 (+10)

‘……500?’

이내 정신을 차린 수혁은 생각을 이어나갔다.

‘500이 올랐다고?’

2060이었던 지혜가 2560이 되어 있었다. 책을 읽음으로써 500이 오른 것이다. 수혁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내려 보랏빛이 사라진 『불 마법이란』을 보았다.

‘허…….’

헛웃음이 나왔다.

‘이것도?’

수혁은 왼쪽에 놓아둔 『독 마법이란』을 보았다. 혹시나 『독 마법이란』도 『불 마법이란』과 마찬가지일까? 수혁은 『독 마법이란』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없는 게 있네.’

고대의 불처럼 수혁이 퀘스트로 받지 못한 마법들이 『독 마법이란』에 쓰여 있었다.

‘분명 대마도사가 사용한 스킬인데.’

모두 대마도사가 사용하는 마법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개방을 했음에도 스킬 퀘스트로 생성되지 않은 것일까? 의아해하며 수혁은 책을 마저 읽었다.

[지혜가 대폭 상승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불 마법이란』을 읽었을 때와 같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캐릭터 창을 닫지 않았던 수혁은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지혜를 확인했다.

‘500.’

역시나 500이 올라 있었다. 2000에서 단숨에 3000이 되어버린 지혜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8개가 더 있을 테니까.’

수혁이 읽은 건 불과 독뿐이다. 아직 여덟 권이 더 있다. 그 책들 역시 지혜를 500씩 줄 것이다.

‘4000을 더 올릴 수 있는 건가.’

남은 문을 전부 개방하고 책을 읽을 경우 지혜를 4000이나 더 올릴 수 있다. 물론 남은 문을 개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900레벨이라…….’

8개의 문을 전부 개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900레벨을 달성해야 되기 때문이었다. 결코 쉽지 않다.

“후…….”

한숨과 함께 생각을 마친 수혁은 캐릭터 창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이나 읽자.’

그리고 책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58.

* * *

스아악

반짝임이 사라졌다. 물론 지혜가 상승했다는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수혁은 반짝임이 사라진 책을 옆에 놓고 시간을 확인했다.

‘2시네.’

어느덧 오후 2시가 되었다.

‘지금쯤이면 다 준비됐을 것 같은데.’

어제 파비앙에게 말했던 아이템들. 지금쯤이면 전부 준비되었을 것이다.

‘슬슬 가 볼까?’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읽은 책들을 전부 반납하고 도서관에서 나왔다. 도서관에서 나온 수혁은 독의 마탑으로 향하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3번 목록을 열었다.

<스킬 퀘스트 – 독수>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골드 : 15900 / 30]

퀘스트 보상 : 스킬 – 독수

<스킬 퀘스트 - 포이즌 프로그>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골드 : 15900 / 100]

[마비초 : 0 / 10]

퀘스트 보상 : 스킬 - 포이즌 프로그

.

.

.

3번 목록에 있는 퀘스트들은 독의 문을 개방하며 생성된 스킬 퀘스트들이었다. 수혁은 수없이 나타나는 스킬 퀘스트들을 보며 생각했다.

‘완료 못 하는 스킬들이…….’

모든 스킬 퀘스트가 아이템 혹은 골드로 완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냥 같은 다른 특별한 조건의 스킬들이 있었다. 수혁은 그런 스킬들이 몇 개나 있는지 확인했다.

<독룡 소환>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블랙 드래곤 : 0 / 1]

[블랙 드래곤의 심장 : 0 / 1]

[독의 정수 : 0 / 10]

퀘스트 보상 : 스킬 – 독룡 소환

<잠식>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좀비 : 0 / 5000]

[구울 : 0 / 4000]

[듀라한 : 0 / 200]

[리치 : 0 / 200]

퀘스트 보상 : 스킬 – 잠식

<독기 방출>

조건을 달성해 완료하라!

[히드라 : 0 / 1]

[히드라의 침샘 : 0 / 1]

[골드 : 15900 / 10000]

퀘스트 보상 : 스킬 - 독기 방출

특별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스킬을 확인한 수혁은 고개를 내저었다. 억 소리가 날 정도의 조건들이었다.

‘깨려면 몇 렙을 찍어야 되는 거야?’

스킬 퀘스트 ‘잠식’의 완료 조건인 좀비, 구울, 듀라한, 리치야 수가 많기는 하지만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블랙 드래곤과 히드라는 이야기가 다르다. 레벨이 높아야 하고 혼자서 잡는 게 거의 불가능한 몬스터들이 바로 드래곤과 히드라였다.

수혁은 완료 가능한 스킬들을 전부 1번으로 옮겼다. 퀘스트 창 정리를 위해서였다. 그렇게 3번 목록에 3개의 퀘스트만을 남겨 둔 수혁은 독의 마탑에 도착했고 곧장 파비앙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수혁 님이 오셨습니다.”

“잠시만, 내가 나갈게.”

여인의 말에 파비앙은 평소와 다른 답을 외쳤다. 그리고 곧 파비앙이 문을 열고 방에서 나왔다.

“가 볼까?”

방에서 나온 파비앙이 말했다.

“……?”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어딜 간단 말인가? 그런 수혁의 의아함을 읽은 파비앙이 입을 열었다.

“재료도 많고 마법 실험을 내 방에서는 할 수 없으니까.”

“아, 네.”

파비앙의 말에 수혁은 답했다. 그리고 파비앙이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수혁은 파비앙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수혁은 파비앙의 뒤를 따라 독의 마탑 지하 3층에 도착하고 나서야 걸음을 멈췄다.

‘없는데?’

독의 마탑 지하 3층은 공동 같았다. 텅 비어 있었다.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텅 비어 있다는 것. 재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여기.”

바로 그때였다.

“네가 필요하다 했던 모든 것들이 여기 있어.”

파비앙이 주머니를 내밀며 말했다.

“여기에요?”

“응.”

수혁은 파비앙에게 주머니를 받았다.

[파비앙의 주머니를 획득합니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바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파비앙의 주머니[영웅]>

사용 시 각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소모 아이템이구나.’

혹시나 장비 아이템까지 얻게 되나 했는데 소모 아이템이었다. 수혁은 주머니를 인벤토리에 넣고 바로 사용했다. 그러자 다시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5등급 마나석 200개를 획득합니다.]

[4등급 마나석 350개를 획득합니다.]

.

.

.

무수히 나타나는 메시지.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1번 목록을 열었다.

1번 목록에 있는 스킬 퀘스트들은 전부 완료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수혁은 완료 버튼을 눌러 스킬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스킬 퀘스트 ‘독수’를 완료하였습니다.]

[스킬 ‘독수’를 습득했습니다.]

[스킬 퀘스트 ‘포이즌 프로그’를 완료하였습니다.]

[스킬 ‘포이즌 프로그’를 습득했습니다.]

.

.

.

“이제 마법을 한번 볼까?”

퀘스트를 완료하던 중 파비앙이 말했다.

“아, 네.”

수혁은 파비앙의 말에 답하며 퀘스트를 마저 완료했다. 그리고 모든 퀘스트를 완료한 뒤 수혁은 파비앙에게 말했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보여드려야 할지…….”

이곳 지하 3층은 텅 비어 있었다. 즉, 아무것도 없었다. 대상도 없이 그냥 마법을 난사하라는 것일까?

“아, 잠시만.”

수혁의 말에 파비앙은 다시 주머니를 꺼냈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 설치했다.

‘……강철 허수아비?’

파비앙이 설치한 무언가. 그것의 정체는 바로 강철 허수아비였다. 물리 방어력은 물론 마법 방어력 역시 뛰어난 허수아비.

‘그렇지 않아도 필요하긴 했는데…….’

퀘스트 ‘강인한 체력’의 완료 조건 중 하나가 강철 허수아비 파괴였다.

‘근데 몇 개나 꺼내는 거야?’

파비앙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해서 강철 허수아비를 꺼내 설치하고 있었다. 그렇게 총 20개의 강철 허수아비를 설치하고 나서야 파비앙은 수혁에게 돌아와 말했다.

“파괴될 걱정은 안 해도 돼. 내가 특별히 제작 의뢰한 강철 허수아비거든.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것보다 마법 방어력이 훨씬 높으니까. 걱정 말고 전력을 다해서 한번 마법을 써 봐.”

수혁과 강철 허수아비 사이에 있던 파비앙은 말을 마치고 옆으로 나왔다.

“포이즌 포그.”

파비앙이 나오자 수혁은 우선 광역 마법인 포이즌 포그를 시전했다. 시전 시간이 5초지만 항상 15초가 감소되는 수혁이었다.

스아악

수혁이 지정한 곳을 시작으로 독 안개가 나타나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파비앙의 표정이 굳어졌다.

‘……뭐야?’

파비앙은 당황스런 눈빛으로 주변에 퍼져 나가는 독 안개를 보았다.

‘왜 이렇게 빨라?’

당황한 이유, 그것은 너무나도 빨리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숙련된 마법사들이라고 하더라도 2초 혹은 3초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

이어진 상황에 파비앙은 더욱 더 당황했다.

‘노, 녹아?’

중앙에 자리 잡은 강철 허수아비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의뢰를 통해 특수 제작한 강철 허수아비였다. 특히나 독에 대한 저항력이 아주 뛰어나게 만들었다. 그런데 왜 녹고 있단 말인가?

바로 그때였다.

“포이즌 스피어.”

수혁이 두 번째 마법 ‘포이즌 스피어’를 시전했다. 포이즌 스피어의 목표는 아직 독 안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왼쪽 끝에 있는 강철 허수아비였다.

쾅!

포이즌 스피어가 작렬했고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파비앙은 볼 수 있었다. 단번에 반 이상 녹아버린 강철 허수아비를.

“……그만.”

파비앙이 말했다.

* * *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3개월에 한 번! 잊지 말구!”

“옙.”

수혁이 인사와 함께 올라갔다. 파비앙은 수혁이 올라간 계단을 보다가 뒤로 돌아섰다. 처음의 형태는 온데간데없이 처참하게 파괴된 강철 허수아비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조언을 해 주려고 했는데.’

완벽하게 마법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에 조언을 해 주려 했다.

‘완벽 아니, 그 이상일 줄이야.’

그러나 생각과 달리 수혁의 마법은 완벽했다. 모자람이 없었고 오히려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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