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85화 (85/553)

# 85

제85화

-우어어어엉!

-우어엉!

쿵! 쿵! 쿵!

걸음을 옮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오우거들의 포효와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전방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즉, 가까워지고 있었다.

‘설마 그 폭발 때문인가?’

아무래도 방금 전 포이즌 포그와 파이어 스피어의 조합으로 만들어낸 폭발 때문에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호오. 이런 식으로 모을 수도 있는 건가.’

이런 식으로 몬스터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혁은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하며 수풀에 몸을 숨긴 채 전방을 주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우거들이 나타났다. 나타난 오우거들의 수는 방금 전에 잡은 무리보다 적은 5마리였다.

“포이즌 프로그.”

수혁은 계속해서 다가오는 오우거들을 향해 포이즌 프로그를 시전했다. 그러자 오우거들의 앞으로 몸길이 2M, 높이 1M 크기의 거대한 초록색 개구리가 나타났다.

-우어어?

-우어어!

오우거들은 갑작스레 앞을 막아선 초록색 개구리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가장 앞에 있던 오우거 한 마리가 근처에 있던 나무를 뽑아 휘둘렀다.

퍽!

피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피하지 않은 것인지 개구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나무는 그대로 개구리의 정수리를 찍었다.

바로 그때였다.

펑!

개구리의 몸이 그대로 옆으로 부풀어 오르며 터졌다. 그리고 개구리의 피로 추정되는 초록색 액체가 주변의 땅을 적셨다.

치이익

땅에서 독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어어어!

가장 먼저 독 안개와 접촉한 오우거가 외쳤다. 그리고 오우거의 외침에 뒤에 있던 오우거들이 뒤로 물러났다.

“파이어 스피어.”

하지만 수혁의 공격이 더 빨랐다. 수혁은 다시 한 번 파이어 스피어를 시전했고 곧 독 안개와 접촉했다.

쾅!

아까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곧 폭발로 인한 먼지가 가라앉았고 수혁은 오우거들을 확인했다.

‘다섯.’

정확히 다섯 오우거가 쓰러져 있었다. 오우거들의 시체를 확인한 수혁은 드랍 창을 확인하고 미간을 좁혔다.

-오우거의 힘줄 2개

-오우거의 눈알

드랍 된 아이템은 고작 3개였다. 처음 먼지에 오우거들이 보이지 않았을 때에는 몇 마리가 죽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 아이템을 습득한 뒤 오우거들의 시체를 보았다.

‘기다리면 또 오려나?’

방금 전 그 폭발을 보고 혹시나 또 오우거들이 몰려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수혁은 이곳에서 기다릴지 아니면 찾아서 움직일지 고민했다.

‘그래.’

이내 수혁은 고민을 끝냈다.

‘기다리자.’

오우거들이 찾아오길 기다리기로.

‘이왕 기다리기로 한 거 화끈하게 끌어 볼까?’

수혁은 오우거들을 기다리며 생각했다. 어차피 기다리기로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그렇다면 화끈하게 시선을 끄는 것이 어떨까?

‘파이어 스톰이면 멀리서도 잘 보일 텐데.’

파이어 스톰이라면 정말 멀리서도 보일 것이다.

“파이어 스톰.”

수혁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스아악

거대한 불의 회오리가 나타났다.

‘불이 쫙쫙 퍼지면 좋을 텐데.’

주변을 불태우는 파이어 스톰을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아쉽게도 이곳 레드 산맥의 나무들은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에 대한 내성이 강한 것인지 불에 잘 타지 않았다. 지금도 딱 범위 안에 있는 나무만이 불타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쿵! 쿵! 쿵! 쿵!

-쿠어엉?

-쿠엉!

뒤쪽에서 발소리와 함께 괴성이 들려왔다. 여태까지 들었던 오우거들의 목소리는 결코 아니었다.

‘설마.’

근처 수풀에 몸을 숨긴 수혁은 발소리의 주인공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발소리의 주인공들이 나타났다.

‘트윈 헤드 오우거!’

소리가 달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트윈 헤드 오우거 셋이 나타났다.

‘이야, 트윈 헤드 오우거는 같이 안 다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반 오우거와 달리 중간 보스급인 트윈 헤드 오우거는 같이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셋이 같이 나타난걸 보니 아무래도 시선을 제대로 끈 것 같았다.

쿵! 쿵!

‘응?’

그러나 조금 뒤의 상황에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쿠어엉?

-쿠엉!

-쿠어어엉!

셋이라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어 트윈 헤드 오우거들이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수혁은 계속해서 나타나는 트윈 헤드 오우거를 보며 생각했다.

‘이게 무슨.’

예상했던 것보다 과하게 시선을 끈 것 같았다.

‘몇 마리야?’

수혁은 트윈 헤드 오우거들의 수를 세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혁은 수를 끝까지 셀 수 없었다.

-쿠어엉?

근처에 있던 트윈 헤드 오우거의 오른쪽 머리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수혁과 눈이 마주친 트윈 헤드 오우거가 괴성을 내뱉었고 근처에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들이 일제히 수혁을 쳐다보았다.

“……포이즌 스톰.”

잠시 머뭇거린 수혁은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포이즌 스톰이 모습을 드러냈고 수혁을 쳐다보던 트윈 헤드 오우거들을 집어 삼켰다.

-쿠어어어어!

-쿠어어엉!

트윈 헤드 오우거들이 비명을 내뱉기 시작했다. 머리가 2개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수가 많기 때문인지 비명이 끊이질 알았다.

“독의 사슬, 포이즌 스피어.”

물론 수혁의 입도 쉬지 않았다. 수혁은 독 마법을 끊임없이 쏟아 부었다. 불 마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폭발시키기에는 거리가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독이야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폭발에도 피해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포이즌 프로그, 독의 웅덩이.”

그렇게 쉬지 않고 마법을 난사하던 수혁은 이내 마법 시전을 멈췄다.

스아악

독이 중첩되어 그런지 앞쪽에 있던 트윈 헤드 오우거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독 안개가 짙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죽었나?’

비명이 멈췄다.

‘아니야, 드랍 창이 안 뜬 걸 보면…….’

하지만 드랍 창이 나타나지 않았다. 드랍 아이템이 없어서? 드랍률이 낮다고 해도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드랍 된 아이템이 없을 리 없다.

바로 그때였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

.

엄청난 속도로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85.

“오우…….”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짧게 감탄을 내뱉었다.

‘몇 업이나 한 거야?’

도대체 레벨 업을 몇 번이나 한 것일까? 수혁은 확인을 하기 위해 바로 캐릭터 창을 열어 레벨을 확인했다.

“…….”

그리고 레벨을 확인한 수혁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직업 : 대마도사의 후예

레벨 : 147

경험치 : 33%

생명력 : 111600

마나 : 66300

포만감 : 59%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1108 [554 (+10)]

지혜 : 3315 (+10)

보너스 스텟 : 100

‘20이나 올랐다고?’

분명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기 전 수혁의 레벨은 127이었다. 그런데 단 한 번의 사냥으로 20이 올랐다.

하기야 트윈 헤드 오우거를 한두 마리 잡은 것도 아니고 10마리가 넘었다. 20마리가 넘을 수도 있다.

‘일반 직업이었으면…….’

만약 수혁이 레벨을 올리는 데 필요한 경험치가 5배가 아니었다면? 일반 직업을 가진 유저와 같았다면 어땠을까?

‘장난 아니었겠는데.’

지금 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레벨이 올랐을 것이다. 말 그대로 폭업, 대폭업을 했을 것이다.

수혁은 보너스 스텟을 지혜에 투자한 뒤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드랍 창을 확인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머리 7개

-트윈 헤드 오우거의 힘줄 14개

-트윈 헤드 오우거의 피부 9개

‘장비는 없네.’

중간 보스라 할 수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 수십이 죽었다. 그래서 혹시나 장비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혹시나는 혹시나로 끝났다.

‘그래도…….’

물론 장비 아이템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하지는 않았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부산물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드랍 된 아이템을 전부 습득하고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이곳에 온 이유인 승급 퀘스트를 확인했다.

<심상치 않은 오우거들>

오우거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지 않는다. 아주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레드 산맥의 오우거들이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하드락의 두 기둥 중 하나인 드렉 길드에서는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려 한다. 레드 산맥으로 가 오우거들을 확인하라.

[오우거 : 15 / 20]

[트윈 헤드 오우거 : 2 / 2]

퀘스트 보상 : ???

“앞으로 5마리만 잡으면…….”

방금 전 트윈 헤드 오우거 수십을 잡았다. 이제 5마리만 더 잡으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고 연계 퀘스트가 나타날 것이다.

-우어어엉!

-우어어?

퀘스트를 보던 수혁은 뒤쪽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괴성에 뒤로 돌아 괴성이 들려온 곳을 보았다.

기다리던 오우거들이 나타났다. 오우거들은 자신들의 서식지를 불태우고 있는 파이어 스톰을 잠재우기 위해 주위에 있는 바위와 흙을 던지기 시작했다. 수혁은 그런 오우거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불놀이.”

작은 불덩어리가 날아갔다. 거리가 멀어 피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대상이 된 오우거는 파이어 스톰에 정신이 팔려 피하지 못했고 불덩이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어어어!

불덩이가 작렬하고 대상이 된 오우거는 고통의 포효를 내뱉었다. 하지만 근처에 있는 오우거들은 오우거의 포효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다른 오우거들의 관심은 오직 파이어 스톰을 잠재우는데 집중되어 있었다.

쿵!

정확히 4초 뒤, 불놀이에 고통을 받던 오우거가 쓰러졌다. 그리고 오우거의 몸에서 다시 불덩이가 튀어 나와 근처에 있는 오우거에게 날아갔다. 이번 오우거 역시 4초였다.

‘뭐가 나오려나.’

수혁은 쓰러지는 오우거와 올라가는 첫 번째 조건을 보며 생각했다. 승급 퀘스트인 ‘심상치 않은 오우거들’은 용병 사무소에서 완료할 필요가 없다. 자동으로 완료가 된다. 그리고 진짜 승급으로 이어지는 연계 퀘스트가 생성될 것이다. 과연 어떤 연계 퀘스트가 나올지 기대가 됐다.

5마리만 잡으면 되는 상황에 오우거들은 4초에 한 마리씩 쓰러졌다. 수혁은 불놀이를 시전한지 30초도 되지 않아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있었고 조건을 충족한 순간 퀘스트가 자동 완료되며 메시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퀘스트 ‘심상치 않은 오우거들’이 완료되었습니다.]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퀘스트 ‘레드 산맥의 제왕’이 생성되었습니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바로 퀘스트를 확인했다.

“……?”

그리고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레드 산맥의 제왕>

레드 산맥의 오우거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이유, 그것은 바로 레드 산맥의 제왕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레드 산맥의 제왕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사무소에 보고하라!

[트리플 헤드 오우거 오렘 : 0 / 1]

퀘스트 보상 : B등급 승급

오렘을 발견할 경우 퀘스트 조건이 충족됩니다.

사망 시 퀘스트가 취소됩니다.

단, 오렘에게 사망 시 퀘스트 취소 페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트리플 헤드 오우거? 이런 몬스터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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