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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읽는자-98화 (98/553)

# 98

제98화

수혁은 오른쪽 통로로 향했다. 그리고 곧 포이즌 스톰 범위 안에 들어선 수혁은 협소해진 시야에 벽을 짚고 통로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이즌 스톰 범위 밖으로 나온 수혁은 벽에서 손을 떼고 전방을 주시한 채 걸음을 옮겼다.

혹시나 키메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복구 마법진을 파괴 한 순간 키메라들이 폭발적으로 소환되었다. 그게 끝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수혁의 생각과 달리 통로의 끝, 소환 마법진에 도착할 때까지 키메라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번이 끝인가 보네.’

수혁은 소환 마법진을 보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폭발적으로 소환되는 것은 복구 마법진이 파괴된 순간뿐인 것 같았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입을 열었다.

“파이어 스톰.”

불의 회오리가 나타나 소환 마법진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얼마 뒤 메시지가 나타났다.

[키메라 소환 마법진 B가 파괴되었습니다.]

[키메라 소환 마법진 B에서 소환되던 늑대오크는 키메라 소환 마법진 A에서 소환됩니다.]

97.

‘호오, 이젠 메시지도 뜨네. 복구 마법진을 파괴해서 그런 건가?’

복구 마법진을 파괴하기 전, 소환 마법진을 파괴했을 때에는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아니, 뜨긴 했지만 그것은 복구 마법진을 파괴해야 된다는 퀘스트 생성 메시지였다. 파괴 메시지가 아니었다.

‘이름이 늑대오크였네?’

키메라란 다양한 몬스터들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몬스터를 의미했다. 그래서 어떤 몬스터로 합성이 되었든 키메라는 키메라였다.

늑대오크 키메라를 늑대오크 키메라라 부른 것도 이곳에 다른 종류의 키메라들이 있어 구분을 하기 위해 그렇게 부른 것이지 이름이 늑대오크로 지정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지 않았던 수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뒤로 돌아섰다.

-수혁 : 끝났습니다. 지금 갈게요.

뒤로 돌아선 수혁은 카미안에게 귓속말을 보내며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걸음을 옮기며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문제가 생긴 지하 수로>

하드락의 지하 수로. 언제부터였을까. 지하 수로에서 키메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안과 알렉스는 지하 수로를 청소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키메라들은 강했고 무엇보다 강력한 독을 품고 있었다. 결국 청소를 실패했고 현재는 지하 수로에서 키메라들이 뛰쳐나오지 못하게 막고만 있을 뿐이다. 지하 수로의 키메라들을 청소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라!

[키메라 소환 마법진 A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B : 1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C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D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E : 0 / 1]

[키메라 소환 마법진 F : 0 / 1]

[키메라 : 64 / ???]

퀘스트 보상 : S등급 승급, ???

‘5개 남았네.’

늑대오크가 소환되던 키메라 소환 마법진 B를 파괴했다. 이제 남은 마법진은 B를 제외한 A, C, D, E, F. 5개였다. 5개만 파괴하면 퀘스트가 끝난다.

‘복구 마법진까지 포함하면 10개인가.’

물론 소환 마법진만 5개였다. 0에 가까운 확률로 없을 수도 있겠지만 100에 가까운 확률로 존재할 복구 마법진을 포함하면 2배인 10개였다.

‘근데 소환 마법진에 들렸다가 가야 되나?’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으며 생각했다. 복구 마법진을 파괴하라는 퀘스트는 소환 마법진을 파괴하려 했을 때 생성됐다.

‘로아님이 못 본 걸 보면 퀘스트가 있어야 보이는 것 같은데…….’

로아는 복구 마법진을 발견하지 못했다. 로아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퀘스트가 있어야 복구 마법진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냥 그 자리에 마법을 써버리면…….’

하지만 복구 마법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 자리에 마법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실험해 봐야겠다.’

파괴가 될지 아니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 수혁은 다음 목적지에서 확인을 해 보기로 결정했다.

‘없으면 더 좋고.’

0에 가까운 확률로 복구 마법진이 없다면 더 좋고 말이다.

“오셨습니까!”

“예, 이제 갈까요?”

입구에 도착한 수혁은 카미안의 반김에 답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지도를 꺼내 펼치며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여기에는 어떤 키메라가 있나요?”

수혁은 지도를 보며 카미안에게 물었다.

“이번에 갈 곳이 여기지요?”

“예, 그렇죠.”

“여기서부터.”

카미안은 수혁의 물음에 손가락으로 지도의 일정 구간을 가리키며 답했다.

“여기까지 여우와 고블린을 합성한 키메라들이 나옵니다.”

다음 목적지에 나오는 키메라는 여우와 고블린을 합성한 키메라였다.

“여우와 고블린이요?”

“예, 수혁 님이 말씀하신 대로라면 여우고블린이란 이름으로 지정되어 있겠죠.”

카미안은 수혁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말했다.

“여우고블린은 늑대오크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다른 점이요?”

“예, 늑대오크는 늑대가 독을 발사했지요?”

“그렇죠.”

“그런데 여우고블린은 여우가 아니라 고블린들이 독을 사용합니다. 정확히는 독침을 무수히 날립니다.”

늑대오크는 늑대가 독을 발사했다. 오크는 근접 공격이었다. 하지만 여우고블린의 경우 오크늑대와 달리 여우가 아닌 고블린이 독을 사용했다. 그것도 늑대처럼 입에서 독을 뿜어내는 것이 아니라 독침 발사였다.

“까다롭겠네요.”

수혁이 말했다.

“예, 하지만 독침 공격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러나 이어진 카미안의 말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무슨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케토토! 보여드려!”

카미안이 수혁의 의아한 표정을 보고 케토토를 불렀다.

“옙!”

참여하지 않았을 뿐 대화를 듣고 있던 케토토는 카미안의 부름에 인벤토리를 열어 방패를 꺼냈다.

그러나 방패를 보고도 수혁은 의아함을 해결할 수 없었다. 방패로 막으려고 하나 싶었지만 방패의 크기가 너무나 작았기 때문이었다. 둥글둥글한 원형방패의 크기는 지름 40cm도 되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수혁은 의아함을 해결할 수 있었다.

스아악!

방패에서 보호막이 튀어나왔다.

“보호막 방패입니다. 독침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독침 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방패 때문이었다.

“다만…….”

카미안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수혁의 눈치를 살피고 이어 말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아예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었다. 문제가 없었다면 이미 퀘스트 완료 조건을 충족했을 것이다.

“문제요?”

“예, 공격에서는 안전하지만 저희가 공격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문제는 여우고블린 역시 공격에서 안전하다는 점이었다. 여우고블린의 독침 공격에는 안전하다. 하지만 그 대신 여우고블린을 공격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아, 그렇군요.”

수혁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근데 포이즌 스톰이나 파이어 스톰 같은 걸 쓰기에는…….’

수혁에게는 다양한 마법들이 있었다. 보호막에 상관없이 공격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마법들의 지속 시간과 범위였다.

‘너무 오래 걸릴 텐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었다.

“그러면 일단.”

생각을 마친 수혁은 입을 열었다.

“공격에 맞아 볼게요.”

“예?”

“……!”

“……!”

“……!”

수혁의 말에 카미안이 반문했고 방패를 들고 있던 케토토와 앞장서 전방을 주시하던 케이크로스,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가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호막으로 독침 공격을 완벽 방어할 수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독침 공격이 약한 것은 아닙니다. 거기다 수혁 님은 마법사시니 생명력이…….”

반문을 한 카미안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여우고블린의 독침 공격은 보호막으로 완전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침 공격이 약하다는 건 아니다. 더구나 수혁은 마법사였다. 마법사의 생명력이 낮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었다.

물론 카미안의 걱정은 수혁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 걱정이었다. 카미안이 알고 있는 것은 수혁이 무지막지하게 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생명력이 11만이 넘는다는 것을, 탱커인 케토토보다 높다는 것을 카미안은 몰랐다.

“방패 앞세워서 가면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아서요. 일단 한 번 맞아 보면서 죽여 보고 영 힘들면 그때 방패 앞세워서 가요.”

물론 생명력에 대해 설명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른 이유를 앞세워 설명한 수혁은 카미안과 코마 길드원들의 끄덕임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지도를 보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얼마 뒤.

스윽

로아가 없어 앞장서 걸음을 옮기며 전방을 주시하던 케이크로스가 걸음을 멈추고 손을 들어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전방에 키메라가 있습니다.”

케이크로스가 말했다.

“일단 보이는 건 셋입니다. 생명력은 90만 둘, 100만 하나입니다.”

말을 마친 케이크로스는 뒤로 물러났다.

-으잉? 이게 무슨 냄새지?

-인간 냄새 같은데?

-오, 인간?

케이크로스가 뒤로 물러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말을?’

90만에서 100만이라면 일반 몬스터가 분명했다. 그런데 늑대오크와 달리 여우고블린은 너무나도 유창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고블린이라 그런가?’

같은 일반 몬스터라고 해도 지능이 뛰어난 고블린이기에 다른 것일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수혁은 앞으로 나섰다.

“혹시 모르니까 케토토 님 준비해주시구요!”

예상보다 여우고블린의 공격이 위협적이라면? 재빨리 케토토가 나서야 했다.

“옙! 신호 주시면 바로 달려가겠습니다.”

케토토의 답을 들으며 수혁은 걸음을 옮겼다.

-으잉? 하나야?

-어라? 냄새는 여럿이었는데?

-혼자 온 거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키메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늑대오크와 마찬가지로 여우고블린 역시 여우에 고블린 상체가 얹혀 있었다.

-일단 마비부터!

가운데에 있던 여우고블린이 대롱을 들었다. 독침 공격을 하려는 것 같았다.

‘한번 맞아 봐야겠지.’

독침 공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수혁은 궁금했다.

휙!

이내 대롱에서 침이 날아왔고 수혁은 팔을 들어 침을 맞았다. 그리고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역시나 중독은 되지 않았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이어 생명력을 확인했다.

‘500이라.’

깎인 생명력은 500이었다.

‘이 정도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되겠네.’

물론 생명력이 높아질수록 공격력도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상대할 90~100만 정도의 여우고블린들은 신경 쓸 필요 없었다. 셋이라고 해도 1500이다.

11만의 생명력이 0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 여우고블린들을 죽일 자신이 있는 수혁이었다.

-어라, 움직이는데?

-독이 아직 안 퍼졌나 봐.

생명력을 보고 있던 수혁은 여우고블린들의 대화에 입을 열었다.

“파이어 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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