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05화 (105/553)

# 105

제105화

“후…….”

수혁은 깊게 한숨을 내뱉으며 문을 닫고 퀘스트 창을 열었다.

<사라진 로미안 그리고 핏자국>

만남의 날, 그러나 로미안이 사라졌다. 거실에는 누군가의 핏자국이 남아 있다. 로미안의 피일까 아니면 해키드의 피일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의 피일까? 집 내부를 수색해 단서를 찾아라!

[단서 A : 0 / 1]

[단서 B : 0 / 1]

[단서 C : 0 / 1]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로미안의 두 번째 비밀 거처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들킨 건가?’

비밀 거처를 들키고 습격당한 것일까?

‘아니면 싸움?’

아니면 로미안과 해키드 둘이 싸운 것일까?

스윽

퀘스트를 보며 생각하던 수혁은 고개를 돌려 내부를 둘러보았다.

‘단서라…….’

이곳 어딘가에 단서가 있다. 그 단서를 찾게 되면 어떻게 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저게 핏자국인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핏자국이었다. 핏자국을 본 수혁은 다시 퀘스트를 보았다.

‘3개만 찾으면 된…….’

바로 그때였다.

스악

퀘스트 창이 닫혔다.

“……?”

퀘스트를 보던 수혁은 당황했다.

‘왜 닫혀?’

닫지도 않은 퀘스트 창이 왜 닫힌단 말인가?

‘설마 퀘스트 변경?’

의아해하던 수혁은 곧 떠오른 생각에 메시지 창을 확인했다. 퀘스트 창이 자동으로 닫히는 경우는 수혁이 알기로 퀘스트가 변경되었을 때뿐이었다.

[퀘스트 ‘사라진 로미안 그리고 핏자국’이 퀘스트 ‘정체불명의 인간들’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한 수혁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 보고 있던 퀘스트 ‘사라진 로미안 그리고 핏자국’이 변경되었다.

수혁은 다시 퀘스트 창을 열었다.

<정체불명의 인간들>

당신이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집 주변을 포위한 정체불명의 인간들. 로미안과 해키드가 사라진 데에는 정체불명의 인간들이 관여한 게 분명하다. 단서를 찾고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따돌려라!

[단서 A : 0 / 1]

[단서 B : 0 / 1]

[단서 C : 0 / 1]

퀘스트 보상 : 퀘스트 – 로미안의 두 번째 비밀 거처, 퀘스트 – 납치된 해키드

단서를 찾은 후,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따돌렸을 때 퀘스트가 완료 됩니다.

퀘스트를 본 수혁은 퀘스트에서 네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로미안과 해키드가 싸운 게 아니라는 것.

두 번째로 로미안의 비밀 거처가 들켰다는 것.

세 번째로 집 주변에 적이 있다는 것.

네 번째로 해키드는 납치되었다는 것.

“…….”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일단 단서부터.’

지금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집 내부 어딘가에 있을 단서를 찾는 것이었다.

‘그때처럼 반짝이려나?’

예전 케탄의 집에서 수색을 했을 때에는 벽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 물건이 있었다. 그때처럼 이번에 찾을 단서도 반짝일까?

‘일단 거실에는 안 보이니까.’

거실에는 반짝이는 것이 없었다. 수혁은 왼쪽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간 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2개나 있네.’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장소가 두 곳 보였다. 수혁은 우선 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은은히 빛나는 벽을 눌렀다. 그러나 벽은 들어가지 않았다.

[단서 A를 획득합니다.]

대신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뭐야, 접촉만 하면 되는 건가?’

뭔가를 찾아야 되는 줄 알았는데 접촉만 하면 되는 것 같았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왼쪽 구석으로 향했다. 그리고 은은히 빛을 뿜어내고 있는 바닥을 만졌다.

[단서 C를 획득합니다.]

단서 A때와 마찬가지로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렇게 두 개의 단서를 획득한 수혁은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오른쪽 방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오른쪽 방에도 은은히 빛을 뿜어내는 장소가 있었다.

[단서 B를 획득합니다.]

수혁은 빛을 뿜어내는 탁자에 손을 가져다 댔고 빛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렇게 3개의 단서를 확보한 수혁은 거실로 나왔다.

‘이제 따돌리기만 하면 되는 건가.’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단서를 찾는 것 말고도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었다. 바로 집 주변을 포위한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따돌리는 것이었다.

‘시작해 볼까.’

수혁은 집에서 나왔다.

‘어디에 있으려나.’

집에서 나온 수혁은 집 앞에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잘 숨었네.’

집 주변을 포위한 정체불명의 인간들. 몇이나 되는지 그 수는 알 수 없지만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뭐 지들이 나오겠지.’

수혁은 기다렸다.

퀘스트 완료는 집 주변을 포위한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따돌릴 경우 완료된다. 즉, 쫓는 이가 없으면 된다.

‘언제 나오려나.’

굳이 도망을 칠 필요가 없었다. 수혁은 이곳에서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전부 처리할 생각이었다.

얼마 뒤.

저벅저벅

수혁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것에 이상함을 느꼈는지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NPC들이네.’

수혁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보며 생각했다. 정체불명의 인간들의 옷에는 전부 금색의 용이 그려져 있었다. 소속 단체의 문양이 분명한데 머리 위에 길드 마크가 없는 것으로 보아 NPC 인 것 같았다.

정체불명의 인간들은 적당한 거리에서 멈춰 섰다. 한 곳에 뭉치지는 않았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함인지 자기들끼리도 띄엄띄엄 거리를 벌렸다.

“안녕하세요.”

수혁의 앞에 멈춰 선 사내가 입을 열었다.

“네, 안녕하세요.”

사내의 인사에 수혁 역시 인사를 해 주었다.

“저희가 방금 들어가신 집의 주인 분을 찾고 있는데 말입니다.”

“네.”

“혹시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아뇨.”

수혁은 사내의 물음에 칼같이 답했다. 로미안의 위치? 수혁도 모른다. 알고 싶어서 이렇게 마주한 것이 아니던가?

“…….”

사내는 수혁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도 시간이 없어서요.”

그리고 사나운 눈빛으로 수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로미안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세요. 만에 하나 협조하지 않으시면…….”

말끝을 흐린 사내는 주변에 서 있는 이들을 훑어보고는 이어 말했다.

“좋지 않은 일을 당하실 겁니다.”

사내의 말이 끝난 순간 근처에서 몇 명이 더 나타났다.

“좋지 않은 일요?”

수혁은 사내의 말에 반문하며 추가로 나타난 사내들을 보았다.

‘이 정도면…….’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포이즌 스톰으로 딱 되겠네.’

포이즌 스톰, 포이즌 스톰을 시전하면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전부 쓸어버릴 수 있다.

‘문제는 범죄자 수치인데.’

바로 포이즌 스톰을 시전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범죄자 수치 때문이었다. 지금 포이즌 스톰을 시전하면 범죄자 수치가 어마어마하게 상승할 것이다.

“예, 좋지 않은 일요. 모르시진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모르겠는데요? 좋지 않은 일이 무슨 일인데요?”

수혁에게 필요한 건 이들의 선제공격이었다.

“미치겠군.”

사내는 수혁의 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수혁은 그런 사내를 향해 씨익 미소를 지어 주었다.

“…….”

수혁의 미소를 본 사내는 말없이 인상을 힘껏 구겼다.

“그 녀석처럼 잘 버틸 수 있나 보자고.”

인상을 구긴 채 사내는 수혁에게 말했다. 그리고 사내의 말이 선전포고로 인정된 것일까?

‘떴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적대 상태 메시지였다.

‘……어?’

그러나 원하던 메시지가 나타났음에도 수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메시지의 내용 때문이었다.

[파르빌 상단의 무력 단체 붉은 늑대와 적대 상태가 됩니다.]

‘파르빌?’

104.

파르빌, 메시지에는 파르빌 상단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단어를 발견하게 되자 수혁은 당황스런 눈빛으로 사내를 보았다.

스윽

사내의 손에는 어느새 작은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어떻게 하지?’

수혁은 고민했다. 전부 죽일 생각이었지만 파르빌 상단 소속이라는 것을 알기 전의 이야기였다.

파르빌 상단 소속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은 전부 죽이는 것이 조금 껄끄러웠다. 연관이 아예 없다면 모를까 퀘스트가 있기 때문이었다.

“반쯤 죽여.”

고민을 하던 수혁은 사내의 외침에 고민을 끝냈다. 고민을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 어차피 장소를 찾는 거고.’

특수 퀘스트 ‘파르빌의 유산’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은 파르빌 상단과 큰 연관이 없었다. 퀘스트 목적은 파르빌이 후회를 한 장소를 찾는 것이다.

“포이즌 스톰.”

생각을 마친 수혁은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스아악

시전과 동시에 포이즌 스톰이 나타나 단검을 쥔 채 다가오던 사내는 물론 근처에 있던 다른 이들까지 집어 삼켰다.

“으아아악!”

“가려워! 가렵다고!”

“물, 물 줘! 물!”

포이즌 스톰의 특수 효과인 중독. 제각기 다른 독에 중독이 된 파르빌 상단의 붉은 늑대들은 비명을 내뱉으며 허우적거렸다. 그리고 얼마 뒤 수혁은 드랍 창과 함께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강철검

-푸른 단검

-오우거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죽 신발

.

.

.

[퀘스트 ‘정체불명의 인간들’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로미안의 두번째 비밀 거처’가 생성되었습니다.]

[로미안의 비밀 거처 지도를 획득합니다.]

[퀘스트 ‘납치된 해키드’가 생성되었습니다.]

[감금 장소 지도를 획득합니다.]

* * *

로스는 방 내부를 둘러보았다.

“흐음…….”

내부를 둘러보던 로스는 침음을 내뱉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반대편에 앉아 있는 사내에게 말했다.

“내가 상단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로스의 반대편에 앉아 있는 사내는 바로 코파인 상단의 부상단장 헤론이었다.

“1상단보다 작은 것 같은데 정말 이런 곳에 있을 생각이냐?”

“……예.”

헤론은 로스의 물음에 씁쓸한 표정으로 답했다.

“전 죽고 싶지 않습니다.”

“설마 형님이 널 죽이겠냐?”

“로스 형님은 상단에 관심이 없으시잖아요.”

“대 파르빌 상단의 부상단장이라는 직책으로는 만족 할 수 없는 거야?”

“…….”

로스의 물음에 헤론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예.”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뭐 네 생각이 그렇다면야.”

헤론의 끄덕임에 로스는 알겠다는 듯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끄덕임을 멈춘 로스는 조용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편지에 있던 그 내용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구나.”

로스가 이곳 코파인 상단에 온 것은 단순히 막내인 헤론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진짜 그 대도 켈타냐?”

헤론이 보내온 편지 때문이었다. 헤론의 편지에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대도 켈타에 대한 정보가 쓰여 있었다.

“예.”

“왜 그 편지를 나에게 보낸 거냐?”

로스는 궁금했다. 어째서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에 대한 정보를 보낸 것일까? 헤론은 로스의 물음에 씁쓸함을 지우고 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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