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15화 (115/553)

# 115

제115화

113.

똑똑

“카르텐입니다.”

방 앞에 도착한 카르텐은 노크와 함께 외쳤다.

다다닥 끼이익!

그러자 안쪽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문이 열리며 로스가 나왔다. 문을 열고 카르텐과 마주한 로스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카르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수고했다.”

카르텐의 상태는 멀쩡했고 로스는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안에서 보고를 듣도록 하지.”

그리고는 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됐어?”

자리에 앉은 로스는 카르텐에게 물었다.

“우선…….”

보고할 것이 많았다. 무엇을 먼저 보고해야 될까 생각하던 카르텐은 가장 중요한 정보부터 보고를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입을 열었다.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을 찾은 것 같습니다.”

“뭐?”

로스는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을 찾아?”

카르텐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붉은 늑대들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하러 갔었잖아?”

지금의 상황이 로스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카르텐은 분명 붉은 늑대들에게 갔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을 하러 말이다.

로스가 생각했던 답은 가롯이라는 마법사가 속해 있는 단체의 정보였다. 그런데 뜬금없이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이라니?

“어떻게 된 거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로스는 다시 한 번 카르텐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런 정보를 알아 온 것인지 차근차근 듣고 싶었다.

“명령을 수행하고 저택에 복귀했을 때…….”

카르텐은 로스의 물음을 이해하고 답하기 시작했다.

* * *

카르텐은 미간을 좁혔다.

‘전부 죽었다.’

생존자는 없었다. 붉은 늑대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몰살당했다.

‘한 번의 마법에.’

문제는 붉은 늑대들이 한 번의 마법에 몰살당했다는 점이었다.

‘이 정도 마법이라면…….’

미간을 좁힌 채 카르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여전히 강렬한 마나를 머금고 있는 마법의 잔해들이 남아 있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런 강렬함이라면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붉은 늑대들이 몰살당했다고 해서 이상할 것 없었다.

‘돌아간다.’

붉은 늑대들을 몰살시킬 정도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가 있다. 한시라도 빨리 보고를 해야 했다.

카르텐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빠르게 저택으로 복귀했다.

“……?”

하지만 저택에 복귀한 카르텐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닫혀 있어야 할 지하 통로가 열려 있었다.

‘지하 통로에 가신 건가?’

혹시나 로스가 지하 통로에 간 것일까?

‘…….’

잠시 통로를 바라보던 카르텐은 3층에 가기 전 통로를 확인하기로 결정하고 통로를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

그리고 지하에 도착한 카르텐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살아 있어야 할 이들이 죽어 있었고 있어야 할 이가 보이지 않았다.

‘이 마나는……!’

문제는 감옥에 가득 남아 있는 잔해들이었다. 잔해에 남아 있는 마나는 강렬했다. 붉은 늑대들이 몰살당한 장소에 남아 있던 마나와 비슷했다.

카르텐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빠르게 왔던 길을 돌아 1층으로 올라갔다. 1층에 도착한 카르텐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대로 달려 2층을 지나 3층으로 올라가 로스의 방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로스는 방 어디에도 없었다.

‘……망할.’

카르텐은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저택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없다.’

하지만 저택 내부를 샅샅이 뒤졌음에도 카르텐은 로스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시체가 없다는 건…….’

시체가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납치?’

첫째, 납치를 당했다는 것. 저택에 남아 고문을 하고 있던 붉은 늑대 단원들 셋이 죽임을 당했다. 납치를 당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면 피신.’

둘째, 피신이었다. 로스는 중요 인물들에게 지급되는 파르빌 대저택 워프 스크롤을 가지고 있다. 붉은 늑대 단원들이 시선을 끄는 동안 스크롤을 이용해 대저택으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로스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을 하던 카르텐은 입구로 돌아왔다. 입구에 있는 흔적들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감금되어 있던 해키드, 그리고 해키드를 구출한 이의 흔적이 분명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곧 카르텐은 특이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둘.’

흔적을 통해 저택 밖으로 나간 인원이 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키드와 그 마법사겠지.’

둘은 아마도 해키드와 해키드를 구한 마법사가 분명했다.

‘로스님은 피신하신 것 같군.’

남아 있는 것은 해키드와 마법사의 흔적뿐이다. 로스의 흔적은 있지 않았다. 저택에도 없고 밖으로 나간 흔적도 없다. 그렇다면 스크롤을 통해 피신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

‘일단 추적한다.’

잠시 고민하던 카르텐은 흔적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그렇게 된 겁니다.”

카르텐은 붉은 늑대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부터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을 찾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리고 모든 설명을 마친 카르텐은 로스를 보았다.

“…….”

로스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카르텐이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을 찾았기 때문은 아니었다.

‘……마법 한 방에?’

말을 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바로 붉은 늑대들이 마법 한 방에 죽었다는 카르텐의 보고 때문이었다.

‘그 가롯이란 녀석이 그렇게 강하단 말이야?’

당연히 동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단체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카르텐의 보고에 따르면 가롯은 혼자였다.

혼자서 붉은 늑대들을 몰살했다? 그것도 단 한 번의 마법으로?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로 강한 마법사일 것이라 생각지 않았던 로스였다.

‘말도 안 돼!’

믿기지 않는 상황에 로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카르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로스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로스는 그런 카르텐의 의아함을 해결해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형님을 뵈어야겠어.”

한시라도 빨리 레이든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전해야 한다.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가롯이란 자의 힘에 대해서도.

‘그런 강함이라면 분명 정보가 있을 거야.’

정보가 없을 수가 없다.

“가주님 말씀이십니까?”

카르텐은 로스의 말에 반문했다.

“응.”

로스는 카르텐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곧장 레이든의 방으로 향했다.

카르텐은 로스의 뒤를 따랐다. 평상시와 달리 몸을 숨기지는 않았다. 다른 이도 아니고 파르빌 상단가의 가주이자 상단장인 레이든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숨길 이유도 없었고 숨길 수도 없었다.

얼마 뒤, 로스는 레이든의 방 앞에 도착했다.

똑똑

“형님! 로스입니다!”

방 앞에 도착한 로스는 노크와 함께 외쳤다.

“들어와.”

그리고 안에서 레이든이 말했고 로스는 레이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복귀했군.”

서류를 보고 있던 레이든은 로스와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카르텐을 보고 중얼거렸다.

스윽

레이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책상 앞 탁자에 다가가 앉았다. 로스는 레이든의 반대편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그리고 애매한 소식 아니, 최악의 소식이 있습니다.”

“나쁜 소식, 좋은 소식, 최악의 소식 순으로.”

“나쁜 소식은…….”

말끝을 흐린 로스는 이를 살짝 악물고는 이어 말했다.

“붉은 늑대들이 몰살당했답니다.”

정확히 말해 데리고 갔던 신입 붉은 늑대들이 몰살당한 것이다. 아직 붉은 늑대들은 건재했다.

“흐음, 그렇군.”

이미 아까 로스와 이야기를 나누며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레이든은 침음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을 찾았습니다.”

“오호?”

비밀 동굴을 찾았다는 로스의 말에 레이든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로스의 뒤에 서 있는 카르텐에게 잘했다는 눈빛을 보낸 뒤 다시 로스를 보았다.

“최악의 소식은?”

레이든은 로스에게 물었다. 최악의 소식이자 마지막 소식이 어떤 소식인지 궁금했다.

“최악의 소식은 아까 말씀 드렸던 가롯이란 마법사입니다.”

“……?”

로스의 말에 레이든은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 로스에게 들어 가롯이란 마법사에 대해 알고 있었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수준 높은 마법사. 그런데 그자가 왜 갑자기 문제라는 것인지 의아했다.

도대체 카르텐이 무슨 정보를 가지고 왔기에, 무슨 보고를 받았기에 로스가 최악의 소식이라 말한 것일까?

“동료가 없답니다.”

의아해하던 레이든은 로스의 말에 미간을 살짝 좁혔다.

“동료가 없다는 건 혼자라는 건가?”

동료가 없다는 것은 혼자라는 의미였다.

“데리고 갔던 붉은 늑대들이 전부 죽었는데 혼자?”

혼자서 붉은 늑대들을 전부 죽였다? 아무리 로스가 데려갔던 붉은 늑대들이 경험이 부족한 신입이라고 하지만 붉은 늑대는 붉은 늑대였다. 혼자서 붉은 늑대들을 몰살시켰다는 것은 보통 강한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예, 그것도 한 번의 마법으로 죽였다고 합니다.”

“……!”

이어진 로스의 말에 레이든은 더욱 놀랐다. 여러 번의 마법도 아니고 한 번의 마법으로 붉은 늑대들을 몰살시켰다? 레이든은 표정에서 놀람을 지우고 굳은 표정으로 로스에게 말했다.

“한번 알아봐야겠구나.”

* * *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레벨 : 204

경험치 : 0%

생명력 : 111600

마나 : 75600

포만감 : 63%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1108 [554 (+10)]

지혜 : 3780 (+10)

보너스 스텟 : 5

처음 고블린, 오크, 웨어 울프, 트롤들을 잡을 때만 하더라도 수혁은 경험치를 얻지 못해 몬스터의 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몬스터의 길로 오길 잘했어.’

하지만 오우거를 기점으로 난이도가 올랐다. 그리고 수혁은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었고 몬스터의 길로 오길 잘했다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수혁은 보너스 스텟을 지혜에 투자한 뒤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한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10시.’

벌써 밤 10시였다.

‘언제까지 가야 되는 거지?’

도대체 언제까지 가야 되는 것일까?

‘벌써 7시간을 걸었는데.’

몬스터의 길로 들어선 지 어느새 7시간이었다. 7시간째 쉬지 않고 걸음을 옮기고 있는 수혁이었다.

‘오늘은 이만 끝낼까.’

걷기만 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레벨이 오르고 숙련도가 오르고 있긴 했지만 지겨웠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빠르게 로그아웃을 하고 느긋이 책을 읽고 싶었다.

‘어차피 혼자잖아.’

누군가와 같이 하는 것도 아니다. 시간제한이 있는 퀘스트도 아니다. 내일로 미룬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아니지, 그래도 이번이 여섯 번째 무리니까.’

시간을 보며 잠시 생각하던 수혁은 조금만 더 가 보기로 결정을 내렸다. 수혁이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번이 여섯 번째 무리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만나게 될 여섯 번째 무리가 몬스터의 길의 마지막 무리일 수 있다.

생각을 마친 수혁은 걸음을 옮겼고 얼마 뒤 여섯 번째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아니, 무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길을 막고 있는 몬스터의 수는 둘, 단 두 마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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