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18화 (118/553)

# 118

제118화

116.

‘에휴…….’

이내 수혁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주변을 확인했다.

‘저게 진짜 보상인가.’

저 멀리 상자 3개가 보였다. 그것이 아무래도 이곳의 진짜 보상인 것 같았다.

‘그래도 보상이 없지는 않네…….’

수혁은 호기심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상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뭐가 있으려나.’

상자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멈칫!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상자로 다가가던 수혁은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꽤 큰데?’

수혁이 순간 걸음을 멈추었던 이유. 그것은 바로 상자의 크기 때문이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상자의 크기가 꽤나 컸다.

‘내 키만 하네.’

상자 앞에 도착해 걸음을 멈춘 수혁은 상자의 크기를 확인했다.

‘살짝이지만 다 다르고.’

상자의 크기는 전부 달랐다. 가장 왼쪽에 있는 상자가 제일 작았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상자의 크기는 커졌다.

크기 차이는 그리 많이 나지 않았다. 제일 작은 왼쪽 상자는 수혁의 눈높이 수준이었고 가장 큰 오른쪽 상자는 수혁의 키와 비슷했다. 아주 약간의 차이가 날 뿐이었다.

‘설마 이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건 아니겠지?’

어떤 상자부터 확인을 할까 고민하던 수혁은 문득 든 생각에 살짝 인상을 썼다. 만약 3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한데.’

가능성은 충분했다. 진짜 3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 혹시 모르는 거니까.’

고민을 하던 수혁은 우선 가장 큰 오른쪽 상자를 확인하기로 결정하고 손을 뻗었다. 만에 하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가장 큰 것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스윽

상자를 연 수혁은 미간을 좁혔다.

‘……빈 느낌인데.’

상자 내부가 전부 보이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보이는 부분에서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물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텅 비어 있을 리는 없다. 수혁은 까치발을 들어 상자 안을 확인했다.

‘스크롤?’

상자 안에 있는 건 스크롤이었다.

‘이런 시…….’

스크롤이라니? 그것도 겨우 하나였다. 절로 욕이 나왔다.

바로 그때였다.

스악

욕을 끝까지 내뱉기도 전에 스크롤이 사라졌다.

‘……!’

앞서 여러 보물들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스크롤이 사라지자 수혁은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이어 나타난 드랍 창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보면 알아서 드랍 창으로 나타나는 건가.’

상자 안 내용물을 확인하면 알아서 드랍 창으로 나타나는 구조인 것 같았다. 수혁은 드랍 창을 보며 생각했다.

-해독이 필요한 지도

‘지도였구나.’

드랍 된 아이템은 지도였다.

‘무슨 지도이길래 이 큰 상자 안에…….’

도대체 어떤 지도이기에 이 큰 상자를 홀로 차지하고 있던 것일까? 수혁은 확인을 눌러 드랍 창에 있던 지도를 습득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하나만 선택하는 게 아닌가 보네.’

그리고 지도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인벤토리를 열며 생각했다. 상자를 열었음에도 아무런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도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해독이 필요한 지도[전설]>

대도 켈타의 비밀 장소를 가리키는 지도다. 해독이 필요하다.

“어?”

이어 지도의 정보를 확인한 순간 수혁의 두 동공이 확장됐다. 지도의 등급이 전설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비밀 장소?’

수혁의 두 동공이 확장된 이유는 지도가 가리키는 장소 때문이었다. 비밀 장소, 놀랍게도 지도의 정체는 수혁의 특수 퀘스트 ‘켈타의 유산’의 완료 장소이자 방금 전 환상으로 보았던 어마어마한 보물들이 있을 비밀 장소를 가리키고 있는 지도였다.

‘대박이네.’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근데 해독을 해야 된다니…….’

하지만 문제는 해독이었다. 해독의 난이도는 등급이 높을수록 어렵다. 전설 등급이니 지도 해독의 난이도는 엄청날 것이었다.

‘그래도…….’

하지만 난이도가 어렵다고 해서 해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거기다 해독만 하면 엄청난 보물을 얻을 수 있다.

‘차차 해독하고.’

물론 당장 해독을 해야 되는 건 아니었다. 나중에 차차 해독을 해도 된다. 거기다 수혁은 당장 지도를 해독할 생각이 없었다. 수혁은 나중에 해독을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다음 상자로 향했다.

가운데 상자에 도착한 수혁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번째 상자에서 나온 아이템이 전설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기대를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스윽

수혁은 상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스아악!!!

그리고 상자를 연 순간 수혁은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반짝임에 눈을 찌푸렸다.

스악

반짝임은 한순간이었다. 지도를 습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자 안에 있던 보상은 드랍 창으로 나타났다.

‘잠깐…….’

하지만 수혁은 드랍 창으로 곧장 시선을 줄 수 없었다. 순간 보였던 상자 안의 내용물 때문이었다.

‘분명…….’

보자마자 사라지긴 했지만 수혁은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수혁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드랍 창을 확인했다.

-10만 골드

‘오메.’

드랍 창을 확인한 수혁은 정말 놀랐다.

‘진짜 골드였어?’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반짝임을 뿜어낸 상자 안의 내용물은 바로 골드였다.

‘10만…….’

그것도 1, 2백 골드가 아니었다. 1, 2천 골드도 아니었다. 0이 4개 붙은 1만대 골드도 아니었다. 상자 안에 있던 골드는 1 뒤에 0이 무려 5개나 붙어 있는 10만 골드였다.

‘이게 얼마야…….’

수혁은 놀란 표정으로 드랍 창의 확인 버튼을 누르며 계산했다.

‘1골드당 100원이니까.’

현재 판게아의 골드 시세는 1 : 100이었다. 1골드당 100원. 그렇다면 10만 골드는 현금으로 얼마나 되는 것일까?

“헐…….”

수혁은 탄성을 내뱉었다. 계산은 간단했다. 0을 2개만 붙이면 된다. 그리고 10만 골드에 0을 2개 붙이니 나온 것은 1000만이었다.

“천만 원?”

10만 골드를 처분해 얻을 수 있는 현금이 천만 원이라는 것에 수혁은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천만 원이면…….’

수혁의 머릿속에 순간 수많은 책들이 떠올랐다.

‘고서가 몇 개야…….’

너무 비싸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고서들. 생일 선물로 1년에 단 한 권을 받을 수 있던 고서들을 여러 권 살 수 있는 돈이었다.

‘팔자.’

수혁은 다짐했다.

‘팔고 사자.’

골드를 처분하고 책을 사자고. 물론 고서를 살 생각은 아니었다. 고서는 비싸다. 많이 살 수 없다.

‘신간들이 많이 나왔던데…….’

최근 들어 신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천만 원이면 최근에 나온 신간들을 전부 구매하고도 남을 것이다.

‘흐.’

서점에서 신간들을 쓸어 올 생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10만 골드를 습득했다. 그리고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상자를 보았다.

‘뭐가 있을까?’

세 번째 상자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상자에는 엄청난 보물들이 있을 대도 켈타의 비밀 장소를 가리키는 전설 등급의 지도가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상자에는 10만 골드라는 거금이 있었다.

앞서 확인한 두 상자에는 전부 헐! 소리가 나는 보상들이 있었다. 세 번째 상자 역시 헐! 소리가 나는 보상이 있을까?

스윽

상자 앞에 도착한 수혁은 기대감이 듬뿍 담긴 눈빛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상자 내부를 확인했다.

“……?”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자?’

상자 안에 있는 것은 상자였다.

스악

이내 상자가 사라지며 드랍 창이 나타났다.

‘웬 상자지?’

수혁은 드랍 창을 보았다.

-대도 켈타의 무기 상자

‘무기 상자?’

수혁의 의아함은 드랍 창을 통해 상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음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무기를 주는 상자인 건가?’

설마 대도 켈타가 사용하던 무기가 들어 있는 상자일까? 수혁은 확인을 하기 위해 상자를 습득 후 곧장 상자의 정보를 확인했다.

<대도 켈타의 무기 상자[전설]> [교환불가]

대도 켈타가 훔친 수많은 무기들 중 하나가 들어 있는 상자다. 무기의 등급은 해당 상자의 등급을 따르며 상자를 사용 시 대도 켈타가 훔친 무기 중 하나를 획득할 수 있다.

“……음?”

정보를 확인한 수혁은 첫 번째 상자에서 획득한 지도의 정보를 확인했을 때처럼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상자에 들어 있는 것은 예상대로 무기였다. 그러나 대도 켈타가 사용하던 무기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도 켈타가 훔친 무기, 상자에는 대도 켈타가 훔친 무기 중 하나가 들어 있었다.

‘무기의 등급은 해당 상자의 등급을 따라?’

문제는 무기의 등급이 상자의 등급을 따라간다는 점이었다.

‘그러면…….’

상자의 등급은 ‘전설’이었다.

‘전설 등급 무기가 나온다고?’

즉, 상자에서 나올 무기의 등급 역시 ‘전설’이라는 뜻이었다.

‘미친.’

전설 무기를 얻을 수 있는데 놀라지 않는 게 이상했다.

‘제일 대박이잖아.’

세 상자의 보상 중 가장 대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따지면 지도가 최고겠지만 지금 당장의 가치로는 무기 상자가 가장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뭐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마음 같아서는 상자 통째로 팔고 싶었다. 가장 가격을 잘 받을 수 있을 테니. 하지만 상자는 교환 불가 아이템이었고 수혁이 직접 개봉을 해야 했다.

‘검이나 지팡이, 활 같은 게 나오면…….’

무엇이 나올지는 모른다. 그러나 만약 인기 있는 검이나 지팡이, 활 같은 무기가 나온다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받을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전설 등급의 무기는 단 한 번도 거래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근데 지팡이가 나오면 어떻게 하지?’

현재 수혁은 제대로 된 무기를 장만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지팡이가 나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쓰다가 팔까?’

써야 될까? 아니면 팔아야 될까?

‘아니지,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나오지도 않았는데 미리 고민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까 보자.’

고민은 지팡이가 나올 경우에 하면 된다.

‘제발 잘 나와라.’

만약 비주류 무기가 나오고 옵션 역시 별로라면? 기대한 만큼의 가격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수혁은 부디 좋은 무기가 나오기를, 좋은 옵션이 붙어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상자를 개봉했다.

[대도 켈타의 무기 상자를 사용하셨습니다.]

[야리온의 분노를 획득하셨습니다.]

상자를 개봉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나타난 아이템은 ‘야리온의 분노’. 메시지를 봐서는 어떤 아이템인지 알 수 없었다.

‘무슨 아이템이려나.’

수혁은 확인을 위해 인벤토리를 열었다.

“……!”

그리고 인벤토리를 확인한 수혁의 눈동자에 놀람이 나타났다.

‘대박!’

아쉽다고 해야 될지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지팡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검!’

야리온의 분노는 검이었다. 인벤토리에서 보이는 외관을 보니 전설 등급에 걸맞은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이었다.

물론 외관도 외관이지만 중요한 것은 옵션이었다. 수혁은 옵션을 확인하기 위해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

그리고 정보를 확인한 수혁의 눈동자에 다시 한 번 놀람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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