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34화 (134/553)

# 134

제134화

132.

* * *

문을 지나쳐 1구역으로 진입하자마자 또다시 메시지가 나타났다.

[1구역에 입장하셨습니다.]

[시험이 시작됩니다.]

[1구역의 시험 : 처치]

[모든 몬스터를 처치하십시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전방을 보았다.

스악! 스악! 스악!

전방에 오크들이 엄청난 속도로 소환되기 시작했다.

-취익! 인간!

-죽인다! 취익!

-나가기 위해 꼭 죽여야 한다. 취익!

소환이 끝난 오크들이 콧소리를 뿜어내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냥 때려잡으면 돼?”

수혁은 오크들을 바라보며 연중에게 물었다.

“응, 그냥 때려잡으면 돼.”

연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패를 쥐었다.

“잠깐만 앞으로 나가지 말아 봐.”

수혁은 그런 연중에게 말하며 장비 창을 열었다. 그리고 무장 버튼을 클릭했다.

스아악

무장 버튼을 클릭하자 허공에 ‘야리온의 분노’가 나타났다. 수혁은 야리온의 분노를 쥐고 전방을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파이어 스톰.”

스아악!

시전과 동시에 파이어 스톰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움직이며 다가오던 오크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수혁의 마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포이즌 스톰.”

파이어 스톰의 영향이 닿지 않는 곳에 포이즌 스톰을 시전했다. 그렇게 파이어 스톰과 포이즌 스톰으로 오크들을 대량 학살하던 수혁은 생각했다.

‘아이템은 드랍 안 되나 보네.’

던전이라 그런 것일까? 수많은 오크들을 죽이고 있음에도 드랍 창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야, 쩐다.”

연중은 감탄을 내뱉었다. 수혁의 마법 공격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보니 그저 감탄이 나왔다.

“……!”

연중뿐만이 아니다. 리리스 역시 놀란 표정으로 수혁을 보았다. 광역 전기 마법 ‘뇌신의 분노’를 시전하려 했던 리리스는 캐스팅을 취소하며 생각했다.

‘트리플 마법사였어?’

치유 이야기를 꺼내기에 단순한 치유 법사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수혁은 단순한 치유 법사가 아니었다. 불, 독, 치유. 3가지 속성을 다루는 트리플 마법사였다.

‘이런 미친. 어떻게 저런 속성들로 트리플을 한 거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트리플 속성을 다루는 것은 매우 힘들다. 시험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렇고…….’

리리스는 수혁이 들고 있는 검을 보았다.

‘분명 검이란 말이지.’

검처럼 생긴 지팡이가 아니다. 분명 검이었다. 마법사임에도 검을 사용하는 이유는 검이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 사람이었구나.’

야리온의 분노를 얻었다는 연중의 지인은 예상대로 수혁이 분명했다.

“어휴, 제가 할 일이 없어졌네요.”

리리스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하하, 말씀드렸죠! 이번에 깰 수 있을 거라고!”

“흠흠,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

수혁은 연중과 리리스의 대화에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전방을 보았다. 파이어 스톰과 포이즌 스톰의 활발한 활동으로 소환된 오크들은 대부분 시체로 변해 있었다. 남아 있는 오크들은 서른도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곧 시체로 변할 것이었다.

‘경험치도 안 오르려나?’

시체를 바라보던 수혁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아이템이 드랍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설마 경험치도 오르지 않았을까?

레벨 : 204

경험치 : 7%

생명력 : 111600

마나 : 85900

포만감 : 77%

힘 : 40 (+10)

민첩 : 35 (+16)

체력 : 1108 [554 (+10)]

지혜 : 4295 (+10)

‘안 오르는구나.’

설마가 맞았다. 아이템뿐만 아니라 경험치도 오르지 않았다. 수혁은 아쉬운 표정으로 캐릭터 창을 닫았다.

[모든 몬스터가 죽음을 맞았습니다.]

[1구역의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2구역으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

캐릭터 창을 닫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오크가 죽었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나며 반대편에 있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가자.”

연중은 문이 열리자 앞장서 걸음을 옮겼다. 수혁은 연중과 리리스의 뒤를 따라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이 속도면 오늘 내로 끝낼 수도 있겠는데?’

1구역을 통과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런 속도라면 오늘 내로 던전을 클리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구역에 입장하셨습니다.]

[시험이 시작됩니다.]

[2구역의 시험 : 함정]

[함정을 피해 3구역의 문 앞으로 가십시오.]

2구역에 들어서자마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연중은 수혁에게 말하며 인벤토리에서 포션병을 꺼냈다. 포션병에는 초록색 액체가 가득 들어 있었다.

휙!

포션병을 꺼낸 연중은 왼쪽 벽을 향해 포션병을 던졌다. 벽에 부딪힌 포션병은 당연하게도 깨졌고 안에 있던 초록색 액체들이 사방으로 퍼졌다.

사방으로 퍼진 초록색 액체들은 급속도로 고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벽히 고체가 된 순간 벽에서 화살이 쏟아져 나왔다.

화살들은 전부 반대편으로 날아가 박혔다.

“이게 첫 번째 함정이야.”

반대편에 가득 박힌 화살을 보며 연중이 말했다. 그리고 연중은 이어 앞으로 걸음을 옮긴 뒤 또다시 인벤토리에서 초록색 액체가 담긴 포션병을 꺼냈다. 그리고 처음과 마찬가지로 포션병을 터트려 함정을 발동시켰다.

그렇게 꾸역꾸역 포션병을 이용해 함정을 발동시키며 전진한 수혁은 곧 목적지인 3구역의 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2구역의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3구역으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

문 앞에 도착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나며 문이 열렸다.

“이번에는 제가 나서겠습니다!”

3구역에 들어가기 전 리리스가 말했다.

“그럼 30초 기다렸다가 들어갈까요?”

“예.”

리리스의 말에 연중이 물었고 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수혁은 둘의 대화에 설명을 해 달라는 눈빛으로 연중을 보았다. 왜 기다리는 것일까? 수혁의 눈빛을 받은 연중이 설명했다.

“3구역이 트롤이잖아?”

“그렇지.”

연중의 말에 수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3구역 역시 1구역과 마찬가지로 몬스터만 잡으면 되는 곳이었다.

“리리스 님이 마법 공격 시 대상의 재생 능력을 저하시키는 아이템을 가지고 계시거든. 단번에 쓸어버리실 거야.”

“보스 몬스터도?”

수혁은 연중의 말에 반문했다. 일반 몬스터만 있는 게 아니다. 3구역에는 보스 몬스터가 존재했다. 그것도 일반 트롤에 비해 재생력이 2배나 뛰어난 트윈 헤드 트롤이 3구역의 보스 몬스터였다. 아무리 재생 능력이 저하된다고 하지만 보스급 트윈 헤드 트롤이 한 번에 죽을 것 같지는 않았다.

“아니, 트윈 헤드 트롤은 안 죽지. 생명력 반 정도 남을 거야.”

연중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도 트롤 50마리가 전부 죽을 테니까. 많이 수월해지지.”

수혁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 끝났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중 리리스가 말했다. 리리스의 몸 주변에는 지지직 전기를 뿜어내는 구체 6개가 둥둥 떠 있었다.

“예, 가죠!”

연중은 3구역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이어 리리스가 들어갔고 수혁은 마지막으로 문을 넘어갔다.

[3구역에 입장하셨습니다.]

[시험이 시작됩니다.]

[3구역의 시험 : 처치]

[모든 몬스터를 처치하십시오.]

스악

3구역에 입장한 수혁은 메시지와 함께 전방에 소환되는 트롤들을 볼 수 있었다. 1구역의 오크들은 300마리가 한 번에 소환되지 않았다. 그러나 1구역과 달리 3구역의 트롤들은 그 수가 적어서 그런지 단번에 소환이 되었다.

“벼락 폭풍!”

리리스가 지팡이로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다. 그러자 리리스의 주변에 떠 있던 전기 구체 6개가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내 벼락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으어어!

-으어어어!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벼락에 트롤들은 고통스런 비명을 내뱉었다. 그리고 10초가 지났을 때부터 트롤들이 쓰러지기 시작했고 또 다시 10초가 지났을 때 서 있는 트롤은 단 한 마리뿐이었다. 물론 일반 트롤이 아니라 보스 몬스터인 트윈 헤드 트롤이었다.

-우어어어어어!

수하들을 잃었기 때문일까? 고통 때문일까? 트윈 헤드 트롤은 거친 포효를 내뱉었다.

“갑니다!”

연중은 트윈 헤드 트롤을 막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이제 공격해도 되겠지?’

수혁은 앞으로 나서는 연중을 보고 리리스를 힐끔 보았다. 스킬 ‘벼락 폭풍’에 마나를 많이 썼는지 리리스는 마나 포션을 복용 중이었다. 공격을 해도 될 것 같았다.

“포이즌 스피어, 파이어 스피어, 파이어 볼, 포이즌 볼, 불놀이, 플레임.”

수혁은 마법을 난사했다. 연중과 트윈 헤드 트롤이 만나기 전에 최대한 피해를 입혀야 했다. 연중과 붙게 되면 마법을 막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내 마법이 작렬하기 시작했다.

[모든 몬스터가 죽음을 맞았습니다.]

[3구역의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4구역으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

“……?”

수혁뿐만이 아니었다. 트윈 헤드 트롤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 달려가던 연중도 그렇고 마나 포션을 복용해 마나를 회복 후 공격을 하려던 리리스도 전부 의아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보았다

“…….”

“…….”

메시지를 보던 연중과 리리스가 수혁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간 침묵이 감돌았다. 수혁은 연중과 리리스의 시선 그리고 침묵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독고 길드의 길드 하우스.

-리리스 : 현성 님, 지금 귓속말 가능하십니까?

업무를 보고 있던 햇별은 리리스에게서 귓속말이 오자 잠시 업무를 멈췄다.

-햇별 : 무슨 일입니까?

-리리스 : 제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리리스 : 확실합니다.

얼마 뒤 리리스에게서 다시 답이 왔다.

“……!”

그리고 그 답에 햇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햇별 : 야리온의 분노를 직접 봤다는 겁니까?

-리리스 : 예, 직접 봤습니다.

햇별은 놀람을 지우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거 경매까지 갈 필요도 없겠어.’

연중이 글을 올렸었다. 다음 주 수요일 야리온의 분노가 경매에 올라 갈 것이라고. 다른 길드에 빼앗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다.

‘일단 죽여서 경매는 막고.’

야리온의 분노는 경매에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몇 번이고 죽이다 보면 나오겠지.’

그렇다고 야리온의 분노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하면 되겠어.’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운 햇별은 리리스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햇별 : 입금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리리스 : 헉, 감사합니다!

-햇별 : 수고하세요.

-리리스 : 옙. 차후 또 알려드릴 정보가 있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리리스와의 귓속말을 끝낸 햇별은 이어 독고 길드의 부마스터이자 2인자인 커맨더와 또 다른 부마스터이자 3인자인 루팅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햇별 : 커맨더, 지금 당장 내 방으로 와.

-햇별 : 루팅 님, 제 방으로 와 주세요. 급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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