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더 읽는자-140화 (140/553)

# 140

제140화

138.

-퀴이익!

‘4마리.’

-퀴이이익!

‘5마리.’

3마리였던 레드 스네이크는 목적지로 향하며 한 마리 한 마리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리스 님! 6마리요!”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총 6마리가 되어 있었다.

“옙!”

리리스가 화답했고 연중은 뒤로 돌아섰다. 움직임을 멈추자마자 레드 스네이크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연중은 익숙하게 방패를 휘두르며 레드 스네이크들의 머리를 후려쳤다.

“뇌신의 분노!”

연중이 레드 스네이크의 어그로를 끌고 있는 동안 캐스팅을 마친 리리스가 뇌신의 분노를 시전했다.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레드 스네이크 6마리를 전부 죽이고 리리스가 물었다.

“음, 이만할까요?”

리리스의 물음에 연중이 잠시 생각하고는 되물었다.

“그러죠! 던전을 돌았더니 상당히 피곤하네요.”

“그럼 그렇게 하죠. 안전지대로 가실 거예요?”

“아뇨, 전 여기서 바로 로그아웃 하겠습니다!”

리리스는 고개를 가로저은 뒤 답했다.

“내일 봬요!”

그리고 인사와 함께 로그아웃 했다.

“…….”

연중은 말없이 리리스가 있던 자리를 응시했다.

“후…….”

짧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은 연중은 인벤토리를 열어 스크롤을 꺼냈다.

스아악

길드 하우스로 귀환할 수 있는 워프 스크롤이었다.

연중은 그대로 스크롤을 찢어 길드 하우스로 이동했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로그아웃 전에…….’

방에 도착함과 동시에 연중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로그아웃 하기 전 확인을 할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도 확인해야지.’

연중은 던전 ‘라이언의 보고’에서 보상으로 얻은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곧장 지도를 펼쳐 확인했다.

“오?”

지도를 펼치고 왼쪽부터 확인을 시작한 연중은 시작과 동시에 감탄을 내뱉었다.

“매혹의 늪?”

왼쪽 아래에 아는 지역이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넘어가면 이런 곳들이 있구나.”

연중은 시선을 움직여 매혹의 늪을 넘으면 만날 수 있는 미개척 지역을 확인했다.

전설 등급의 지도라 그런지 보통 지도와 달리 설명도 아주 잘되어 있었다.

“제일 낮은 놈들이 600이네…….”

설명이 얼마나 잘되어 있냐면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이름과 레벨이 나와 있었다. 이름과 레벨이 나온 게 무슨 대수냐 할 수 있지만 아주 중요했다.

이름을 통해 NPC들에게 해당 몬스터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거기다 레벨로 그 강함이 어떤지 예상도 가능했다.

이름과 레벨은 생각보다 중요한 정보인 것이다.

“던전도 세 곳이나 있네?”

지도에 나와 있는 것은 몬스터의 정보뿐만이 아니었다. 지도에는 던전의 위치도 나와 있었다. 그것도 1곳이 아니라 총 3곳이나 나와 있었다.

“첫 보상…….”

아직 던전을 클리어 한 이는 없을 것이다.

“흐.”

연중은 첫 보상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어 지도를 확인했다.

“어?”

그렇게 지도를 쭈욱 확인하던 연중은 이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지도 안에 익숙한 단어가 보였기 때문이다.

“헤이든?”

그 단어는 바로 헤이든이었다. 수혁이 찾고 있던 헤이든이 지도 오른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허…….”

연중은 탄성을 내뱉으며 친구 창을 열었다. 그리고 수혁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연중 : 수혁아!

* * *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빛을 잃은 책 다섯 권을 반납 후 책장으로 향했다.

바로 그때였다.

-연중 : 수혁아!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수혁 : 왜?

귓속말을 보내고 책장에 도착한 수혁은 아직 읽지 않아 반짝이고 있는 책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연중 : 대박이다!

책을 다 꺼내자 연중에게서 다시 귓속말이 왔다.

‘대박?’

뭐가 대박이라는 걸까? 헤어진 지 5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사이에 특별히 일어날 대박이란 무엇일까?

‘설마 지도인가?’

혹시 지도에서 대박을 찾은 것일까?

-수혁 : 무슨 대박?

-연중 : 찾았다!

-수혁 : 뭘?

-연중 : 헤이든!

“……!”

수혁은 연중의 귓속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연중 : 내가 받은 지도에 나와 있어.

-연중 : 헤이든이 어디에 있는지!

-연중 : 내가 아는 곳에서 건너건너 가면 되더라!

-연중 : 즉! 가는 길을 확실히 알아냈다.

연중의 귓속말이 쏟아졌다.

-수혁 : 어떻게 가면 되는데?

-연중 : 그게 말로 설명하긴 좀 힘들고 직접 보여줄게! 지금 어때?

수혁은 연중의 귓속말에 고개를 내려 손에 든 책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수혁 : 지금?

-연중 : 응, 혹시 시간 안 돼?

-수혁 : 아니야, 시간 돼.

-연중 : 오케이! 그러면 지금 보자!

-수혁 : 길드 하우스로 가면 돼?

-연중 : 아니! 길드 하우스로 오지 마! 절대로!

“……?”

연중의 귓속말에 수혁은 의아했다. 길드 하우스에 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지 연중의 반응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었다.

-수혁 : 그럼 어디에서 봐?

-연중 : 너 지금 하드락이야?

-수혁 : 응.

-연중 : 페이드 제국, 레아스 마을로 와.

-수혁 : 알았다.

수혁은 연중과의 귓속말을 끝냈다. 그리고 너무나 아쉬운 표정으로 책을 바라보다가 본디 있던 자리로 보내 주었다.

책을 원래 자리로 떠나보낸 수혁은 도서관에서 나왔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밤이라 그런가.’

자정이 가까워져 그런 것일까? 줄을 서서 이용해야 했던 워프 게이트에 줄이 없었다. 수혁은 바로 워프 게이트를 통해 페이드 제국의 레아스로 워프했다.

스아악

워프 게이트에서 나온 수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왜 이런 곳으로 오라고 한 거지?’

레아스의 워프 게이트는 텅텅 비어 있었다. 단 한 명의 유저도 보이지 않았다. 연중은 왜 이런 곳으로 오라 한 것일까?

-수혁 : 도착했어. 어디야?

수혁은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여기!”

귓속말을 보내고 3초 정도가 지났을 때 뒤쪽에서 연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이런 곳으로 오라고 한 거야?”

수혁은 연중에게 물었다.

“음…….”

연중은 수혁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생각이 끝났는지 긁적임을 멈춘 연중은 수혁에게 말했다.

“그래, 너도 아는 게 좋겠지.”

“……?”

“일단 가자. 조용한 곳으로.”

* * *

“악마 길드는 어떻게 됐어?”

커맨더가 물었다.

“악마 길드요?”

반대편에 앉아 있던 케팜은 반문을 하고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녀석들 완전히 겁먹었어요.”

“뭐? 그러면 의뢰 안 받는대?”

“네, 수혁과 관련된 일은 절대 의뢰 안 받는대요.”

“죽일 때마다 5만 골드를 준다고 해도?”

“예.”

“허, 겁을 얼마나 처먹은 거야?”

커맨더는 미간을 찌푸렸다. 5만 골드면 현금으로 500만 원이었다. 죽일 때마다 500만 원을 준다는데 거절을 하다니?

“악마 길드 다 죽었네. 다 죽었어.”

“그러게요. 근데 언제부터 시작하실 생각이세요?”

케팜은 커맨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커맨더는 케팜의 물음에 시간을 확인하고는 답해 주었다.

“오늘은 늦었고 내일 아침부터 시작하자. 9시부터.”

“옙, 알겠습니다. 9시까지 준비 맞춰 놓겠습니다.”

대화를 마친 커맨더와 케팜은 서로 마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 * *

“뭐? 리리스 님이 정보를 팔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들이 연중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야.”

수혁의 놀란 반응에 연중이 말했다.

“빠르면 내일 늦어도 이틀이면 결과가 나올 거야.”

“만약 정보를 팔고 계신 거면 어떻게 되는 거야?”

수혁이 물었다. 만약 연중의 말대로 정보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면 어떻게 될까?

“독고 길드에서든 고독 길드에서든 너한테 접근할 거야. 대화를 할 가능성은 적고 널 죽이려고 할 거야.”

리리스는 수혁이 야리온의 분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리리스가 정보를 팔았다면? 독고 길드는 수혁에게 접근할 것이다. 물론 접근 목적은 대화가 아닐 확률이 매우 높았다.

“아니, 걔네 말고 리리스 님.”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

연중은 탄성을 내뱉고 잠시 고민하고는 이어 말했다.

“끝내야지.”

만약 리리스가 정보를 팔았다면? 더는 같이 갈 수 없다.

“다른 곳도 아니고 독고 길드라면 더더욱.”

거기다 정보를 판 곳이 독고 길드라면 더더욱 그랬다.

“…….”

수혁은 연중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지도 보자.”

분위기가 가라앉자 연중이 미소를 지으며 지도를 꺼냈다. 그리고 탁자 위에 지도를 펼쳐 손가락을 들어 오른쪽 구석을 가리켰다.

“여기가 네가 찾던 그곳.”

‘헤이든!’

수혁은 연중이 가리킨 오른쪽 구석을 보았다. 오른쪽 구석에 헤이든이 있었다.

“여기 매혹의 숲이 내가 아는 미개척지야.”

연중이 왼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매혹의 숲을 가리키며 말했다.

“헤이든까지 가려면.”

연중은 다시 헤이든을 향해 손가락을 옮기며 그 사이에 있는 지역들을 하나하나 가리키기 시작했다.

“라이가스 산맥을 넘어서 죽음의 사막을 넘고 레이카의 숲까지 총 3곳을 지나가야 돼.”

매혹의 숲에서 헤이든으로 가기 위해서는 라이가스 산맥, 죽음의 사막, 레이카의 숲 총 3곳을 지나야 한다.

“근데 이게 매혹의 숲에서 3곳이지, 매혹의 숲까지도 엄청 가야 돼.”

문제는 매혹의 숲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지금 한창 개척 중인 레일 평원을 제외한다고 해도 다섯 곳을 지나야 매혹의 숲에 도착할 수 있어.”

“엄청 멀구나.”

“그렇지.”

수혁의 말에 연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매혹의 숲에 가는 데에만 이틀 잡아야 돼.”

“뭐? 이틀?”

지도를 보고 있던 수혁은 연중의 말에 고개를 들며 반문했다.

“헤이든까지도 아니고 매혹의 숲까지?”

“응, 그냥 쭉쭉 가면 하루 안에 도착하겠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까.”

“왜?”

“몬스터들이 장난 아니거든. 500레벨대야. 피해 가야지.”

“그럼 헤이든까지는…….”

말끝을 흐린 수혁은 지도를 보았다. 지도에는 몬스터들의 레벨이 나와 있었다.

제일 낮은 몬스터가 600이었다. 500레벨대 몬스터도 피해 가야 하는 상황에 600레벨대 몬스터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을까?

“지금 간다면 더 걸리겠지.”

“…….”

“갈 거야?”

연중이 물었다.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생각했다.

‘이렇게 시간을 들여서 갈 필요가 있나?’

퀘스트 때문에 알아보았을 뿐이다. 꼭 깨야 하는 퀘스트가 아니었다.

‘간다고 해도 못 깨겠지?’

거기다 만에 하나 간다고 해도 문제였다. 가는 길에 있는 몬스터들마저 피해 가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을까? 가는 길의 몬스터도 피해 가야 하는 상황에?

“생각해 봤는데.”

생각을 마친 수혁은 답을 기다리고 있는 연중에게 말했다.

“천천히 가지 뭐. 지금 당장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가도 못 깰 것 같고. 가는 길을 알아낸 것만으로 충분해. 고맙다.”

어떻게 가는지 길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퀘스트가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깨도 된다.

“그래, 잘 생각했다.”

연중은 수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도서관 갈 거냐?”

그리고 이어 물었다.

“아니면 사냥?”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당연히.”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물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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